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란종결자 6권 – 5화 : 풀리지 않는 의문

왜란종결자 6권 – 5화 : 풀리지 않는 의문


풀리지 않는 의문

“뭐・・……뭐라구요? 어떻게………어떻게………….’

은동은 말도 잇지 못하고 더듬거렸다. 그러나 놀란 것은 은동만이 아니라 유정도 그러했다.은동이 이 렇게 훌륭한 법력을 이루고 장성한 것을 보니 은동 이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되지는않았다.

하지만 정말 자신이나 김덕령이 은동을 가르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나 김덕령이 가르쳤다면 절 대 은동을 이런 경지로까지 끌어올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던 중 유정은 또 한 가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은동은 지난번 만났을 때는 열살 남짓한작은아이에 불과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그 사이 이렇듯 장성했단 말인가?

“은동아, 그리고… 너는 어떻게 그렇게 성장하였느냐?”

“예? 음…… 그건 세월이 지났으니………….”

“네가 나와 헤어지고 얼마나 세월이 흘렀는지 그것도 모르느냐?”

“그건….. 그건 잘 모릅니다. 동굴에 들어가서 수련 만 하며 지냈기 때문에… …….”

“햇수로 오년, 만으로는 사년 남짓밖에 지나지 않 았다. 지금은 정유년(1597년)이야. 정유년이월 스 무이렛날이다!”

“예? 그렇습니까?”

“그런데 너는 스무살은 된 듯싶구나. 나와 헤어졌 을 때에 너는 불과 열살이었는데 어떻게오년 사이 에 이토록 성장했다는 말이냐?”

은동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도대체 어찌된 일인 지 하나도 알 수가 없었다. 은동은 어쩔줄을 모르 고 혼란스러워하다가 문득 오엽이를 찾았다.

그러나 오엽은 어느새 홀연히 사라지고 없었다. 그 자리에는 한 장의 편지만이 남아 있을따름이었다. 은동은 혼란과 두려움으로 몸을 떨며 그 봉서를 찢 었다.

순간 흰색의 길다란 터럭 한 올이 너울대며 떨어졌 다. 은동이 잊지 못하는 바로 그 터럭이 틀림없었 다.

“호유화!”

은동은 갑자기 눈에 핏발이 섰다. 얼른 봉서를 북찢어 편지를 꺼냈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져있었다.

– 공력은 늘었느냐? 이제 상대가 될 법하구나. 네게 담력이 있다면 이 계집아이를 구하러오너라. 보 름 뒤 좌수영 부근에서 만나자.

“이… 이…… 요물! 오엽이까지 잡아가다니!”

은동은 이를 뿌드득 갈았다. 그리고 무엇인지 뜻 모 를 소리로 외치며 저주를 해대다가 문득법력이 뒤틀 리는 것을 느끼고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은동은 멍한 상태에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눈앞이 빙빙 돌고 모든 일이 꿈만 같았다. 어젯밤유정의 이 야기로는 김덕령은 이미 죽은 지 오래된 사람이라 했다. 그리고 유정도 은동을 가르친 일은 전혀 없다 고 하였다. 더구나 자신의 몸은 누가 보아도 이상하리만큼 빨리 자라있었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은동이 그런 악몽에 시달리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 앞에는 낯익은 둘의 얼굴이 보였다.하나는 여전 히 조금은 거칠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는 흑호였고, 또 하나는 여전히 냉랭한 얼굴의 태을사자였다.

“태을사자님! 흑호님!”

은동이 일어나자 흑호가 눈물을 흘리며 히죽 웃었다.

“허허…………… 은동이…… 많이 컸구나. 허허 무사하니 다행이다.”

은동도 그 둘을 만나니 비록 그들이 사람은 아닐지언정 반갑기 그지없었다. 냉랭한 태을사자도 짧지만 격앙된 어조로 말을 건넸다.

“훌륭히 컸구나…….”

“도대체 어떻게 알고 오셨나요?”

그러자 흑호는 껄껄 웃었다.

“내가 조선땅 뭇 금수의 우두머리가 된 걸 잊었냐? 모든 금수가 내 눈이요, 귀인데 내가 그런 걸 모를 려구.”

잠시 시간이 흘러 감정이 조금 진정되자 은동은 그 간의 이야기를 둘에게 했다. 흑호는 은동이 법력을 이루었다는 말에 크게 기뻐했다.

“이봐, 은동이. 어여 나랑 팔씨름 한 번 해보자. 얼 마나 늘었는가 보자!”

“에이…… 제가 어떻게 흑호님 상대가 되겠나요?”

“아니여.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해보자!”

