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12권 11화 – 무자비한 종교 재판

무자비한 종교 재판

“저, 저럴 수가…….”

왕궁 밖으로 나선 샤트란이 본 것은 미친 듯이 전장을 누비는 거대한 청색 타이탄이었다. 거대한 타이탄이 불타는 듯 타오르는 검을 휘두를 때마다 에프리온들이 파괴되어 뒹굴고 있었다. 실력 자체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후퇴햇!”

샤트란은 최대한 빨리 그곳으로 달려 들어갔지만, 그사이에도 벌써 두 대의 타이탄이 파괴되었다. 정말이지 무서운 상대였다.

“모두 후퇴해랏! 도망쳐! 빨릿!”

그녀 자신이 앞장서서 전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그 거대한 타이탄을 따르는 세 대의 타이탄들과 싸우던 에프리온들도 대장의 명령에 따라 반전을 시도했다. 하 지만 적을 떨쳐낼 수 있었던 것은 단 한 대뿐이었다. 다른 에프리온들도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이탈을 시도했지만, 청색의 타이탄은 그 커다란 덩치에 도 불구하고 놀라운 속도로 움직이며 뒤에서부터 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었다.

“모두들 흩어져라!”

에프리온들은 대장의 명령에 따라 모두들 뿔뿔이 흩어져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래야만 조금이라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었다. 사방으로 흩어져서 도망치는 에 프리온들을 쫓아, 신이 난 팔시온 패거리들과 다크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곳에는 토막 난 타이탄들의 잔해들이 쓸쓸히 흩어져 있었다.

적들을 섬멸하러 왕궁 안으로 들어갔다가 되려 쫓겨나온 스펜과 그의 부하들. 샤트란이 함께 있음으로 해서 초전에는 어느 정도 우위를 점하고 있었는데, 샤트란 이 빠져나감으로 인해 완전히 사태가 역전되어 거꾸로 상대에게서 도망치는 신세가 됐다. 스펜 일행이 도망치는 동안, 카슬레이 백작은 이 호기를 이용하여 부하들 을 수습해서 지하로 내려간 후 탈출해 버렸다. 카슬레이 백작은 적들이 말하던 그녀가 설마 자신의 상관인 치레아 대공을 말하는 것인 줄 생각도 못 했던 것이다. 만약 알았다면 그는 위쪽에 상관이 버티고 있으니 당연히 적을 추격해서 치레아 대공이 있는 곳으로 몰아갔을 것이다.

어쨌든 일은 간발의 차이로 어긋나 버렸다. 카슬레이 백작이야 최악의 상황에서 그야말로 신의 도우심으로 찬스를 맞이하여 원래의 목적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 게 되었지만, 스펜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고 있었다. 그가 부하들과 함께 쿵쾅거리며 타이탄을 조종하여 밖으로 달려 나왔을 때,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다. 십수 대에 이르는 타이탄들의 잔해만이 널브러져 있었다. 타이탄의 머리 부분이 꽉 닫혀 있는 것을 보면, 샤트란은 부하들을 구출할 엄두도 못 내고 도망친 것이 확 실했다. 그리고 적도 없는 것을 보면 샤트란을 따라간 모양이었다.

스펜은 침착하게 주위를 빙 둘러본 후 부하들에게 지시했다.

“빨리 부상자들을 구출해라.”

“그래도 그녀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그냥 탈출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스펜은 타이탄의 잔해들 중에서 안티고네도 없었고, 또 파괴된 수도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벌써부터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적은 도망치는 아군을 쫓아서 가 버 렸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적들이 다시 돌아올 때까지 조금은 시간이 있을 것이다.

“아니, 벌써 멀리 간 것 같다. 빨리 구출해라. 그런 후 재빨리 철수한다.”

“옛!”

부하들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는 동안에 스펜은 토막 난 타이탄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타이탄은 정말이지 그 앞에 선다면 얼굴이 비칠 정도로 깨끗하게 잘려 져 있었다. 타이탄도 쇠, 검도 쇠. 모든 것이 다 쇠였다. 그렇기에 타이탄을 검으로 자른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그것을 손쉽게 해낸 것이 다. 스펜은 타이탄의 머리를 위쪽으로 젖혀 버린 후 아래를 내려다봤다. 타이탄의 머리를 뒤로 젖히고 나니 한결 관찰하기가 용이했다.

