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119화 : 다시 날아든 새. (1)

랜덤 이미지

극악서생 4부 – 119화 : 다시 날아든 새. (1)


7. 다시 날아든 새. (1)

‘에레보스 영입으로 대박쳤던 진유준, 쥐떼 영입으로 쪽박 위기!’

‘이젠 쥐떼까지? 무분별한 외부 인사영입, 이대로 좋은가!”

‘근근이 인기 유지하던 진유준, 쥐떼 영입으로 지하무림 여인네들에게 왕따 자처!’

‘시궁쥐 영입설로 진유준 주가 폭락!’

‘토착 쥐떼도 쓸모가 있을지도? 진유준, 쥐떼 옹호 막말 파문!’

이런 식의 지하무림 일보들의 무차별 비판이 쏟아지는, 젠장맞을! 별 생각이 다나네!

나는 계속 이어지려는 쥐떼 관련 생각을 애써 끊으며 길모르쪽의 영상으로부터 시선을 거두었다. 곧 갈 것처럼 말했던 쥐떼 두목 프로스트가 미적대며 길모르와의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 마음에 걸렸고, 다른 곳에서의 동시다발 상황 발생도 타임씨의 농간 같아서 짜증났지만, 그래도 이성적으로 왕땅의 도리를 다해야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었다.

-요몽! 모든 팀들의 영상 창, 동시에 띄워! 단, 사운드는 급한 팀쪽만 나오게 하고!

「넵!」

다섯 개의 창이 동시에 떠올랐고, 확실히 산만하고 정신이 없기는 했다. 하지만 요란한 굉음이 터져 나오기 시작한 미령이팀의 영상창에 먼저 신경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콰르르루~!!

뭔가 무겁고 거대한 것이 구르는 소리? 그럼 지금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무언가가 구르고 있다는 건가? 영상 촬영자가 너무 근접 영상을 보내와서 오히려 상황 파악이 잘, 아! 맞구나. 통로를 거의 꽉 메울 정도로 큰 구체가 무섭게 빠른 속도와 기세로 굴러오고 있어!

-뭐야, 저건? 미령이가 저런 공격을 받고 있는 거야?

「맞아요! 미령님 머리띠에 장착된 카메라 영상인데, 조금 전부터 혼자 쫓기기 시작했어요! 아, 그리고, 저건 그 두목 거북 오겡키를 중심으로 요괴들 수십 마리가 합체해 버린 거예요!」

거북 요괴들이 합체해서 저렇게 거대 구체가 되었다고? 이거 무슨 합체 변신 로봇물도 아니고!

어이없고 황당한 기분인건 당사자 미령이가 더하겠지만, 녀석은 일단 냅다 튀는데 올인하고 있는 것 같았다. 빈틈없이 통로 전체 공간을

밀어붙이며 굴러오고 있는 거대 볼링공(?)에 납작쿵이 되지 않으려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요몽! 토르 녀석은 뭐하고 있는 거냐?

「그가 바로 도움 요청을 한 거예요. 거북 요괴공은 지금 수로의 물 위를 구르고 있기도 해서, 전격 공격이 물을 통해서 분산되어 버리나 봐요.」 그렇군. 토르가 물을, 특히 대량의 물을 싫어하는 건, 물을 통해서 자신의 전격이 방전되고 힘이 분산되는 것 때문이기도 했어. 빌어먹을! 그럼 어쩐다? 조담 녀석이나 길모르를 보내서 막게 해?

미령이의 불꽃을 날려버리듯 밀어붙일 수 있고, 토르의 전격마저 흘려버리는, 저런 걸 막을 수 있는 건 그 두 명뿐일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두 명의 현재 위치는 미령이와 너무 멀었고, 미령이는 지금도 더욱 멀어지는 방향으로 달아나고 있는 중이었다.

미령이가 도주 방향을 잘못 잡았다기보다, 오켕키 놈이 의도적으로 몰아가고 있는 건가? 어쨌든, 젠장맞을! 미령이의 시야와 같은 카메라 앵글로 영상을 보고 있으니까, 엄청난 굉음과 함께 추격해오는 거대 구체의 압박감이 더 생생해! 미령이의 호흡도 점차 가빠지는 것 같고!

