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79화 : 정면의 칼(刀). 등 뒤의 칼(刀). 품안의 칼(刀). (3)
3. 정면의 칼(刀). 등 뒤의 칼(刀). 품안의 칼(刀). (3)
“블랙, 너 말야. 내가 이 섬에 처음 도착해서 말을 걸었을 때, 내가 속으로 ‘얼굴보고 인사라도 나눈 다음에 싸움을 시작하고 싶은데, 계속 숨기는걸
보니까, 혹시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놈 아냐?’라고 생각하는 걸 읽었지?”
계속 담담하게 쿨한 척하고 있던 블랙의 안색이, 티가 날 정도로 굳어졌다.
“그래서 그게 아니라는 증명을 하기 위해서, 모습을 드러내고 인사를 해왔던 거고 말야. 내 다소 막연했던 짐작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었지.” 블랙은, 굳어진 얼굴 그대로, 어색한 미소를 떠올렸다.
“설마 했는데… 그런 생각을, 자신이 원하는 생각만을, 흘려낼 수가 있었군요.”
‘흘려냈다기보다, 대놓고 지껄였다고 하는 편이 맞을 걸?’
“…지금의 이 생각, 이것도 같은 수법이로군요.”
“수법이라는 표현이 왠지 거슬리지만, 하여간 난 요즘, 깊은 속마음과 다른 겉마음이랄까, 그걸 상대방에게 말하듯 하는 게 가능해진 것 같아. 물론 나름대로 연습께나 했지. 어, 그리고 니네들 텔레파시 능력자들은 원래 이렇지 않냐?”
“그야, 그렇지만… 당신은 타고난 텔레파시스트도 아니고, 지금도 텔레파시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우리와 같은 텔레파시스트를 적으로 만나자마자, 빠르게 대응 방법을 찾아 익혀 버렸군요. 당신의 무서운 진화력을 충분히 인식하고 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저의 섣부른 오판이었던 모양입니다.”
“뭐, 그 얘긴 이 정도로 하자, 또 궁금한 거 있냐?”
“…글쎄요. 지금까지는 당신의 모든 것이 궁금했었지만, 막상 직접 물으려니 왠지 더는 떠오르는 것이 없군요.”
뭐…냐. 이 녀석의 지금 표정은, 어쩐지 낯이 익은 걸? 전에 다른 녀석에게 이런 느낌을… 아니, 이 블랙 녀석도 그랬는데, 이제까지는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걸까? 그렇다면 역시 이 녀석도…….
“알겠어, 그럼 내가 묻지. 넌 나에게 변신 능력을 들키고 그 때문에 기습 공격 기회를 놓쳐서 이러고 있다 치자, 그런데 난, 또 왜 친하지도 않은 너와 이렇게 시간을 들여서, 대화를 하고 있는 걸까? 넌 그 이유를 알겠냐?”
블랙은 잠깐 침묵했으나, 결국 피식 웃었다.
“전 화이트가 아닙니다. 당신께서 허락하지 않는 한, 당신 생각을 읽을 수 없는.”
원판은 항상 나를 읽을 수 있다는 말이 거슬리긴 하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지.
“그건 서로 마찬가지야, 블랙. 나도 너의 진짜 본심은 모르겠어. 그래서 그걸 알고 싶은… 순전히 호기심으로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 거야.”
블랙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색으로 움찔하는 것 같았다.
“블랙. 넌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날 노렸던 거며, 또 무슨 생각으로… 아, 아니다. 이번에는 내가 너무 막연하게 물을 뻔했다. 그래. 까놓고 얘기하자.” 문득,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블랙의 얼굴이 웃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블랙 너는 지금 프리메이슨에서 나온 것이 아니야. 그리고 애초에 날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것도 아니고! 안 그래?”
내 말에 블랙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녀석은 여전히 무심을 가장한 얼굴로, 슬쩍 어딘가를 보았다가 다시 나를 보았다.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셨습니까?”
“그야, 내가 아직 멀쩡히 살아있으니까.”
그래. 인정하기 싫어도 할 건 해야지, 내가 이 녀석의 전략이나 이런저런 속내를 미리 감 잡고, 대처한 측면도 많긴 하지만, 냉정하게 돌아보면 전부는 아니었어, 다른 에레보스 멤버들은 몰라도, 이 빌어먹게 많이도 원판을 닮은 녀석이, 진짜 제대로 내 목숨을 노렸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당했을 순간이 있었음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알아.
