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6권 5화 – 원수 만나다
원수 만나다
“아이고, 머리야. 여기는 어디야?”
“쉿! 조용히 해.”
빛이라고는 한 줄기도 안 들어오는 어두컴컴한 곳에서 미디아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다크가 입을 다물자 곧이어 벽의 저 멀리에서 아련히 들려오는 팔시온의 비명 소리.
“으아아악! 모른다고 했잖아. 이 빌어먹을 놈들아.”
악을 쓰는 팔시온의 목소리에 이어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퍽! 팍!
“으윽”
“순순히 말로 할 때 들어. 시드미안은 어디로 갔지?”
“이게 말로 하는 거야? 그 코린트 놈들이 와서는 우리들을 해고했다구. 그다음에 일어난 일을 우리가 어떻게 알아?”
그러자 여태까지와는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좀 더 족쳐 봐. 진짜인지.”
아련히 들려오는 소리들을 들으며 다크가 속삭였다.
“여기가 어디야?”
“몰라. 그 자식들한테 잡혀 온 것 같아. 지금 네 명이 끌려가서 고문당하고 있어. 아마 쟤들 다음에는 우리를 족칠 거야. 하지만 알지도 못하는 걸 불라고 야단이니 참…..
이때 갑자기 문이 덜컹 열리면서 빛이 쏟아져 들어왔고, 그와 함께 두 사람이 들어섰다.
“모두 나와.”
“예?”
“빨리나왓!”
다크와 미디아, 지미, 라빈이 자신들도 고문을 당할 것으로 생각하면서 나왔을 때, 그들은 옆에 줄줄이 늘어서 있는 고문실이 아닌 또 다른 방으로 데려갔다.
“어디로 가는 거예요?” “닥쳐.”
퍽!
“윽”
지미의 물음에 돌아온 건 발길질이었고, 손이 꽁꽁 묶인 상태였기에 반항도 불가능했다. 무의미하게 맞기는 싫었으므로 모두 묵묵히 끌려갔다. 줄줄이 끌려간 곳 에는 커다란 마법진이 그려져 있는 커다란 방이었다.
“마법진 안으로 들어가. 빨리!”
퍽!
네 명이 그 안에 쭈그리고 앉아 있자 곧이어 문이 다시 열리며 팔시온, 미카엘, 가스톤, 로니에 사제가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엉망진창이 되어 끌려왔다. 그들도 곧이어 마법진 중간에 앉혀졌다.
일행이 모두 마법진 안에 들어가자 한 명이 이들에게서 압수한 각종 물품들을 마법진 안에다가 수북이 놔뒀다. 팔시온의 검, 미디아와 다크의 장갑, 또 말안장에 들어 있던 각종 물건 등등 그런대로 가치가 있을 만한 건 다 모았다. 이윽고 마법진 밖에 서 있던 40대 정도의 남자가 주문을 중얼중얼 외우더니 외쳤다.
“워프!”
주위가 뿌예지더니 그들은 곧 새로운 장소에 도착했고, 그곳에도 역시 다섯 명 정도의 인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말했다.
“저 정도 고문을 당했는데도 실토하지 않아서 본국 소환이라니, 참내…….”
“어쩔 수 없잖아. 빨리 실토를 받아 내야 다음 행동을 할 수 있으니까. 자, 한시가 급하니까 빨리 보내자구.”
그 말을 끝으로 일행은 또다시 워프되었다. 이런 식으로 다섯 번의 워프를 거친 후에야 일행은 꽤 낯이 익은 인물을 볼 수 있었다. 그 인물은 10년 전 헤어진 친구 를 다시 만났을 때처럼 만면에 미소를 띠며 반갑게 그들을 맞이했다.
“호오, 이거 반가운 얼굴들이군. 꽤나 애를 먹이더니 이번에는 아주 간단히 잡혀 오는군 그래. 모두 끌고 가. 참, 저애는 남겨 놓고…….. “예.”
모두 줄줄이 끌려간 후 손이 뒤로 묶인 소녀 혼자만 남게 되자, 그 녀석은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려 얼굴을 바라보았다.
“처음 해보는 모험 여행은 재미있었냐? 이제부터 너에게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거야.”
그는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리멤버런스 실!”
하지만 아직도 또록또록한 눈빛의, 이 녀석이 지금 뭐하는 건지 탐색하는 듯한 소녀의 눈길을 받자 그 녀석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왜 마법이 걸리지 않는 거지? 좋아. 다시 한 번 더!”