-요몽! 저 구역 상세 구조도 띄워!

어딘가, 어딘가 적당한 루트가… 아! 있다!

-미령! 미령아!

“유, 유준 오빠?”

-그래, 나다! 지금부터 내가 말하는 방향으로 피해! 거기, 당장 우회전!

좋아! 자칫 늦을 뻔했는데, 미령이가 순발력 있게 방향 전환을 잘했어!

-다음 갈림길에서도 우회전! 다음엔 11시 방향!

「주인님! 점점 더 우리 병력들로부터 멀어지는 코스잖아요! 어쩌시려고요!」

-닥치고, 지형 구조 데이터 오류나 다시 체크해!

「저 정도 규모의 통로와 수로는 설계 데이터와 실제가 99프로 일치해요!」

보스턴 공무원들은 촘 짱인 듯.

-미령! 200여 미터는 직진이다! 여기서 최대한 거리를 벌여!

좋아! 미령이의 비행 속도가 순간적으로 높아지며 거리가 생긴다!

-미령! 거의 다 왔다! 이제 곧 나올 좌측 입구로 들어가는 거야! 거기서…….

「아이고야, 주인님! 거긴 막다른 골목이잖아요!」

-넌 닥치고 있으래두!

“유준 오빠! 여긴!”

입구로 날아 들어가고 나서야 요몽 말대로 막다른 골목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미령이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쿠콰와악!

거대 요괴 공이 요란한 굉음과 함께 전진을 멈추며 입구를 막고 있었다.

-미령아! 겁먹지 말고 끝까지 가! 거기서 전력을 다하는 거야! 넌 불꽃 공주, 미령! 저따위 거북이 공쯤, 단숨에 날려 버릴 수 있어!

“아, 알겠어요!”

역시 우리 미령이 약간(?) 겁먹은 듯 하면서도 야무지게 마음을 다잡는 기색이 느껴져.

미령이는 수십 미터를 더 날아서 막다른 통로 끝까지 가서 벽을 등지고 섰다. 거대한 거북 요괴공은 그전까지 무서운 속도로 굴러오던 것과 달리, 천천히 회전하며 입구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막다른 장소에 몰린 미령이가 도주를 포기한 것으로 여기고 여유를 부리는 기색이었다. 시멘트 바닥이 무거운 중량에 눌려 으적으직 낮은 비명소리를 내고 있어서 더욱 소름끼치는 상황이었다.

-미령! 불꽃 공주 특제 울트라 풀파워 불꽃, 점화!

일부러 장난기를 섞어 외쳐주자, 사륵- 사륵 시동을 걸던 미령이의 불꽃이 화악-! 거세게 타올랐다. 미령이의 불꽃이 통로를 가득 채우며 수십 미터를 뻗어나갔을 때, 거북 요괴공도 급격하게 회전 속도를 높이며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화르르륵! 쿠화아앗!

미령이의 불꽃은 분명 엄청난 기세로 뻗어나갔으나, 거북 요괴공은 더욱 무시무시한 돌진력으로 불꽃을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멀찍이 보였던 거북 요괴공이 삽시간에 커지며 미령이의 시야, 내가 보는 영상창을 가득 채워버리고 있었다.

「으와아! 어쩜 좋아! 미령니임!」

요몽이 비명처럼 미령이를 외쳐 불렀고, 미령이도 낮은 신음성을 토해냈다. 그러나 내 입에서는 엉뚱한(?) 말이 튀어나왔다.

“빙고!”

그래, 바로 이거야!

「머, 멈췄, 멈췄어욧! 멈췄다고요!」

요몽은 그것만으로도 기뻐 외쳤지만, 요괴 거북공은 단지 멈추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미령이의 바로 몇 미터 앞에서 멈춰 버린 거북 요괴공은 아직도 나름 맹렬하게 회전하며 뒤로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래봤자, 거기까지가 한계야. 잘 가라, 거북 요괴들!

