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25권 10화 – 속고 속이고
속고 속이고
옥화무제가 각지에서 보내온 보고서들을 검토하고 있을 때, 총관이 조심스럽게 들어오며 입을 열었다.
“꽤나 재미있는 정보가 입수되었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예, 이걸 한번 보십시오.”
총관이 건네준 문서를 차근차근 살펴보던 옥화무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사실인가요?”
“예,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녀는 혀를 내두르며 중얼거렸다. 그만큼 놀랐던 것이다.
“정말 놀랍군요. 금나라의 황녀가 양양성에서 버젓이 활보하고 있었다니…….”
“더 재미있는 건 그녀가 교주의 딸을 납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겁니다.”
그 말에 옥화무제는 다급하게 물었다.
“이 정보를 마교 쪽에 알려 줬나요?”
총관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아직 알려 주지 않았습니다. 금나라의 황녀라면 대단한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일단 정보를 건네지 말고 대기하라고 한 뒤, 곧바로 태상문주님 께 달려온 겁니다.”
고개를 끄덕이던 옥화무제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보고서를 다시 총관에게 건네며 지시를 내렸다.
“정보를 건네주세요.”
“옛, 이런 대단한 정보를 그냥 넘기란 말씀이십니까?”
깜짝 놀라는 총관의 반응에 옥화무제는 차분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놀라운 정보이기는 하지만, 이용 가치가 없어요. 그녀는 선황제의 딸이에요. 쉽게 말해 끈 떨어진 연이라는 말이죠. 그러니 양양성에서 첩보 활동이나 하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만약 그녀를 총애하던 선황제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여러 황녀들 중 한 명에 불과하다는 말이에요.”
“그, 그래도 활용하기에 따라 제법 쓸 만한 가치가 있을지도…….”
일면 총관의 반박은 충분히 타당성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상대는 천하를 호령하는 금나라의 황녀가 아닌가. 하지만 옥화무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장 큰 문제는 그녀를 의심해서 조사를 의뢰한 곳이 바로 마교였다는 점이에요. 괜히 얼렁뚱땅 엉터리 정보를 알려 줬다가 나중에 그게 발각된다면, 최악의 경 우 그녀의 납치에 우리들도 관여했다는 의심을 뒤집어쓸 수도 있어요. 그런 위험을 감수하기에는 그녀의 가치가 그렇게 큰 것 같지는 않군요.”
옥화무제의 말에 총관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안으로 넘어가기 위해 보고서를 뒤적이던 옥화무제는 갑자기 총관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참, 그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누구였죠? 공식적인 요청이었나요?”
태상문주가 자신이 생각하지도 않았던 부분을 물어 오자, 총관은 약간 당황한 모양이었다. 그는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인상을 찡그리다 간신히 대답할 수 있었다.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들어온 요청이기는 했습니다만, 처리 내용의 통보는 비공식으로 해 달라고 했답니다. 그리고 의뢰자는…, 마화 부대주였답니다.” 옥화무제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교주는 좋은 부하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아마 그 덕분에 장인걸보다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거겠죠. 칼밖에 쓸 줄 모르는 무식한 인간이 인복은 많아 가지 고…….?
옥화무제는 질문을 던지기 전부터, 조령을 찾아낸 게 마화가 아닐까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예전에 교주가 요청했던 독두개 건은 어찌 되고 있나요?”
“예, 지금 황실에 심어 두었던 모든 비선을 다 동원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목표에 가까워졌다는 보고가 있었으니,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 합니다.”
문도들의 일처리에 만족한 것인지 고개를 주억거리던 옥화무제는 문득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독두개는 구해서 어디다 써 먹을려고 그러는 거지? 도대체가 이 인간은 뭘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야.”
