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38권 7화 : 꼬불쳐 둔 식량과 물이 희망 – 2
꼬불쳐 둔 식량과 물이 희망 – 2
어린놈의 흔적만 놓치지 않으면 된다.
“젠장, 바람이 불지 않기만을 바래야겠군.”
그나마 다행인 건 자신과 합류하기로 한 기사에게 라이가 도망쳤다는 전언을 전해뒀다는 점이다.
만약 저녁 늦게까지 자신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는 곧바로 단장에게 보고를 할 것이다. 굳이 그가 본부까지 달려가 단장에게 보고할 필요조차 없다.
파견대에는 마법사들이 득실거리고 있으니, 그들 중 한 명에게 본부에 연락해달라고 요청만 하면 되는 것이다.
날이 밝으면 단장의 명령을 받은 용기사들이 총출동해 라이를 찾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클리프가 라이에 대한 추적을 포기할 수는 없다.
놈이 모래 속으로 숨어 들어가면 고공에서 정찰하는 용기사로서는 찾아낼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더구나 놈이 모래 속 깊이 들어가게 되면, 마법사가 탐색마법을 펼쳐도 탐지는 불가능하다.
놈이 꼼수를 부리지 못하도록 막으려면 바짝 따라붙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는 것이다.
어쩌면 예상치 못한 장기전이 될 가능성도 있었다.
급히 출발하느라 물통 하나 챙겨오지 못했지만 클리프는 여유만만했다.
라이 역시 자신과 똑같은 조건이라고 오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 용기사가 날아오면, 자신은 그들에게 식량과 물을 보급 받을 수도 있다.
물론 클리프는 이 추격전이 그렇게까지 오래 진행될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라이 녀석이 지금은 기운차게 도망치고 있지만, 내일 해가 뜬 후 사막이 뜨겁게 달궈지기 시작하면 완전히 탈진해서 뻗어버릴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자식! 잡히기만 해봐라. 다시는 도망칠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아주 박살을 내버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