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6권 31화 – 비류연의 신위

비뢰도 6권 31화 – 비류연의 신위

비류연의 신위

-뇌광! 번뜩이다

비류연의 쏘아진 신형이 합숙 훈련소에

도달하는 데는 채 일각도 걸리지 않았다.

“역시!”

비류연의 예상대로였다. 표적이 된 것은 자신만이 아니었다.

암습자들은 합숙 훈련소에 있는 천관도 모두를 표적으로 삼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들을 살려두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챙챙!”

검과 검이 마주치고 암기(暗器)가 허공중을 날아다녔다. 암습인들의 움직임은 매우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살수의 그것이었다. 다행히 밀리는 낌새는 없었다. 모 두들 차분한 상태로 정체 불명의 암습자와 맞서고 있었다. 특히 주작단의 활약은 눈부신 것이었다. 남궁상은 진령 옆에 찰싹 달라붙어 그녀를 보호하면서도 별다른 부담없이 적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요즘 들어 점점 더 실력이 향상되고 있는 듯했다. 당삼도 적인 관계로 마음껏 암기를 뿌려대고 있었다.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이렇게 원없이 암기를 뿌려 보겠는가!

사실 개개인의 실력으로 따지면 천관 측이 다들 월등히 높은 경지에 올라 있었다. 단지 이들에게 부족한 건 생사가 갈리는 실전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뿐이었다. 거기다 굳이 한 가지를 더 들자면 주작단을 제외하고는 집단전에 능숙하지 못한 점을 들 수 있겠다.

비류연은 직감적으로 이번 암습자들이 장강에서 자신을 습격한 암습자들과 같은 소속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에게선 같은 냄새가 났다.

1대1이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저들은 4인이 한 조로 검진을 이룬 채 천관도들을 몰아세우고 있었다.

불의의 암습에 채 방비하지 못한 탓인지 몇몇 주작단원의 몸에 난 상처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비류연의 눈에 뇌광(光)이 번뜩였다.

진노(怒)!

“이것들이 감히 남의 물건을 함부로 건드려!”

비류연의 분노가 폭발했다.

비뢰도(飛雷刀) 오의(義) 검기(劍氣)

검뢰사살(劍雷死殺)의 장(章)

봉황(鳳凰) 섬뢰(閃雷).

“파바박!”

비류연의 팔이 좌우로 활짝 펼쳐지더니 그의 양소매로부터 수십 줄기의 검기(劍氣)가 빛의 화살처럼 쏘아져 나와 일행들 사이를 교묘하게 가로질러 정확히 암습 자들의 몸을 관통했다.

“크아악!”

“뭐, 뭐냐?”

“크윽!”

암습자들은 제대로 한 번 저항해 보지도 못하고 짚단처럼 쓰러졌다.

마치 봉황(鳳凰)의 날개짓처럼 화려한 초식이었다. 뇌광의 무리가 장내를 한 번 휩쓸고 지나간 듯 파괴적인 초식이었다.

이 놀라운 광경에 장내는 일 순간에 고요해졌다. 너무나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것이다.

“응?”

그때 문득 비류연은 한 가지 중대한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나예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그 누구보다 화려한 검기를 선보이 고 있어야 할 그녀였다.

“나 소저는?”

도검이 난무하는 전장으로 뛰어든 비류연이 급히 남궁상을 붙잡고 물었다.

“예! 아까 전에 혼자 산을 둘러본다고 정상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뭐? 그렇다면 혼자 떨어졌다는 이야기잖아!”

“예에…….”

남궁상이 우물쭈물 대답했다. 비류연이 남궁상의 어깨를 사정없이 흔들며 물었다.

“어느 쪽으로 갔지?”

“저, 저쪽으로.”

간신히 손가락을 움직여 방향을 가리키는 남궁상을 냅다 땅바닥에 내동댕이친 비류연의 신형이 다시 빛살처럼 정상을 향해 쏘아져 나아갔다. 푸르던 하늘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져 날은 점점 더 어둑해져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