***
무영문에서 도착한 보고서를 읽던 마화의 안색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자신의 추측이 틀리기만을 바랬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보고서를 받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소연이 납치될 당시, 만현으로의 나들이를 제안한 것도 조령이었다. 물론 만현으로 갈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한 사람은 마화 자신이었지만. 그것도 가 기 싫다던 소연을 억지로 설득해서 보냈기에 마화는 이번 납치 건이 자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자책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닌 것이다. 이 일의 진정한 원흉은 따 로 있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 때문에 이번 일의 피해자쯤으로 치부되고 있었던 조령이었다.
마화는 조령의 간악함에 치를 떨다가 이 사실을 가장 먼저 관지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그 둘은 만사를 제쳐 놓고 대별산맥에 가 있는 묵향에게로 달려갔다. 다른 사안이었다면 관지의 선에서 처리했겠지만, 소연이 관련된 일이었기에 묵향에게로 달려간 것이다. 묵향은 요즘 대별산맥에 틀어박혀 장인걸을 묵사발 내 버리기 위한 준비로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관지의 보고를 듣던 묵향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모양이다.
“내 이 쥐새끼 같은 년을 당장!”
벌떡 일어서는 묵향의 옷자락을 잡으며 마화가 외쳤다.
“잠깐만 진정하세요.”
그러자 마화와 함께 달려온 관지 장로가 신중한 어조로 말했다.
“교주님, 이건 천재일우의 기회입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인가? 관지 장로.”
“어차피 그녀를 쳐 죽인다고 해서 소 소저가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관지 장로에게 뭔가 복안이 있음을 직감한 묵향은 애써 화를 억누르며 퉁명스럽게 물었다.
“안 그래도 교주님께서는 이쪽의 정보를 자연스레 마교에 흘릴 수 있는 대상을 찾고 계셨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그년을 이용하자는 건가?”
“속하가 생각하기에는 최적의 인물이 아닐까 사료됩니다. 그녀의 정보에 의해 소 소저를 납치하는 데까지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당연히 장인걸 쪽에서는 그녀가 수집해 온 정보를 대단히 신뢰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을 게 틀림없습니다.”
말을 듣던 묵향은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때려죽이는 것이야 언제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관지 장로가 이런 말을 할 정도면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계책이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서 내가 뭘 하면 되겠나?”
“지금 추진하고 있는 무림맹과의 계책 말입니다, 그게 성공하기 위해서는 장인걸 쪽에 이쪽의 엉터리 정보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하셨지 않습 니까.”
“그랬었지.”
“속하의 생각으로는 그녀가 최적입니다.”
묵향이 고개를 주억거리자 관지는 다른 주제로 대화의 방향을 틀었다.
“참,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곤륜파와 약간의 충돌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마화의 얼굴이 빨개지는 걸 묵향은 의심스런 시선으로 힐끔 바라봤다. 마화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묵향은 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신 시선을 관지에게로 돌리며 물었을 뿐이다.
“충돌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지?”
“곤륜은 본교에 해묵은 원한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만큼 양양성에서 도사들이 수하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모양입니다. 꽤 오래전부터 주먹다짐을 벌이고 있었던 모양이었는데, 속하가 그에 대한 보고를 받은 건 며칠 전이었습니다.”
관지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묵향이었기에, 관지가 이런 완곡한 표현을 썼다는 것은 결국 도사들에게 수하들이 맞았다는 말이라는 걸 직감했다.
“뭐야? 본좌의 수하들이 도사 나부랭이들한테 두들겨 맞았다는 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노성을 터트리는 묵향의 옷자락을 다시 마화가 잽싸게 움켜쥐었다.
“그, 그렇게 노여워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교주님. 그냥 간단한 주먹다짐 정도였으니까요.”
그 말이 맞다는 듯 관지는 묵향의 눈치를 살피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사실 흑풍대원들의 대부분은 권각술을 익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맨주먹으로 싸워서는 도저히 승산이 없었겠죠.”
“본좌에게 그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뭔가? 나보고 그 말코들을 몽땅 다 때려눕혀 달라는 말은 아닐 테고…….?