그는 또다시 주문을 외웠고 시동어를 외쳤다.
“리멤버런스 실!”
하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자 소녀의 몸을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어딘가에 자신의 마법을 방해하는 마법 도구가 있을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그는 여기저기 훑어봤는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소녀의 손이 뒤로 묶여 있었기에 반지를 볼 수 없었다. 그는 혹시나 소녀의 목에 목걸이 같은 게 걸려 있는지 보 려고 옷을 들쳤다. 그와 동시에 묶여 있지 않아 자유로웠던 소녀의 발이 놈의 정강이를 강타했다.
퍽!
“뭐 하는 거야? 이 변태 자식!”
“아구구구. 방금 전에 스승님께 차였던 곳을 또 차다니, 으윽! 용서할 수 없다.”
짝!
그는 한껏 손을 들어 있는 힘껏 소녀의 뺨을 때렸다. 소녀는 그대로 날아가더니 저쪽 구석의 벽에 머리를 처박고는 기절해 버렸고, 그는 잔인한 미소를 떠올리면서 기절해서 나자빠진 소녀를 들어 올려 어깨에 짊어졌다.
“뭐, 어쨌건 상관없어. 너는 스승님께 보내는 내 선물이니까 말이야……. 흐흐흐.”
똑똑.
“무슨 일이냐?”
문이 열리면서 제자가 사람을 하나 어깨에 메고 들어왔다. 금빛 머리카락이 출렁거리고 있었기에 여자인 듯 보였지만, 남자들 중에서도 장발인 사람이 꽤나 흔했 기에 누구를 어깨고 메고 온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저, 스승님.”
“왜 그러느냐?”
“이 아이가 스승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선물이라고?”
“예, 전에 말씀하셨잖아요. 심부름할 똑똑한 아이가 하나 필요하시다고…….?
스승은 잠시 생각하더니 기억을 떠올렸다.
“아, 전에 말했던 그 드로아 대 신전의 수련생이군.”
“예.”
그러면서 스승 앞에 놓인 의자에 기절해 버린 소녀를 앉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법이 안 걸립니다. 기억 봉인을 하려고 했는데, 두 번이나 걸었는데도 효과가 없더군요.”
“흐음, 기억 봉인은 5사이클급의 고급 마법이니까 웬만한 방법으로는 막기 힘든데. 어디 보자…
노마법사는 소녀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어 혹시 마법을 막아 주는 목걸이 따위가 있는지 확인했다. 그런 다음 손을……
“으응? 이 반지는…….”
노마법사는 양손을 묶고 있던 줄을 풀고 좀 더 자세히 반지를 바라봤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단순한 모양의 매끈한 금반지였다. 위에 청색의 자그마한 보석이 박 힌 걸 제외하면 아무것도 눈에 거슬리는 게 없는 평범한 반지였다.
“이건 마법 반지 같지는 않은데? 다른 걸 찾아봐라.”
소녀의 몸을 한참 뒤지다가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나중에는 완전히 다 벗겨봤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눈에 띄지 않았다.
“반지 외에는 없는데요? 그건 그렇고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괜찮죠?”
스승은 소녀의 나신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떡끄떡했다.
“흐음, 스타일은 괜찮군. 너무 어린 게 탈이지만……..
이러고 있는데 소녀가 서서히 정신이 드는지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뒤통수를 어루만지며 투덜거렸다.
“아이고, 뒤통수야. 제기랄, 그 자식 어디 있어? 어?”
소녀는 바로 앞에 ‘그 자식’이 눈에 띄자마자 그대로 발을 들어올려 상대의 낭심에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퍽!
“으갹!”
소녀는 낭심을 거머쥐고 주저앉아 신음을 토하고 있는 ‘그 자식’의 턱에 매우 깨끗한 자세로 발뒤꿈치를 직격했다. 멋진 돌려차기였다.
퍽!
“윽!”
그다음 ‘그 자식’은 완전히 쭉 뻗어서 일어서지 못했다.
“못된 녀석!”
퍽!
기절한 제자의 뒤통수를 한 번 더 차고 싸늘한 표정으로 돌아서는 소녀를 보면서 노마법사는 매우 놀랐다. 저런 깨끗한 몸놀림은 도저히 신을 받드는 무녀(巫女) 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있다면 격투술을 정식으로 배운 그래플(Grapple)뿐.
“너는 누구냐?”
“그러는 너는 누구냐?”
