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2권 9화 – 염도, 가문의 망신
염도, 가문의 망신
염도는 단지 도의 손잡이를 움켜잡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 단순한 한 동작에 주변의 모든 것은 달라졌다.
염도는 마치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활화산이 되었다.
능히 그 힘으로써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릴 수 있는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 활화산이…….
모아지고 집중된 힘이 거대하고 강력한 파괴력으로 변하려고 했다. 이제 그의 애도인 홍염은 도집을 뛰쳐나와 어마어마한 위력과 속도로 상대를 덮쳐, 자신의 먹 이를 반으로 가르고, 산산조각으로 파괴시키고, 검은 가루로 불태울 것이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 한줌의 재만을 남길 것이다. 언제나 그러했다. 그런데……. “아, 잠깐.”
막 붉은 화염의 도를 뽑아 비류연을 단칼에 불태워 버릴 작정이었던 염도의 몸이 비류연의 난데없는 한마디에 멈칫 했다. ‘그냥 뒈지면 될 것을 귀찮게 뭐 하러 세 웠느냐!’라는 의아함이 담긴 시선을 던지는 염도를 향해 비류연이 말했다.
“설마 여기서 도를 뽑으려 했던 건 아니겠죠? 강호의 명망 있는 고수가 그런 분별 없는 짓을 할 리가 없죠. 제가 잘못 본 거겠죠?”
“흐흐흐, 당연히 뽑으려고 하던 참이었다. 설마 이제 와서 두렵다는 것은 아니겠지? 용서를 빌려 해도 이미 때는 늦었다. 넌 이 세상에서 가장 처참하게 죽을 테니 깐 말이다.”
음산한 목소리로 염도가 대꾸했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난 염도가 이제 와서 상대방이 용서를 빈다고 “오냐, 그래라.” 하며 용서해 줄 리는 천만부당한 일이었 다. 하지만 비류연의 뜻은 그런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아, 그게 아니죠. 설마 아저씨 정도의 고수(高手)가 무력을 발휘했을 때, 그 힘의 여파로 인해서 그 주변 환경에 끼칠 여파와 영향을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건 정말 실망이군요. 아저씨 정도의 고수가 도를 뽑으면 이 화운루 내의 손님들이 무사할 수 있겠어요? 절대로 무사할 수 없다구요. 강기와 검기에 휩싸여 모두 죽을 게 분 명해요. 나이 살 드시고, 이름 값도 높으신 양반이 그런 무분별한 행동을 취해서는 안 되죠. 암, 그렇고 말고요.”
비류연은 참으로 어이없다는 투로 머리를 좌우로 내저으며 말했고, 염도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반박할 말이 궁했기 때문인데 이는 염도의 자존심을 대판 상 하게 하는 것이었다. 원래 염도는 그의 성격상 주변, 주위의 그런 사소한 것 따위에는 신경도 안 쓰고 무차별적으로 행동하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대놓 고 지적을 당하면 함부로 행동할 수 없는 것이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잠시 이치에 따라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일류를 넘어 그 기技)와 술(術)과 역(力)이 절정(絶頂)에 달했다는 고수 가 한 번 자신의 무력을 펼치면 그 여파는 주위에 무시무시한 파괴의 잔혹함을 안겨 준다. 염도 정도나 되는 절정의 고수가 그렇지 않아도 만원 사례라 비좁은 화운 루에서, 그것도 노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오른 상태에서 휘두르는 도(刀)에 인정과 사정이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러하니 만약 조금 전에 염도가 하던 발도(拔刀)의 동작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애도 홈염을 뽑아 비류연을 향해 휘둘렀다면 그 충격의 여파는 상상하기조차도 끔직한 참상으로 이어질 것은 뻔한 이치였다.
염도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염도가 성질 더럽고 급하기로 소문나 있다손 치더라도, 그래도 당당히 정도(正道)를 표방하는 무림의 명숙으 로서 해야 될 일과 하지 말아야 될 일, 그리고, 주의해야 될 일 정도는 알고 있었다. 방금 그는 크나큰 실수를 범할 뻔했던 것이다. 만약에 무작정 휘둘러진 그의 홍염 (紅)에 의해 발생할 뻔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생각하면, 생각만 해도 심장이 벌름거렸다. 또한 그에 대한 주위에서 들려 올 비난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그 런 비극이 사전에 막아졌다는 사실에 대해 염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큰 실수를 범할 뻔했군. 자칫 잘못했다가 개망신 당할 뻔했군.’