쿠와~! 까릉!

한순간에 사라지듯 멀어져 버린 거북 요괴공이 입구 바깥의 벽에 쳐 박히며 산산이 분해되고 있었다. 함께 뿜어진 불꽃의 파편들이 거북 요괴들의 잔해 위로 흩날리는 모습은, 처절한 현장을 기묘한 아름다움으로 덮어주는 것처럼 보였다.

-미령! 미령아! 괜찮냐?

“예? 아, 예에.”

다소 얼이 빠진 듯 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적어도 무사한 것은 알 수 있었다.

-하핫! 결국 너의 멋진 승리였어! 곧 토르와 너희 팀원들이 도착할 테니, 잠시 쉬고 있어.

“핫~! 그래요. 잠시 쉬긴 해야겠어요. 고마워요, 유준 오빠.”

녀석. 날 따라서 살짝 웃기도 했지만, 상당히 긴장하고 겁도 꽤 먹었었나보군. 하긴, 나도 지금 계속 애써 태연한 척을 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엄청 긴장하고 쫄았었어. 혹시라도 내 판단이 틀려서 우리 미령이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 때문에 말이지.

「주, 주인님! 어떻게 된 건지, 이제야 알겠어요.」

요몽은 살짝 흥분한 기색으로 날아오르며 말을 이었다.

「미령님을 저렇게 한쪽이 막힌 장소로 유도하신 건, 미령님의 화력을 한 방향으로 집중시키기 위해서였군요!」

-훗. 그래, 임마. 게다가 거북 요괴 놈들이 합체해서 만들어진 요괴공인지는 통로를 거의 빈틈없이 막으며 밀고 들어 왔잖냐. 그 때문에 통로안의 화력은 극도로 압축되어 버렸고, 놈들의 힘이 한계에 달해서 더 이상 밀어붙일 수 없게 되었을 때, 반대로 그 압축된 에너지가 폭발해 버린 거야. 뭐,

결국 통로 전체가 대포의 포신이 되고, 놈들은 대포알 신세가 되어 벽으로 쏘아져서 작살나게 된 거지.

「와아~ 멋져욧! 에고, 그런데 저는 주인님께서 미령님에게 ‘배수의 진’을 치고 싸우라고 하시는지 알았지 뭐예욧.」

-배수의 진? 오늘 미령이의 경우는 배벽의 진이라고 해야, 아니,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요몽 욘석! 너, 대체 이 주인님을 뭘로 본 거냐?

「헤헤~ 개념없이 굴어서 죄송해요.」

-짜슥. 반성하고 있으면 됐다. 그보다, 이제 이쪽은 마무리가 되었다고 봐야겠지?

「어, 저도 그럴 가능성이 90프로 이상이라고 봐요. 거북 요괴들의 두목인 오켕키는 합체 괴물체의 중심부에 있었다고 해도, 괴물체가 저렇게 산산조각이 날 정도였으니, 그 자도 메롱되었을 거예요.」

그래. 만의 하나, 아직 죽지 않았다고 해도, 이젠 더 이상 우리 미령 공주마마에게 개길 엄두는 내지 못하겠지.

나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며 다른 팀들의 영상창도 돌아보았다. 무심결에 좌측 위쪽에 먼저 시선을 주니, 프리제타와 낯선 웨어울프 한명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프리제타 녀석, 대교와 한판 뜰 때처럼 전신을 금빛 머리카락 슈트로 감싼 채 싸움을 하고 있군. 프리제타가 전력을 다하고 있는 건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 대교와도 몇 천 합을 겨루었던 프리제타의 맹공에도 거의 대등하게 맞대응을 하고 있는 저 웨어 울프, 꽤 대단하군. 역시 저 나름 운치있는 싸움 장소, 지하 세계답지 않게 교교한 달빛이 흐르고 있는 곳이라서 저럴 수 거겠지?

