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 – 11화


“이제 오는군, 오늘은 좀 늦었군 그래.”

“예, 백작님께서 먼저 와 계시군요.”

이드들은 대회장에서 이미 도착해 있는 백작 일행들을 볼 수 있었다. 이드들은 여관의 주방에 약간의 문제가 발생해 아침이 늦어졌기 때문에 대회장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그러나 대회 시작 전에 도착했으므로 큰 문제는 아니었다.

“그런데 어제는 못 물어봤네만, 자네는 왜 나가지 않았나? 자네 정도면 우승할 수도 있을 텐데. 상품은 마법검이니 귀한 거라구.”

‘이 백작, 남이야 나가던 말던 무슨 상관이야.’

“별로 생각이 없어서요. 그리고 마법검이라면 저에게도 있거든요.”

“음? 마법검이 있다고? 그건 귀한 건데, 어디서 구했나!”

“하하, 운이 좋았죠. 무기점에서 샀는데 그게 마법검이더라고요.”

그러자 백작 일행들은 진짜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 자네 상당히 운이 좋구만…….”

“흠! 마법검이라, 내가 좀 볼 수 있겠나?”

“그러시죠. 여기 있습니다.”

이드는 자신이 들고 있는 검을 그리하겐트에게 내밀었다. 그는 그것을 받아 뽑아서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잘 만든 검이구만. 검은 잘 모르지만 잘 만들어진 것 같고 마법 역시 공격계와 방어마법이 같이 걸려 있군. 8클래스의 마스터가 공들여 만든 검인 것 같군. 위력도 좋겠어. 잘 봤네. 잘 간수하게나. 그 정도 검이라면 상당한 값어치가 나가는 검이라네. 여기 상품으로 걸린 검보다는 확실히 뛰어난 검이니까.”

“예, 알겠습니다.”

이드는 그에게서 다시 검을 받아들었다. 그런데 옆에 두고 있으려니 상당히 귀찮았다. 거기다 손으로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이 한몫했고, 원래 이드는 뭐 들고 다니기를 싫어하는 성격이다.

‘좋다! 결정했다. 어차피 라미아보다 성능도 떨어지는 거, 줘버리자…… 아깝긴 하지만…..’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이드는 자신의 옆에 있는 그래이에게 검을 불쑥 내밀었다. 그러자 그래이는 왜 그러냐는 듯한 표정으로 어쨌든 내밀어진 검을 받아들었다.

“이드, 왜?”

“그거 이제 네가 들고 다녀!”

“뭐?! 진짜? 진짜 그래도 돼?”

“그래, 검 두 개나 들고 다니려니 귀찮아!”

“야! 그래도 이건 마법검이라구…..”

‘녀석, 상당히 노력하는군. 갖고 싶으면서……’

“가져. 괜찮아. 난 다른 거 있으니까!”

“진짜지! 이거 나 주는 거 다시 달라고 하기 없기다.”

‘으~ 이 녀석이 진짜 유치하게 나오네.’

이런 대화를 듣던 백작 일행이 이드를 보고 당황해했다. 마법검을 남에게 주다니…. 보통 그런 일은 절대 없다. 뭐 죽을 때 남에게 주는 건 이해가 되지만, 가지고 다니기 귀찮아서 주겠다니…… 물론 다른 이드 일행들은 그러려니 했다. 이드 녀석이 무기점에서 마법 무기를 들고 나와 일리나와 하엘에게 그냥 넘긴 일도 있기에 말이다.

“이보게 이드군, 자네 하는 일에 뭐라고 할 생각은 없으나 마법검은 상당히 값비싼 것이네. 그렇게 함부로 다른 이에게 줘도 되는가?”

“상관없습니다, 백작님. 제겐 다른 검이 있는데다가 저건 제게 별로 쓸모가 없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어차피 같이 여행할 동료인데 강한 검을 가지고 있으면 저도 든든하겠죠.”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할 수 없지만, 하여간 어린 사람이 통이 넓구만…”

이런 백작의 말이 끝날 때,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울렸다. 그러나 이드는 대회에는 별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어제 본 것으로도 어느 정도 수준을 짐작한 것이다. 이드는 대회장에서 시선을 거두고 허리에서 단검을 빼들었다. 그리고 손잡이 부분에 감겨있는 가죽을 풀었다. 그러자 드러나는 검신은 반짝이는 은색이었다. 그리고 손잡이 부분에 길쭉하게 생긴 보석이 박혀 있었다.

