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14권 14화 – 정신계 마법의 치료
정신계 마법의 치료
한시간쯤 후에 아르티어스는 아르티엔과 함께 호텔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다크에게 채워져 있던 팔찌를 제거한 상태였기에, 아르티어스는 그녀의 위치를 언제 어 디서든지 파악할 수 있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그들은 곧장 그녀의 바로 옆으로 공간 이동해서 나타났다.
“살아서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구나.”
반쯤 누더기를 걸치고 있는 아르티어스가 다크를 본 후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도대체 누구한테 얼마나 쥐어 터졌는지, 얼굴이 밤탱이가 되어 있었다.
“도대체 어디 가서 뭘 했기에 모양새가 이래요?”
아르티어스가해하겠지만, 너는 절대로 그분과 싸워서는 안 된다.”
“왜지요? 그렇게 강한 힐끔 아르티엔을 바라본 후 대답을 해 주려는 찰나, 다크는 아르티어스를 그 꼴로 만든 상대가 누군지를 눈치 채고는 아르티어스를 옆으로 살짝 밀 면서 앞으로 쓱 나섰다.
“네년이 아빠를 저 모양으로 만들었냐?”
다크의 공격은 거의 순간적으로 이루어졌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아르티엔의 목줄기는 산산이 부서진 채, 아래로 허물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아르티어스 조차도 언제나 감탄하던 다크의 기술. 순간적으로 움직이며 상대에게 방어할 틈을 주지 않는 공격. 언제 어떤 기술을 썼는지조차 알 수 없었지만, 다크의 손은 희미 한 푸른빛을 뿜어 대며 상대의 멱줄을 관통한 후였다. 너무나도 허무할 정도로 빠른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고, 아르티어스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르티어스로 서는 아들을 말리고 자시고 할 틈도 없었던 것이다. 아르티어스가 엉거주춤하게 서서 아버지의 주검을 망연히 바라보고 있을 때, 다크는 질퍽하게 피를 흘리고 있는 시체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었다.
너무나도 현실감 있는 영상이었고, 또 확실하게 손에 와 닫는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여태껏 살아오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 왔던 그녀였기에 사람의 목을 관통 할 때 나타나는 미묘한 느낌에서의 차이점을 즉시 눈치 챌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는 그녀로서도 알 수 없었다. 미세한 기의 흐름조차도 감 지되지 않고 있었다. 어쩌면 저기 쓰러져 있는 것이 진짜 시체일 가능성도 있었지만, 다크는 수많은 격투를 통해 다져진 자신의 감각을 믿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오 만하게 서서 보이지도 않는 상대를 향해 외쳤다.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없었기에 방어 자세는 아예 갖추지도 않았다.
“나를 깔보는 거냐? 저따위 허상으로 나를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나?”
허상이라는 말에 아르티어스는 제정신을 차렸다. ‘그러면 그렇지’하고 생각하면서 아르티어스는 다급한 어조로 아들을 말렸다. 지금이라면 그냥 애교 정도로 넘 어갈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아버지의 심기를 진짜로 건드려 놨다가는 아예 살기를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나를 위해서 싸우려고 하는 것은 이상대인가요?”
“이건 강하고 강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야. 그분은 너의 할아버지이시기 때문이다. 나를 낳아 주신 분이시거든.”
아르티어스의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아르티엔은 언제인가 다시금 모습을 드러낸 채 쓰러져 있는 허상을 씁쓸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을 뒤늦게 눈치 채고 아르티어스가 뭐라고 말할까 궁리할 때, 아르티엔은 슬그머니 손짓을 했다. 그 손짓 한 번에 방금 전까지 선혈이 낭자한 가운데 쓰러져 있던 소녀의 시체는 먼지가 날리듯 푸스스스 사라져 버렸다.
“정말 대단한 공격이로군. 이 정도 기습 공격이라면, 웬만한 놈들은 자기가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고 황천으로 가겠어.”
투덜거리는 아르티엔의 목소리를 애써 못들은 척하면서, 아르티어스는 아버지에게 다크를 소개했다.
“아버지, 정식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양자로 삼은 다크 폰 치레아라는 아이입니다. 아버지도 많이 사랑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글쎄다. 그런데 어디서 꼭 너 같은 녀석을 하나 골라내어 양자로 삼은 거냐? 앞뒤 가리지도 않고 무조건 손부터 나간다.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참 특이한 습관 이야……. 이렇게 닮은꼴도 구하기 힘들 텐데 어디서 구한 거지?”
