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3권 19화 –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비뢰도 3권 19화 –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비류연 : 안녕하십니까? 독자 여러분. 비류연입니다. 작가는 잘도 이런 걸 참신한 기획이라고 내놨군요.

장홍 : 저런 저런 그런 말 하지 말게, 류연 군. 그러면 작가가 너무 불쌍하지 않나.

효룡 : 맞아 맞아. 우린 이 작품의 메인 출연진으로 작가를 옹호하고 감싸 줘야 할 의무가 있어.

비류연 : 흥, 그런 걸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하는 거야. 요즘은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떠벌이고 다니는 세상이라고.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가 박해당한대서야 대 (大)자유 민주주의 국가 소속의 국민 된 도리가 아니지.

효룡 : 쉿! 그러다 짤리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입 좀 조심해. 만악의 근원은 입에서 나온다고 했어.

비류연 : 걱정 마. 난 주인공이야. 나처럼 초절정 슈퍼 울트라 섹시 코만도 은하 우주 제일 미소년은 좀처럼 구하기 힘들다구. 아니 그냥 불가능이라고 쉽고 짧게 이야기해 주지.

효룡 : 자넨 주연이라 좋겠군. 우린 아무리 비중이 높다 해도 어차피 조연이야. 언제 죽을지 모를 덧없는 인생이란 말과 동의어란 이야기지.

장홍 : 정말 그래. 무협지 조연은 정말 작두 칼날 위에서 춤추는 꼴이라니까. 그래도 류연 군 자넨 주연이니 마지막 권까지는 죽지 않겠지. 부럽군.

효룡 : 그 아저씨 같은 말투 정말 싫다. 또 모르지, 작가가 마음이 돌변해 도중에 긴급 주연 교체를 할 수도 있다구.

비류연 : 나이를 속이고 출연하니까 그렇지. 정체는 아저씨면서 말이야. 어쨌든 그랬다간 어설프고 무책임한 연출이라고 독자들의 비난이 쏟아질 게 불 보듯 뻔하 다고. 다 계산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효룡 : 하지만 조심해. 그렇다면 점점 출현 횟수를 줄여 나가는 과격한 방법을 쓸 수도 있다구. 대본을 뜯어고칠 수 있다는 작가의 특권을 이용해서 말이야. 사실 너 이번 3권에서는 눈에 띄는 별다른 특별한 활약이 없었잖아.

비류연 : 쾅(책상 두드리는 소리)! 바로 그거야! 사실 그래. 솔직히 다 까놓고 얘기해서 이번 권엔 너무 활약이 적었어. 출현 횟수는 말할 것도 없고. 내가 지금 이렇 게 작가에게 반감을 품게 된 것도 다 그 일 때문이지.

효룡 : 그랬었군. 하지만 자넨 여자라도 생기지 않았나. 엄청나게 죽여주는 미인이더군. 그건 축하해야 될 일이지. 나도 첫눈에 뿅 하고 반할 뻔했다네.

비류연 : 여자? 물론 이쁘긴 정말 이쁘지. 하지만 상황이 너무 과격하지 않아? 처음 만나는 그날이 내 제삿날 될 뻔했어. 허리가 두 쪽 나는 줄 알았다구. 내가 그걸 대역 없이 한다고 얼마나 진땀 뺐는지 아나? 분명 작가의 악감정이 다른 형태로 표출된 걸 거야. 일종의 연막(煙幕)이지.

효룡 :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 하지만 여자가 나온 게 어딘가. 난 아직 여자 파트너 손가락 한 마디도 구경 못 해 봤어. 말 안 들으면 파트너 건은 빼 버리 겠다고 작가가 협박하더군.

비류연 : 그래서 네가 오늘 조용했구나. 비열한 술수에 당하고 말았군. 그런 건 내 전문인데 말이야. 협박, 공갈, 사기 등등……. 이건 특허권 침해라구.

장 홍 : 그렇게 토라지지 말게나, 류연 군. 나에 대해선 별다른 얘기 없던가, 효룡 군?

효룡 : 에이, 아저씬 기혼자잖아요. 그런 딴 생각을 했다간 벌받아요.

장홍 : 예끼! 누가 그런 소릴 하던가. 그런 유언비어에 넘어가지 말게. 그런 걸 보고 흑색 선전이라고 하는 걸세. 그런 루머에 혹해 순진한 내 팬들이 달아나면 자 네가 책임 질 텐가?

비류연 : 어? 이상하다? 난 분명히 기혼자라고 들었는데……. 하긴 나이도 속이는데 결혼 사실이라고 못 속이겠어! 그리고 달아날 팬이 있어야 도망가죠.

장홍 : 아아! 이 불신과 질시에 가득 찬 세상이 통한스럽군.

효룡 : 자자, 불성실하고 무성의한 작가 일 따위는 이제 잊어버려. 어쨌든 인사는 드려야지.

비류연 : 누구한테?

효 룡 : 누구긴 누구야, 당연히 독자 분들이지. 역시 상식 부족의 대가(大家)다운 태도로군. 여러분 드디어 3권째입니다. 3권을 내고 저도 작가 자신도 스스로에게 몹시 놀라고 있는 모양입니다.

비류연 : 맞아! 나도 설마 그 작가가 시간을 맞출 거라곤 생각 못 했거든요.

효룡 : 나도 놀랐어. 2권 쓰는 데 4년씩이나 걸렸으면서 3권째는 두 달만에 써내다니 말이야.

장홍 : 그거야말로 미라클이지. 기적!

비류연 : 아니야, 이런 걸 날림이라고 하는 거야.

장홍 : 또또 작가의 가슴에 비수를 비틀어 박는 소리를 하는구나……. 잘했어. 나이스 샷!

효룡 : 하지만 4권은 기약이 없을지도 몰라. 작가가 무책임하다는 거 너도 잘 알잖아. 분명 지금도 어딘가에서 딴짓하고 있을 거야.

비류연 : 철저한 동감! 맞아. 틀림없어.

장홍 : 어허! 그렇게 비관적이기만 해서는 못 쓴다네. 조금은 희망적인 관측을 해 줄 수도 있지 않겠나.

비류연 : 우우… 아부성 발언! 그런 작가 비우호적 아부 발언을 한다고 해서 다음 권에 여자가 생길 거라고 예상되진 않는데……. 작가가 얼마나 짠돌인데!

효룡 : 혹시 모르지, 느닷없이 형수님이 등장할지 말야.

비류연 : 장형, 얼굴이 창백해졌어. 어디 아파?

장홍 : 갑자기 몸에 오한이 들어서 말이야……. 자네들, 아무리 빈말이라도 그런 무서운 말은 하는 게 아닐세. 말이 씨가 된다는 무서운 말도 못 들어 봤나?

비류연 : 알았어요(고… 공처가였군!). 앞으로 주의할게요!

비류연 & 효룡 & 장홍 : 자! 그럼 독자 여러분, 다음 4권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 동안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