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168화 : 비연랑대(飛燕狼隊) VS 호른 전사대. (2)

극악서생 4부 – 168화 : 비연랑대(飛燕狼隊) VS 호른 전사대. (2)


3. 비연랑대(飛燕狼隊) VS 호른 전사대. (2)

광분한 늑대 씨들께선, 처음 출동할 때 이상으로 기세등등하여 몰려나가기 시작했다. 호른족 늑대(?)들도 이쪽의 뜨거운 분위기에 반응하여 더욱 타오르는 것 같았고, 싸움은 두 무리의 수컷 늑대들의 패싸움으로 치닫고 있었다.

대교가 살짝 어이없어하다가, 결국 피식 웃어 버리는군. 근데 나는, 나 자신도 단순 늑대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웃기가 쫌, 크흠! 그런데 그나저나, 싸움 양상이 일반적인 패싸움과는 다른 거 같지?

분명 수십 명이 동시에 엉겨 붙은 건데도 생각보다 정신 없지는 않았다. 그건 수십 명이 각자 한 명의 적수와 대결을 하고 있는, 일대일 맞짱의 대규모 확장판이었고, 이건 호른족 쪽에서 정확하게 쪽수를 맞춰서 나왔다는 것을 의미했다.

먼저 승부를 끝낸 병력이 자기편을 거들게 되는 시점에서 균형이 깨지겠지만, 당장은 다들 팽팽해서 쉽게 분위기가 바뀔 거 같지 않네. 이런 상황에서 대교와 웅카스, 양쪽 대장들은 어떻게 나오려나?

박 터지게 싸우고 있는 늑대 군발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의 주된 관심은 이제 비연대와 다른 호른족 전사대간의 전투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다. 크루버가 오늘 몰고 나온 병력은 대충 삼십 명 정도였고, 비연대는 본래 대교를 포함하여 정확하게 34명이었다. 전투 대기중인 호른족이 비연대보다 조금 더 많은 상황이었다.

머릿수의 저 정도 차이는 큰 의미가 없을 거 같지만, 호른족 전사들의 전투력은 저렇게 평균적으로 늑대 인간급이라는 것이 확인되었어. 저런 호른족 전사대를 상대로, 우리 비연대의 특공 여군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 줄지… 응? 호른족에서도 여군(?)이 먼저 나서는 건가?

호른족의 홍일점, 긴 머리를 양 갈래로 땋아 내린 원주민 아가씨가 혼자 무리의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머리띠의 깃털은 하나였으나 유독 크고 길었으며, 같은 갈색의 깃털로 만들어진듯한 화살이 가득 담긴 활통을 등에 매고 있었다.

짧은 단검도 허리에 차고 있지만, ‘활’이 주무기인 아가씨인 거 같지? 이런, 활을 들어 우리 대교를 겨냥해 버리네.

쐐애액~!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내 머리도 쭈뼛해지고 있었다.

보통 화살이 아니, 웃!

퍼퍽!

화살은 대교가 아닌, 대교 바로 옆의 나무에 적중! 하지만 빗나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위협용 사격이었던 거고, 화살이 아름드리나무를 거의 꿰뚫고 반대편까지 촉이 나와 있어! 우쒸! 저 가냘픈 원주민 아가씨의 화살이 내 철궁보다도 강하다니!

나로서는 속이 쓰린 장면이었으나, 정작 대교는 자신에게 가해진 위협 사격에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굉장한 위력의 화살 공격을 선보인 원주민 아가씨의 뒤에서 웅카스가 입을 열었다.

“환타’! 내 일곱 명의 딸들중에서 다섯 번째 딸이지.”

일곱 명의 딸? 저 괴수 인간, 알고 보니 딸부자셨군. 그나저나 이름이 웬 환타? 설마 다른 딸래미들 이름도 콜라, 사이다, 뭐 그런 식은 아니겠지? 내가 애먼 걱정(?)을 하는 사이, ‘음료수 아가씨’는 대교를 향해 쌔액~ 기분 나쁘게 쪼개 보였다. 그러나 우리의 대교 마님께서는, 음료수 아가씨의 위협 사격에 이은 쪼갬 도발에도 잔잔한 미소로 화답했을 뿐, 전혀 상대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 대신, 그녀의 비연대 중에서 한 명이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

그래. 비연대에도 궁술 전문 병력이 있고, 우리측 궁사의 날카로운 눈빛도 만만찮아 보이, 어? 화살을 한꺼번에 세 개나 매겨?

쌔애애애~!

동시에 세 개의 화살이 음료수 아가씨를 향해 쏘아졌고, 음료수 아가씨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음료수 아가씨와 화살 사이로 끼어드는 몇 개의 그림자가 있었다.

콰악! 칵!캇!