“아버지도 그렇잖아요”하고 한마디 쏘아붙이려다가, 아르티어스는 생각을 되돌리고 한껏 억지 미소를 지어 대며 주절거렸다.
“그렇게 빈정대지 마시라구요. 재롱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면 될 텐데, 손자가 장난 좀 친 걸 가지고 꽁하시기는……..”
“헛! 요즘은 그런 것을 재롱이라고 하느냐? 손자가 재롱 두 번만 떨었다가는 할애비 목숨이 남아나지를 않겠군. 그건 그렇고, 너는 저 아이를 보면서 뭔가 느낀 것 없냐?”
아르티어스는 아버지의 말 중에서 할애비’라는 단어가 들려오자 적이 안심하기 시작했다. 일단 아르티엔은 다크가 그의 손자가 될 만한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 다고 생각하며 합격점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예? 뭘 말입니까? 원래 처음부터 조금 과격한 성격이라서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쯧쯧, 아직도 멀었구나. 내 말은 누군가 저 아이의 정신세계에 침입한 것 같다는 말이야.”
“정신계 마법이라구요? 어떤 빌어먹을 녀석이 그딴 짓을……..
아르티어스는 화들짝 놀라며 다크의 머리 위에 손을 대고는 열심히 수상한 곳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여기저기를 탐색해 본 결과 과연 아르티엔의 말대로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이 있었다. 그것도 깨끗하게 침입했다가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다크의 정신세계에 상당한 상처를 남겨 둔 상태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아르티어스는 다크에게 물었지만, 다크로서는 별로 대답할 말이 없었다. 미네르바는 다크에게 정신 마법을 쓴 후에 그때의 기억을 완전히 없애 버렸기 때문이다. “젠장, 가만히 있어 봐라. 이 아빠가 금방 치료해 줄 테니까.”
다크의 머리를 감싸 쥐고 있던 아르티어스의 손이 희뿌연 빛을 뿜기 시작했다. 아마도 뭔가 마법을 사용해서 그녀의 정신세계에 남아 있는 상처들을 치료하기 시 작한 것일 것이다. 그리고 다크를 따라서 공녀의 방에 들어왔다가, 자신이 끼어들 틈을 발견하지 못하여 가만히 눈치만 보고 있던 라나는 놀라움에 약간 입을 벌린 채로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인간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정신계 마법의 후유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코린트 같은 대 제국에서도 그녀의 정신을 치료할 수가 없어서, 드로아 대 신전에 의뢰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어려운 일을 금방 해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는 저 젊은이에 대해 라나가 경외심을 느낀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이 장면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여성이 또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여성으로 변신해 있는 아르티엔이다. 아르티엔은 아르티어스의 치료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찬찬히 바라본 후 한마디 툭 내뱉었다.
“제법이로구나. 하지만 아직 치료가 끝나지 않았어.”
“예? 그건 무슨 말씀이세욧! 저는 제대로 치료했단 말입니다.”
“훗, 그러니까 아직 미숙하다는 거야. 정신계 마법의 부작용 때문인지, 아니면 딴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도 주된 정신세계에 포함되지 못하고 떠도 는 기억들이 있다는 걸 너는 모르겠느냐?”
아르티어스는 뒤통수를 슬그머니 긁어 대며 난처한 듯 말했다.
“그, 글쎄요.”
“내가 하는 것을 잘 봐 둬. 이게 기억이 헝클어진 것을 바로 잡는 데는 최고의 마법이야. 그리고 그 어떤 부작용도 없지.”
아르티엔은 다크쪽으로 손을 뻗으며 중얼거렸다.
“리라이프(Re-life)!”
이것은 아르티엔이 고안하여 만든 마법으로서, 다른 정신계 치료 마법과는 달리 직접 상대의 정신세계에 침투하여 조각난 기억들을 퍼즐을 연결하듯 끼워 붙이는 저급한 마법이 아니라, 상대가 여태껏 살아왔던 모든 삶을 순식간에 다시 한 번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들을 어떤 식으로 골라 뽑아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인지는 상대의 의지에 맡겨 버리는 것이다. 상대의 의지가 그것을 결정하기에 이 마법은 부작용이 있을 수가 없었다. 타인의 강제에 의해 재 구성되는 것이 절대로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잠시 후 다크는 멍한 머리를 들며 정신을 차렸다. 여태껏 잊고 살았던 수많은 기억들이 마치 어제의 일인 것처럼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그 많은 기억들이 한 꺼번에 떠올라서 그런지 머릿속이 띵한 것 같았다.