“정말 무서운 검술이군.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반질반질하게 잘라 버렸지? 통상 타이탄들끼리 격전을 벌일 때 자른다’라는 개념보다는 ‘부순다’는 개념에 더 가까울 텐데….”

스펜은 좀 더 자세히 관찰해 보기 위해 타이탄에서 슬쩍 내렸다. 일단 모든 부하들을 구출해 나가는 데는 조금의 시간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이때, 저 멀 리서 쿵쿵거리는 지축의 울림이 들리는가 싶더니 곧장 그 시커먼 타이탄이 들이닥쳤다.

상대가 무슨 마술을 부려서 이렇게도 빨리 움직였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어쨌든 적은 모습을 드러냈고 그를 향해서 부하 두 명이 돌진해 들어가고 있었다. 스펜은 재빨리 자신의 타이탄 위로 몸을 날렸다. 타이탄에 탑승하기는 했지만 아직 뒤로 젖혀졌던 두부(頭部)는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상태였다. 그때, 웬 여자의 목소리 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호호홋, 이거 재미있군. 그때의 은혜(?)를 어떻게 갚아 주나 했었는데,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정말 반갑군.”

이건 또 뭔 소린가? 일단 상대가 은혜 운운하며 반갑다는 말을 하자, 무슨 소린가 해서 모두들 움직임을 멈췄다. 상대는 간단하게 동료 둘을 해치운 엄청난 실력자 였다. 일단 상대가 대화를 시작했으니, 어떻게 보면 대화로 해결할 수도 있을 듯했기 때문이다.

스펜은 궁금증이 치밀어 올라 타이탄의 두부를 원상태로 만드는 것도 잊고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슬쩍 시선을 돌렸다. 그 거대한 청색 타이탄은 어느 틈엔가 자 신에게 돌진해 왔던 타이탄 두 대를 간단하게 토막을 내 버린 후 천천히 스펜의 타이탄을 향해 전진해 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타이탄의 두부가 천천히 위로 올라갔

다. 마침내 드러난 탑승자의 모습……. 스펜도 익히 알고 있던 얼굴이었다.

“너, 너는…….”

한껏 눈이 커진 채 중얼거리는 스펜. 청기사에 타고 있는 여기사(騎士)는 익히 그가 치레아 대공일 것이라고 짐작했던 두툼한 근육질의 강인해 보이는 여성이 아니었다. 사랑스러운 황금빛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청순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외모에 어울리지 않게 입이 거칠었던 괴상한 아가씨. 그리고 그 아가씨 는 그린 드래곤을 포획하던 작전에서 드래곤을 꾀는 미끼로써 사용되었었다.

““정말 반갑군, 반가워. 아마도 옛날에 헤어졌던 친구를 다시 만나도 이것보다는 덜 반가울 거야.”

하지만 청기사에 타고 있는 그녀의 눈동자는 광기에 번들거리고 있었고, 타이탄은 천천히 검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또 무슨 이유인가? 스펜의 앞과 뒤에 서 있는 그의 부하들은 잘 모르고 있었지만, 스펜은 그녀가 이렇듯 자신을 광기 어린 표정으로 반기는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스펜이 조종하는 타이탄은 검을 꽉 틀어쥐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상대를 향해 몸을 날렸다. 상대가 자신을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아 직 상대가 전투 준비가 덜 되었을 때를 노린 행동이었다.

점령한 지 하루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아직은 부산스러운 바크론 요새. 이곳은 저 옛날 크라레스 제국이 대 제국이었던 아르곤을 막기 위해 건설한 요새였다. 그 후 주인이 코린트로 바뀌었고, 또다시 크라레스로 바뀐 후에도 그 역할은 변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주인이 아르곤으로 바뀌면서 그 임무가 약간 변해 버렸 다.

