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148화 : 늑대와 함께 춤을. (3)

극악서생 4부 – 148화 : 늑대와 함께 춤을. (3)


6. 늑대와 함께 춤을. (3)

나도 모르게 벌쭉 웃음이 지어졌다. 대교의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졌으며, 곧바로 소식을 전해들은 사영과 소미령이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핫! 그래, 이렇게 다 모였는데 그 녀석만, 아니, ‘그 녀석들’이라고 해야겠지? ‘소교’와 ‘금동이’, 일명 ‘소금 커플’! 하여간 그 사랑스런 녀석들이 빠지면 진정한 마군황 패밀리라고 할 수가 없지. 암!

-요몽! 산드라는?

물어 봄과 동시에 직접 산드라쪽을 돌아보았으나, 그녀는 아까 있던 자리에 없었다.

「후후. 버얼써, 서둘러서 출발했습지요. 산드라씨는 미리 얘기를 듣고, 술 한 잔도 안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걸랑요.」

-호오. 산드라가 스스로 그렇게까지 하면서 소금 커플 수송을 대비해주었던 건가? 소교가 파티에 참석하는 건 확실하게 결정된 것도 아니었는데 말야. 역시 우리 소교에게는 은근 ‘찐 팬’들이 많아.

“호크! 미안하지만, 우린 잠시 실례를 해야 할 거 같소. 가족의 마중을 나가야해서 말이오.”

내가 일어서며 말하자, 호크는 왠지 묘한 표정으로 웃었다.

“후훗. 부럽소. 나와 피비도 많은 가족들과 지냈을 때가 있었는데 말이오.”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 같군. 그 옆의 피비도 마찬가지인 눈치인 듯 하고 말야.

“훗. 가족은 모르겠으나, 이제 적어도 ‘친구’는 많이 생길 거 같지 않소, 친구.”

무심결에 그렇게 말하며 잔을 들자, 호크도 마주 잔을 들었다.

“그런 것 같군. 친구.”

호크와 가벼운 건배를 하고 돌아서는데, 왠지 살짝, 짠~한 기분이 들었다.

「와우! 드뎌, 정식으로(?) 친구 먹으셨군요! 추카! 추카!」

호들갑을 떨며 날던 요몽은, 문득 뭔가를 깨닫고(?) 애매한 표정이 되고 있었다.

「그, 그런데, 설마 앞으로도, 호크씨의 주인님화가 가속되는 건 아니겠죠? 그럼 안 돼요, 주인님! 조심해 주세요!」

-얌마! 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 그리고 호크에게 어떤 면모가 있든, 그건 저 친구가 본래 그런 거잖아!

「그럴 리가 없어요! 저런 희귀 보호종이 주인님스런 면을 타고났을 리가 없잖아요! 전부 주인님의 ‘평범남 바이러스 때문일 거예욧!」

-됐네, 이 요정아!

쳇. 이제 별 타박을 다 당해보네. 그리고 내 관점에서 보자면, 저 빌어먹을 용모는 저 친구 자신에게 오히려 ‘저주’였을지도 몰라. 본인은 그냥 편하게 살고 싶은데, 주변의 과도한 관심과 기대에 의한 무형의 압력 때문에 피곤한 생활을 해왔을 거 같으니 말야.

요몽 녀석의 시비 때문에 분위기가 약간 애매해지려는 기분을 털어내며 러브 하우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또 하나의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원판 녀석이 내가 전용으로 쓰던 거실 테이블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녀석이 계속 안 보인다 했더니, 이곳에서 이 집의 안주인인 ‘미스 카이’와 노닥거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어머. 이렇게 삼자대면을 하는 건 처음이네요?”

미스 카이는 일어서며, 내가 잠시 잊고 있던 기억을 상기시켜 주었다. 미스 카이, 이 여자는 원판에게 거금으로 고용되어, 불과 얼마 전까지 원판의 압잽이(?)로 활동했던 전력이 있는 것이다.

“후후, 기분이 묘하네요. 그때는 제가 이렇게 마스터 크라우드, 이분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될 줄은 몰랐었거든요.”

“훗. 지금은 저 녀석이 당신 고용주도 아니고, 오히려 당신이 주도권을 쥔, 이 집의 주인이잖소. 저 녀석이 맘에 안 들게 굴면, 확 쫓아내 버리슈.”

“아하하~”

소리 내어 웃는 미스 카이에게서 약간의 술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에 비해 말짱한 안색의 원판이 입을 열었다.

“미스 카이. 내가 보기에, 유준 형님은 우리보다 귀한 손님을 마중 오신 것 같소.”

“어머, 그런 거였나요?”

