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1부 – 19화
“저기, 대교야.. 너 혹시 지금 몸을 움직일 수 있겠니?”
“…존명..!”
이를 악무는 대교의 표정을 보니 알만하다.
나는 재빨리 대교의 어깨를 잡고 말렸다.
“야, 야- 됐어. 그냥 물어 본 거야. 힘 빼, 힘..
움직일 생각하지 말라구!”
결국… 내가 할 수밖에 없는 건가?
“저기.. 조금 있다가 니 치료를 위해서 말이야…”
응…? 갑자기 대교의 호흡이 거칠어지는 것 같은데?
신음을 참고는 있지만 몹시 힘들어하는 것이 역력한 표정..
음.. 그리고 눈에 띠게 땀방울이 많아지는 것도 같고…
“…조금 있다가가 아니라. 지, 지금.. 니 오, 옷을 벗겨야 하거든?
치료를 위해서니까, 오, 오해 없도록 해…”
“뜻대로..하시길…”
우쒸… 왜 이리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하는 거지?
쪽팔리게 말도 더듬고.. 으.. 여자의 몸을 전혀 모르 는 쑥맥도 아니면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몽몽이 말한 징후인지 이미 대교의 얼굴이 발갛게 홍조를 띠고 있었다.
나는 공연히 떨리는 두 손을 대교의 상의 옷고름으로 가져갔다.
그러다가 문득 대교의 얼굴을 힐끔 보았다.
따악-!
눈이 마주쳤고 대교는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흠, 흐음-! 저기.. 대교야. 눈을 좀 감아 줄래?”
“존명..!”
기집애, 알아서 그럴 것이지 왜 똑바로 눈을 뜨고 보고 거야?
쑥스럽게스리…
음..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네 마리, 양 다섯 마리….
허걱..! 꾸-울-꺽! 으으…..
옷고름을 풀자마자 바로 희고 봉긋한 대교의 가슴이 드러났다.
나는 순간적으로 눈을 감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시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경험이 별로 없어서, 눈 감고도 여자의 옷을 벗길 정도로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진짜, 정말, 실화…닷!).
음.. 대교의 상체를 일으키고 왼손으로는 몸을 지탱하면서..
오른 손으로 상의에서 어깨와 팔을 조심스럽게 빼내고… 어찌어찌 상의는 되었고…
다음은 하의 차례…
………..웃! 서, 설마…
허거거거걱걱꺼-억-!
으으으…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
대교는… 노 팬티..였다!(무(無)속곳..이라고 해야 하나?)
게다가 어-! 어랏-? 뭐야.. ‘만화’에서 나오는 표현들이 그저 과정이 아니었나..?
나 방금 순간적으로 어지러웠다.
내 몸의 혈액이 급격히 어느 한 곳으로 집중이 되어서 그런 건가?
으으… 이거 장난이 아닌데?
..양 열 마리, 양 열 한 마리.. 제기, 양 대신 발가벗은 대교가 줄지어 울타리를 뛰어 넘기 시작했다.
이 방법은 이제 한계다. 으으…
[탈의 후, 땀과 함께 체내에서 배출된 독(毒)을 계속 닦아 내야 합니다. 시행하십시오.]
뭐-? 도, 독.. 이라고?
[인위적으로 축적된 행성 에너지로 인한 인체의 이상은 신경계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오동작합니다.
각 장기에서의 과도한 화학 물질의 생성 즉, 체내에 인체 스스로가 생성한 ‘독’이 발생하게 됩니다.
주인님이 조제한 약은 일단 그 독을 체외로 배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과연… 자세한 뜻은 모르겠지만, 괜히 대교의 몸을 닦아주라는 것이 아니었군.
나는 ‘독’이라는 말에 뜨끔해서 준비했던 천에 서둘러 물을 적셔 대교의 몸을 닦아 내기 시작했다.
천을 두껍게 손에 말아서.. 감촉은 모른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대교의 신체 일정 부위(?)에 상습적으로 내 시선이 가는 것을 느끼며,
나는 문득 아니 고의적으로(?) 생각했다.
나는… 왜 이렇게 이 아름다운 소녀를 겁내는 거지?
정확히 말하자면, 대교를 안는 것을 거부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거지?
뭐… 사실 이런 애를 잠시 농락하고 버릴 마음도 없고..
평생.. 음.. 평생은 장담 못한다.
난 어떻게 든 내가 살던 시대로 돌아가야 하니까..
암튼, 이 예쁘고 착한 소녀가, 어차피 평범하게 가정을 꾸려 살아갈 운명이 못 되는 아이라면
이 곳의 ‘짱’인 내가 데리고 살면서 이뻐해 주고 아껴주고..
실제적인 ‘권력’도 좀 나눠주고.. 뭐, 그게 오히려 이 애에게도 행복한 진행이 아닐까..?
흠…..
하지만 난 대한민국의 모범 청년 ‘진유준’…
적어도 ‘미성년자’를 어쩔 생각은 절대 없다.
이 애가 아무리 이렇게 성숙한 몸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실제 나는 17세.. 우리 시대에서는 교복 입고 친구들과 수다 떠는 것이 어울릴, ‘고등학생’ 밖에 안 된다.
