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6권 7화 – 대사형의 마수에서 벗어나고파!
대사형의 마수에서 벗어나고파!
“드디어 대사형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겠군.
이제 우리에게도 희망이
다시 찾아오는가 봐.
이렇게 기쁠 수가.
“우리에게도 이제 암운이 걷히고 광명이 찾아오고 있는 것일 거야.”
“참 다행이에요.”
진령도 그녀의 가녀린 가슴을 살짝 쓸어내렸다.
“드디어 대사형과 떨어져 있을 수 있게 됐어! 이렇게 기쁠 수가!!!”
“정말 기쁜 소식일세. 이제 두 달 가까이 대사형하고 얼굴 마주칠 일이 없다니 당분간 다리 뻗고 잘 수 있겠어.”
“그럼, 그럼! 편안한 잠자리뿐인가! 이유 없는 지출 또한 줄어들 거야. 대사형만 곁에 있으면 왠지 손가락 사이로 돈이 모래처럼 빠져 나가는 듯한 착각이 가끔 든 다네. 그 감각이 얼마나 섬뜩한지 자네들은 아마 모를 거야.”
마지막은 금영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 말이었다.
이렇게 주작단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쁨을 나누며 들떠 있는 시각, 관주 마진가의 처소에 찾아든, 붉은색이라는 특이한 머리칼을 지닌 사내가 한 명 있었다. 그의 방문 목적은……
오직 두 사람만이 알고 있을 뿐이지만, 그 목적에 연루된 사람은 수십 명이 넘었다.
천관주 마진가를 극비리(?)에 방문한 염도는 마진가 앞에서 피끓는 열변을 토한다.
“관주! 아직 주작단 아이들은 미완성입니다. 이대로는 부족합니다. 저는 아이들의 앞날이 걱정입니다. 그 아이들에게는 지금 특별 강화 훈련이 필요합니다. 저에 게 맡겨 주십시오. 제가 이번에 절치부심하여 그 아이들의 무공을 완성시켜 보이겠습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제자들의 발전을 바라는 염도의 뜨겁게 불타오르는 마음은, 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감동적인가. 물론 그의 이 감동적인 열변에 진심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어려 있지 않았지만, 그의 목소리엔 비장함(?)이 가득차 있었다.
“허허허! 제가 어찌 염도 노사의 뜨거운 열정을 외면할 수 있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염도의 열성적인 교육열에 감동한 관주 마진가는 염도의 의견을 흔쾌히 수락했고, 염도의 주장에 의해 천검조의 합숙 훈련지는 주작단과 같은 무당산으로 급선회 (急旋回). 지검조가 아미산으로 가게 되었다.
“휴우! 살았다. 과연 통하는구나!”
관주의 처소를 나온 염도의 한 마디였다.
아직도 밤새도록 그를 붙들고 그의 귀에 악마의 지혜를 속삭이던 비류연의 얼굴이 떠올라 몸서리쳐지는 염도였다.
“팔자에도 없는 무당산행이라니…… 뭐! 여기 한 곳에 묶여 있는 것보다 나을지 모르지…….”
그러나 며칠 가지 않아 염도는 자신의 생각이 12할 정도 틀렸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비류연이 있는 곳에는 어딜 가나 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지, 올려다 보는 하늘이 원망스러운 염도였다.
제발 이 관계가 하루 빨리 끝났으면 좋으련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려는 것은 세상과 세상의 묵시된 규칙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염도가 마진가를 방문한 후 아침 조례 시간.’
“그런 관계로 이 학년 천검조의 아이들 합숙 훈련 장소를 아미산에서 무당산으로 변경하는 바이오. 또한 염도 노사의 간청에 따라 사 학년 주작단원들을 특별 수 련의 명목으로 이번 무당 합숙 훈련에 합류시킬 것을 허가했소. 인솔은 염도 노사가 맡을 것이오.”
조례회의 석상에서 있은 마진가의 폭탄 선언에 무사부들 이하 원로들은 모두들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여기저기서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아니… 그 성질 급하고 혼자이길 좋아하는 염도 노사가 그런 일을 자청하고 나섰단 말인가?”
“으음…….
내 귀로 듣고도 믿기 힘든 일이로군. 확실히 저번에 있었던 청룡단과의 비무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지!”
“맞네. 설마 주작단이 최고의 기재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청룡단을 이길 줄 그 누가 짐작했겠는가! 염도 노사의 교육이 빛을 발했다는 것이겠지. 그래서 관주께서 이번에 주작단을 다시 한 번 염도 노사에게 맡긴 것일 테고…….”
반대는커녕 오히려 모두들 이번 결과를 수긍한다는 태도였다. 쑥덕거림 탓인지 약간 어수선해진 장내를 정돈시키며 관주 마진가가 한 번 더 폭탄 선언을 했다.
“그리고 삼절검 청흔도 칠절신검 모용휘랑 같이 무당산으로 보내기로 합시다.”
“허허! 이번에는 청흔까지! 관주께서 아주 작정을 하시고 아이 단련에 신경을 쓰시는구려.”
“글쎄 말입니다. 이번에도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알아서 북 치고 장구치고 결론까지 깔끔하게 해주는 무사부와 원로들이었다. 비록 그들의 결론이 진실 하고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다.
회의 석상에서의 반론은 없었다. 모두들 이번 결정으로 도출될 성과물에 대해 내심 인정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누가 뭐라 해도 상대는 천무학관 최고의 기재들 과 검성의 후계자가 아닌가. 주작단의 실력은 저번 청룡단과의 비무로 공식적으로 검증되어 있었다.
그리고 청흔과 모용휘 건은 천무학관에서도 보기 드문 특혜였다. 최대의 호적수로서 서로 경쟁하여 더욱 실력을 쌓으라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기도 했다.
그만큼 모용휘와 청흔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이제 그날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소! 모두들 분발하도록 합시다. 수고해 주시오!
이렇게 해서 천무학 관주 마진가가 내린 특단의 조치에 의해, 주작단 16명과 삼절검 비천룡 청흔은 이번 합숙 훈련조 천검조와 동행할 것을 명받았다. 그리고 그 인솔 책임은 염도에게로 돌아갔다는 공문이 나붙었다.
공고
주작단 남궁상 이하 15명은 금년 6월 부로 2학년 천검조와 함께 염도 곽노사의 담당 아래 무당산에서의 특수 보강 훈련을 명함.
모월 모일
천무학관주 무적철권 마진가.
이 공고에는 괴이한 능력이 담겨 있는지 이를 보고 눈이 까뒤집어지는 사람이 16명 있었다고 한다. 입에 거품을 물고서. ….. 주위에서 지켜보기에 얼이 몽땅 빠 져나간 듯한 그 모습이 무척이나 안쓰러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