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9권 – 17화 : 범 아가리 속으로 (4)
범 아가리 속으로 (4)
거나하게 취한 정이건은 반쯤 눈이 뒤집혔다. 그래서 대놓고 황진설에 게 삿대질을 하며 욕을 지껄였다.
“이 씨벌 놈아, 그 더러운 주둥아 리로 우리 아버지를 욕보이지 마. 내 아버진 너처럼 추잡하고 욕심 많 은 돼지를 친구로 둔 적이 없어.”
“……”
“왜, 나도 죽이고 싶어? 해 볼 수 있으면 해 봐.”
정이건이 배짱 좋게 가슴을 들이댔다.
황진설의 얼굴에선 이미 미소가 사 라진 지 오래였다.
“많이 취했구나.”
“취하긴 뭘 취해. 말 돌리지 말고 나도 아버지처럼 죽이고 싶으면 죽 여.”
“도가 지나치구나.”
“도가 지나친 건 내가 아니라 당신 이지. 어떻게 그깟 땅 때문에 친우 를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어!”
황진설의 만류에도 정이건의 목청 은 더 높아져 갔다. 자연스레 주변 의 이목이 쏠리고 황진설도 더는 용
인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 었다.
“내 평소에도 네 술버릇이 나쁘다 는 얘기는 들었다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구나. 오늘은 네 아버질 대신해서 그 못된 술버릇을 고쳐 주 마.”
황진설이 특이하게 소매에서 검을 끄집어냈다. 팔찌 형태로 감겨 있던 연검이었다.
차르릉.
검신은 주인의 마음을 대변하듯 파 르르 떨렸다.
그런데 그가 막 공격을 시작하려는 찰나.
기세 좋게 떠들어대던 정이건은 설우진의 등 뒤로 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