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38권 18화 : 사막 부족과의 동행 – 2
사막 부족과의 동행 – 2
소년이 밖으로 튀어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막민족 특유의 복장을 한 여성이 들어왔다.
얇은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만 빼꼼 내놓고 있다. 앞에 서서 뭐라고 말을 하는 데, 도대체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얼굴 표정을 읽을 수 없는 만큼, 더욱 알아듣기가 힘들다.
“이런 제기랄! 신께 간절히 기도까지 했는데………….”
신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은혜를 베풀어 주시지 않는 모양이다.
이 세계에는 수많은 신들이 있다. 어느 한 신을 특정한 것도 아니고, 대충 그냥 신이라고만 말했으니 은혜를 베풀어 주실 리가 없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물을 좀 더 달라는 시늉을 하고 있을 때, 소년이 아버지로 추정되는 인물과 함께 들어왔다. 다행히 그 남자와는 그럭저럭 말이 통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외지인과의 접촉은 남자들이 도맡고 있었다. 그래서 외지 쪽 말은 남자들이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다.
사람도 거의 없는 외딴 지역에서 살다 보니, 여자를 보고 흑심을 품는 사내들이 생길 것에 대비한 오랜 전통이라고 했다.
“회복되어 다행이오. 나는 아즈리아라고 하오.”
“라이입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는 무역로와는 많이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이런 오지까지 들어오셨소?”
무역로 쪽에는 커다란 성곽도시들이 많은 만큼, 발견하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사막지역 여건상 햇볕이 뜨거운 낮에는 땅을 파고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해가 진 밤에만 이동해야 했기에 성곽도시를 미처 못 보고 지나쳐 버렸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질문은 받았고, 상대의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이때, 머리에 떠오르는 게 있었다.
“도중에 언데드, 그러니까 움직이는 시체들을 만나게 되어………….”
움직이는 시체라는 말에 사내는 반응했다.
“아, 거기에도 움직이는 시체들이 나타났소?”
부인과는 달리 아즈리아는 얼굴을 가리는 천을 열었기에 얼굴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사막민족들이 그러하듯 수염을 길게 기르고 있긴 했지만, 상당히 잘생긴 얼굴이다. 햇볕에 짙게 그을린 탓에 나이를 가늠하긴 힘들었지만, 아이의 나이가 어린 걸로 봐서 서른 내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추정되었다.
확실히 상대의 표정을 살펴볼 수 있으니 대화가 편했다. 때론 손짓발짓까지 동원해야 하긴 했지만, 그럭저럭 대화가 가능했다. 이 마을에도 언데드들이 나타나 피해가 큰 모양이다.
“마을 사람들과 의논을 했는데, 우리들은 움직이는 시체를 피해 조만간 이곳을 떠나기로 했소. 함께 가겠소?”
그제야 라이는 이들이 왜 자신을 구해줬는지 알 수 있었다. 저들은 라이가 무장을 하고 있는 걸 보고, 탈수에서 회복되면 힘이 되어줄 걸 기대했던 것이리라.
“당연히 함께 가겠습니다.”
라이의 대답에 아즈리아는 만족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라이의 손을 힘껏 잡았다.
“고맙소. 잘 부탁하오.”
라이가 정신을 차린 다음 날 아침, 아즈리아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어왔다.
“미안한 말이네만, 오늘 출발할 수 있겠나?”
“가야 할 목적지는 정해져 있습니까?”
“우선, 옆 마을로 가볼 생각이네. 더 이상 여기에 있을 수는 없어. 자네가 좀 더 몸을 추스릴 수 있도록 여유를 주고 싶네만, 이젠 가축들에게 먹일 건초가 남아있지를 않아. 자네만 아니었다면 벌써 떠났을 걸세. 자, 이걸 쓰면 움직이는데 한결 편할 거야.”
그러면서 아즈리아는 구트라라고 부르는 얇은 천과 그 구트라를 머리에 고정시키기 위해 둥그런 도넛 형태의 아갈을 건네줬다. 모래 먼지를 막기 위해서는 구트라가 꼭 필요하다고 하면서 그 둘의 사용법을 알려줬다.