미스 카이는 이제야 내 뒤로 따라들어 온 대교 자매들과 천우신까지 확인하고는, 조금 민망한 표정으로 물러섰다. 원판의 말 때문이기도 했으나, 갈수록 내가 끌어들이는 손님들에게 부담을 느끼게 된 측면도 있지 싶었다.

“훗. 그럴 필요 없어요, 미스 카이. 이번에는 내가 먼저 당신에게도 꼭 소개시켜주고 싶은 녀석들이니까.”

내 말에 미스 카이가 살짝 의아해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기보단, 다른 인물을 찾아 시선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데릭. 그 사람은 어디 있죠? 사실, 그가 누구보다 우리 소교를 보고 싶어 할 거 같은데 말이오.”

눈치 빠른 미스 카이가 ‘아~’ 하는 소리를 내더니, 더욱 호기심 어린 눈빛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데릭씨가 말했던, 그 ‘신비의 소녀’인가요?”

역시 데릭이 미스 카이에게도 언급했던 모양이군.

“그는 자신이 지난날 저질렀던 악행을 후회하게 만든, 아니, 자신이 지난날 이 세상 모든 존재들에 품었던 허망함과 분노, 그로 인한 냉소의 기억이 오히려 부끄럽고 죄스러워 고개를 들 수조차 없다고 했었죠. 단지, 그 신비로운 소녀가 보내 온 셀카 영상을 보았던 것만으로 말예요.”

“으음. 그가 또 오버한 모양이군. 우리 소교가 착하고 사랑스런 소녀이긴 해도, 그 정도까지라고 하긴……………”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몸을 돌린 미스 카이는, 서둘러 주방 쪽으로 달려가며 데릭을 부르고 있었다. 사실 난, 데릭이 우리 소교를 직접 목격했을 때 쏟아 놓을 말들이 부담스러워서, 소교가 와있는 동안에는 그를 바람의 저택으로 보내 놓을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것은, 소교의 존재가 그의 갱생에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면, 그에게 소교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요몽. 소교는 왜 아직이냐?

「어, 그게요. 홍콩의 2호 게이트 안까지 다 오셨는데, 동급생으로부터 전화가 왔지 뭐예요. 소교님께서 오늘 스터디 그룹에 나가지 않으신다고 하니까, 친구분들이 다들 걱정하고 난리도 아니라고 하네염.」

으음. 우리 소교가 평소 얼마나 성실한 생활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상황이로군. 어떤 자칭 모범 청년은 스터디 그룹 같은 곳에 나가기라도 하면 오히려 친구들이 놀라는, 크흠. 암튼.

「아! 드뎌 통화를 마치고 출발하셨어염!」

요몽의 알림 직후, 게이트 문이 열리며 뜻밖의 비주얼이 나를, 아니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핫~! 이 녀석들, 이거, 이거~

나는 잠시 인사를 건네는 것조차 잊고, 살짝 정신줄을 놓을까 말까를 망설여야했다. 그만큼, 소교와 금동이의 ‘한복 커플룩’은 상당히 뜻밖이었으며, 여하간 너무나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던 것이다.

소교는 개나리 꽃물을 들인 듯한 한복에, 긴 생머리를 땋아 나비 같은 댕기와 함께 앞으로 내려트린, 그야말로 곱디고운 한국 ‘낭자의 자태이고, 쪽빛 도령복(?)을 걸친 금동이는 작은 애기 신랑(?)같은 모습일세. 뭘 어떻게 해도 이쁜 녀석들이 오늘 아예 날 잡았군.

“이상한가요?”

소교의 조심스런 물음에, 우리 모두는 거의 동시에 도리도리를 해야 했다.

“지난 번, 한국에 갔을 때 산건데, 오늘 처음 입고 나와 봤어요. 전 많이 어색한데, 그래도 금동이는 귀엽지요?”

우린 다시 동시에 도리도리했고, 내가 대표로 손을 들어 ‘엄지 척’을 해 주었다. 곧이어 대교와 소미령이가 소금 커플을 둘러싸고 어쩔 줄 몰라하며 감탄하기에 바쁜 분위기가 되고 있었다.

「헤헤~ 주인님 놀라시라고 미리 알리지 않았는데, 다른 분들 반응도 좋으시네용. 소교님의 저런 모습, 정말 잘 어울리고 예쁘죠? 그쵸? 그쵸?」 

-훗. 그래. 난 솔직히, 대교의 한복 모드가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소교도 만만치않군.