은동은 쑥스럽기도 했지만 흑호의 순진한 기분에 함께 휩쓸려 난데없이 팔씨름을 한판 했다. 세 번 하여 흑호가 세번 다 이겼지만 흑호는 고개를 휘휘 저었다.

“네가 이 정도라면 천하에 너를 당할 인간은 없을 게다. 너 불과 오년 사이에 어찌 법력이그리 강해 졌누? 내 보기에 오백년 공력은 있는 것 같다.”

은동은 그 말을 듣고도 농담으로 알았다. 오백년이라니, 말도 안 된다고………………

“설마요?”

은동이 믿지 못해 중얼거리자 태을사자가 고개를 저었다.

“그 이상이네. 아직 은동이 다 발휘할 줄을 몰라서 그렇지.”

그 말에 은동은 깜짝 놀랐다. 그래서 은동은 지난 일을 조금더 세세하게 태을사자에게 들려주었다. 그 러자 태을사자는 오래 생각해 보지도 않고 딱 잘라 말했다.

“호유화가 한 일이 분명하다.”

“네? 호유화가요?”

“그래. 네가 아무리 총명하고 아무리 훌륭한 비급으 로 연마를 했다 해도 이런 공력을 오년사이에 이룰 수는 없다. 더구나・・・・・・.”

태을사자는 날카로운 눈초리로 은동을 보면서 덧붙였다.

“아무리 보아도 지금의 너를 열다섯 먹은 아이로는 볼 수 없구나. 분명 네 나이는 스물 가깝게 되었을 것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요? 분명 오년밖에 안지났 …….”

“호유화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녀의 법력이면 시간의 흐름을 일부 조절하는 것도 가능할 테니까. 성성대룡도 지난번 중간계에서 우리를 태워다 주면 서 자기 주변의 시간을 수백배로 변화시킬 수 있었 는데, 호유화가 성성대룡만 못하다고는 나는 믿지 않는다. 분명 호유화가 술수를 부려 동굴 주변의 시간을 변화시켰을 것이야.”

“허지만…… 은동이도 시간관념은 있었을 건데?”

흑호가 의아한 듯이 말하자 태을사자는 고개를 저었다.

“매일, 은동이가 눈치채기 어려울 정도로 서서히 시 간을 늘렸겠지. 아마 두 배나 네 배 정도로 늘린 것 같네. 은동이가 법력을 닦던 초기에는 이상하게도 해도 떨어지지 않은 사이 여러 번 밥을 먹었다고 하 지 않았나? 밤에 시간을 늘리면 금방 깨어나서 눈 치를 챌 테니 시간은 낮에 늘렸겠지. 그렇다면 대략 시간을 네 배로 늘렸을 것이야. 그래서 오년이지만 실지로은동이에게는 십년이 흐른 것이 분명하네.”

“낮에만 늘리면 세 배면 되지, 왜 네 배유?”

셈이 잘 안 돌아가는 흑호가 묻자 태을사자는 웃어 넘겼다.

“네 배가 맞네. 잘 생각해 보게.”

흑호가 왜 네 배인지 생각하는 사이에 은동이 물었 다.

“그러면 공력은요? 저는 분명 수련을 하여서…….”

“인간의 수련에 대한 것을 나는 조금 알고 있다. 그 러나 네가 겨우 십년 수련하여 그 정도경지에 올랐 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야. 나에게 네가 수 련하던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느냐?”

은동은 수련하던 이야기를 대강 태을사자에게 들려 주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임독양맥과생사현관이 타통되지 않아 고생스럽다가 문득 다시 보니 기경팔 맥과 십이중루 등 모든 혈도가 열려 있었다는 이야 기에 이르자 태을사자가 무릎을 쳤다.

“바로 그거다. 분명 누군가가 그때 네가 정신을 잃 고 있을 때쯤 공력을 너에게 전이시켜 주었을 것이 다. 조선땅에는 우리가 모르는 특별한 존재들도 없고 마수들이 너에게 공력을 넣어줄 리는 없으니, 그건 분명 호유화가 한 것일 게야.”

“하지만 호유화가 왜요? 호유화는 분명히 내 원수인데…………….”

그 말에 태을사자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낸들 알겠느냐? 나도 알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어떻게든지 해서 알고만 싶단다…….”

“처음에는 호유화가 홧김에 그랬다가 나중에 세월이 지나면서 마음을 돌린 것은 아닐까?”

흑호가 말하자 은동과 태을사자는 좀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구태여 반박하지는 않았다. 워낙 호유화의 속을 알 길이 없었으니 말이다. 순간 은동은 분노가 치솟았다.

“어쨌거나 용서할 수 없어요! 오엽이는 또 왜 잡아 간 거야!”