“쫀심 상하지만, 넌 나를 죽일 수 있었는데 봐 준거야, 내 생각에는 세 번 정도?”
“너무 자신에게 엄격하시군요. 어떤 순간을 말씀하시는지는 알겠지만, 그때 모두, 그 정도로 완벽한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제 판단은 그랬었죠.”
“내 쫀심 세워주는 건 고마운데, 너 아직 제대로 대답 안했다?”
블랙은 결국 조금 전 향했었던 방향, 프리메이슨이 설치한 카메라 중의 하나로, 다시 시선을 던졌다.
“화이트님! 이 정도까지 알아채셨으니 어쩔 수가 없겠군요.”
화이트님? 언제는 원판 놈과 자기가 동격이라더니…가, 중요한 게 아니지, 지금.
“그래, 블랙, 수고했다.”
카메라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원판 목소리가, 통화 때만큼 또렷한… 것도, 지금 중요한 것이 아냐! 원판 녀석, 지금 블랙에게 뭐란 거야? ‘수고했다고? 원판이, 지금 블랙의 심리상태를 제대로 몰라?
“유준 형님, 이미 상황을 거의 이해하고 계실 겁니다.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시고, 이제 저와…….”
“야! 원판! 너 왜 그래? 너, 블랙하고 안 친… 아니, 혹시 최근엔 본 적도 없는 거야?”
내 어이없어하는 의문에, 원판은 조금 사이를 두고 대답해 왔다.
“그렇습니다. 전 형님께서 그 섬에 도착하시기 직전에야, 블랙의 진짜 임무를 들었을 뿐입니다.”
이런! 그럼 원판도, 블랙을 제대로 파악할 틈이 없었겠구나.
“블랙. 너, 설마 그분의 명령 외의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원판이 차분하게 블랙에게 물었고, 블랙은 쿡쿡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화이트님. 그 분의 명령은 ‘너의 모든 능력을 다하여 진유준과 싸워라.’였습니다. 전 끝까지 명령에 충실할 뿐입니다.” “명령의 온전한 문장은 ‘진유준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시작되었을 것이다.”
“후후, 그랬던 것 같군요. 그래서 제가 계속 망설였던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기 시작한 블랙이 날 지긋이 노려보며 시니컬하게 웃었다.
“진유준님, 저의 마음을 ‘모르겠다’라고 하신 당신의 판단이 옳았습니다. 저는 바로 조금 전까지도, 당신과 끝장을 봐야할지 망설였으니까요.” 망설임 끝에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는, 빠르게 살벌해지는 살기만 봐도 알겠군.
“그래, 난 분명 너의 애매한 마음과 살기를 동시에 느꼈던 거 같아. 그걸 계속 신경 쓰면서 싸우느니, 미리 확실히 하고 싶긴 했지만, 으음. 너 근데 왜 하필 이런 결론이냐? 넌 나를 탐나는 사냥감으로 여기는 것도 아니고, 싸움이나 살인을 즐기는 것도 아니잖아.”
닥터 제이로부터, 블랙이 ‘여린 심성을 가진 소년 이었다’는 식의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 생긴 편견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녀석과 직접 얘기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최소한 스스로 자처하던 ‘암살자로 태어난 존재’는 아니라는 느낌이 강해진 상태였다.
“진유준님. 이것이 당신이 궁금해 하던, 저의 진짜 본심입니다.”
「주인님!」
화르르르르르~!
웃! 뭐, 뭐야? 갑자기 웬 불꽃이, 사방에서 솟구쳐?
「주인님! 아직 탈출 가능한 화력입니다. 서둘러 대피하실 것을 권고합니다!」
몽몽이 알려왔고, 원판도 피하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나와 블랙 주변에서 차츰 커져가는 불길을 돌아보면서도, 굳이 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거 혹시 념에 의한 불?”
“그렇습니다. 저격수였을 때의 제가 만든 념의 힘은, 지금의 제가 계속 유지할 수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이렇게 타오르는군요, 마치 바다에 진 그 친구의 불꽃처럼 말입니다.”
바다에 진… 친구? 불꽃?
“자니? 블랙, 너… 고요의 저격수 모드였을 때의 너는, 그 자니 녀석과 친구였던 거냐?”
“그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랬던 모양입니다. 그를 생각하며 만든 념이, 이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 걸 보니 말입니다.”
