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108화 : 오페라의 유령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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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서생 4부 – 108화 : 오페라의 유령 (2)


3. 오페라의 유령 (2)

놈들에게 초대장 다시 보내라고 연락했을 때는, 상당히 즉각적으로 답신이 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얼마간 기다려도 아무 답신이 없었다. 「어쩌죠? 적들은 아직 배고프지 않은가 봐요.」

-더 기다릴 거 없이 신경 끄자. 그쪽은 그쪽이 알아서 할 문제고, 우린 그냥 우리 식으로 하는 거다.

「후훗. 이번에도 주인님의 모토인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에 충실하자 이거죠?」

-그래. 그러니까, 너희 남매도 잘 챙겨먹어라.

「그야 당근… 아, 산드라씨가 벌써 게이트에 도착했어요.」

나는 게이트를 향해 가다가 문득, 길모르 앞에서 멈췄다. 우리가 다녀오는 동안에 길모르 혼자 심심하겠다 싶어서, S의 러브하우스에 가 있으라고 할까를 망설였더니, 길모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캡틴. 난 저 아가씨와 대화의 시간을 좀 가지고 싶은데, 허락해 주겠소?”

응? 누구? 아, 저 이름 모를 여자 뱀프?

그녀는 본래, 리버의 서브 30명 중의 한 명이다. 아까 산드라를 따라왔다가, 잠시 나한테 웨인 놈 첩자로 의심받기도 했지만, 결국 별다른 일없이 그냥 어정쩡하게 대기만 하고 있는 중이었다.

따로 소개받거나 자세히 볼 겨를이 없어서 몰랐는데, 시그마의 도시락으로 선택된 ‘안나’와 어딘가 닮은 것도 같군. 역시 뱀프라서 진짜 나이는 모르겠지만, 안나보다 조금 위일 것 같으면서도, 야무진 인상의 안나보다는 귀염성이 느껴지는 인상이라고 할까?

“흐음. 저런 스타일이 당신 취향이었나?”

내가 공연히 짓궂은 투로 묻자, 길모르는 피식, 싱겁게 웃었다.

“이세계(異世界) 생명체와 혼혈인 뱀파이어는 꽤 흥미로운 소재요. 시그마와 산드라는 같은 에레보스였으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지.”

이 남자, 에레보스 시절에 억눌려 왔던 과학자로서의 탐구심이 다시 불붙긴 한 모양이네. 난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응원하고

지원해주고 싶은 성격인데, 이정도 지원이야, 뭐.

“이봐, 당신! 이름은 뭐지?”

“에, 엘사 엘사 블루’입니다, 로드!”

“응? 블루? 혹시 안나 블루와는 자매?”

“예, 그렇습니다, 로드!”

닮았다 했더니, 정말 자매였군. 근데, 안나와 엘사를 따로 봤을 때는 잘 모르겠더니, ‘엘사와 안나 자매’를 묶어서 생각하니까, 갑자기 레잇 꼬오~ 레잇 고~!’하는 노랫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듯한 기분이 드는구먼. 뭐, 그거야 어쨌든.

“엘사 블루양. 여기 이 길모르 박사께서 데이트 신청을 하시는데, 승낙하겠나?”

“무, 물론입니다, 로드!”

말이 그렇지, 꽤 겁먹은 목소리와 표정이네. 하긴, 자신이 아무리 뱀프라고 해도, 이빨이 아예 들어갈 거 같지도 않은 강철 근육질의 남자가 저렇게 그윽한(?) 눈길로 내려다보고 있으니, 저럴 만도 해. 하지만 나한테 잡힌 포로에게 인권은 없, 아, 아니, 이건 아니고, 하여간, 설마 길모르가 엘사를 잡아먹기야 하겠어? 그냥 이것저것 문진이나 하겠지, 뭐.

가엾은(?) 뱀프 엘사를 길모르에게 넘기고 나서 게이트로 들어가니, 산드라가 새삼 깍듯한(?) 태도로 대교에게 인사를 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대교님! 마계의 왕족과 동등한 싸움을 하실 정도라니, 정말 놀랐습니다.”

산드라는, 두 번이나 대교와 맞짱 떠 봤으면서도, 대교의 내력이 어느 정도인지 감 잡지 못했었나보군. 역시 산드라는 뛰어난 마녀일지 몰라도, 타고난 전사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

“너무 그러지 말아요. 산드라씨의 마법 지식과 능력이야말로 정말 놀랍다고 들었어요.”

“과찬이십니다. 전 그저 책 읽는 것을 좋아해서 조금 알게 되었을 뿐이지요.”

“후후. 우리 소교와 좋은 말동무가 될 수 있겠네요.”

“아, 그분도 역시.”

“소교는 천 년 전부터 서책을 가까이하는 아이였는데, 이번 생에도 여전하지요.”