세 개의 화살이 동시에 막히고 쳐내졌다. 순간적으로 나선 호른족 세 명에 의한 것이었고, 세 명 모두 음료수 아가씨와 같은 색의 깃털 장식을 하고 있었다. 음료수 아가씨 직속 수하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막히기는 했으나, 남다른 동시 사격 실력을 선보인 비연대의 궁사 아가씨는 별다른 표정 변화없이 활을 내리고 있었다. 자신도 인사차 날린 위협 수준이었을 뿐, 전력을 다한 공격은 아니었다는 태도였다.

““작설! 매화분대 2조를 맡고 있는 아이지요.”

대교의 소개를 받은 조장, ‘작설’의 주위로 그녀의 조원들도 모여들어 있었다. 공교롭게도(!) 작설의 조원들 역시 호른족 아가씨의 수하들과 같은 세 명이었고, 작설은 호른족 아가씨를 마주 노려보면서 한 손을 들어, 어딘가를 가리켰다.

특정한 장소를 가리켰다기보다, 어디든 남정네들의 패싸움 장이 아닌 곳에서 우리끼리 화살끄댕이(?)잡고 싸워보자는 의미인 거 같군. 음. 그리고 먼저 자신의 수하들과 함께 신형을 날려 빈 숲으로 달려가는데, 음료수 아가씨는 그냥 보고만 있네?

음료수 아가씨, 환타. 그녀는 활을 들어 다시 고집스럽게 대교를 겨누었다. “난 호른족의 공주! 적의 두목과 싸울거야!’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었으나, 그녀는 시위를 놓기도 전에 황급히 몸을 날려 피해야 했다.

이번에는 다섯 발 동시 사격? 환타의 호위대도 다 막아주지 못했고, 환타 자신이 땅을 구르며 피하지 않았으면 최소한 한 대의 화살에는 메롱될 뻔했어. 어쨌거나, 이번 작설의 다발 사격에는, ‘택도 없는 분께 까불지 말고, 수준 맞는 나 한테나 엉겨보시지?”라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봐야겠지? “이익!”

입술을 깨물며 일어선 환타는 화살이 날아들었던 숲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고, 그녀의 호위대(?)도 뒤를 따랐다.

저 음료수 아가씨도 일견 가냘프면서도 날카로운 야성미가 돋보이는 미녀지만, 우리 측 작설양은 더 작살 미녀로서, 미모로 일단 우세승, 이, 문제가 아니고! 에고, 나부터 이노무 외모 지상주의를 좀 바꿔야 하는데 말야.

미모와 무관한, 어디까지나 실력 대결이 펼쳐지기 시작한 숲 쪽으로도 요몽의 이동형 방송 장비가 날아가며 이원 중계를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교가 먼저 호른족 진영의 한쪽을 가리켰다. 그녀의 섬섬옥수가 지목한 방향에는 다른 호른족과 달리 두터운 짐승의 털가죽으로 몸을 감싸고 있는 자들이 작은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버스커’ 형제들이다. 거대한 곰도 잡을 수 있는 전사들이지.”

다른 호른족들이 대부분 웃통 깐 모습인데 비해, 저들만 털가죽을 입고 있다 했더니, 저게 자신들이 잡은 곰의 가죽이란 건가? 하나같이 야생 곰처럼 우락부락한 거한들이었고, 저들 자신이 곰인 것 같은 놈들이어서, 작고 야리야리한(?) 몸매의 비연대와는 그야말로 ‘비교체험 극과극’ 분위기로군.

“잘 되었군요. 우리 비연대도 ‘곰 사냥’을 잘하니, 좋은 승부가 되겠어요.”

대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비연대의 절반 가까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매화 분대’로 불리기도하는 1분대와 ‘난초 분대’라는 별칭의 2분대가 함께 출진하는 모양이었다. 1분대 매화에서는 먼저 2조 네 명이 빠져나간 상태여서 1조 네 명, 난초 분대는 여덟명 전원이라서 총 열두 명이 나선 것이었다. 버스커 형제인지하는 인간 곰탱이(?)들은 여섯 명 뿐이지만, 다들 덩치가 비연대원들의 두 배가 넘어 보이네. 웅카스의 명령에 따라 버스커

형제들만 몸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아, 저쪽도 머릿수에는 불만이 없는 모양이군.

「어, 근데요 주인님. 비연대가 언제 곰 사냥으로 훈련을 했었나봐요? 저는 전혀 몰랐는데 말예요.」

-요몽. 대교가 설마, 진짜로 곰 사냥을 시켰겠냐? 비연대가 자신들보다 강적을 만나도 효과적으로 싸우며 제압까지 가능하도록, 그런 합공 훈련이 잘되어 있다는 것을 비유해서 표현한 거겠지.