「오오~ 대교님과 비슷한 평점이라니! 주인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예염! 소교님이 무지막지 기뻐하시겠어염!」

요몽은 지일처럼 호들갑스럽게 기뻐하며 방방 날았고, 나도 풀썩- 웃고 말았다. 그러다가 문득, 중요한 일이 떠올라서 천우신을 돌아보았다. 소교의 한복 자태에 잠시 깜박하고 말았었으나, 사실 내가 오늘 소교가 오길 기다렸던 이유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바로 ‘천우신과 소금 커플의 재회’였던 것이다.

천 년 전, 천우신은 강호에서 은퇴한 후에, 소령이 금동이와 함께 연옥도로 향했다고 했지. 그런데 현재까지 알게 된 정황상, 그 당시에 어쩐 일인지, 소교도 역시 연옥도로 들어갔던 거 같아. 말하자면, 오늘 모인 천우신과 소령이, 소금 커플, 이렇게 네 명은 나보다도 오랜 연옥도 생활 동지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나는 천 년 전 연옥도의 4인방들을, 천우신부터 새삼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러나 천우신이 지금 소교에게 멍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요즘 소교를 접한 사람들이 공통으로 보이는 반응과 헷갈렸고, 소교 역시 설핏 천우신을 발견하고도 특별한 기색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었다. “77|0|~?”

조금 늦게 천우신을 발견한 금동이가 반가워하는 소리와 함께 달려와 천우신에게 안겼다.

“여어~ 작은 친구! 오랜만이군!”

천우신도 금동이를 반갑게 끌어안고 기쁨에 넘치는 표정이 되었으나, 둘의 특별한 인연에 비하면, 비교적 일상적인 분위기에 속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친구들은 이 시대에서도 이미 오래전에 재회하여 천우신이 GM을 떠나기 전까지 함께 지냈었던 것이다.

“처음 뵙겠어요.”

드디어 소교가 천우신에게 다가서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곱게 웃으며 몇 마디를 덧붙였다. “이번에는, 말이에요.”

소교의 ‘이번에는’이란 표현이 ‘이번 생’을 뜻하는 것임을 모두 알고 있기에, 다들 왠지 먹먹한 기분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천우신도 새삼 품안의 금동이와 소교를 번갈아보며 입을 열었다.

“나는 아직 오래전의 이 친구와 둘째 아가씨를 기억하지 못하오. 그럼에도 지금 나는 오래도록 허전했던 내 마음속의 빈자리가 하나씩 메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으니, 참으로 신기한 노릇이오.”

천우신은 그러면서 나와 대교, 소령이와 미령이까지 다시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

“유준! 내가 기억을 하지 못했을 뿐, 우리 모두는, ‘진짜 가족이었던 거군.”

천우신은 말을 마치며 행복한 미소를 머금었고, 그건 고개를 끄덕인 우리 모두 마찬가지였고, 대교가 불연 듯 내 손을 잡아왔다.

“오라버니. 이제 아버지께 가기로 해요.”

대교는 손님 호크를 혼자 둘 수 없다고 자리에 남은 사영부터 떠올린 모양이었고, 기특한 큰 딸래미의 재촉은 모두를 거의 동시에 움직이게 했다. 훗. 그래. 아무리 사윗감을 횟감 취급하는 장인어른이라도 가족은 가족,인건 인건데, 나 지금 뭔가 빼먹고 가는 기분이……………. 

“잠깐만요!”

미스 카이 목소리? 아참, 데릭!

소교를 직접 만나게 해주려던 데릭을 깜박했던 사실을 깨닫고 돌아보니, 어디에 짱박혀 있었던 건지 모를 데릭을 미스 카이가 데리고 나오는 중이었다.

“데릭이 그런 곳에서 쉬고 있을 줄은 몰라서… 아!”

미스 카이가 먼저 말과 걸음을 멈춘 것은, 우리 소교가 무심결에 그쪽을 돌아보았기 때문인 듯 했다. 미스 카이는 한 손으로 자신의 입을 가린 자세로 굳어져 소교로부터 시선을 떼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고, 그녀 조금 뒤에 서있는 ‘예술 쫌 아는 남자’, 데릭의 상태는 더욱 심각해 보였다. 뭐랄까, 드넓은 광야에 커다란 종탑 하나가 우뚝 솟아있고, 그 앞에 홀로 선 데릭이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넋을 잃고 있는, 그런 광경을 보는 기분이랄까?

「우후후~ 딱 예상했던 대로의 반응이네염. 전 요즘, 우리 소교님이 사람들의 예술적 심미안’을 측정하는 기준 같다는 생각도 해용.」

쳇. 소교를 봐도 비교적 무덤덤한 편인 내가 듣기에 껄적지근한 말이지만, 이번만은 요몽 녀석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으려나? 다행히(?) 나보다 더한 천음마군이 있긴 하지만… 응?