일단, 이동 스피드는 웨어울프쪽이 한수 위인 것 같았다. 내가 맘먹고 이형환위를 펼칠 때의 스피드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스피드를 가진 놈이었고, 내가 시청을 시작하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두 세 번의 발톱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프리제타의 금발 갑옷 슈트는 아직 멀쩡해. 게다가 프리제타의 창과 칼을 겸한 금발 병기의 반격에 한두 번 걸리기도 했고 말야. 물론 웨어 울프쪽도 내구력과 회복력이 장난 아니어서, 거의 타격을 받지 않은 기색이긴 해.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파괴력은 비슷하다고 치자. 공격 패턴의 다양성과 공격 범위는 아무래도 프리제타가 한 두수 위겠고, 방어력도 프리제타가 앞서, 내구력이랄지, 회복력이랄지는 웨어울프쪽이 조금 강하려나?

어쨌든, 종합적인 전투력은 확실히 프리제타가 우위일 듯 했고, 그래서인지 프리제타의 움직임에는 어딘가 여유가 느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섣부른 방심은 금물인 상황이었다. 오컬트 계열 괴인들 중에서도 손꼽히는 웨어 울프의 스피드, 그거 하나만으로도 언제든 전세가 역전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프리제타의 불안요소는 한 가지 더 있지. 그건 초능력 돌연변이체들의 공통 약점인, 비교적 빠른 에너지 고갈! 그리고 그 에너지 충전을 위해서는 뭐든 맛나게 먹어줘야 한다는 번거로움! 약점이라고 하긴 좀 애매한가? 그런데 만약 프리제타가 ‘간식 타임’을 외치게 되었을 때, 적이 그걸 받아주지 않으면, 프리제타는 어떻게 나오려나? 최대한 빨리 승부를 내려고 서두르게 될까? 아니면 ‘투명 소녀, 소냐’처럼 버터구이 오징어 다리라도 씹으면서 계속 싸우려나?

치열하고 팽팽한 싸움 관전 및 분석의 핀트가 다소 어긋나기 시작할 무렵, 나는 문득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요몽. 지금 싸우고 있는 놈이 저쪽에 나타난 웨어울프들의 대장이래냐?

끄음. 그래. 어쩌다보니, 상황 체크를 전혀 안하고 있었어.

「넵. 자기 말로는 그렇데요. 그리고 주인님.」

요몽은 왠지 묘하게 쪼개며 말을 이었다.

「저 웨어 울프는 ‘놈’이 아니예요. 여자라구요.」

-에? 그냐?

이런, 이런 낯선 웨어울프라고만 느꼈지, 암수 구별도 못했었군. 이제 의식하고 보니까, 어딘가 이쁘장한 주둥이매(?)를 가진 거 같기도 하고, 털이 나름 고운 듯 한 기분이 든다는 생각이 스치기는 하는데, 으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사사키랑 인사를 나눌 때까지는 변신하기 전의 인간 모드였었는데, 상당한 미인이었습죠!」

흐음. 어쩐지, 그래서 사사키가 뒤로 빠지고 프리제타가 나섰던 거였구나. 사사키는 나처럼 여자에게는 모질지 못한 성격인 거 같으니 말야.

「아, 그리고 저 여자 웨어 울프의 이름은 ‘지나’래요.」

이름이야 뭐 어쨌든. 여자 웨어 울프는 처음이라 그런지, 나름 신선한 느낌이 들기는 하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이 싸움 관전에 올인 할 이유는 되지 못해.

아무래도 크게 걱정할 흐름의 싸움은 아닐 것 같아서, 시그마팀의 영상 창으로 시선을 옮겨보았다. 시그마팀의 영상도 이번에는 어느 정도 알아보기 쉽게 보여 지고 있었다.

어디보자, 이쪽은 거의 처음 보는 거나 마찬가지지?

「오~ 이제야 우리 시그마씨 차례인가요?」

그래. 그런데, 이거 어째, 시그마 말고는 다들 특징이랄지, 개성이랄지, 그런 게 좀 부족해 보인다.

리버의 서브인 뱀프들이 시그마와 복장부터 다른 건 알고 있었다. 시그마는 중세 귀족풍의 패션인데 반해, 뱀프타운의 뱀프들은 모두 현시대의

정장 차림이었고, 행동이나 말투도 현대의 보통 회사원들 분위기였다.