“어라?”
갑자기 한 줄기 눈물이 다크의 눈에서 또그르르 흘러서 떨어지는 것을 보며, 아르티어스는 기겁하듯 놀라서 아르티엔에게 따졌다.
“부작용이 절대로 없다면서욧! 그런데 왜! 갑자기 저 애가 저러는 거죠?”
아르티엔은 별것 아니라는 듯 딴청을 부렸다.
“글쎄다, 옛날 생각이라도 하는 모양이지. 아니면, 여태껏 살아온 삶이 너무나도 후회스럽던지.”
“그럴 리가… 없잖아욧! 절대로 후회라는 단어를 모르는 아이인데요.”
잠시 망설이듯 말하던 아르티어스는 곧이어 확신하듯 외쳤다. 자신이 아는 한 아들놈은 결코 후회를 모르는 녀석이었다. 설혹 뭔가 잘못된 일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일을 곱씹으며 두고두고 후회하며 고민하기보다는 아예 속편하게 “다음에는 잘하면 되겠지” 혹은, “에이 벌써 죽여 버린 것을 어떻게 해? 다음에 이런 경우를 당하면 살려 둬야지”하고 말할 것이 분명했다.
“글쎄다, 잘 모르겠구나. 나도 사실 이 마법을 고안하기는 했지만, 써먹기는 이번이 처음이라서 말이야.”
속 편한 아르티엔의 말에 아르티어스는 이빨을 갈며 외쳤다.
“설마, 사랑하는 손자를 상대로 마법 실험을 했다는 말입니까?”
아르티어스가 아르티엔을 향해 으르렁거리고 있을 때, 다크가 나직한 어조로 힘없이 말했다.
“아빠, 저 좀 쉬고 싶어요.”
“그래, 여기는 너무 시끄러우니까 딴 데로 가자.”
아르티어스는 방 안에 남아 있던 모든 사람들을 이끌고 어딘가 아들이 쉴 만한 곳을 찾아서 공간 이동했다.
루비의 눈이라는 호텔에서 벌어진 일은 곧장 근위 기사단에까지 연락이 올라갔다. 그 무렵 코린트 최강의 기사단인 코란 근위 기사단은 크라레스 침공 준비를 완 료한 상태였다. 그리고 새로이 편성을 끝마친 제2근위대도 합류를 끝마쳤다. 하지만 다크 폰 치레아 대공의 수색 작전에 투입 되었던 금십자 기사단이 아직 완전히 귀환하지 않은 상태였다. 치레아 대공에 대한 수색 작전은 매우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었기에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때문에 금십자 기사단의 전투 준 비가 완료될 때까지 침공 부대는 발이 묶여 있는 상태였다.
“발렌시아드 후작 각하, 방위 사령부로부터의 긴급 전문이 도착했습니다.”
부관의 말에 제임스는 심드렁한 어조로 대꾸했다.
“긴급 전문? 어딘가에서 또 마법사나 신관들과 한판 붙었으니 지원해 달라는 것이겠지. 거기에 놔두고 가게.”
“예, 각하.”
제임스는 문을 나서려는 부관의 뒤통수에다가 대고 급히 물었다.
“금십자 기사단의 준비는 완료되었는지 알파레인 후작에게 물어봐 주게.”
“예, 각하.”
“이거야 원. 출동 명령이 떨어진 것이 언제인데, 금십자 기사단 때문에 발목이 붙잡혀 있다니…….’
잠시 궁리를 한 후 제임스는 자신의 명령을 행하러 가야 할지 아니면 또 다른 명령이 더 있는지 몰라서 눈치를 살피고 있는 부관에게 명령했다.
“각 기사단장과 부단장, 그리고 각 기사단의 작전관들을 불러들이게. 금십자 기사단의 출동 준비가 완료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으니까, 그동안 지휘관 들과 크라레스 침공 작전에 대해서 토론을 좀 해 두는 것이 좋겠다.”
“알겠습니다, 각하.”
“좋아, 가 보도록.”
“옛.”