「아하하. 그런 건가요? 전 또, 대교님께서 주인님께 웅담을 챙겨드릴 겸해서 그러신 줄 알았지 뭐예염.」

응? 웅담? 그러고 보니, 대교는 나를 위해서 그런 걸 수집(?) 하려고들 성향이 조금(?) 보이는 아가씨지? 대교가 한국에서 진짜 그런 행동을 하진 않을 거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언제 한번, 그러지 말라는 얘기를 해 두어야 하려나?

요몽의 나름 약간의 이유가 있는 딴지 때문에 잠시 주의가 흐트러졌지만, 좀 더 정신 바짝 챙기지 않으면, 관전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가고 있었다. 양측 진영의 정면에서는 여전히 수컷 늑대들의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고, 대교 기준으로 좌측의 숲에서는 양측 궁사 팀의 대결이 마악 불꽃을 튀기기 시작한 참이었다.

그리고 이제 우측의 얕은 계곡에서도 단체전 배틀이 시작되려는 건데, 에구. 이거 채널(?)을 어디로 돌려야 하는 거지?

크워어~ 크왁!

대장 크루버는 지치지도 않고, 오히려 더욱 야성 늑대의 광폭함을 드러내며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호른족 부두목도 결코 밀리지 않고 있을뿐더러, 어느 순간부터인지, 그의 일그러진 얼굴에도 크루버 못지않게 흉폭한 짐승의 얼굴이 겹쳐지고 있는 것 같았다.

저 호른족 부두목, 저거 아무래도, 아, 아니, 다른 호른족들도 마찬가지인가? 저들 모두 어째……………

“우리 낭아대와 같은, 늑대의 힘을 가지고 있는 거군요.”

역시 이심전심. 대교가 나와 같은 판단을 하고 웅카스에게 물은 거였다.

“눈치를 채었는가? 우리 호른족의 전사들은 선조들로부터 이 ‘어금니’로 늑대 신의 힘을 물려 받아왔다.”

대답을 마친 웅카스는 자신의 입을 크게 쩌억 벌렸고, 공룡처럼 벌어진 입안의 무시무시한 짐승 이빨들 중에서도 두 개의 이빨이 유독 하얗게 번득이고 있었다.

젠장! 웅카스는 아직 변신한 것이 아닌데도, 풀파워 모드의 크루버 이빨보다도 크고 무서워 보이는 이빨이네. 대체 어떤 방식으로 늑대인간의 힘을 이어가고 있다는 건지, 아직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으나, 결국 크루버 부대와 호른족은 친척뻘 늑대 부대였던 거군.

“역시 그랬군요.”

대교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다시 조용히 전체 전황을 살피는 기색이었고, 나는 새삼 웅카스와 아직 대기중인 호른족들을 살펴보았다. 크루버와 호른족 부두목의 움직임에서 유사성을 느꼈던 이유, 호른족의 비인간적인 전투력의 비밀을 알게 된 셈이었다. 하지만 나는 왠지, 호른족에게 늑대 인간의 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루버 부대와 싸우고 있는 부두목과 부하들은 그들도 늑대인간의 일종이라고 쳐도, ‘곰 사냥꾼, 버스커 형제들은 아무래도 그들 자신이 곰의 힘까지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 그리고 음료수 아가씨, 환타. 그녀는 또 다른 동물의 힘을 가진 거 아닐까?

-요몽! 녹차 팀과 탄산음료 팀의 싸움부터 집중해보자!

「에? 그게 무슨 말씀, 아~ 작설차와 환타? 에궁. 주인님의 아재 개그는 하여간!」

요몽은 나의 말장난 수준에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좌측 숲의 영상창을 확대해 주었다.

쐐애액~! 파앙!

굉장한 기세로 쏘아진 화살이 작은 나무 하나를 거의 폭파시키듯이 관통해 버리는 광경부터 시작되었다. 한발 먼저 다른 나무 위로 신형을 날려 피하는 작설의 활에도 이미 몇 개의 화살이 매겨져 있었다.

쌔액! 쌕!

두 개의 화살이 두 마리 물고기처럼 쏜살같이 날아들자, 환타는 재빨리 커다란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한 대는 나무에 박혔고, 또 한 대는 방패가 된 나무와 환타의 몸을 스치며 그녀의 옷자락을 찢는 것 같았다.

환타의 화살은 맹렬하게 회전하며 파괴력을 극대화하는 것 같지만, 속도는 일반 화살보다 약간 느리다 싶으면서 궤도도 우직해 그 반면, 우리측 작설의 화살은 계곡의 돌 사이를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빠르면서 각각의 화살에 궤도변화까지 있어.

권투로 치면, 정통파 돌주먹과 변칙적인 카운터펀처의 대결? 그건 일단 그렇다 치고, 다른 팀원들은 어디에 있는 거지? 늑대들처럼 각자 맞짱을, 아, 아닌가?