‘흠, 괜찮은데…. 라미아. 이 검의 봉인을 풀…… 아니지, 여기서 풀면 마나가 움직일 테고… 라미아, 내 주위로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매직 실드를 형성해줄래?’

[형성되었습니다, 이드님.]

‘고마워. 그럼 이 검에 걸린 봉인을 풀어줘.’

[그럼 검을 놓아주십시오. 봉인의 해제로 그 검을 잡고 계실 경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오우! 그런 걱정은 붙들어매셔. 걱정 말고 풀어줘….’

그리고는 이드는 자신의 몸에 호신강기를 둘렀다.

[이드님의 몸 주위로 마나의 압축 실드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드님의 안전이 확보되었으므로 봉인을 해제합니다.]

‘호~! 그럼 내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봉인을 해제하지 않았겠는걸?’

이드가 이렇게 생각하며 손에 들린 검을 바라보자 검에서 푸른색이 은은히 빛나며 떨려왔다. 그리고 손잡이 부분과 폼멜 등은 더욱 빛을 발하고 검집은 먼지와 녹이 다 떨어지고 화려한 모양을 드러냈다. 그리고 검에서는 향긋한 꽃향기와 같은 것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푸른빛이 사라졌다.

[검의 봉인을 해제하였습니다, 이드님.]

‘흠, 좋았어. 그런데 이 향기는 뭐지? 검에서 나는 것 같은데…’

[검의 제작에 꽃의 여신이라는 일라이져의 꽃이 들어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마법으로 여러 가지 효과를 부여한 것입니다, 이드님. 그 향기는 정신을 맑게 하며 마음을 안정시킵니다.]

‘이야! 좋은데, 라미아. 고마워.’

[별 말씀을요, 이드님. 그리고 주위의 매직 실드를 해제합니다.]

‘애가 대답을 다하네… 평소엔 내가 물을 때만 답하더니.’

이드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검을 허리에 찼다.

“음? 이게 무슨 냄새지? 일리나, 꽃향기 같지 않나요?”

“예, 나는군요. 무슨 꽃인지는 알 수는 없지만……”

“음? 그러고 보니 이거 희미하게 나는데, 누가 향수를 뿌린 거야?”

‘호, 이 검의 냄새가 맡아지나 보지?’

“향기는 좋은데?”

일행들은 그렇게 말하더니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시합에 시선을 모았다. 마침 한 시합이 끝나고 레이나인이 출전하는 시합이었다. 이번에는 마법사가 아닌 검사가 상대였다. 그 검사는 어제 마법사를 간단히 이겼던 그 용병이었다.

“흠! 이번 시합은 힘들겠군.”

백작이 시합 대위를 보며 말했다. 역시 딸이라서 그런지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시합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검사는 검을 들고는 있으되 쉽게 접근하지는 않았다. 레이나인 역시 검사를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주위에는 언제 불러냈는지 빛의 정령인 라이드가 떠있었다.

첫 공격은 레이나인이 시작했다. 그녀는 주위에 있는 빛의 정령들을 위, 아래와 양 방향, 그리고 앞을 막고는 검사를 향해 날렸다.

그러나 그는 전혀 놀라는 표정 없이 검으로 자신의 가슴을 향해 날아오는 빛의 정령을 찔렀다.

“저런… 저러면 빛의 정령이 폭발해서 충격으로 뒤로 밀릴 텐데……”

일란이 그렇게 말할 때 그 검사는 아무 충격 없이 서 있었다. 다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의 검에 약하지만 푸르른 색이 흐른다는 것이다.

