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8권 – 29화 : 판을 벌이다 (4)
판을 벌이다 (4)
바로 유건호의 턱 밑.
“동작이 너무 커. 그런 공격은 통 하면 일격필살의 효과를 내겠지만 지금처럼 눈에 읽혀 버리면 오히려 상대에게 역전의 빌미를 주고 말 지.”
설우진은 남과 동시에 유건호의 턱 을 잡아챘다. 그리고 아래로 냅다 꽂았다.
얼마나 힘을 실었는지 돌바닥이 갈 라지며 사방으로 파편이 튀었다.
“이거, 나도 모르게 힘을 과하게 써 버렸네. 머리가 깨지진 않았지?”
설우진이 너스레를 떨며 유건호에 게 친근하게 말을 건넸다. 하지만 눈빛은 살의를 머금고 있었다.
심상찮은 분위기에 차건웅이 다급 히 앞으로 나섰다.
“승부가 난 듯하니 이제 그만하시 지요.”
“왜? 아직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잖 아.”
“이 친구 눈을 보십시오. 이미 정 신을 잃었습니다.”
“빌어먹을, 이제 겨우 달아오르던 참이었는데.”
설우진이 거칠게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의 얼 굴을 마주한 비검대원들은 귀신이라 도 본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 개를 돌렸다.
그 모습에 한껏 들끓었던 마음이 가라앉았다.
‘아, 이거, 나도 모르게 좀 과하게 흥분했나 보네. 저 자식이 죽자 사 자 달려들지만 않았어도 적당한 선 에서 마무리를 지었을 텐데.’
설우진은 기절해 있는 유건호를 보 며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처음 비무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그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내력을 쓰 지 않고도 제압할 자신이 있어서였 다.
그런데 유건호가 기습적으로 내력 을 사용했다. 이를 의식하지 않고 있던 설우진으로선 맨 주먹으로 내 력이 실린 주먹을 받아 낼 수밖에 없었다.
뼈마디가 울리고 근육이 욱신거렸 다.
이에 비무에 대한 즐거움은 사라지 고 그 자리엔 분노만이 남았다.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힘을 뺏으 니까 이번 작전을 수행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거야. 그럼 다들 내일 아침에 보자고.”
설우진이 가볍게 손을 흔들며 방으 로 돌아갔다.
비검대원들은 한참 동안 멍하니 그의 뒷모습만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