몸을 숨긴 화타를 다시 시야에 넣기 위해서 나뭇가지 위를 다람쥐처럼 날며 이동하던 작설이 다급하게 방향을 바꾼 직후, 그녀가 가려던 지점의 나뭇가지가 터져 나갔다. 환타처럼 ‘파워 스크류 어택'(?)을 날렸던 호른족 남정네 역시, 또 다른 ‘방향에서 날아드는 암기를 피해서 몸을 날리고 있었다.

수리검? 2조는 암기술 위주로 특화 훈련을 받은 모양이지? 나도 분대장급 얘기만 얼핏 들어서 잘 몰랐, 이런, 저 수리검 아가씨도 다른 방향의 화살 공격 때문에 더 이상 조장을 돕지 못하게 되었군. 그렇지만 방금의 호른족도 또 다른 비연대의 화살이나 암기를 의식하여 연속 공격을 포기하는 것 같지?

울창한 숲의 나뭇가지들 사이에서 물고 물리는 혼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각자의 싸움보다는 자신들의 리더인 환타와 작설의 전투 보조에 치중하는 느낌이었다. 그 사이 한숨 돌린 환타가 다시 숨어있던 나무 뒤에서 몸을 드러냈을 때, 작설은 상당히 먼 거리의 거목 뒤에서 다른 조원에게 화살을 보충받고 있었다.

한 번에 많은 화살을 소비하는 것이 작설의 다연발 사격의 약점, 이,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저거, 위험해!

환타는 나오기 전에 자신의 화살 깃털에 대고 뭔가 주문을 중얼거리는 것 같았고, 쏘아진 화살이 날아가며 일으키는 바람만으로도 가는 나뭇가지들이 날아가 버리고 있었다.

콰앙!

옘병! 저게 화살이야? 레일건이야? 저 큰 거목을 깨끗하게 관통해서 구멍을 내 버렸네. 작설, 그녀는 일단 직격은 피했지만, 꽤 놀란 기색이군. 방금은 간발의 차로 몸을 낮춘 덕분에 구멍이 난 것은 나무뿐이었지만, 이제 어떤 거목에 몸을 숨겨도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이 공포심을 일으켜서 섣불리 달아나려 하면 더 위험해 질, 아, 이건 내 기우였나?

작설은 분명, 상대의 초강력 화살 포격에 크게 놀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었으며, 방금 허무하게 구멍이 나버린 나무 뒤에서 서둘러 빠져 나오려고 하지도 않았다.

상대가 같은 위력의 공격을 연속으로 가해오지 못할 거라고 판단하여 움직이지 않은 거고, 그야말로 현명했어. 작설이 뛰쳐나올 때를 기다리고 있던 호른족 놈이 실망한 기색으로 물러나고 있군.

공포에 휘둘리지 않고 싸움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판단력, 그 판단을 믿고 섣부른 행동을 자제하는 침착성, 이거, 이거어, 대교가 그동안 계속 비연대를 자랑하고 싶어했던 이유가 있었구먼.

사실, 작설 혼자만의 판단력은 아닌 것 같기는 했다. 주변 숲에 산개해있는 조원들이 끊임없이 그녀에게 적들의 움직임을 알려주고 있는 중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역시 결정적인 순간의 판단은 그녀의 몫이었을 거고, 조장과 조원들 간의 완벽한 호흡 자체도 대단한 거였다.

그런데, 적들도 팀워크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가 있겠어. 환타가 자신의 위치에서는 절대 볼 수 없었던 지점의 작설에게 정확히 사격을 가할 수 있었던 것도, 다른 위치에서 암약하던 호위대의 도움인 것 같으니 말야.

-요몽. 우리 비연대는 전음으로 의사소통을 하겠지만, 호른족은 어떤 거 같냐?

「그을쎄요? 어떤 소리나 손짓 발짓, 하여간 아무것도 잡아내지 못했어요. 부족들간에는 텔레파시가 통한다거나, 아니면 저 머리띠가 무선 송수신 장치 아닐까요? 저 깃털이 꼭 안테나 같잖아요」

-훗. 짜식, 왠지 설득력 있다. 그건 그렇고, 이제 잠시 소강상태가 된 거 같지?

「넵! 제가 보기에도 그러네염. 한 차례 격돌로 상대팀의 실력을 확인하고, 이제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분위네염.」

-그래. 그러니까 다른 쪽 싸움을 보는데, 크루버 쪽은…………….

나는 무심결에 늑대 씨들의 패싸움부터 다시 확인해 보면서 말을 이었다.

-건너뛰고.

크흠. 비연대의 싸움에 비해, 늑대 씨들의 싸움은 너무 단순한 멍멍이 싸움 같아서리. 늑대 씨들, 미안.

「그러시면 곧바로 무지막지 살벌해 보이는 버스커 형제들과 하늘하늘 버들잎 같은 비연대의 언바란스한 대결 중계로 넘어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