“흠… 검기군. 검기로 정령을 소멸시켜버렸군. 그렇담 폭발하지도 않을 테니…… 저 청년도 젊은 나이에 소드 마스터 초급에 들다니… 이거 아무래도 레나가 질 것 같소이다. 백작…”

“그럴 것 같습니다. 상대는 소드 마스터 초급. 정령술과 마법을 어느 정도 익혔다 하나 저 아이는 실전은 처음이니…”

백작과 궁정마법사인 그리하겐트의 말대로 레이나인이 몇 가지의 마법을 써보았으나 검기로 막거나 피해버렸다.

그러자 레이나인은 그 검사를 바라보며 한마디를 던졌다.

“대단하시네요. 그럼 마지막 공격을 하죠. 만약 이것도 피하신다면 제가 진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충고를 하자면 맞받아 치실 생각은 않으셨으면 합니다. 소드 마스터 초급으로는 이 공격을 막을 수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리고는 조용히 캐스팅에 들어갔다. 물론 자신의 주위로 정령들을 깔아놓고 말이다.

“신야르누 아야흐나임… 물의 정점에서 물을 다스리는 그대의 힘을 지금 내가 빌리고자 합니다. 워터 레일라 당신의 힘으로 지금 내 앞에 있는 적을 멸하소서… 퍼펙트 워터 블래스터…”

그러면서 그녀는 두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그녀의 손 주위로 원을 그리며 마법진이 나타났고, 그 마법진에서 엄청난 굵기의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곧바로 그 검사를 향해서 날아갔다.

그가 그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위에서 내려가야 했다. 아니면 그 마법을 직통으로 받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것을 느낀 그는 순간적으로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어리었으나 곧 품속에서 작은 구슬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앞으로 던지며 외쳤다.

“화이어 실드!”

그러자 그의 주위로 불꽃으로 이루어진 붉은 막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곧 실드로 레이나인의 마법이 작렬했다.

두 마법이 부딪치자 치지지지지… 거리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양의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그러나 그런 중에 화이어 실드란 것이 깨어졌다. 그의 화이어 실드보다 레이나인의 퍼펙트 워터 블래스터가 더 강력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그 마법 역시 화이어 실드와의 충돌로 처음보다 기세가 많이 약해져 있었다. 그러자 검사는 곧 검에 마나를 주입하고는 블래스터를 갈랐다. 그러자 약해진 블래스터는 그의 양옆으로 갈라지며 사라졌다.

마법이 사라지자 곧바로 레이나인을 향해 달려가려던 그는 그 자리에 멈추었다.

레이나인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무리하게 큰 마법을 사용한 것 같았다.

“학학… 그걸… 막다니… 학… 상당한 실력이네요…”

“제가… 학… 후… 졌습니다.”

그녀의 말에 감독원이 검사의 승리를 결정하고 백작과 그리하겐트가 달려와 그녀를 데리고 내려갔다. 그리고 그녀를 데리고 대 아래로 내려온 그리하겐트는 그녀에게 회복 마법을 전개했다.

“리커버리.”

“감사합니다. 그리하겐트님.”

“별말을 다 하는구나. 어서 일어나야지.”

레이나인은 백작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다. 그런 그녀에게 그 검사가 다가왔다.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 우승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별 말씀을요. 잘 싸우셨습니다. 제 이름은 라이너라고 합니다. 그럼…”

그는 그녀와 백작에게 인사를 하고 물러났다.

서로 인사를 건넨 그들은 다시 이드들이 있는 자리로 돌아왔다.

“훌륭했어. 레나.”

“이번에는 상대가 안 좋았어. 그 정도면 잘한 거야. 저놈이 너보다 좀 강할 뿐이지.”

그녀의 오빠와 시오란이 각각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나 별로 할 말이 없고 또 말하기도 어색한 이드들은 그냥 앉아 있었다.

“자, 여기 앉아라. 여기서 시합이나 마저 보고 가자꾸나. 오늘은 내가 네가 갖고 싶어 하는 걸 사주마.”

“호호, 아버지 인심 쓰시네요. 정말 다 사주실 건가요?”

“그럼!”

‘으… 닭살 돋아…’

그러는 사이 다시 한 시합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특이한 상대는 없었고 금방 마지막 시합이 이어졌다. 결승에 오른 사람들은 레이나인을 쓰러뜨린 라이너라는 검사와 검은 후드를 쓴 얼굴을 알 수 없는 마법사였다.