사용법은 너무나도 간단했기에 배울 것도 없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모래 먼지 때문에 큰 고생을 했었기에, 라이는 감사하게 그 둘을 받아 들었다.
“주변에 언데…, 아니 움직이는 시체가 많습니까?”
“아니, 숫자는 열 마리 정도밖에 되지 않아. 그런데 문제는 그것들을 죽일 방법이 없다는 거지.”
사막 부족 남자들은 모두 다 전사들이다. 자신의 재산을 지킬 힘이 없다면 살아남을 수가 없는 환경에서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막 부족 남자들은 모두 무기를 다룰 줄 알았다.
그들은 언데드들을 처치하기 위해 자신들이 아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하지만 언데드는 지금껏 그들이 상대해 왔던 적과 완전히 달랐다. 아무리 활을 쏴도, 창이나 칼로 찔러도 죽지를 않았다.
“그놈들에게 양 몇 마리를 던져주고, 놈들이 거기에 정신을 팔려있을 때 이곳을 탈출한다는 계획일세.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데, 미안하구먼.”
“아닙니다. 그 전에 일단 시간을 좀 버는 게 좋겠군요. 혹시, 도끼 있습니까? 될 수 있으면 크면 좋겠는데요.”
아즈리아는 나무를 쪼개는 데 쓰던 커다란 도끼를 가져와 라이에게 건네며 물었다.
“이거면 되겠나?”
“충분합니다.”
라이는 아즈리아에게서 받은 도끼를 들고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겨우 열 마리 정도밖에 안 되는 데 서둘러 마을을 탈출할 필요는 없어요. 그 정도라면 제가 처리해 드리죠.”
아즈리아는 의심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았던 것이다.
“정말 그 마물들을 처리할 수 있나?”
“물론이죠.”
“움직이는 시체는 정말 무서워. 처음에 마을에 들어온 건 늑대시체 하나였는데, 그놈이 가축들을 죽여 언데드의 숫자가 그렇게까지 불어난 거야. 우리가 무슨 수를 써도 죽일 수가 없었는데 어떻게………?”
“걱정하지 마십쇼. 정 의심스러우시면 제가 어떻게 상대하는지 보시면 알 거 아닙니까. 그놈들을 상대하는 데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기도
하니까요.”
그 말에 아즈리아는 밖으로 달려 나가 마을 남자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라이는 마을 남자들과 함께 토벽 위로 올라갔다.
사람의 기척을 알아챈 건지 언데드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양 두 마리. 늑대 한 마리, 양들은 죽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 썩고 있는 중이었고, 늑대는 바짝 말라붙은 살점이 군데군데 붙어있는 뼈다귀 형태였다.
그런 양과 늑대의 몸에는 수많은 화살들이 꽂혀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이들을 퇴치하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라이는 주위를 둘러싼 마을 남자들에게 언데드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걸 설명했다.
“저 언데드들은 이미 죽어버린 존재이기에 칼로 찌르거나 활로 쏘는 걸로는 절대 죽지 않습니다. 움직이는 시체, 저걸 우리 쪽에서는 언데드라고 부르는데요. 저들의 생명의 근원은 뼈에 있습니다. 그래서 뼈를 박살내면 죽습니다.”
“뼈를 박살내면 죽는다고?”
“그게 사실인가?”
웅성거리는 사내들을 향해 라이는 도끼를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뼈를 부수는 데는 둔기 종류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이런 도끼나 망치, 뭐 그런 게 좋죠. 자, 시범을 보여드리죠.”
벽 위에 사람들이 잔뜩 몰려있는 걸 보고 늑대가 벽에 바짝 붙어 위쪽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언데드가 된 지 오래된 늑대의 움직임이 가장 빠르다. 그에 비해 양들은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어, 아직 벽에까지 도착하지 못하고 있었다.
“도끼는 정말 오랜만이네. 옛날 생각나는데? 흐흐………….”
도끼를 바라보며 씩 미소 짓는 것도 한순간, 라이는 망설임 없이 벽 아래로 뛰어내리며 도끼로 늑대의 머리통을 박살내 버렸다.
머리가 박살남과 동시에 몸통의 뼈대가 와르르 무너져 버린다. 사막 부족 사내들이 그렇게 고생해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존재가 한순간에 생명이 다해버린 것이다.