「에고! 아무리 그래도, 데릭씨는 너무 오버 할 분위기네염!」

데릭은 갑자기 휘청거리는 몸짓과 걸음으로 미스 카이를 지나쳐, 소교 앞으로 나서더니,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는 두 팔을 벌려 하늘을 우러르며 울음 섞인 음성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아아~ 신이시어~! 당신께서 창조한 세상을 방자하게 평가했던, 저를 용서하소서~! 저의 짧은 혀로는 형언할 수조차 없는, 이러한 존재를 목도할 수 있겠끔, 두 눈의 빛을 허락해 주신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리며…………….”

“데릭!”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말을 끊으며, 몸으로 소교를 가리고 서야했다.

“로, 로드?”

핫. 이 인간, 소교의 자태를 가린다고, 나한테까지 원망의 시선을 보내려고 드네?

“데릭! 소교가 무서워하잖소. 좀 진정하쇼!”

“아? 저, 저 때문에 그분께서.”

데릭은 중요한 점을 깨닫고, 애써 자신의 격정을 진정시키려 노력하기 시작했다. 미스 카이는 한 발 먼저 정신을 챙기는 눈치였으나, 그녀도 낮은 한숨과 함께 중얼거리고 있었다.

“하아~ 큰일이야. 지하실의 그것들을 전부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고 싶어졌어.”

「주인니임. 미스 카이가 말한 ‘그것들’은 아마도 미스 카이가 다년간 수집해서 지하실에 걸어 놓은, ‘명화’들을 말하나봐욤.」

으으음. 천하의 미스 카이가 거금을 들였는지, 그냥 ‘무단 점유 변경’을 했는지 몰라도, 하여간 ‘무지 비쌀 것이 분명한 그림들을 버리고 싶어지게 만들었단 말인가? 거참. 이렇게 ‘마력을 능가하는 매력 오오라’를 발산하는 소교에게 비교적 무신경한, 그런 나란 놈의 감각은 대체 어떤 수준이란 건지.

나는, 이번에도 약간의(?) 자괴감을 느끼며, 다시 슬쩍 소교를 돌아보았다. 그런데 소교의 표정을 보니, 정작 본인은 데릭과 미스 카이의 태도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의아해하는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요몽. 혹시, 소교는 아직 자신의 ‘울트라 애잔 파워에 의한 숭배자 속출 사태’를 모르고 있는 거냐?

「아, 예. 아무래도 소교님의 평소 동선은 한정되어있고, 데릭씨 정도로 티나게 정신줄 놓은 사람들이 접근하는 것은 뇌룡대주가 용납하지 않으니까요.」

그렇군. 하긴, 조금 전에도 만약 이런 자리가 아니었다면, 데릭이 소교 가까이 오기도전에 처리해 버렸겠지.

소교의 우직한 보디가드 뇌룡대주는 당연히 소금 커플과 함께 도착했었는데, 계속 소교 경호에 최적화된 거리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전문 살수 못지않은 은신술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직접 상황을 보게 되니, 소교의 안전 문제에 좀 더 안심을 하게 되는구먼. 어디, 점검 차원에서, 최고 위험한 악당 놈의 의견도 좀 들어보는 게 좋으려나?

-대교.

대교를 부르고 원판 녀석쪽을 턱짓해 보이자, 대교는 작게 ‘어머’ 소리를 냈다. 그녀는 원판을 깜박하고 나가려했던 것이 미안했는지, 얼른 소교의 손을 잡고 원판녀석쪽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어머! 크라우드씨도 와 계셨군요!”

예의바른 소교가 다소곳이 고개 숙여 인사하는데도, 이 싸가지는 대수롭지 않은 태도로 가볍게 인사를 받는군. 쯧. 이 싸가지도 의외로 나처럼 막눈, 막신경의, 아, 아닌가? 이 녀석도 어쩐지 전과 다른 시선으로 소교를 보고 있는 것도 같……………

“저~ 고리 고름, 말아 쥐고서~”

윽!

“OF, OF!”

“훗. 실례했소, 소교양.”

젠장! 우리 소교도 아직은 이 극악 노무시키한테는 역부족인가?

나는 살짝 깼지만, ‘낭랑 18세’ 노래를 모르는 대교와 소교 자매는 내 태도가 오히려 조금 의아한 모양이로군. 으음. 근데 그러고 보니, 노래 가사 내용에 딱히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던가?

“원판! 너도 밖에서 합석할래? 대교가 간혹, 너도 우리 가족 비슷한 거 아니냐고 오해를 할 때가 있어서, 예의상 권해본다.”

“오라버니!”

대교는 곱게 눈을 흘겼고, 원판은 쿡쿡- 소리를 내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