하아~그랬단 말이지? 이 녀석은, 거부할 수 없는 명령에 의해서 친구까지 해칠 수밖에 없었고, 이 불꽃은 자니를 위한 진혼의 불꽃이었어.
“블랙. 너…….”
나는 예상치 못했던 사실을 알게 되어, 무거워진 가슴을 안고 말했다.
“저기, 일단 기분은 알 것도 같아. 그런데 그게 왜 이렇게 되는 건데?”
블랙은 자신의 몸에서도 화르륵~! 불길을 일으켜, 난감해하는 나에게 대답했다.
“저나 진유준님, 그 누구도 그 분께 대항할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일은, 이렇게 동료를 추모하는 진혼의 불꽃으로, 당신을 상대하는 것뿐입니다.”
옘병! 대체 어떤 사도 놈이기에, 이 정도 되는 녀석이 저항할 엄두도 내지 못하는 거야?
“야, 임마! 아무리 그래도, 사내놈이… 윽!”
콰아아아~!
블랙의 엄청난 화염이 덮쳐왔다.
「주인님!」
요몽의 뾰족한 목소리가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
「주인님! 조금만 버티시면, 곧……….
-됐다. 몽몽, 요몽이나 진정시켜라.
「아! 이건?」
몽몽 녀석, 나름 도통한 이후로는, 오늘이 최고 굴욕의 날이로군. 계속 나보다 판단이 늦었으니 말이야. 그, 뭐. 나도 솔직히, 이 화염에 완전히 휩싸이기 전까지는, 깜박 속긴 했지만 말야.
-이 화염까지도, 념의 불꽃이었던 거구나, 블랙?
‘그렇습니다. 열에너지 방출은 일반 화염과 마찬가지지만, 예상대로 진유준님의 칼에, 응축된 념 에너지로는 쉽게 차단되는군요.’
이 녀석, 내 정글이의 정체를 알고 있어서, 이렇게 맘 놓고 불 쇼를 펼쳤던 거군.
-너, 연기 아주 제대로다? 나도 깜박 당했네.
‘후후, 그랬다면 다행입니다. 이로서 저는 진짜 프리메이슨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혹시 어딘가에서 환영의 천사와 합류하는 거냐?
‘아뇨. 그녀는, 정말로 떠나고 싶어 하는 겁니다.’
-그럼 너는?
‘진유준님 말씀처럼, 저도 사내입니다. 갚아줘야죠.’
훗. 이 녀석, 새삼 맘에 드는군.
‘아쉽지만, 긴 얘기를 나눌 상황이, 못 될 거 같군요.’
-하긴, 이 상태로 오래 끌면, 의심을 받겠지.
잠시 후.
아무도 접근할 수 없도록, 거대하게 타오르고 있는 화염을 뚫고, 폼 나게(?) 날아오르는 인형이 있었으니, 당근, 이 몸 진유준이었다. 나는 허공에서 몸을 틀며, 날 쫓아오듯 뻗어오는 념화(念) 한줄기에 정글도를 휘둘러 흐트러뜨려 버렸다.
-몽몽! 스캔 영상 보조!
거대 불꽃 부근에 착지하면서, 불꽃 안으로 마구 도기를 날렸다. 물론 몽몽이 보여주는 블랙의 신형을 피하면서, 최대한 요란뻑적지근한 공격 쇼를 펼친 것이었다.
“오라버니!”
나는 듯 달려오고 있는 대교에게, 싱긋 한번 웃어주고, 절벽 위 여기저기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CR녀석들에게는, 가볍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유준 형님. 괜찮으십니까?”
어딘가의 스피커에서 들려온 원판의 목소리가, 내 얼굴에서 웃음기를 지웠다.
“보다시피.”
나는 원판 목소리가 들린 카메라를 흘끗 보며, 차갑게 대꾸해 준 다음, 다시 블랙의 념화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불꽃이 차츰 줄어들다가, 사람의 두 배정도 크기가 되었을 쯤에, 화악-! 한번 치솟아 준 다음에 순식간에 사그라들며 아무것도 남지 않은… 흐음, 연출이 끝까지 꼼꼼하게 그럴듯하군.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블랙은..
“닥치고! 누구냐, 블랙이 속했던 사도가!”
낮게 깔리면서도, 약간 격앙된 음성과 차갑게 빡 돈 표정…! 나도 오늘 연기 좀 되는 거 같지?
“그건… 제가, 말할 수 없는 입장이란 것을 이해해 주십시오.”