평상시였다면 묵향의 머리도 금방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소연이 납치된 것에 조령이 관련되어 있다는 말에 애써 화를 억누르고 있는데, 아끼는 수하들까지 밖 에 나가서 줘 터지고 돌아왔다고 하니, 치솟는 분노에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도 겨우 하찮은 말코 따위에게 말이다.
그런 묵향의 심정을 잘 안다는 듯 관지는 미소 지으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군사가 세운 계략의 핵심은 장인걸이 무림맹과 본교와의 분열을 확신하도록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흠, 그러니까 거기에 곤륜파를 이용하자는 말인가?”
“예, 교주님.”
“그리고 그 빌어먹을 년이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말이지?”
“맞습니다, 교주님. 그녀는 곧바로 그 사실을 장인걸에게 고자질하겠지요.”
그렇다면 한동안 조령을 그냥 놔두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감시만 철저히 한다면 말이다.
“좋아. 그럼 그 건은 자네가 대신 처리해 주게. 만약 본좌가 양양성까지 갔다가는 그년을 그냥 두지 않을 것만 같아서 말이야.”
“그렇게 하겠습니다, 교주님. 안 그래도 며칠 전에 그쪽의 대장로라는 사람과 안면을 틔워 놨으니까요.”
또다시 마화의 얼굴이 붉어지는 걸 수상쩍은 눈길로 바라보며, 묵향은 관지 장로에게 말했다.
“그럼 부탁하겠네.”
관지와 마화가 고개를 숙이며 물러나려고 할 때 묵향이 문득 입을 열었다.
“참, 맹에서 제안을 수락하는 조건으로 우리가 획득한 원본 무공비급들을 돌려 달라고 하는데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관지는 잠시 생각을 해 본 뒤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고, 묵향은 옥화무제와의 대화 내용을 모두 이야기해 주었다. 이야기를 다 들은 관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했다.
“그쪽의 의견을 들어 주실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교주님.”
“너도 다른 녀석들과 똑같은 말을 하고 있군.”
관지의 말에 심드렁한 표정으로 대꾸하며, 묵향은 미간을 찌푸렸다. 관지는 빙그레 웃으며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말했다.
“무림맹에서 교주님께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은 이쪽의 제안을 거절할 명분을 얻기 위해서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 때문에 모든 장로님들이 격노하고 계시는 거겠 죠.”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네 생각은 조금 다르다는 거냐?”
“예. 무림맹의 입장에서 봤을 때, 교주님의 제안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을 겁니다. 피는 이쪽에서 흘리고, 자신들은 바람만 잡아 주면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 다고 봐야겠죠.”
묵향은 코웃음을 치며 대꾸했다.
“흥, 그렇게 생각하는 놈들이 그딴 제안을 해?”
“그게 더욱 문제죠. 너무 향긋하다 보니 이게 혹 함정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된 거죠. 즉, 그들은 교주님이 이런 제안을 하는 진의(眞意)가 뭔지를 알고 싶어 하는 겁니다.”
“진의라… 그러니까 본좌가 들어 주기 힘들 정도의 제안을 해서, 본좌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는 겐가?”
“관점의 차이이기는 한데…, 저는 그렇게 생각됩니다.”
잠시 생각을 해 보던 묵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장인걸 패거리를 잡고, 의형과 소연 일행을 구출하고 싶다는 말을 어떻게 무림맹에 할 수가 있겠는가. 그렇 다고 무림맹의 요구를 들어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저들의 제안을 들어 준다는 건 불가능해. 장로들의 반응이 저러할진대, 원로원의 영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안 봐도 뻔한 노릇이지. 아무리 나라고 해도 그 들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고 일을 단행할 수는 없어. 이건 선조들의 업적을 몽땅 없애버리는 일이니까.”