“일란, 저 마법사 누굽니까? 아까도 다크 쉐이드라는 기분 나쁜 걸로 이기더니…”

이드가 말하는 것은 전 시합이었다. 저 마법사가 상대 검사에게 다크 쉐이드라는 마법을 걸자 그의 주위로 검은 안개 같은 것이 싸여갔다. 그것은 늪처럼 그 검사를 서서히 머리까지 덮쳐갔고, 공포를 느낀 검사가 항복할 것을 선언해서 겨우 살았다. 만약 끝까지 버텼더라면 아마도 죽었을 것이다.

“나도 잘 모르겠군. 보아하니 흑 마법사 같은데… 저 정도의 실력이라면 여기 나올 필요가 없을 텐데 이상하군…”

대위에서는 라이너 역시 상대가 만만찮은 사람인 것을 느낀 듯 신중을 기하고 있었고, 그의 검에는 벌써 검기가 맺혀있었다. 주위에는 마지막 결승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가만히 있던 마법사가 먼저 마법을 시현했다.

“다크 애로우.”

그러자 그 주위로 검은색의 화살들이 날았다. 그 화살은 라이너에게만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주위로 날아들었다. 그러자 구경하던 이들이 황급히 물러났다. 다시 그가 주문을 날렸다.

“화이어 트위스터.”

그러자 그를 중심으로 불길의 바람이 휩쓸었다. 라이너는 급히 검기로 불의 폭풍을 갈랐다. 그러나 그 불길은 그래도 밖으로 퍼져나갔다. 그러자 급히 그리하겐트가 자신의 주위로 실드를 펼쳤다.

“저 마법사 이상하군. 아까의 다크 애로우도 그렇고 이번의 화이어 트위스터도 그렇고 자꾸 주위의 사람들을 물러나게 만들고 있군.”

“그렇군.”

시오란의 말대로 대회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두 멀리 물러나 있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라야 백작 일행과 이드들, 그리고 한쪽에 실드를 펼치고 있는 늙은 마법사였다.

시오란이 이렇게 말할 때 그 흑 마법사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손을 위로 뻗어 주문을 외웠다.

“암흑의 공간을 지키는 그대의 힘을 지금 여기에 펼쳐주소서…”

그러자 그의 손위에 들려있던 검은색의 동그란 패를 중심으로 지름 13m 정도의 검은 막이 형성되었다. 어쩔 결에 막 안에 갇혀버린 일행은 황급히 일어났다.

“이거 아무래도 심상찮군, 클라인…”

“자네 직감이 정확한 것 같아.”

“이것보시오. 이게 무슨 짓이오.”

여전히 주위에 실드를 형성한 채로 그리하겐트가 물었다. 그러자 그 검은 후드 속에서 음습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크크… 몰라도 된다. 너희들이 가만히만 있어 준다면 나도 내 일만 마치고 돌아갈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쪽에 서 있는 늙은 마법사를 향해 외쳤다.

“오랜만이군, 라우리. 네놈이 날 쓰러뜨린 지 30년 만이군. 이런 곳에 있을 줄은 몰랐지.”

그러자 그 말을 들은 그 라우리라는 마법사는 안색이 변하더니 그를 바라보며 힘들게 말을 꺼내었다.

“음… 네놈이었구나… 클리온.”

“크크…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군, 그래.”

“복수인가?”

“아니면 내가 널 왜 찾아왔겠는가? 네놈에게 당해서 난 내가 가진 전 마력과 한 팔을 잃었다. 복수… 당연한 것 아닌가?”

“그 모습을 보니… 계약한 것인가?”

“당연하지. 모든 마력을 잃은 내가 악마와의 계약 외에 네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겠는가? 덕분에 이렇게 강한 힘을 얻었지만 말이야… 크크크…”

그렇게 말하며 그는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검은색의 볼이 나아갔다. 그러자 라우리라는 늙은 마법사는 헤이스트로 급히 몸을 이동시켰다. 그리고 그가 있던 자리는 그 볼이 닿자마자 녹아버렸다.