염도가 가슴을 쓰다듬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 전 뭘 걸어도 좋습니다. 근데 진실과 허구에 대한 진위 평가를 받기에 이곳은 너무 좁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이래서는 쌍방이 모두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죠. 주위에 끼칠 민폐도 생각해야 하구요. 좀 널찍하고 한적한 곳으로 시험대를 옮겨 평가판을 벌여 보는 게 어떨까 하는 데요? 아저씨의 의향은 어떠하신지? 설 마 거절하지는 않으시겠죠. 무림의 이름높은 명숙인 염도께서 주위에 끼칠 민폐도 생각하지 않는 파렴치한 일 리가 없을 테니까요. 설마 붉은 화염의 불꽃 칼날로 불리시는 분이 그러실 리는 없겠죠. 그렇죠? 씨익……..
비류연이 예의 그 얄미운 미소를 지어 염도에게 보여주었다. 비류연은 염도를 향해 청산유수처럼 말을 내뱉었는데, 그의 말에 틀린 말은 없었다. 단지 안하무인격 으로 싹수머리가 없다는 것뿐이었다.
“저, 저놈이…….?
염도는 속으로 광분할 수밖에 없었지만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했다. 비류연의 말은 얄밉기는 했지만 구구절절 옳은 말이었기 때문이다. 염도의 입장에서는 “그렇 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옮기는 도리 밖에는 달리 용한 수가 없었다. 어떻게 상대방이,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운집된 곳에서 저렇게 큰 소리로 자신의 이름과 명성 과 강호의 지위를 강조하며 고수의 처신에 대해 떠벌려 놓았으니 자신의 행동은 이미 결정이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찌 그렇게까지 강조된 자신의 명성에 먹칠을 할 수 있겠는가?
“좋다. 기꺼이 네놈의 의사에 동조해 주마. 자리를 옮기지.”
“당연히 그러셔야죠.”
보는 사람 기분 나쁘게 비류연이 자꾸 히죽히죽 웃는다. 쾌재의 미소였다. 드디어 상대는 완전히 덫에 걸려든 것이다. 비류연의 관점 속에서, 염도는 이미 빼도 박
도 못하는 덫에 갇힌 쥐새끼 신세인 것이다. 먼저 비류연이 몸을 돌려 화운루 문 밖으로 나갔고, 그 뒤를 염도가 따랐다.
그와 동시에 터져 나오는 화운루 곳곳의 안도의 한숨. 두 사람이 사라지자마자 화운루 안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위압감도 씻은 듯이 함께 사라져 버리고 약간의 잔잔한 여운만이 남았다.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군!’이라는 생각이 바로 지금 화운루 안에 있던 모든 손님들의 공통된 심정이었다. 염도는 이 주위의 사람들이 숨도 제대로 쉬지 못 할 만큼의 엄청난 존재감을 발산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사라진 후에도 그 위압감의 여운은 계속 남아 있었다. 물론 비류연에게서 한 올의 존재감이나 위압감, 혹 은 중압감 따위의 것들을 느끼는 사람들은 없었다. 모든 중압감과 존재감은 모두 염도(焰刀)로부터 비롯된 것들이었다.
때문에 주루의 모든 사람들은 이제 비류연의 인생은 비참할 정도로 끔찍하고 처참하게 종말을 고할 것임이 틀림없다고 내다보고 있었다.
“오늘 또 시체 한 구 치우겠구먼. 자칫했으면 우리까지 말려 죽을 뻔했네 그려.”
“치울 시체라도 나오겠나? 한줌의 재밖엔 나오지 않을 걸세.”
“화장 비용(火葬費用) 걱정할 필요는 없겠군.”
“그나마 다행일세. 아무튼 쯧쯧… 젊은 나이에 미쳐 죽다니 안 됐어.”
화운루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예상은 한결같았다. 한 방울의 피와 한 조각의 살점 하나 남지 않는 완전한 소각(燒却). 그 중에는 조용히 비류연의 명복을 비는 사람조차도 있었다.
“그럼, 시작할까요. 톡!”
어느 한적한 공터. 두 사람이 화운루를 나간 뒤 몇몇 곳을 둘러 찾아낸 이 공터에서 까요’라는 말이 끝나자마자 비류연의 왼발 끝이 가볍게 지면을 굴렀다. “챙강!”