“어머. 그 분도 대교님처럼 환생하신 분이었군요.”

“아, 동생들 얘기까진 못 들었나요? 실은…….”

이거, 안되겠군.

“저기, 두 분 아가씨들! 나 배고파!”

인사로 시작하여 은근슬쩍 길어지려던 대화가, 그제야 멈추고 있었다.

파아아아앗~!

너무 없어 보이는 대사로 끼어든 거 같긴 했으나, 그 덕에 바로 서울로 돌아 올 수가 있었다. 우리 마군황 패밀리의 여자분들은 하나같이, 초강력

만능 슈퍼 우먼들임은 분명하나, 단 하나, 사교 친화력이 너무 좋은 것이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었다.

뭐, 평소라면 그걸 시비걸 용기(?)도 없는 나지만, 배고플 때는 뵈는 게 없다보니, 크흠. 어쨌든 그보다, 이제 미국과 한국을 순간적으로 오가는 것도 익숙해져가는 것 같군.

집으로 복귀하여 삼십 분정도가 지났을 때.

나와 대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식탁에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 속마음은 매우 묘~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 저녁 먹고 쌈박질 좀 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야식 먹고, 다시 미국으로 날아가서 쌈박질 2라운드 하고, 지금은 또다시 한국에서 아침을 먹게 된 거군. 두 분 배웅하고 나서 미국으로 날아가면, 몇 시간 후에 저녁 먹을 차례가 되는 건가? 으음. 밤낮은 헷갈리게 바뀌는데 비해, 식사 타이밍이 묘하게 맞아서 다행일세.

-저어, 오라버니.

-응? 왜?

대교가 조심스럽게 가리킨 것은 내 앞의 고추장 종지였다.

-그거, 조금 싸갈까요?

아, 맞다! 이번에 미국으로 가면, 부모님의 여행 일정이 끝나거나, 웨인 놈이 잡히기 전까지는 계속 거기에 머물 예정이지?

-잠깐, 대교, S쪽에 먼저 물어보자. 나도 나지만, S도 한국음식 먹고 싶은 것이 있을 거야.

나는 즉각 요몽에게 메시지를 보내도록 했고, S로부터는 오래지않아 답신이 날아왔다. 그런데 S는 과연 한국산(?) 뱀프였다.

내가 가져가고 싶다고 하는 것들을 전부 오케이 한 건 물론이고, 몇 가지 추가 요청을 해왔군. 딴 건 그렇다 쳐도, 뱀프가 ‘마늘장아찌’를? 마침 엄니가 국산 마늘로 맛나게 만들어 놓으신 것이 있긴 한데, 식탁 차릴 데릭이 쪼까 고롭겠군. 미스 카이같은 경우는, 지난번에 화이트 판타지아에서 함께 식사하면서 듣기로, 한국 음식도 곧잘 먹는다고 했었지 아마?

식사가 끝나자마자, 우리는 부모님의 여행 준비를 거드는 한편, 미국에 싸갈 것들까지 준비하느라 바빠야 했다. 내가 공연히 대교의 일거리를 늘인 것 같아서 미안했으나, 대교는 고맙게도, 여행을 떠나시는 분들보다도 즐거워하는 태도로 모든 준비를 척척 해 주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난 후, 집 앞으로 택시 한 대가 도착했다.

택시는 당연히 우리 어사조에서 준비한 가짜 택시일 테고, 기사는 흠. 평범해 보이는 중년 남자로 보이지만, 이 녀석은 ‘레인’이로군.

-레인. 너, 역시 블랙처럼 ‘변신’능력도 생긴 모양이구나.

‘예. 그런데 금방 알아보시는군요.’

-얼굴만 바꿨으니까 그렇지. 체형은 그대로잖아.

‘후후. 역시 우리 왕대장 다우시군요.’

-얌마 너까지 그렇게 부르기냐?

레인과 노닥거리면서 여행 가방을 싣는 사이, 너무나 흐뭇한 표정의 부모님께서 택시에 오르셨다.

“아가, 그냥 시내버스 타고가도 되는데, 뭐 하러 택시까지 불렀냐.”

“아니어요, 어머니. 여행사 버스까지 저희들이 모셨어야했는데, 급한 일이 생겨서 그만. 오히려 죄송해요.”

“별 얘길 다한다. 그래, 잘 놀다 오마. 너희들도 어디 바람 쐬러 좀 다니고.”

“예. 그럴게요, 어머니. 아버님께 맛있는 거 많이 사달라고 하시고요!”

그야말로 일상적이면서도 흐뭇한 배웅 장면과 함께 택시가 출발하고, 우린 동네 골목을 빠져나가는 택시를 끝까지 지켜보고 서있었다. 문득, 대교가 새삼 행복한 표정을 떠올렸다.