“그래서 제가 처음에 저들의 의견을 들어 줄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속하의 의견을 물으신다면, 일단 곤륜무황 대협에게 협조를 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에 묵향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곤륜에? 그건 맹주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보다 더 어려울 거야. 곤륜과는 예전부터 쌓인게 많았다고 들었거든.”
“속하 역시 과거 곤륜파와의 악연에 대해서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곤륜무황이라면 서슴지 않고 교주님의 계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막강한 본교를 옆에 두고도 곤륜이 아직까지도 살아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유연하면서도 합리적인 사고 방식에 있었을 거라고 속하는 생각합니다.”
관지의 말에 묵향은 기존 정파의 명숙답지 않은 소탈한 모습의 곤륜무황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그리고 당시 곤륜무황에게서 적이 아닌, 무의 극점을 향해 같은 길 을 걸어가는 친근함을 느꼈던 것도 기억이 났다. 그렇기에 묵향은 관지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흠, 그럴 수도 있겠군. 그럼 곤륜무황을 한번 만나 볼까?”
“괜찮으시다면 교주님이 직접 나서시는 것보다 속하가 먼저 만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관지의 말에 묵향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본좌가 서신을 한 장 써 주도록 하지. 자네가 알아서 잘 처리해 보도록 하게.”
“존명!”
양양성으로 돌아가자마자 관지 장로는 곤륜파의 대장로를 찾아가 자신의 용건을 말했다.
“그런 말씀을 하시는 진의를 묻고 싶소이다. 얼마 전에 벌어졌던 치욕적인 사건을 되풀이하자고 하시다니…….”
무량진인은 관지 장로의 제안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문도들에게 예전처럼 뒷골목에서 싸우도록 해 달라니, 그게 도대체 말이 되는 소린가 말이다. 이러 다 이쪽에 모든 책임을 홀딱 뒤집어씌우려는 간계일 수도 있었다. 혹시 아니라고 하더라도 만약 이런 소문이 무림에 알려진다면 그 창피를 어떻게 감당하란 말인가. 완강하게 거부하는 무량진인의 모습에 관지 장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양양성에는 장인걸이 파견한 첩자들이 암약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겠지요.”
“그들에게 이쪽의 치부를 보여 주자는 말입니다.”
무량진인의 눈에는 의문이 떠올랐다.
“치부를?”
“예. 지금 양양성에 와 있는 무림인들의 양대축을 형성하고 있는 게 우리와 그쪽이 아니겠습니까? 선조 대대로 내려오는 해묵은 원한도 있는 만큼, 그걸 이용해 이 쪽에서 자중지란(自中之亂)이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꾸며 적들을 속이자는 것이지요.”
자세히 사정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량진인은 썩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 할 수 없다는 듯이 다시 관지 장로가 입을 열었다.
“대의를 위해 잠시 오욕을 감수하자는 말씀이외다. 만약 그 마저도 부담이 되신다면 우리의 요청에 곤륜파는 어쩔 수 없이 협조를 했다는 문서라도 작성해서 드리 겠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귀 문파에 절대로 누가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제야 무량진인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을 풀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어쩔 수가 없군요.”
지필묵을 달라고 해서 문서를 작성해 건네준 뒤 관지 장로가 다시 한 번 당부했다.
“그전에 일어났던 대로만 해 주시면 됩니다. 소규모로 뒷골목에서 투닥거리는 것 정도로 말이지요. 중상자가 나오지만 않도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무, 물론입니다.”
대답을 하는 무량진인의 머릿속에는 좀 전에 관지 장로가 말한 대의(大義)라는 단어가 커다랗게 맴돌고 있었다. “아, 그리고 곤륜무황님과 독대를 하고 싶습니다. 무황 님께 직접 전하라는 교주님의 서신을 가지고 왔거든요.” 잠시 후, 무량진인의 안내로 곤륜무황과 독대를 한 관지 장로는 흡족한 표정으로 마교의 장원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