저들의 마스터인 리버 녀석도 뱀프가 된지 얼마 안 되었다고 했고, 저들은 ‘웨인의 사업체를 관리하는 자들이라고 했으니, 기본적으로 중세 뱀프와 분위기가 다른 것은 당연하지. 그렇다곤 해도, 설마 뱀프로서 스켈레톤 같은 것들과 싸울 때도 저렇게 평범한 인간틱할 줄은 몰랐네.

타앙! 탕! 탕!

소형 권총으로 귀여운(?) 총성을 울리며 해골병사들을 쓰러트리고 있는 아가씨는 ‘안나 블루’였다.

콰앙!

꽤 우렁찬(?) 폭음은, 이름 모를 남자 뱀프가 산탄총으로 해골 머리 하나를 날리는 소리였다. 다른 뱀프들도 대부분 권총이나 사냥용 엽총으로 해골

병사들과 싸우고 있었다.

챙! 깡! 쩡!

칼과 방패를 든 해골 병사와 맞짱뜨고 있는 남자 뱀프도 있었으나, 그의 손에 들린 무기는 쇠파이프였다.

으으음. 레잇 고 자매들 말고도 여자 뱀프가 몇 명 더 있는데, 저 여자분들은 아무래도 해골 병사가 무서워서 슬슬 피하며 겉돌고 있는 눈치야. “끼야압!”

오! 이 날카로운 기합성은 ‘엘사 블루? 안나의 언니인 저 아가씨, 지금 해골 병사를 무술로 쓰러트린 거 맞지? 합기도 기술 같았는데, 보통 인간의 무술이 해골바가지들에게 통하는 거 자체가 신기하네.

요몽에게는 ‘싸움에 개성이 없어서 다소 실망스럽다’는 취지의 말을 했었지만, 가만히 보고 있자니, 나름 아기자기하고 잔재미가 있는 싸움 같기도 했다. 그리고 싸우는 방식은 인간적(?)이라도, 그걸 실행할 때는 뱀프다운 파워와 스피드로 하는 거라서, 은근 이색적이기도 했다.

-근데, 요몽. 저 뱀프 친구들, 해골바가지 위에 뭘 쓰고 있는 거냐?

「어, 저거요? 시그마씨가 모두에게 가르쳐 준건데, 인간이나 뱀프의 피를 이용해서, 저 문형을 해골 머리에 그려 넣어야만, 해골 병사들이 부활하지 못한데요. 처음에는 뱀프들이 그걸 몰라서 쓰러졌다가 부활한 해골 병사에게 부상을 당한 뱀프들이 꽤 있었어요.」

그렇군. 한자의 ‘죽을 사(死)’ 비슷한 문형인데, 그런 효과가 있다는 거군. 저런 수법을 시그마에게 알려 준 것은 역시 산드라겠지?

“어쨌거나, 저 칙칙한 색감의 해골바가지들이 브론즈 스켈레톤이고, 은빛으로 빛나는 놈들이 실버 스켈레톤인 거겠지?

「넹~! 정답입니당!」

-실버 해골바가지들이 더 튼튼한 통뼈고, 스피드도 빠른 거 같네.

「네에. 그것도 정답입니당! 아, 그리고 실버 스켈레톤들은 부활 패턴도 대단해요. 브론즈 스켈레톤은 문형을 새겨 넣지 않아도 해골 부위만 잘 파괴해도 부활하지 못하거든요? 근데 실버들은 전체적으로 산산조각이 나도 다시 부활해 버리더라구요!」

으음. 난 앞으로도 실버 해골바가지들은 직접 상대하지 말아야겠군. 한 놈 잠재울 때마다 한두 방울의 피 같은 피를 써야하는 모양이니 말야.

-그런데, 명칭 순서상, 다음엔 ‘골든 스켈레톤’같은 것이 나올 차례 같은데, 그건 아직 출현 안했냐?

「이미 등장했어요. 아, 저기, 저 마법사가 바로 골든 스켈레톤이래요!」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