“잘 피했어. 나도 널 이렇게 가볍게 끝내고 싶지는 않거든?”

“화이어 볼 쎄레이션.”

“훗… 겨우 이 정도 마법을….. 이 정도로는 안 돼.”

그는 화이어 볼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손을 들어 넓게 원을 그렸다. 그러자 그의 손을 따라 검은 원이 그려지더니 화이어 볼을 집어삼켜버리고는 사라졌다.

“클리온…. 어떻게……”

“그렇게 놀랄 것 없다. 물의 기운이여 차가운 숨결을 품으라…. 아이스 스피어.”

그의 주문에 따라 얼음의 창이 라우리란 마법사를 향해 날았다.

“화이어 블럭.”

그의 앞에 불꽃의 벽이 생겨 얼음의 창을 막았다. 그러나 두 개 정도의 창은 그냥 불꽃을 통과하고는 라우리를 향했다. 그는 급히 피해 큰 피해는 없었으나 하나의 창이 팔을 스쳐 오른쪽 팔에 약간의 상처가 났다. 그리고 이번 대결로 둘의 마법력이 확인되었다.

“그리하겐트. 이대로 있다간 아무래도 저 사람이 위험한 것 같군.”

“그렇군요. 마법력도 차이가 확실히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도와야 할 것 같습니다. 누가 내 대신 이 실드를 맞아 주겠는가?”

“그럼 제가 맞지요.”

일란이 나서서 실드를 일행들 주위로 쳤다. 그러자 그리하겐트는 일란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흑 마법사를 향해서 섰다.

“대단하군. 자네 6클래스였는가?”

그리고는 클리온이란 마법사를 향해 손을 뻗었다.

“화이어 월.”

그의 외침에 클리온의 주위로 불꽃의 장벽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때 라우리가 이쪽으로 급히 다가왔다. 그리고 대위에서 있던 라이너 역시 일행에게로 뛰어왔다.

“고맙소. 그런데 이렇게 하시면 위험할 것이오.”

“별 상관없습니다. 설마 저자가 마법사 세 명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리하겐트의 그러한 말에도 라우리의 얼굴은 펴지질 않았다. 그리고 그때 라우리의 얼굴 표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화악하는 소리와 함께 클리온의 주위에 있던 불꽃이 사라졌다.

“분명 내가 내 일에 상관치 않는다면 아무런 피해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이렇게 덤빈 것은 분명 죽고 싶다는 말이겠지?”

“글쎄, 당신이 우리를 이길 수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러나 나는 그렇게 보지 않거든. 그리고 밖에서도 그냥 있진 않을 테니까 말이야!”

그리하겐트의 자신 있는 말은 클리온의 말에 의해 구겨졌다.

“실망시켜 미안하군… 이 결계는 절대 결계다. 이걸 얻는 데 꽤 고생한 만큼 앞으로 몇 시간은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상대라…. 내가 복수를 위해 그 정도도 생각하지 않았으리라 보는가?”

“클라인 그리고 모두 조심하게.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

“암흑의 순수함으로….”

그러자 실드 위로 어둠이 덮쳐왔다. 그것은 실드와 부딪히자 격렬한 스파크를 발했다.

“이대로 있다간 실드가 곧 깨어질 것 같습니다.”

일란이 일행을 향해 급하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곧 하엘이 신성력을 발했다.

“아리안님, 지금 제게 다가오는 어둠을 막아주소서…..”

그러자 아리안을 중심으로 푸른빛이 퍼져나갔고 실드를 공격하던 어둠이 아리안의 신성력과 충돌하여 실드에서 조금 멀어졌다. 그러자 곧바로 그리하겐트와 라우리가 마법을 난사했다.

“원드 스워드.”

“라이트 매직 미사일.”

마법공격을 받은 어둠은 서서히 사라졌다. 그러자 하엘 역시 신성력을 거두었다.

“이렇게 방어만 해서는 안 되겠어. 공격을 하지 않으면 당할지도 몰라.”

“맞습니다. 그럼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라우리가 공격을 시작했다.