둘은 한동안 서로의 눈을 째려보며 상대의 정체를 파악하려고 애썼다. 잠시 후 노마법사가 피식 웃더니 말했다.
“그런 모습으로 인상 써 봤자 별로 무섭지도 않군. 어쨌든 매우 특이한 아이구나. 우선 옷부터 입거라.”
그제야 소녀는 자신이 완전히 벌거벗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소녀의 반응은 그 노마법사를 더 놀라게 했다. 옷을 벗고 있다는 걸 알았음에도 소녀는 놀라거 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얼굴색 하나 안 변했던 것이다.
소녀는 경계 태세를 풀지 않고, 상대를 노려보며 옷가지를 쥐고는 천천히 뒤로 후퇴해서 일정한 거리를 둔 상태에서 대강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것도 한 동작 한 동작 시간을 충분히 두고 상대를 관찰하며 입는 것이었다.
재빨리 팬티를 걸치고 슬쩍 눈치를 보고, 가죽 바지를 입고 슬쩍 눈치를 보고, 브래지어를 걸치면서는 아예 째려보면서 걸치고……. 그런 모습은 이게 천진난만한 소녀인지 닳고 닳은 창녀인지, 전사인지 노마법사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공격하지 않을 테니 긴장을 풀고 입거라.”
하지만 그 말에 속지 않는다는 듯 그 행동은 계속되었고, 소녀는 일단 옷을 다 입고 나자 3미터 정도 떨어진 곳까지 다가서면서 물었다.
“너는 누구냐?”
“나? 나는 토지에르라고 하지. 너는?”
“다크. 그냥 다크라고 부르면 돼. 왜 나를 이리 잡아 왔지? 그리고 저놈은 또 뭐야?”
노마법사는 아직도 기절한 채 깨어나지 못하는 제자를 바라보았다.
“내 제자 녀석이지. 아직도 배워야 할 게 너무나도 많은 놈이야. 과연 약속된 시간이 될 때까지 내가 저 녀석을 얼마나 가르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놈이지. 그건 그 렇고, 너는 아데나를 섬기는 무녀면서 어디서 격투술을 배운 거지?”
“나는 라나가 아니야. 제기랄! 그러고 보니 기억나는군. 처음 봤을 때 어쩐지 얼굴이 익다고 생각했어. 네놈이 나한테 이상한 저주를 건 놈이구나. 그렇지?”
노마법사는 자신이 기절하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로 경악하고 말았다. 저런 소리를 하는 걸 보니 바로 이 소녀가…….
“너, 네가……. 그 소, 소드 마스터?”
경악한 노마법사의 떨리는 목소리에 소녀가 차갑게 응대했다.
“그래! 내가 바로 그 소드 마스터다. 이 빌어먹을 놈아. 빨리 이 저주를 풀어. 안 그러면 가장 비참하게 네놈을 죽여 줄 테다.”
“하, 하지만…”
그와 동시에 성질이 폭발한 다크가 노마법사에게 달려들었고, 노마법사는 간단한 주문을 외울 시간도 없이 상대의 손발이 날아오는 걸 지켜봐야 했다. 소녀가 3미 터 정도로 접근해 있었던 이유를 토지에르는 그제야 알 수 있었다. 방어와 공격을 충분히 생각한 거리였던 것이다.
퍽! 팍!
소녀의 가냘픈 손에 맞는 건 별로 안 아팠지만 발차기는 장난이 아니었다. 마법사라는 존재는 원래가 마법을 쓰는 사람이지 격투술의 전문가는 아니다. 체력도 약 한 노인이 노련한 격투 기술을 알고 있는 소녀를 만났으니, 이건 애당초 상대가 안 되는 싸움이었다.
소녀는 그대로 노마법사의 정강이를 찬 다음 자세가 휘청하는 순간을 노려 복부에 발차기를 날렸고, 곧이어 연속 발차기를 한 번 더 날린 후 뛰어오르며 노마법사 의 턱을 강타했다. 노마법사는 정신없이 맞으면서도 소녀의 뒤쪽으로 자신의 애제자가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모습을 얼핏 볼 수 있었다.
퍽!
“정말 성질 한번 대단한 계집애군요.”
뒤통수를 얻어맞고 또다시 기절해 버린 소녀를 보면서 제자가 말하자, 아픈 턱을 주무르며 토지에르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구나. 그건 그렇고 이 아이는 이번에 잡아온 그 애들과 같이 있었냐?”
“예.”