-오라버니, 전 항상 이런 생활을 꿈꿔왔어요. 저에게 이런 일상을 선물해 주신 것, 정말 너무나 감사해요.

-응? 아니, 뭐, 내가 뭘 했다고 그런……………

왠지 엄청 쑥스러워져서 말끝을 흐리긴 했지만, 대교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는 알 것도 같았다. 군대에서 1년 만에 첫 휴가를 나왔을 때 느꼈던,

‘소소한 일상들이 이렇게 좋은 거였구나.’라는 그런 느낌을 대교는 지금 나보다 몇 배로 극대화해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 우리 대교는 천 년 전, 사마외도의 정점에선 비화곡에서 태어나, 그 시대에서도 결코 평범하지 못한 인생을 겪으며 살았었지. 현 시대에서 주가혜로 살아갔을 때도 상당히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 속에서 마음 졸이며 살아왔고 말야. 그런 대교가 평범한 시부모님을 모시고 지내는 시간 자체가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지기에, 그래서 이렇게 살벌한 표정을. 에? 왜 벌써 이렇게 오싹한 표정으로 변해 버린 겨?

-오라버니. 전 감히 이곳까지 침범한 자들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그, 그거야 나도 그렇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간밤에 이곳에 침투하려했던 자들을, 제가 직접 심문해 봐도 될까요?

-넴.

에고. 나도 모르게 요몽스럽게 대답하고 말았네.


잠시 후.

나와 산드라는 게이트에서 대교를 기다리게 되었고, 그녀는 어사조 건물 내의 어딘가에서 꽤 한참 시간을 보낸 후에야 게이트로 들어왔다. 대교는 다소 기분이 풀린 듯,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지만, 간밤에 우리집 옥상에 출현했었던 ‘오페라의 유령’들은 이제 정말 유령이 된 거 아닐까 싶었다.

“자, 이제 가자, 산드라.”

“예, 로드. 그런데, 괜찮으시겠습니까?”

산드라의 말은, 나의 현재 상태, 짐을 잔뜩 이고지고 든 모습 때문이었다.

“죄송해요, 오라버니. 제가 너무 과하게 준비를 했나 봐요.”

“하핫. 괜찮아. 난 항상 넉넉한 걸 좋아하잖아.”

「후후~ 그래도 주인님은 시그마씨와 달리, 이런 비주얼도 나름, 아니, 무지 잘 어울려요.」

요몽, 너 이 녀석!

파아아앗~!

이제는 별 감흥이 생기지 않는 워프로 미국의 S씨 러브 하우스에 도착했다. 게이트를 나가도 다들 시큰둥하며 우리를 눈여겨보는 이들도 없는 것 같았다.

게이트를 이용한 장거리 워프 자체는 그렇다 치고, 이 몸이 이렇게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왔는데도 이렇게 다들 본체만체라니, 내가 그렇게 짐꾼 스탈이란 말인가?

엄한 자괴감에 싸여있자니까, 주방 쪽 복도에서 나오던 데릭만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로드! 이건 대체 다 무엇입니까.”

“어, 보따리는 전부 주방으로 옮겨 줘. 설명은 나중에 해줄테니까, 혼자 열어보지 말고. 그리고 이 박스들은 라면…………

나의 마지막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실내의 모든 시선이 내 쪽으로 몰리며 반짝이기 시작했다.

“라면? 한국 라면?”

소미령이를 필두로 모든 어벤져스들이 이제야 내게, 아니 라면 박스로 모여들고 있었다.

“데릭! 컵라면 두 개는 꼭 사수해 둬!”

“에, 예. 로드!”

데릭의 자신없어하는 태도가 마음에 걸렸으나, 하는 수없이 굶주린(?) 어벤져스의 라면박스 습격을 뒤로하고 S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우리 S씨도 내가 가져온 먹거리에 시선을 두고 있긴 한데, 평소의 쿨한 폼생폼사 모드를 잘 유지하고 있군. 뭐, 그거야 어쨌든.

“S. 괜찮습니까? 거의 밤, 아니 낮 샌 거 아닌가요?”

“훗. 조금은 쉬었네. 웨인, 그 자가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했겠지.”

“그러라고 어느 정도 몰아 붙였었는데, 지금의 턴으로 흐름이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내가 가끔(?) 이렇게 대책 없이 행동하는 게, 지휘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건 알지만…….”

나는 다소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지만, S는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런 오해나 착각을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자네의 돌발적인 국면 전환 카드는 상당히 감각적인 타이밍으로 이루어지지. 이번에도 웨인을 당황시켜 의외의 성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봐.

-저기, 난 정말로 배도 고프고, 대교도 마침, 음, 암튼, 진짜 계획적인 건 아니었는뎁쇼.