아르곤에서는 중간 단계의 계급에 ‘사목관(使牧官)’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들은 가장 말단 계급인 사제(司祭)와 수사(修士)들을 통괄 지휘하여, 주교원의 뜻을 실 행하는 계급이었다. 주교원 소속의 대신관이나 주교들의 수가 아주 적은 데다가,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주교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미루어 본다면 아르곤 을 이끌어 나가는 실질적인 힘과 권위의 상징은 사목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또 사목관부터는 한 가지 강력한 권한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이 뭔고 하니 ‘종교 재판권이었다. 사목관부터 종교 재판소를 열어 ‘이단 재판을 할 수 있었다. 일단 이단으로 선언당한 인물은 샤이하드의 경전 <니트라>에 따라 살아 있는 채로 화형에 처해졌다. 자신의 말 한마디로 인해 사람들의 생사여탈이 좌우 되었기에, 사목 관이 지닌 힘이 강력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어쨌든 아르곤에서는 이곳 점령지에 사목관 다섯 명을 파견했다. 그리고 그 사목관들은 저마다 여기저기에다가 종교 재판소를 개설해서 열심히 사람들을 노릇노 릇하다 못해 시커먼 통구이로 만들고 있는 중이었다. 여태껏 크로노스교를 믿지 않던 국가에 들어와서 종교 재판을 열고 있으니, 통구이당하는 불행한 시민들의 수 가 결코 적을 수가 없었다.

그런 종교 재판소들 중의 하나가 바크론 요새였다. 인근 마을에서 체포되어 끌려오는 수많은 시민들이 바크론 요새의 광장에 설치된 임시 수용소에 갇힌 채 화형 당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낯선 인물들이 더 많겠지만, 그들 중에는 자신이 아는 인물들도 있을 것이다. 개중에는 눈물을 흘리거나 비통해하는 인물들 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인물들은 더 이상 그럴 힘도 없는지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화형대를 향해 허망한 듯한 시선만 하염없이 보내고 있었다.

이때 멀리서 말발굽 소리가 울려 퍼지며 튼튼해 보이는 마차가 한 대 도착했다. 20여 명이나 되는 기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당당하게 마차 문을 열고 내린 인물은 포스타나 대신관이었다. 마차 문을 열고 나타난 인물이 대신관임을 즉시 알아본 몇 명의 수사들이 종교 재판소를 향해 달려갔고, 곧이어 그곳에서 피로에 지친 듯한 표정의 사목관이 수사들을 거느리고 달려왔다.

“어서 오십시오, 대신관님.”

“그래, 수고들이 많구먼.”

광장에서 수십 명을 화형에 처하고 있었기에, 짙은 나무 연기와 함께 뭐라고 말하기 힘든 매캐한 시체 타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대신관은 슬쩍 자신의 품 속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코를 막으면서 말했다.

“이것들은 다 뭔가?”

“예, 이단으로 판결된 자들입니다. 될 수 있다면 포교가 가능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내 말은 그게 아닐세. 저기 있는 저걸 말하는 거야. 왜 저렇게 사람들이 많은가 하는 거지.”

대신관이 가리킨 것은 화형대가 아니라 임시 수용소였다. 거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화형대를 절망에 찬 멍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예, 어제만 해도 1천5백 명 이상이 잡혀 왔기에 병사들에게 지시해서 임시로 수용소를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왜 저렇게 사람들이 많은가? 지금부터 더 많은 사람들이 잡혀올 텐데 이렇게 진행 속도가 느려서야 어쩐단 말인가?”

“하지만 대신관님, 저들도 확실한 판결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저들의 상당수는 열심히 포교한다면 개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들을 골라내는 것이 저의 임무 가 아닙니까? 어제 밤새도록 재판을 열었지만…….?”

“그러니까 자네가 일 처리를 잘 못 하고 있다는 거야. 하나하나 재판해서 언제 저 많은 인원들을 처리한다는 말인가? 내가 시범을 보여 줄 테니 죄수들을 데려와 보게.”

“예.”

“한 번에 50명 정도 데려와. 그래야 손쉽게 끝나지. 그리고 화형대는 악취가 나니까 요새 밖에다가 설치하게 살타는 냄새가 그렇게 유쾌한 것도 아닌데, 꼭 여기 서 태울 필요는 없지 않나?”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잠시 후 병사들이 50명의 죄수들을 끌고 왔다. 이틀 전만 해도 종교의 자유를 누리고 있었고, 그에 따라 각자의 취향대로 여러 신들 중에서 하나의 신을 믿거나 또 는 무신론자로 살고 있던 인물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들이 지금 어떤 종교를 일방적으로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목숨을 담보로 말이다.