부관이 나가고 난 후, 제임스는 커다란 탁자에 앉아 무의식적으로 손가락 끝으로 탁자를 톡톡톡 몇 번 두들기다가 이윽고 부관이 놔두고 간 서류 쪽으로 눈길을 돌 렸다. 일단 자신의 휘하에 있는 제1근위대의 출동 준비는 다 갖춰 놓은 상태였고, 부관에게 지시해 놓은 작전 회의에 참석할 인원이 모이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 다. 그리고 그동안 제임스는 할 일이 없었다.
제임스는 그동안 시간을 때울 목적으로 서류를 집어 들고는 따분한 표정으로 읽기 시작했으나, 곧이어 그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는 맹렬한 속도로 그 서류를 읽은 후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가 방금 읽은 서류는 루비의 눈이라는 호텔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한 보고서였다. 그 사건을 일으킨 두 명, 즉 붉은 머리카락을 길게 기른 미남 청년과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노랑머리 하녀에 대한 것이었다. 그들은 무슨 이유에선지 호텔의 경비병들과 난투극을 벌이고는 그다음으로 드루이드 후작 가 문의 용병들과 격투를 벌였다. 그리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방위 사령부에서 파견한 병사들과도 드잡이를 벌였다. 수십 명이 넘는 부상자들이 발생했지만, 정작 그 범인들은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제임스는 출동은 미뤄 둔 채, 여기저기를 들쑤셔서 정보를 끌어 모았다. 그 덕분에 각 기사단의 지휘관들은 회의실에 제임스가 나타나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려야 만 했다. 제임스는 일단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끌어 모은 후에도 회의실에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생겼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는 곧장 로체스터 공작의 집무실로 달려갔다.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 것 같사옵니다, 전하.”
“그건 무슨 말이냐, 제임스.”
“아무래도 모든 정보를 종합해 본 결과 그녀가 드래곤과 접촉한 것 같사옵니다.”
로체스터 공작은 기절할 듯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뭣이라고?”
제임스는 방금 전에 여기저기서 끌어 모은 서류들을 로체스터 공작의 앞에다가 차곡차곡 놓으면서 설명을 덧붙였다.
“이것은 치레아 대공으로 추정되는 하녀와 드래곤으로 추정되는 청년이 루비의 눈이라는 호텔에서 난투극을 벌인 것에 대한 방위사령부의 보고서이옵니다. 그리 고 이것은 마법의 탑에서 가지고 온 수도 내에서의 마법 사용 탐지 기록이옵니다. 탐지 기록에 따르면 호텔 내부 혹은 그 근처에서 강력한 마법이 몇 차례에 걸쳐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사옵니다.”
“하지만 그런 것만 가지고 꼭 그것이 드래곤이고, 그 하녀가 치레아 공작이라고 짐작하는 것도 무리가 있지 않겠나?”
“제가 마법사를 거느리고 그곳에 직접 가서 확인한 것이니 틀림없사옵니다. 그들은 마법사가 만든 이미지를 보고 그녀가 확실하다고 증언했사옵니다.”
“그렇다면 이미 늦었다는 말이냐?”
“그녀가 이미 크라레스로 갔다면, 이번 기습 작전은 중지해야만 하옵니다.”
“큰일이로군. 이제 어떻게 하면 좋다는 말인가?”
바로 이때 옆에 서 있던 레티안이 끼어들었다.
“그녀와 드래곤이 만났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사옵니까? 이왕에 이렇게 되었으니, 전부터 계획해 왔던 작전을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옵니다.” 레티안은 잠시 로체스터 공작이 생각할 여유를 준 후에 말을 이었다.
“이것으로 어쩌면 크루마는 분노한 그녀와 그녀의 아버지에게 치명타를 입을 것이옵니다. 하지만 전에 세웠던 작전과 달리 드래곤은 이쪽의 해명도 듣지 않은 채 그녀와 만났사옵니다. 그런 만큼 빨리 손을 써서 드래곤에게 본국에게 죄가 없다는 점을 납득시켜야만 하옵니다. 가능한 한 빨리 말이옵니다.”
로체스터 공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경의 말이 옳은 것 같군.”
“예, 그리고 이번 원정은 포기하셔야 할 것 같사옵니다, 전하. 그녀가 크라레스의 손을 들어 주는 한 저희가 승리 할 방법은 없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