솔직히 고백했지만, S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내게까지 어리숙한 척할 필요 없네. 그리고, 웨인이 바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

-에? 어떻게요?

자네들과 산드라가 이곳을 떠난 직후, 웨인이 리버의 의식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했었지.

-어? 그런데 왜 나한테 연락 안했어요?

-말 그대로 ‘시도’였을 뿐이었어. 리버는 현재 나의 마력에 의해서 보호받고 있고, 놈은 그걸 확인하고 물러난 거지. 그 한번 이후로는 다시

시도해오지 못하고 있네.

으으음. 정리하면, 내가 뜬금없이 공격을 멈추고 밥 먹으러 간다는, 웨인 놈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리버에게 연결해 보려했다 이거군. 놈도 리버가 S에게 종속될 거 정도는 예상했었을 테고, 그걸 확인하게 되자, 다시는 시도하지 못하게 된 거고 말이지. -반격 움직임도 아직은 없고, 결론적으로, 자네의 ‘허허실실’ 계략이 웨인 놈을 효과적으로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는 거지. 곧 놈이 초조함을 견디지 못하고 허점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네.

-아니, 난 정말 그냥 별 생각 없이 끄음. 흠. 알겠어요. 그 얘긴 이제 됐고, 당신도 컵라면이라도 하나 때리면서 조금 더 쉬세요.

S는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천히 주방 쪽 복도를 향해 움직였고, 오래지않아 러브 하우스 전체에 라면 냄새가 가득하게 되었다. “로, 로드?!”

이런, 이런. 라면 냄새가 어딘가의 어둠속에서 쉬고 있던 흑주까지 깨웠나보군.

“데릭! 지금 안고 있는 컵라면 그냥 흑주 줘. 그거 원래 걔 주려고 남겨두라고 한 거였어. 그러니까, 흑주! 그를 풀어줘.”

흑주 녀석, 이제야 데릭의 목에서 칼을 거두고 물러서는군.

-산드라. 아직 몇 개 남았을 텐데, 당신도 좀 들지?

‘감사합니다, 로드. 하지만 저는 엘사에게 먼저 가 봐야할 것 같습니다.”

-오~ 그래. 당신에겐 그쪽이 더 별미, 아, 암튼, 다녀와.

산드라까지 그녀 전용 별미를 쩝쩝하러 가고 나서, 나와 대교는 거실 구석의 테이블에 앉아, 모두의 간식 타임이 끝나길 기다려주어야 했다. 자룡대주나 미스 카이가 다른 간식을 이미 챙겨줬을 텐데도, 다들 참 맛나게도 먹는구먼. 난 이미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왔는데도 괜히 또 땡기네. 근데 젠장. 소령이 녀석이 프리제타와 사사키 준다고 몇 개 남은 것 까지 지가 챙기고 있어. 그렇다고 두목 체면에 ‘한입만’을 외칠 수도 없고.

「주인니임. 저 왔어요오.」

-한입, 아니, 뭐냐 요몽.

쳇 요몽 녀석까지 컵라면을 들고 나타나서, 나도 모르게 말이 헛나올뻔했다.

「헤헤~ 전 밥 먹었는데, 다들 저러는 거 보니까 생각나서. 음~ 후후훅~! 쩝쩝! 꿀꺽! 으움. 역시 난 제조사 레시피보다 27초 더 익힌 면발이 좋아. 」 -야! 너 뭐 하러 나온거야!

아참! 캔들 리의 ‘오페라의 유령’ 관람 일정이 끝났는데요, 캔들 리께서 ‘신참 비서 나타샤’양에게 막중한(?) 임무를 맡기셨다네요? 주연 배우가 거의 확실하게 뱀파이어인 극단원들에게 꽃다발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정입죠.」

-에? 그래? 거기 있는 친위대 놈은 아직 도망치지 않았다는 거냐?

「예.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다른 배우들과 함께 무대 인사도하고, 지금도 다른 배우들과 함께 대기실에 있는 것이 확인되었어요.」

리버와 산드라가 알려준 웨인 놈의 시야각도, 무대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 소리에 담긴 마력을 감지한 조담놈과 나타샤의 증언 등을 종합해봤을 때, 오페라의 유령역을 맡은 주연 배우가 웨인 놈의 눈을 대신했던 뱀파이어가 거의 확실하다는 보고는 이미 들었었다.

난 오페라 극장에서 놈들의 도발이 더 있더라도 조담놈은 나서지 말라고 했었지. 물론 상대의 도발이 없으면, 우리 쪽도 아예 모른 체하라고도

했었고 말야. 그랬더니, 오페라의 유령 놈은 우리가 자신의 정체를 아예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가?

「흐응. 나타샤가 꽃다발을 챙기고, 메시지를 보내왔네요.」

‘어떻게 처리할까요,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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