“불꽃의 검으로 적을 가를 것이다. 화이어 블레이드.”

그러자 큰 불꽃의 검이 클리온을 향해 날았다. 그리고 그 뒤를 그리하겐트가 이었다.

“지아스 크루노 라무이…. 암흑의 힘으로 적을 멸할 것이니… 폭렬지옥.”

클리온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불의 검을 어둠의 검으로 막아버렸다. 그런데 그 뒤를 이어 자신의 주위로 마법진이 형성되더니 주위의 마나가 격렬히 폭발을 일으켰다. 클리온은 순간 당황했다. 방금 불의 검을 막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대비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나와의 계약에 따라 라그니 루크라문이여, 날 보호하소서.”

그러자 그의 주위로 검은 색의 결계가 형성되었고 그의 주위로 폭발이 일었다.

“제길, 계약자의 보호인가? 그런데 라그니 루크라문이라니….”

“그는 고위악마가 아닙니까? 그것도 암흑의….”

“그렇지. 이거 힘들겠는데, 그런데 어떻게 계약을 한 거지? 그와는 계약하기 어려울 텐데 무언가 제물을 바치지 않는 한….”

그때 먼지가 걷히며 검은 막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막이 양쪽으로 걷히며 클리온이 나타났고 걷힌 어둠이 그의 두 손으로 모였다.

“크크.. 꽤하는 군. 다크 버스터.”

그러자 그의 두 손에 모인 어둠이 하나로 합쳐져 나갔다.

“라그니 루크라문의 힘인가? 그럼… 불꽃이여, 화염이여 여기 그대를 바라는 이에게 힘을 빌려주어라… 플레어.”

그러자 그리하겐트의 손에서 하얀 빛줄기가 날았다. 곧 두 가지, 빛과 어둠이 충돌했고 빛이 밀려버렸다. 다크 버스터는 위력이 약해지긴 했으나 빠른 속도로 날아들었다. 저 정도의 위력이라면 현재 일란이 형성하고 있는 실드를 중화시킬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급히 라우리가 방어마법을 외우려 할 때였다.

“라이트닝 볼트.”

“원드 블레이드.”

“실드.”

곧바로 번개와 바람의 검이 나갔고 약하긴 하지만 실드가 형성되었다. 다크 버스터는 라이트닝 볼트와 원드 블레이드와의 충돌로 소멸해버렸다. 이 일에 백작과 라우리, 그리하겐트 등이 뒤를 돌아보니 일리나와 하엘, 그래이가 각각 검을 빼들고 있었다. 이들은 상황이 안 좋아지자 주문이 필요 없이 시동어만 있으면 사용 가능한 마법검을 사용한 것이다.

“실력도 없어 보이는 것들이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군.”

클리온이 일행을 향해 비꼬았다. 그리고 곧바로 공격을 시작했다.

“이것도 막아보시지. 아이스 스피어. 다크 버스터.”

그는 아이스 스피어를 던지고 라우리가 화이어 블럭을 형성하자 곧바로 두 개의 다크 버스터를 날렸다. 그리하겐트는 그것을 보고 자신이 알고 있는 7클래스의 주문 중 파괴력이 가장 강한 주문을 날렸다. 두 개의 다크 버스터에 상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 방법뿐이었다.

“번개…. 천공의 파괴자, 이곳의 그대의 힘을 발하라… 기가 라이데인.”

그러자 엄청난 굵기의 번개가 뻗어 나갔다. 그 뒤를 이어 그래이의 라이데인이, 그리고 일리나의 마법 아까 그리하겐트와 같은 플레어였다. 각각 하나씩의 다

크 버스터를 향해 날아갔다. 그것들이 폭발할 때였다.

“이걸로 끝일지 모르겠군.. 다크… 버스터.”

사람들은 놀라 바라보았다. 다섯 가지의 마법의 폭발로 피어오른 먼지 사이로 하나의 다크 버스터가 날아왔다.

“젠장, 저 녀석은 지치지도 않는 거야?”

이드는 그렇게 말하며 라미아를 뽑으려다 이번에 구한 검을 뽑았다.

‘성능이 어떤지 한번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