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6권 24화 – 사부는 누구인가?
사부는 누구인가?
“그러고 보니 이번 천검조 합숙 훈련 담당 사부는 누구지?”
갑자기 궁금증이 인
노학이 남궁상에게 물었다.
이제 무당산까지는 하루 거리밖에 안 남았다.
이때가 다가오자 그동안 의식적으로 잊으려 애써 왔던 의문 하나가 마음 속에서 고개를 내민 것이다.
“서…설마 사부님은 아니겠지?”
노학이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갑자기 재작년에 맞은 전신의 뼈마디가 아파오는 듯했다.
“서, 설마!”
그들이 이때 지칭하는 사부님은 단 한 사람밖에 없었다. 갑자기 남궁상은 모골이 송연해지는 자신을 느꼈다.
“그런 끔찍한 말은 두 번 다시 하지 말게! 한 번만 더 그런 악담을 하면 자네하고는 인연을 끊겠네.”
남궁상의 목소리는 진정으로 가득했다.
“여, 역시 아니겠지!”
“물론!”
남궁상은 자기 최면을 걸 듯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악몽은 한 번으로 족했다.
“그렇겠지?”
노학의 목소리가 모기 소리만큼 작아졌다. 아직 불안한 것이다.
“그럴 거야!”
남궁상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없었다. 불안의 검은 그림자가 그들 가운데 드리워졌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제대로 자기가 벌써 글러 버렸다. 긴 밤이 될 것 같다.
호북성 균현에 위치한 신주 제일도가(神州第一道家) 무당파(武當派! 무당검파라 더 잘 불리는 이곳은 소림과 더불어 구대 문파의 양대 산맥이자 무림의 태산북 두였다.
72봉 36암 24간으로 이루어진 무당산 중 가장 높은 봉우리 천주봉 주위로 짙은 운해(雲海)가 눈에 넘칠 듯 펼쳐져 있었다. 자소봉이라고도 불리는 이 봉우리의 정 상에서 지금 한 명의 도인이 산 아래를 굽어보고 있었다.
“드디어 오는구나…….”
무진자는 무당산 자소봉 정상에 서서 서편을 붉게 물들이는 황혼의 여운을 바라보았다.
시야 가득히 들어오는 햇살과 운해(雲海)에 잠긴 산을 바라보는 그의 눈길은 깊은 현기(氣)로 가득차 있었다.
가슴까지 내려오는 새하얀 백발과 눈송이같은 눈썹은 가히 신선의 풍모라 할 만했다. 다만 체구가 작고 몸이 좀 말라 약간 강팍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무진자(無陳子) 현명진인(玄明眞人)!
검과 벗하며 살기를 어언 50년!
이제는 무당파 내에서 검으로는 따를 자가 없다는 무당 팔검의 일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양의검(兩義劍)의 달인이었다.
드디어 오늘이었다.
천무학관에서 날고 긴다고 하는 백도의 인재들이 온다는 소식에 무당파의 전대 장로 무진 도장은 무척이나 고대하고 있었다. 금년도 무당 합숙 훈련소의 담당을 맡은 사람으로서 그는 충분히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고, 나름대로의 계획과 포부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포부와 희망과 의도는 단 한 명의 청년 때문에 산산조각 부서져 버리고 만다. 두 사람은 물과 기름처럼 결코 어울릴 수 없는 운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