비류연의 왼발 끝이 지면을 가볍게 톡하고 찍자마자 신기하게도 비류연의 왼 발목에 차여 있던 묵룡환(墨龍環)이 벗겨지며 땅바닥에 툭 떨어졌다. 이와 함께 대지 를 받치며 서 있던 비류연의 발끝으로부터 강맹한 기류가 용권(龍)처럼 생성되어 순식간에 비류연의 온몸을 감싸는가 싶더니, 염도(焰刀)의 눈 앞에서 비류연은 왼발의 가벼운 – 남이 보기에는 한없이 가벼워 보이는 발구름 한 번으로 그의 존재를 텅빈 허(虛)와 무(無)의 공간 속에 숨겼다.
염도가 폭발적인 기세로 폭염(暴炎)의 발도(拔刀)를 펼쳐 내기도 전에 다시 비류연은 자신의 존재를 염도의 시야 속으로 드러냈다. 사실 처음과 두 번째의 상황 사 이에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때 이미 비류연의 존재와 염도 사이에 거리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무(無)의 상태로 화(化)한 이 순간, 마 침내 격돌(激突)이 일어났다.
가장 먼저 염도와 비류연 사이의 거리를 무(無)로 만든 것인 비류연의 오른발이었다. 오른발을 앞에, 왼발을 가볍게 뒤로 뺀 자세에서 도를 뽑을 준비를 하고 있던 염도의 왼발을 그대로 밟아 버렸던 것이다. 이 부지불식간의 한 수에 염도는 아무런 대처도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움직임을 봉쇄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과연 고명한 절정 고수는 무엇인가가 틀려도 틀렸다. 이 부지불식간의 순간에 거의 본능적인 순발력으로 반쯤 뽑아 낸 염도의 애도 홍염(紅焰). 하지만 안 타깝게도 그 우아한 붉은 애도가 채 안식처를 빠져나오기도 전에 우아한 나선을 그리면 뒤집어지는 비류연의 좌장(左掌)에 밀려나 홍염은 방향을 상실한 채 힘을 흐트러트렸고, 마지막으로 왼손에 의해 반쯤 뽑혀진 붉은 도신이 잡혀 버려 끝내는 속도마저도 상실해 버렸다. 염도의 도는 허무하게 멈추어 버리고 만 것이다.
염도로서는 이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일순 넋을 잃고 말았다. 아무리 다 뽑혀지지 않은 도(刀)이기로서니, 그 안에 축약되어 있던 힘은 결코 가볍게 치부될 만한 기 운이 아니었다. 보통 사람들이 손을 댔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팔을 평생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시커멓게 타 버린 고깃덩어리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겠는가.
그러한 화령신공의 불꽃력과 기(氣)가 응집, 집결되어 있던 홍염(紅焰)이 이름도 모를 약관의 애송이에게, 그것도 채 다 뽑히기도 전에 잡혔다는 것은 당장 홍염를 입에 물고 콱 자빠져도 씻을 수 없는 치욕이자 오명이었다. 하지만 이런 염도의 비감(悲感)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비류연의 움직임은 아직 그 끝을 맺고 있지 않았 다.
비류연의 우수(右手)가 쭉 내뻗어지며 활짝 펴져 있던 손바닥이 가벼운 손목 놀림 한 번과 함께 뒤집어 지며 손바닥의 안쪽 면이 염도의 명치 부분을 그대로 직격 했다. 손바닥을 한 번 뒤집는 정도의 가볍게 보이는 한 수였지만 그 안에 실린 힘은 간단히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비류연의 기묘한 장력이 염 도의 몸을 통해 침투되는 순간이었다.
잔잔한 호수에 퍼져 나가는 파문처럼 넓게, 폭풍 속에 일어나는 파도처럼 거세게, 비류연의 우장에 실려 있던 장력은 염도의 몸 안으로 넓게 퍼져 나가며 엄청난 충격으로 염도의 내장을 분탕질 쳐놓았다. 정확하니 급소를 얻어맞은 터라 승부는 비류연의 이 한 수로 싱겁게 끝나 버리고 말았다.
놀랍게도 강호의 명망 높은 도객 하나가 약관의 애송이 청년이 뻗어 낸 단 한 수의 장법을 감당치 못하고 나가떨어진 것이다. 여기에는 염도 자신이 자신의 애도 홍염이 채 뽑히지도 못한 채 치욕 속에서 잡혀 버린 것에 대한 정신적, 심리적인 충격이 한 몫 단단히 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렇게 염도는 자신의 눈 앞이 캄캄해짐과 동시에 멀어지는 의식의 저편을 느끼며, 어두움 깊은 곳, 심연의 늪으로 깊숙이 가라앉았다. 치욕 속의 불명예스런 참패를 당한 염도가 다시 정신 을 차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로 하리라.