“정말 놀랍구나. 그런데 어떻게 그 소드 마스터가 이런 소녀가 되었지? 설마하니 네가 나한테 준다고 했던 그 아이를 그렇게 싫어했단 말이냐?”
제자는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하기야 완전히 소녀의 몸으로 바뀌었으니, 기억만 봉인한다면 심부름꾼으로 써도 되겠지. 하지만 기억 봉인 마법이 왜 안 걸리지? 아무리 생각해도 저 반지 때문 인 것 같은데……. 이상하구나. 보통 마법 반지라면 주문이 새겨져 있을 텐데.”
“아마 이 아이를 처음 잡았던 녀석들도 그 때문에 반지를 그냥 놔뒀을 겁니다.”
노마법사는 기절한 소녀의 손을 잡고는 반지를 뽑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반지는 뽑히지 않았다.
“이상하군. 왜 반지가 안 뽑히지? 너무 꼭 끼였나? 저기 있는 올리브유 가져와라.”
“예.”
하지만 올리브유를 발라도 마찬가지였다. 요지부동. 살과 완전히 합체가 되어 버린 듯 뽑히지 않았다.
“손가락을 잘라 버릴까요?”
제자의 말에 토지에르는 뭔가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로 말했다.
“아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언젠가 책에서 언뜻 본 것도 같은데. .? 일단 저 아이가 깨어나기 전에 손발을 묶어 놔. 도저히 몸싸움으로는 우리가 상대할 수 없으 니 말이다.”
“예.”
제자가 소녀를 꽁꽁 묶고 있을 때 토지에르는 마법 도구에 관해 기록된 책을 뒤적거렸다. 제자가 소녀를 꽁꽁 묶은 후 다시 의자에 얌전히 앉혀 놨을 때쯤 되어서 야 토지에르는 자신이 찾던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럴… 수가!”
“왜 그러십니까, 스승님?”
“설마?”
토지에르는 자신의 책에 그려진 그림과 소녀가 끼고 있는 푸른색의 반지를 비교해 보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 그림과 소녀가 끼고 있는 푸른색의 반지는 정확하 게 일치하고 있었다. 토지에르는 책을 옆에 놔두고 소녀의 손을 들어 반지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아쿠아… 룰러?”
그 말을 들은 제자가 놀라서 반문했다.
“아쿠아 룰러라고 하셨습니까? 물의 지배자, 정령왕 나이아드의 힘을 봉인한 최강의 마법 도구.”
“믿어지지 않지만 사실이야. 아니 사실인 것 같다. 어쩌면 아닌지도 모르지. 도저히 반지의 생김새 가지고는 파악이 불가능하니까. 하지만 5사이클급 마법을 무위 로 돌리는 힘은 막강한 힘을 지닌 마법 도구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해. 그런데 한 가지, 주인의 손가락에서 떨어지지 않는 것. 이것은 곧 주인을 선택한다는 말이 아니 겠느냐. 내가 알기로는 주인을 선택하는, 이성을 지닌 마법 도구는 이 세상에 다섯 개밖에 없다.”
스승의 말에 제자는 믿어지지 않는 멍청한 얼굴로, 그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평범한 모양의 푸른색 보석 반지를 바라봤다. 그 어디에도 그렇게 강대한 힘이 감춰 진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손가락을 잘라 버리면 우리 것이 되지 않을까요? 저게 손에 들어온다면 엄청난 힘이 되어 줄 겁니다.”
제자의 말에 토지에르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만약,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나는 저게 아쿠아 룰러라는 걸 알았을 때 벌써 손가락을 잘랐을 거다. 또 주인을 죽여야만 한다면 벌써 죽여 버렸겠지. 하지만 그건 안 돼. 저 반지는 벌써 저 아이를 선택했어. 저 아이를 죽인다면 나와 우리나라는 물의 정령왕 나이아드의 분노를 받게 된다.”
“나이아드의 분노라구요?”
제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반문하자 스승이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 책에 쓰여 있더구나. 나이아드의 분노를 받는다구. 아마 홍수가 나든지 뭐 그렇게 되겠지. 또 저런 물건은 주인을 선택하는 것! 주인을 죽이고 뺏는다고 나이 아드가 힘을 주지는 않아. 자의로 양도받는다면 몰라도… 보통 정령과는 달리 이성(理性)을 지닌 정령왕이니까.”
“그럼 이 일을 어쩌면 좋죠?”
“저 아이를 설득해서 나이아드의 힘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야지. 하지만 저주를 걸어서 벌써 원한이 골수에까지 쌓인 상태인데, 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