그림자 자국 – 156화


왕지네는 덮개가 기묘하게 천천히 움직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개교 움직이는 것에 비교할 만했죠. 아니, 별들의 운행에 비교할 만했죠. 하지 만 멈출 수는 없었어요. 세상의 모든 숲을 남벌하여 얻은 목재로 버팀대를 세운다 해도 그것만큼은 멈출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왕지네는 곧 눈물이 흘러나오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녀는 소리치고 싶었어요. 왜 그렇게 덮개 앞에 멀뚱멀뚱 서 있냐고.

‘예언자. 비켜.’

예언자는 그녀를 보며 괴롭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도 울고 싶은 것 같았어요. 소리를 지르고 싶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불가능했지요. 덮개가 열리는 시간은 너무도 짧거든요. 한 0.3초 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