벽 위에 쭉 늘어서 있던 사내들이 환성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그들의 환호를 받으며 라이는 양 두 마리도 간단히 해치웠다.
“요령만 알면 없애는 건 아주 쉽습니다. 물론, 처음의 늑대처럼 오래된 언데드는 움직임이 재빨라서 처치하기가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지요. 자, 누가 한번 실험해 보시겠습니까?”
라이의 권유에 마을 사내들은 저마다 도끼를 들고 벽 아래로 내려왔다. 모두들 뛰어난 전사들이다. 요령만 알고 있으면 느릿느릿 움직이는 언데드 따위 적수가 될 수가 없었다.
순식간에 마을 주변의 모든 언데드들이 소탕되었다.
언데드를 해치우는 걸 보여준 후, 마을에서 라이에 대한 대접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마을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언데드들이 모두 퇴치된 이상 급히 마을을 떠날 필요가 없어졌다. 모두들 가축을 몰고 마을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라이에게는 그동안 몸을 추스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혹여나 언데드가 또 나타나면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라이가 시범을 보인 후, 마을 사람들은 모두들 도끼를 휴대하고 있었다. 일격에 언데드의 뼈를 쪼개는 데는 도끼가 최고였으니까.
며칠 후, 라이가 몸을 완전히 회복하자 아즈리아가 제안했다.
“주변 마을을 돌면서 언데드를 없애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겠나? 모두들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몰라서 고생이 클 거야.”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라이를 이끌고 주변을 안내하는 건 아즈리아 혼자 맡기로 했다. 언제 또다시 언데드가 흘러 들어올지 알 수가 없기에 마을 장정들을 여럿 데려갈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시작은 라이와 아즈리아 둘뿐이었지만, 하루하루 시간이 가면서 점점 더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도움을 받은 마을의 유능한 전사 한두 명씩 라이 일행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을을 괴롭히던 언데드들의 소탕 속도도 점차 가속되고 있었다.
언데드 잡는다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그들과 함께한 것도 2개월이 넘어가기 시작했다.
“동물이 죽으면 목을 잘라서 묻어야 합니다. 뼈의 결손 부위가 있으면 언데드가 되기가 힘들다고 들었어요. 목이 가장 좋습니다. 손발이 없는 정도로는 돌아다닐 수가 있지만, 머리가 없는 언데드 보신 적 있습니까? 다 이유가 있는 거죠.”
따로 어디 갈 곳이 정해져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또 목숨을 구원받은 은혜도 있었기에 라이는 사막 부족과 함께 지내며 최선을 다해 도왔다. 그리고 그가 헌신적으로 행동할수록 라이를 따르는 사막 부족 사내들의 숫자도 점차 늘어났다.
라이로서는 정말 놀라울 만한 일이었다. 사막으로 도망칠 때만 해도, 설마 이런 식으로 일이 풀릴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사막 부족 사람들은 라이의 뛰어난 무력에 이끌려 모여들고 있었지만, 라이는 이들이 자신을 중심으로 모여들고 있다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하지 않았다.
라이는 이 집단의 두목이 아즈리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백여 명에 달하는 대식구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었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라이를 대신해 모든 사내들을 이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즈리아는 사막에서 성장한 양치기라고 보기에는 놀라운 지도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렇기에 라이는 예전에 산적들과 함께 생활했을 때처럼 그가 두목이고, 자신은 행동대장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가르탄 부족 지역일세.”
100여 기의 말들이 사막 위를 일제히 내달리는 것은 대단한 장관이었다. 그동안은 각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해 왔는데, 이젠 부족 간의 경계선을 넘으려 하고 있었다.
가르탄 부족은 220개 정도의 마을을 아우르고 있는 상당히 큰 부족이라고 했다
사막에서 사는 방식은 다들 비슷비슷했기에 라이는 아즈리아의 설명을 대충 흘려들으며 이동하고 있었다.
그들 입장에서는 각 부족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라이처럼 외지인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놈이 그놈이었던 것이다.