“오엽이? 그 계집아이 말여?”

“맞아요.”

“허어, 그 아이가 내내 너랑 같이 있었구먼. 허허, 이거 보통 사이가 아닌 듯 헌데……. 히히.”

흑호가 공연히 실실 웃자 은동의 안색이 변했다. 태 을사자는 얼른 흑호를 나무라고 은동에게 말했다.

“또 다른 것은 없었느냐?”

“있어요! 호유화가 오엽이를 잡아가며 편지를 남겼어요.”

“편지?”

은동은 호유화의 편지를 흑호와 태을사자에게 보여 주었다. 그러자 흑호는 의아하다는 듯말했다.

“이게 뭐여? 그럼 결국 은동이와 결판을 내자는 거 아녀? 원참. 난 하나두 모르겄네.”

“더구나 호유화는 왜 오엽이를 잡아갔을까요? 그것 만 아니어도 용서할 수 있었는데… 그것만 아니 었어도…………….”

은동은 다시 분한 듯 입술을 악물었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태을사자의 반응은 달랐다. 태을사자는 조용히 뭔가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은동에게 말했 다.

“은동아, 그 일은 내게 맡겨주지 않겠느냐?”

“예? 사자님이?”

“그렇다. 너에게는….. 으음…… 부탁할 일이 한 가 지 있단다. 더군다나 너는 이제 다 컸고,공력 또한 뛰어나니 일을 청하고 싶구나.”

하지만 뜻밖에도 은동이 딱 잘라 말했다.

“난 아무 일도 하지 않기로 맹세했어요!”

“은동아………….”

“천기니 뭐니, 이젠 지긋지긋해요! 그깟 일에 얽혀 들지만 않았다면 아버지도 돌아가시지 않았을 거라 구요! 난 안 해요! 아무 것도 안 할 겁니다!”

“흐음…….”

격함을 이기지 못한 은동이 한 마디 더 했다.

“더구나 이 공력은 내가 닦은 것도 아니고 호유화가 준걸 거라면서요? 그런 공력, 쓰고 싶지도 않아 요! 호유화는 날 가지고 놀려고 공력을 준 것이 분명하다구요. 편지를 보시면 알잖아요?”

하지만 태을사자는 넌지시 말했다.

“허나………… 그 공력을 쓰지 않고 오엽이를 구할 수 있겠느냐?”

그 말에 은동은 대답할 말을 잊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태을사자가 다시 말했다.

“네가 그 일을 해주지 않으면 우리가 일에 얽매일 수밖에 없고, 그러면 우리는 보름 후에너를 돕지도 못한단다. 은동아, 호유화가 준 공력으로 호유화를 이기고 오엽이를 구할 수 있다고 여기느냐? 하지만 우리가 도우면 어떨까? 그러니 우리를 도와주려무 나. 우리도 너를돕겠다.”

“그건・・・・…..그건……”

은동은 한참이나 머뭇거리다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뭔지 들어나 볼까요? 도대체 무슨 일이지요?”

그러자 흑호가 휴 하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도 잘 아는 사람 일이여. 너 없는 사이, 큰일이 났어.”

“무슨 큰일이지요?”

태을사자가 흑호의 말을 이었다.

“큰일은 세 가지란다. 첫째, 유계의 대군이 돌연 사 계에 맹공으로 돌아섰다. 그들은 거의 전멸된 줄 알 았는데 무시무시한 위력으로 다시 사계를 덮쳐가고 있어…….환계가 그들에게맞서고 있지만 전혀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거야.”

“그럴 리가요·····..”

팔계의 구조에 대해 잘 모르는 은동으로서도 그 말 이 믿기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일 개계 대 계의 싸움인데 어찌 환계가 유계를 당해내지 못한다는 말 인가? 태을사자는 혼란스러워하는 은동을 보며 계 속 말을 이었다.

“둘째, 왜국은 그간 명국을 통해 조선과 강화를 하 려고 했고 한동안 싸움은 그쳤다. 그러나모든 조약 이 깨어졌단다. 왜군은 다시 대군으로 조선땅에 쳐 들어왔어. 새로운 전쟁이 다시시작된 것이다.”

“그간 강화가 이루어졌었나요?”

“그래, 지난 사년간이다.”

태을사자는 그간의 이야기를 간략히 은동에게 해주 었다. 그리고 김덕령의 이야기도 해주었다. 1596 년 이몽학이라는 미친 작자가 반란을 일으켰다. 김 덕령은 그해 이몽학의 난을 토벌하라는 왕명을 받 고 출군하였으나 가는 도중에 이미 난이 진압되어 퇴군하였다.

