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2권 – 3화 : 신위 발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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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왕전생 2권 – 3화 : 신위 발현 (3)


신위 발현 (3)

무사는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기절했다.

낭왕이었던 때라면 가차 없이 목을 날려 버렸을 텐데, 지금의 신분은 학도이기에 손끝에 사정을 뒀다.

물론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오히 려 죽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몸 안 을 파고든 뇌기가 하단전을 태워 평 생 남자구실을 못하게 되기 때문이 다.

설우진의 합류로 싸움의 향방은 다시 천중 상단 쪽에 유리해졌다. 강 무호에게 집중됐던 공격이 설우진 쪽으로 분산되면서 다시 그가 힘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저놈은 또 뭐지? 천중 상단에 저 런 고수가 있다는 건 금시초문인 데.’

관해철의 시선이 종횡무진 활약하 는 설우진에 꽂혔다.

얼굴을 봐선 약관도 되어 보이지 않는데 손을 쓰는 족족 부하들이 쓰 러져 나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한 건 이쪽 이야. 언제 비월이 합류할지 모르니, 단번에 치고 들어가 놈의 목을 쳐야 겠어.’

시간이 흘러감에 초조함을 느낀 관 해철은 스스로 길을 열어 설우진의 앞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한 손으로 쥐고 있던 귀두도를 양손으로 잡아 힘을 집중시켰다.

그가 익힌 도법은 파산도다.

이름 그대로 산을 쪼갤 정도의 파 괴력을 지닌 도법인데, 아쉽게도 정 교함이 조금 부족했다. 그 말은 적 중됐을 때의 위력은 대단하지만 빗 나가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관해철은 나름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었다.

위윙윙.

관해철의 귀두도가 섬뜩한 파공음 을 발하며 설우진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 순간.

설우진이 공격을 피할 것을 대비해 두 명의 광룡가 무사가 몸을 날려 그의 발을 콱 틀어쥐었다.

이번만큼은 설우진도 꽤나 당황한 눈치였다.

‘끝이다, 애송이’

관해철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런데 그가 한 가지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그건 설우진의 등에 칼 이 걸려 있다는 점이다.

캉.

설우진의 머리 위에서 불꽃이 튀었 다.

그의 오른손에는 사부에게 반강제 로 건네받은 천뢰도가 쥐여 있었다. 

‘이 자식, 뭐지? 그 짧은 순간에 칼을 뽑아 든 것도 놀랍지만 지금 내 힘을 그대로 버텨내고 있잖아.’ 

관해철의 두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 다.

그는 지금 귀두도에 잔뜩 힘을 불 어 넣고 있었다. 힘으로 그대로 눌 러 버릴 작정이었다. 한데 눌리기는 커녕 오히려 귀두도가 뒤로 밀리고 있었다.

지난 삼 년간 설우진은 야수감각도 를 자유롭게 구사하기 위해 신체 각 부위의 근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전처럼 옆에서 사부가 붙어 수련을 강요한 건 아니었다.

그는 벽뢰진천의 경지가 어느 정도 올라온 뒤로 타는 듯 한 갈증을 느 꼈다. 그건 몸속에서 거칠게 뛰노는 뇌기의 유혹이었다. 보다 높은 곳으 로 나아가라는.

그가 회귀 전에 이뤘던 화경은 무 도의 끝이 아니었다. 화경 뒤에는 현경이, 현경 뒤에는 무신경이라는 새로운 경지가 존재했다. 강호의 유 구한 역사 속에서 무신경에 발을 들 여놓은 이는 마교의 천마, 소림의 달마대사 그리고 무당의 삼풍도인 단 셋뿐이었다. 설우진은 바로 그 무신경을 바라보며 수련에 임했다. 

“어이, 힘 다 준 거야? 이거 너무 쉽게 밀리잖아.”

설우진이 이죽거렸다.

수하들이 보는 앞에서 제대로 망신 을 당한 관해철은 이를 악물며 젖 먹던 힘까지 모두 짜냈다.

하지만 손목만 바들바들 떨릴 뿐 바뀌는 건 없었다.

“이거 기다리기 지루하네. 이쯤에 서 마무리를 짓자고.”

의미 없는 힘겨루기가 이어지자 설 우진이 한껏 손목에 힘을 밀어 넣었 다. 순간, 팽팽하게 이어지던 균형이 깨지며 천뢰도가 귀두도를 정확히 반으로 가르며 허공으로 비상했다. 순간 사위가 고요해졌다.

설우진은 여유로운 얼굴로 주변을 한차례 흘겨본 뒤, 천뢰도를 관해철의 목덜미에 바짝 들이댔다.

“다들 손에 든 거 내려놓지. 이 양 반 목에 칼자국 새겨지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광룡가의 무사들이 일제히 관해철 을 바라봤다.

그는 이미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 다. 그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힘에 서 밀렸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챙그랑.

무사들의 포기는 빨랐다.

가주보다 더한 괴물이 눈앞에 있는데 싸울 의지가 남아 있을 리 만무 했다.

“단주님, 어떻게 하실래요?”

적들을 무장해제 시킨 후 설우진이 슬쩍 강무호를 쳐다봤다. 싸움이 꽤 힘들었는지 주름진 그의 얼굴은 땀 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냥 살려 줘.”

“진심이세요? 이자들 때문에 호병 들이 죽을 뻔했는데.”

“어차피 죽여 봐야 또 다른 놈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될 거다. 죽여 서 원한을 쌓느니 차라리 일꾼으로 부리는 게 낫지.”

“설마 저들을 서안까지 데려갈 심 산이세요?”

설우진이 기도 안 찬다는 표정으로 강무호를 쳐다봤다.

일꾼이 부족한 상황이야 이해를 하 지만 산적들을 임시 호병으로 쓰겠 다니, 이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 는 꼴이 아닌가.

“아무리 난폭한 짐승도 길들이기 나름이다. 어디 한번 잘 길들여 봐 라.”

“지금 저보고 하신 말씀이에요?”

“여기에 너 말고 또 누가 있느냐. 난 마차에 들어가 한숨 잘 테니 저 놈들을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 라.”

강무호는 광룡가의 무사들을 설우 진에게 떠넘기고 마차로 들어가 버 렸다.

‘빌어먹을 영감탱이. 아까 확 죽게 내버려 뒀어야 했는데, 이거 회귀한 뒤로 마음이 너무 약해졌어. 나 원 래 이런 놈 아닌데.’

설우진은 일을 떠맡기는 강무호의 작태에 분노하면서도 걸음은 어느새 광룡가의 무사들 앞으로 향하고 있 었다.

한편 비월의 발을 묶기 위해 움직 였던 사진은 왼팔에 깊은 검상을 얻고 다급히 산을 내려갔다. 그런데 그의 머릿속에는 자신의 팔에 상처 를 낸 비월보다 관해철을 힘으로 누 른 설우진의 얼굴이 더 선명하게 각 인돼 있었다.

‘천중 상단에 새롭게 합류한 신진 고수・・・・・・ 관해철을 일방적으로 제압 할 수준이면 적어도 절정 급 이상이 분명해. 대체 어디서 저런 고수를 영입한 걸까?”

사위진은 깊은 의문을 안은 채 금 호가가 있는 섬서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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