“흥! 그래, 네가 놈들과 같은 편이라는 걸 깜박했군.”
“유준 형님. 전…….”
“원판!”
나는 이를 악물고, 블랙과 녀석의 불꽃이 함께 사라진 자리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블랙은 자니와 싸울 때 썼던 저 불꽃 말고도, 더 강력한 능력을 가진 녀석이었어. 그럼에도 마지막에는 저 불꽃 능력만으로, 나와 싸웠고, 그리고 산화했다.”
그런 비주얼을 충분히 연출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팍팍 더 강조하자.
“알겠나? 블랙은 내 칼에 져서 죽은 게 아니야,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했던 동료의, 친구의! 그 친구의 불꽃에, 스스로를 태우고 싶었던 거야!”
오오~ 대사까지 좀 된다! 연기에 몰입하다보니 정말로 복받치는 감정이 마구 솟구치면서… 응? 왜 갑자기 요몽이 나타나는 거지? 「저어, 주인님. 연기 자체는 좋으신데요. 조금 오버신거 같아요.」
-에? 그냐?
「예. 사실 주인님은 블랙씨와 친할 틈도 별로 없었잖아요. 게다가 블랙씨는 자타공인, 주인님이 싫어하는 스타일이고요.」
아참, 그랬었…지?
에고. 이쯤에서 감정 수습하고 적당히 마무리해야겠다.
“블랙을 지배했던 사도! 당신도 지금 내 말을 듣고 있겠지? 당신, 기억해 두겠어! 수하에게 자기 동료이자 친구를 죽이게 했던, 당신을 말이야!”
에고. 적당히 마무리 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약간 오버한 기분이네. 하, 하지만 그러고 보니까 블랙에게 자니를 죽이게 한 건 맞잖아? 이쒸! 연기가 아니라 진짜 열 받네?
「주인님! 릴렉스! 릴렉스~! 아이 참. 그래도 살기를 주체 못하시네?」
-이 씨! 다시 생각하니까, 열 받잖아! 블랙 녀석이 연출한 건 자폭 상황이고, 그 이유나 다른 모든 사항은 진짜라고 했잖아.
「그, 그러고 보니 주인님의 성격상, 많이 열 받아 하실 상황이 맞는 거 같기도 하네요, 그럼 뭐, 그냥 계속 진정하지 마세요.」
-우띠! 너 때문에 벌써 기분 잡쳤다.
난, 살기가 급속도로 꺼져가는 것을 느끼며, 재빨리 대교를 돌아보았다.
「와아~ 순발력 죽여요! 대교님의 존재를 활용하면, 주인님의 줏대 없는 감정 변화를 무마할 수 있겠어요!」
-몽몽.
결국 요몽은, 몽몽의 오랏줄에 포박되어 사라지고, 나는 대교에게 희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따라 웃어주는 그녀 덕분에 요몽 녀석이 메롱시킨 기분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유준 형님.”
으음. 사실 요몽 녀석 보다는, 이 원판의 반응이 중요하지. 진유준 + 블랙 프로덕션 작품에 대한 원판의 평가는 과연…….
“저 조차 볼 수 없었던 기밀 데이터를, 지금 막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블랙은 알고 보니, 형님께서 아끼시는 CR들과 같은 연구소 출신이었군요. 저도 이제야 생각났습니다. 유난히 성격이 여렸던 그 아이가 바로 블랙이었었군요.”
원판은 목소리만 들리고 있는 거지만, 왠지 씁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젓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블랙의 행동은 우리 측 누구도 원치 않았던 상황입니다. 조만간 오늘의 오해를 풀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끄흠. 비교적 잘 먹혔다는 평가가 나온 셈인가? 어째 온몸을 바쳐 열연한 블랙과 나에 비해, 원판 놈은 앉아서 날로 먹는 기분이 들긴 하지만…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결과만 좋으면 됐지, 뭐.
나는, 나와 대교 주위로 모여들고 있는 CR들, 그중에서도 레인을 새삼 돌아보며 생각했다.
이제 CR들의 선봉장이자 지휘관으로 프리메이슨의 정면에서 놈들을 노릴 레인, 오늘 죽음을 가장하고 사라졌지만, 언제고 놈들 등 뒤의 칼이 될 블랙, 그리고 그 둘의 원조이자, 적들 품안의 칼, 원판…! 12인의 사도 놈들, 조만간 원판을 건드린 걸 후회하게 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