그런데 나중에 이몽학의 잔당 중 신경행이라는 자가 이몽학이 김덕령, 이덕형 등등 유명한장수 및 신하 들과 내통하였다는 허위보고를 하였다.

은동이 깜짝 놀라자 태을사자의 설명이 계속 이어졌 다.

“물론 헛소리이지. 그러나 엄연한 사실이다. 나는 은연중 마수들의 기운이 그렇게 인간들에게 감염되 어간 것이 아닌가 싶더구나. 그러나 네가 없는데 우 리가 어쩌겠느냐? 인간의 일에개입할 수 없으니…………. 마수들은 분명 그것을 알아내고 보이지 않 는 곳에서 우리의 숨통을조이려는 거야. 지금의 상 감도, 그리고 이몽학도, 그 신경행이라는 자도 암암 리에 암시를 받았는지도 모르지.”

“그…… 그러면 석저장군님은 그때 돌아가셨단 말인 가요?”

김덕령은 그 무고로 인해 한양으로 압송되어갔다. 그러나 실제로 선조는 너무도 무서운 김덕령의 용 맹을 듣고 그를 두려워하게 된 것이다. 이때는 민심 이 극도로 흉흉해져 있었고 조정을 원망하는 소리가 높아져 이몽학이란 자가 난을 일으키기까지 했다.

그런 판에 김덕령같이 무서운 장수가 난을 일으킨다 면 아무도 막을 자가 없다고 선조는 생각한 것이다.

이에 선조는 이 무고한 명장을 옥에 가두고 모진 국 문으로 결국 죽게 만들었다. 이는 선조의 상투수단이었으니 국문하는 중에 모질게 매를 가하여 도중에 제품에 죽게 한 것이었다.

김덕령은 고문이 가해져 두 다리뼈가 박살나자 하도 억울하여 그 상처 입은 몸으로 몸을 결박한 오라를 모조리 끊고 무릎만으로 담을 뛰어넘었다가 돌아오 면서 울부짖었다.

“내가 정말 도망치려고 마음 먹으면 왜 도망치지 못 한단 말인가? 나는 죄가 없고 하늘을 보아 떳떳하 며 조정에 충성하는 마음이 변함이 없으니 참고 있 는 것인데, 정말 나를 때려죽이려는 것인가?”

그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가 없었으나 모진 선조는 그런 김덕령을 이번에는 쇠사슬로 결박 하고 더욱 모진 매를 가해 마침내는 때려죽이고 말 았다.

이렇게 하여 조선은 물론이고, 명국과 당시 그 어디에도 겨룰 자가 없었던 희대의 신력을타고난 명 장 김덕령은 자기가 모시던 상감의 손에 의해 원혼 이 되고 말았으니, 그의 나이그때 겨우 서른세 살 의 젊음이었다. 은동은 김덕령의 비참한 최후를 전 해듣고는 눈물을 흘렸다.

“김장군님이………김장군님이 그렇게까지………… 도대체…….”

“답답한 노릇이다. 그 일은 크나큰 여파를 몰고 왔 단다. 그 일이 전해진 이후, 조선 팔도의의병이란 의병들 거의가 전의를 잃고 스스로 해산되어 버렸단 다. 백성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의병만은 나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해대고 있단다. 일국을 이끌어 나 가는 상감이 제 수족을 제가 끊으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지. 더구나 난리는 다시 일어나려고 하는데 말이다……….”

은동은 한참이나 눈물을 흘리다가 물었다.

“그러면 홍의장군 곽공께서는요? 그분은 석저장군 과는 절친하셨는데………….”

“그분도 김공의 죽음에 충격을 받으시고 기회를 보아 몸을 뺄 생각을 하고 계시는 듯하다…..”

“좋아요. 난리가 다시 났는데 나라는 대비가 부족하 단 말이지요? 그렇다고 날더러 어쩌라는건가요? 김 공마저도 그토록 허무하게 죽음을 당하는 판인 데…………….”

은동이 영 떨떠름하게 나왔지만 태을사자는 아무 말 도 않고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세 번째 이야기이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구나. 은동아, 왜란종결자인 이순신・・・・・・ 그 사람이 지금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단다.”

“예?”

이번에는 은동도 놀랐다. 이순신이 죽음의 위기에 처해 있다니?

“누가 그분을 해치지요? 마수들인가요?”

그러자 태을사자는 낯빛이 어두워졌다.

“아니다. 그러면 우리가 힘을 쓸 수 있겠지…”

“그러면요? 왜국의 자객인가요?”

“그것도 아니다.”

“그러면요?”

“바로 조선의 상감이다. 상감이 이순신을 죽이려 하고 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