“여반장(如反掌)이라……. 흠, 괜찮은데.”
푹, 면상을 지면에 처박은 채 쓰러져 있는 염도에게 흘낏 시선을 던지며 비류연이 얼버무렸다. 이 중얼거림 속에는 약간의 기분 좋은 감탄이 담겨져 있었다. 방금 비류연이 시연해 보인 무공이 바로 그의 사부로부터 덤으로 배운 일권, 일각, 일지, 일장 중 하나인 일장법(掌法)으로 일명 ‘여반장’이었다. 일권(一拳)’삼복 구타 권법’, 일각(一脚) ‘무생각’, 그리고 지금 선보인 일장(掌) ‘여반장’. 그 기원에 무상(無想 : 아무 생각도 없이 덤으로 만들어졌지만… 이라는 뜻으로 해석됨)이 있 다 하더라도 그 위력은 전무(無)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반장, 손바닥 뒤집는다는 이름 그대로의 용형(用形)과 오의(義)를 지닌 장법이다. 말 그대로 여반장이란 이 어이없는 이름을 가진 시시한 장법에 존재하는 것 이라고는 알고 보면 손바닥 뒤집는 것, 이것 하나밖에는 없었다. 전사를 통해 발끝에서부터 허리와 어깨를 돌아 나선을 그리며 손끝으로 타고 내려오는 회전력의 오 묘함에 의해 뒤집혀지는 손바닥이 이 장법의 모든 것이었다. 하지만 이 한 동작이 분뢰수와 더해져 무서운 위력을 낳게 되는 것이다.
비류연이 염도의 강맹한 도력(刀)에 밀리지 않은 것은 물론 그의 도를 거침없이 그리고 무사히 잡을 수 있었던 까닭도 여반장의 묘용에 의해 폭발하기 직전에
있던 홍염의 힘과 속도의 방향을 흐트러트려 그로 인해 턱없이 위력이 반감된 홍염의 붉은 도신을 분뢰수(手)의 수법으로 잡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한, 마치 심심풀이로 만들어진 듯한 인상을 주는 무공 수법으로, 강호를 질타하는 드높은 명성의 염도의 도를 잡아내고 그의 자 존심을 산산이 박살낸 다음 더 나아가 인사불성의 상태로 전환시켜 땅바닥에 뉘여 놓은 것이었다.
만일 이 사실이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강호를 손쉽게, 마치 여반장처럼 발칵 뒤집어 놓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비류연은 별로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고, 그냥 조용히 서서 뉘어져 있는 염도가 깨어나길 기다렸다. 손가락으로 쓰러져 있는 염도의 머리를 쿡쿡 쑤시면서…….
‘킥킥, 나도 이제 막 부려먹을 제자가 하나 생긴 건가?’
만약에 쓰러져 있는 염도에게 티끌 만한 의식이라도 남아 있었더라면 그는 온몸을 얼려 버릴 듯한 무한한 한기에 휩싸였을 것이 분명했다. 정신이 들면 한 번에 천 지가 뒤집혀 버린 듯한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염도는 편해 보이는 자세로 뻗어 있었다.
기쁨 가득한 미소를 만면 가득히 머금으며 비류연은 자신이 벗어 놓았던 묵룡환 하나를 주워 다시 왼쪽 발목에 찾다. 이 벗겨진 묵룡환은 비류연이 염도와의 대전 에 매우 막대한 신경을 쏟아 부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상징물이었다. 비뢰도를 쓰지 않고 염도를 제압하기 위해서는 현 상태보다 더 빠른 속도를 얻을 필요가 있었 다. 그래서 자신에게 채워져 있던 4개의 묵룡환 중 하나를 벗었던 것이다. 그리고 벗겨진 이 하나의 묵룡환은 그에게 엄청난 가속(加速)을 가져다 주었고 이는 염도 를 제압할 힘이 되었다.
비류연은 묵묵히 서쪽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해는 이제 서산으로 기울어 황혼을 짙게 뿌리고 있었고, 붉게 물들어 가는 천공과 대지 사이로 ‘휘이잉’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