어차피 목축을 기본 생업으로 하고 있는 만큼, 부족들이 유사할 수밖에 없었다. 무역로에 위치한 마을들처럼 수입구조가 완전히 다르다면 몰라도. 아즈리아의 말대로 두어 시간쯤 달리자 지금껏 봐왔던 토벽으로 감싸진 마을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토벽에 가까워지자 볼 수 있었다. 토벽의 일부가 무너져 있는 것을.
토벽은 몬스터들의 침입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어진다. 지푸라기와 모래, 흙 따위를 물에 반죽한 것을 뼈대인 나무 기둥에 발라 거의 3미터 두께로 만들어 놨다.
그런데 그 벽이 박살이 나 있고, 벽 안쪽은 수많은 언데드들로 득실거리고 있었다. 가축들은 물론이고, 마을 사람들까지 모두 다 언데드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럴 수가.”
아즈리아는 곧바로 동료들에게 정지할 것을 명령했다.
“어떻게 할 건가?”
“이미 늦었어. 저길 공격하는 건 자살행위야. 다른 마을을 찾아가자.”
“하지만 저 언데드들을 그냥 놔두고 갈 수도 없잖나?”
“맞아. 숫자가 좀 많아서 그렇지, 저것들 없애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아.”
모두의 의견이 언데드를 박멸하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그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던 아즈리아는 라이에게 말했다.
“모두 저것들을 없애자고 하고 있어.”
사막 부족 사내들은 지금까지 별 볼 일 없는 언데드밖에 처리하지 않았기에 언데드의 무서움을 아직 모른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막강한 녀석까지 존재한다는 것을.
비록 앞장서서 싸우고 싶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저들을 앞장서게 하는 건 너무 위험하다는 걸 라이는 잘 알고 있었다.
토벽을 뚫고 들어간 놈 중에 그런 위험한 놈이 있을지도 모른다. 라이는 사막 부족의 사내들이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제가 앞장서죠. 모두 제 뒤를 따라오십쇼.”
“굳이 자네가 앞장설 필요는 없는데………….”
아즈리아 말마따나 저런 느릿느릿한 언데드를 상대로 라이까지 힘을 쓸 필요는 없었다. 여기까지 오면서 사막 부족 사내들 모두 언데드를 사냥하는 경험을 쌓다 보니 어지간한 언데드들은 손쉽게 처리하고 있었다.
커다란 방패로 저들의 공격을 막고, 도끼로 머리를 쪼개버린다. 아주 단순한 기술이었지만, 언데드에게는 확실하게 먹혀들었다.
하지만 토벽 안으로까지 진입해 들어가자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신선한 생명체들이 대량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걸 눈치챈 위험한 언데드가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상당히 큰 도마뱀이었다. “바위도마뱀이다!”
쩍 벌어진 입안으로 무시무시한 이빨이 보인다. 크고 날카로운 발톱이 달려있는 앞발도 무시할 수 없었다.
도마뱀의 몸 전체에는 수많은 화살이 빽빽이 박혀 있어 이 마을 주민들이 죽기 전까지 얼마나 처절하게 싸웠는지를 알 수 있었다.
수많은 언데드를 죽여온 전사들이었지만, 바위도마뱀의 엄청난 크기에 모두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앞발이나 꼬리의 크기를 가늠해 봤을 때, 지금까지처럼 방패로 저것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느릿하게 움직인다면 몰라도, 저것의 공격속도가 빠르다면 방패 따위로는 도저히 막을 수가 없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모두 뒤로 물러서세요. 도끼로 상대할 수 있는 쉬운 언데드가 아닙니다.”
라이의 지시에 모두 뒤로 재빨리 물러섰다. 라이는 지금까지 용병단에서 배웠던 도끼술로 언데드를 해치워왔지만, 바위도마뱀은 그런 하급 도끼술로 해치울 만한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라이는 들고 있던 도끼는 던져버리고 허리의 검을 뽑아 들었다.
어느 순간 바위도마뱀은 라이의 코앞까지 돌진해 와 있었다.
바위도마뱀은 언데드가 되었음에도 놀라운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 거대한 샌드웜이 사막을 헤집고 다닐 수 있는 것도, 상상 이상의 기동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는 검을 뽑아듦과 동시에 검술을 전개했다.
콰콰콰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