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4권 – 4화 : 의형제 (1)
의형제 (1)
“검 쓰는 것 말고도 자신 있다고 하니까 묻는 건데, 손자병법의 삼십 육계 중 주위상계가 무슨 뜻이야?”
“주위상계∙∙∙∙∙∙.”
“설마 모르는 거야?”
“모, 모르긴 누가 몰라. 갑자기 물어서 당황한 것뿐이야.”
남궁벽은 붉게 상기된 얼굴로 언성 을 높였다.
세간에 부족한 것이 없는 완벽남으 로 알려진 그였지만 그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은 존재했다.
바로 돌처럼 단단한 머리였다.
남궁벽은 어릴 때부터 머리 쓰는 걸 체질적으로 싫어했다.
책을 안겨 주면 졸기 일쑤였고 심 한 경우에는 검의 예기를 시험해 보 겠다며 책을 공중에 던져 놓고 검을 휘두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책이 없어도 검술을 익히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글로는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실제로 시범을 보여 주면 그 무의를 완벽에 가깝게 이해하고 응용했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대체 주위상계가 뭐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인 데.’
남궁벽은 열심히 머리를 쥐어짜 냈다.
하지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그간 에 익혔던 수많은 검술 오의뿐이었 다.
남궁벽은 점점 마음이 초조해졌다. 사실 별것도 아닌 일인데 상대가 설우진이라 가벼이 넘길 수가 없었 다.
결국 남궁벽은 은밀히 도움을 청하 기로 맘먹었고 그 대상은 설우진 뒤에 앉아 있는 조인창이었다.
-무슨 뜻이냐?
짧은 순간 남궁벽과 조인창의 시선 이 오고 갔다.
조인창은 잠시 망설이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전음을 날렸다.
만족스러운 답을 얻었는지 남궁벽 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입을 열었 다.
“주위상계,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뜻이다.”
“호오, 진짜 알고 있었네. 그럼 왜 주위상계가 좋은 전략인지도 말해 줄 수 있냐?”
“그, 그거야.”
남궁벽은 다시 말문이 막혔다.
“크큭, 인마,꼼수는 이렇게 쉽게 들통나기 마련이야! 모르면 사내답 게 모른다고 할 것이지 뭘 인창이한 테까지 묻고 그래?”
-네가 알려 준 거야?
남궁벽의 날 선 시선이 조인창을 향했다. 이에 조인창은 사색이 된 얼굴로 손을 내저었다.
“애꿎은 사람 잡지 마. 네가 어떻 게 나올진 뻔히 예상됐으니까.”
“내가 무식하다고 비웃는 거냐?”
“비웃다니, 난 오히려 너의 그 무 식한 면을 좋아해. 왜냐하면 너처럼 생각이 단순한 사람들일수록 순수한 법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