칼같이 서열을 중시하는 가문에서 태어나고 자란 탓일까?
나는 보통의 내 또래들보다 상하관계나 예의.. 자기 역할.. 뭐 이런 것들에 충실한 성격이다.
내가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싸나이’에게 ‘어린 소녀’는 당근.. ‘보호대상’이다.
그리고 또… 이런 아이를 단지, 내가 뒤집어 쓰고 있는 이 원판 ‘극악서생의 몸’에 부여된 ‘권력’ 때문에
우습게 차지할 수 있다는 것도 너무 화가 난다.
음…. 난 나이에 비해 너무 고리타분한 대가 있는 건가?
…하지만 뭐, 꼭 생각 없이 본능대로 행동해야 신세대인 것도 아니고….
후… 별의별 생각이 다 나네.
덕분에 생각보다 큰 동요 없이 대교의 몸을 닦은 것 같다.
제기.. 생각이 하나도 안 난다 어딜 어떻게.. 그리고 제대로 닦아주긴 한 건지…
근데.. 우씨-, 이거 뭐야.. 닦았던 부위에 어느 사이 다시 땀이 맺히고 흐르네?
[이제 두 번 정도 더 닦아 내면 제가 다음 조치를 취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
그럼 이 천을 다시 물에 행구고.. 음, 독..이랬지?
그럼 이 대야(실은 철제 화로)의 물을 버리고 다시 연못으로 가서 새로 물을 떠와야겠다.
………..
새 물을 떠온 다음 나는 잠시 서서 누워있는 대교를 내려다보았다.
아.. 하는 탄성을 속으로 낸 다음에야 대야를 내려놓고..
천천히 다시 한쪽 무릎을 꿇은 자세로 대교의 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나는 확실히 조금 전까지 제 정신이 아니었나 보다.
조금(?) 진정된 마음으로 보니 이 아이.. 대교의 몸은…
정말이지… 후…
늘씬하고, 군살이 없으며, 나올 때 나오고 들어갈 때 들어간 빵빵한 몸매..
제기.. 이 따위 천박한 말은 오히려 욕하는 거다.
천사처럼 비정상적인 아름다움..? 아니, 아니다..
다른 어떤 미사여구를 갖다 붙인다고 해도 역시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다.
대교의 피부는 매우 희며 티끌 하나 없는 것처럼 매끈하며 탄력이 있다.
그렇다고 사람의 몸이 거울처럼 빛을 반사하며 반짝일 리는 없다.
그런데도 ‘눈부시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은..
그래.. 대교는 정말이지 눈,부,시,다.
아름다운 여자가 정욕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때로 그 반대의 현상을 가져오는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실감했다.
어떤 ‘경외심’마저 느끼며 나는 정성스럽게 대교의 몸 구석구석(?)을 닦았다.
가끔은 그런 내 손길 때문에 대교가 야릇한 신음소리를 낼 때도 있었다.
“..아..! 아..흐응….”
뭐.. 어쨌든 얘도 몸은 아주 어린애가 아니니까..
하지만 일단 아름다움에 대한 ‘감상 및 숭배모드’로 돌입한 나는
그런 대교의 본능적인 반응에 대해 그저 ‘재미있다’는 느낌만을 받을 뿐이었다.
물론.. 진정한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철딱서니 없는 놈도 있긴 하다.
예를 들어 아까부터 내 다리 사이에서 탠트를 치고 있으면서
내 행동을 방해하고 있는 이 흉칙한 놈…
쨔샤! 죽어! 얌전히 자고 있으라구 임마!
….응? 어.. 되네..?
…난 정말이지 내가 자랑스럽다.
원판의 육체를 보다 완벽하게 지배하게 된 모양이다. ..후후…..
[독기의 배출이 끝났습니다. 여성에게 이 시대의 술인 ‘침술’을 시행하려면
제가 지난번처럼 외부 작업 모드로 들어가야 합니다.
여성에게 눈을 뜨지 못하게 경고해 주십시오.]
‘외부작업모드’?
지난번처럼 몽몽이 몸체에서 ‘촉수’를 내보내야 한다는 말인가 보다.
“음… 대교야!”
“…..하, 하명하십시오. 곡주님..”
“지금부터, 내가 너에게 침술을 행하려고 하거든?
음… 내 ‘천수금침대법’을 시행할 때 눈을 뜨면 눈을 멀 수도 있어.
그러니까.. 내가 뜨라고 할 때까지 눈을 뜨면 안 돼, 알았지?”
“존명!”
그냥 지난번처럼 눈 뜨지 마!
그렇게만 해도 되지만.. 나도 이 시대 스타일의 ‘말빨’을 길러야겠기에
일부러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번 해봤다.
천수금침대법..? 개뿔이, 그런 게 어딨겠는가!
…..흠!
지난번처럼 몽몽의 몸체에서 징그러운(?) 촉수가 뻗어 나오기 시작했다.
[천수성자(天手聖子)의 금침지의(金針至意)라는 서적에 수록 된 방법을 시행하여
대상 여성의 막힌 혈도를 동시에 풀겠습니다.]
..응?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