대신관은 두려움에 가득한 얼굴로 서 있는 죄수들을 쭉 둘러본 후 외쳤다.

“너희들 중에서 샤이하드 외에 그 어떤 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오른편에 서라. 그 사람들에게는 크로노스교를 믿는 형제로서 대우를 해 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는 자는 화형에 처할 것이다. 자, 뭘 꾸물거리느냐? 빨리 선택해라. 샤이하드를 믿을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믿는 종교를 위해서 순 교를 할 것인지 말이야.”

상당수의 사람들이 오른편으로 갔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대신관은 죄수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다가 자신과 함께 온 사목관에게 말 했다.

“형제는 저들에게로 가서 확인을 해 주게. 그리고 오늘부터라도 당장 포교 작업을 시작하게나. 하루라도 빨리 개종을 시켜야 하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런 후 대신관은 자신의 주위에 서 있는 한 장교에게 지시했다.

“저기 남아 있는 인물들은 모두 다 요새 밖에서 처형해 버리게. 요새 안에서 태우니까 냄새가 지독하구먼.”

“옛.”

그 장교는 부하들을 통솔하여 거의 20여 명 정도 남은 죄수들을 끌고 요새 밖으로 나갔다. 그것을 보며 대신관은 사목관에게 말했다.

“자, 이렇게 하는 거야. 시간이 훨씬 절약되지 않나? 이번에는 1백 명 정도 데려오게. 빨리빨리 끝내야 다른 일도 처리하지.”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한다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죽이는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그래도 각자와 대화를 나눠 보고 포교를 할 수 있을 만한 자그마한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자네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닐세. 물론, 평상시라면 철저히 따져야 하겠지만, 지금은 전시야. 그리고 점령지에서 수많은 포로들이 들어오고 있네. 그들 하나하나 와 면담하며 포교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는 것은 시간 낭비라네. 자, 다음 데려와!”

이렇듯 대신관이 무자비하게 이단자들을 선별하고 있을 때, 갑자기 뭔가 거대한 것의 그림자가 지상 위를 훑고 지나갔다. 대신관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꼭 드래곤처럼 생겼으나 덩치가 작은 걸로 봐서 와이번 같았다. 물론 그것들이 야생의 와이번이라든지, 아니면 적들이 타고 있는 것이라면 모두 들 혼비백산을 했겠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와이번의 등 위에는 짙은 녹색의 펄럭거리는 로브를 걸친 성기사가 두 명씩 긴 창을 잡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와이번의 배 쪽에는 신성 아르곤 제국을 뜻하는 쌍십자 문장이 큼직하게 새겨져 있었다.

와이번들은 착륙할 곳을 찾으며 둥글게 돌면서 활강하여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대신관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성기사들이 도착한 모양이군. 흐흐흐…….?”

주교원에서는 그린 드래곤 작전 이후로 마법을 사용하는 타국에 비해 기사단의 이동 속도가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을 파악해 냈다. 그린 드래곤 때문에 크루마와 맞섰을 때도 이동 속도만 빨랐다면 중앙의 강력한 성기사단을 파견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토록 큰 피해를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 분명했다. 그 때문에 지 난 6년 동안 주교원은 성기사단의 기동력 증강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그 결과가 바로 와이번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기사단들에 와이번을 50마리씩 지급할 수 있었 다. 그야말로 자금 동원력의 승리였던 것이다.

하늘 위에서 천천히 요새를 향해 하강해 오고 있는 저 다섯 마리의 와이번에는 모두 열 명의 성기사들이 타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들이 도착한다면 대신 관은 자신이 원하던 목적을 더욱 빠른 시간에 이룩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대신관의 얼굴에 슬며시 싸늘한 미소가 어리기 시작했다. 이번에 자신이 맡은 일을 아 주 성공적으로, 그리고 단시간에 해낸다면 자신의 출세는 보장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저 성기사들이 보장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