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3권 5화 – 불안에 몸서리치는 화산 제자
불안에 몸서리치는 화산 제자
처음엔 허황하다 생각했던 이야기가
점점 구체적인 형태를 띠며 구색을 갖추어 나가자
윤준호는 내심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독이 잔뜩 묻어 검게 물든 가시방석에 앉아
독사 떼와 놀고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어둡고 창백한 얼굴에는 이마에서부터 식은땀이 물 흐르듯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만큼 지금 그가 긴장하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저, 저기요…….”
질식이라도 할 것 같은 긴장감을 견디며 윤준호가 간신히 말을 꺼냈다. 목이 메어 자신이 지금 의사 전달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도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왜? 무슨 다른 걱정거리라도 있어?”
물론 말로는 직접 못 하겠지만 다섯 수레는 족히 채울 수 있는 걱정에 휩싸여 있는 게 분명했다.
“아, 아니. 저기 다…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해서…….”
“아니 왜 그래? 이만큼 확실한 방법도 드물다고. 다행히 이곳이 천무학관이나 되니깐 가능한 이야기지 다른 곳이라면 가당키나 한 줄 알아? 후회하지 말고 이쪽으 로 밀고 나가는 게 좋아.”
효룡이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면 뭔가 흥미 본위로 일을 진행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장난감을 눈 앞에 둔 천진난만한 어린애처럼 두 눈을 똘망똘망 빛내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러니 더욱 더 불안해지고 섬뜩해지는 윤준호였다.
“왜 그래? 혹시 그쪽에서 안 받아 줄까 봐 걱정하는 거야?”
“그것도 그렇지만..”
윤준호는 바보같이 거짓말을 했다. 왜 그랬을까?
“걱정하지 말라고. 자네같이 싱싱하고 젊은 육체가 싫다는 연구가가 있다면 그야말로 제정신이 아니지. 분명 미친 놈일 거야. 자네 같은 건장한 실험체가 제 발로 들어오는 경우는 천에 하나도 없는 일이거든.”
이제 이런 말까지 들으니 더더욱 독인 연구가의 손에 자신의 몸을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좋게 머뭇거리고만 있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겠다 는 위기 의식이 밀려들었다.
“후회해도 좋으니깐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게 어떻습니까? 나를 위해 힘써 주는 건 가슴 깊이 고맙지만 약 같은 것에 의지해서 내 몸을 바꾸고 싶지는 않습니다. 정도에 어긋나는 것 같거든요.”
식은땀을 비질비질 흘리면서도 윤준호는 용케 할 말을 다 하는 데 성공했다. 속이 후련했다. 그러자,
“정도에 어긋나는 건 맞아. 이건 일종의 편법이지.”
효룡은 별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대답했다.
“뭐라구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윤준호가 되물었다. 그의 그런 짧은 되물음에는 어떻게 친구라는 사람에게 정도에 어긋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권할 수 있느냐는 질책 이 덤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표정에 부록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을 말로 옮기기로 결심했다. 그 편이 의사 소통에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정도에 어긋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일이라는 듯이 권할 수 있지요?”
“하지만 가장 실현 가능한 방법이거든. 무엇보다도 널 위해서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게 최선의 방법 같거든. 그냥 보약 먹는다고 생각하고 도전해 보는 게 어때?” 효룡은 아직도 포기할 기색이 없는 모양이었다.
“제발 실현 가능성이 훨씬 적어도 좋으니 좀 다른 방법을 강구해 주면 안 될까요?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윤준호가 토끼같이 순한 까만 두 눈을 깜박이며 애원하는 투로 말하자 효룡의 마음이 그만 약해지고 말았다. 마음 속으로는 이러면 안 되는데, 이러면 안 되는데 되뇌면서도 본인이 극구 사양하는 일을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런 일은 무엇보다도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정도라? 하지만 그런 게 과연 있을까? 약에 의지하지 않고 과민증을 해결하는 방법이…….’
효룡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장홍도 함께 다른 해결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게 그렇게 쉽게 떠오를 리 없었다. 인간 개조 같은 비상식적인 방 안도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겨우겨우 나온 의견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의식 깊게 파 놓은 고민의 우물 속에 빠져 한참을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였다.
“꼭 매화 과민증을 해결할 필요가 있을까?”
그들의 상념을 가차없이 깨어 버린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비류연이었다.
이번엔 또 무슨 의견으로 사람들을 경악시킬 작정인지…….
“뭐라고?”
의외의 말에 세 사람은 자신이 가진 모든 감각과 시선을 몽땅 비류연에게로 집중시켰다.
“인간 개조안은 어떻게 하고?”
이미 인간 개조 문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두뇌를 혹사시켰던 효룡이 아쉬운 듯 물었다.
“음, 매우 아깝긴 하지만 본인이 싫다는데 어쩌겠어.”
“그것도 그렇군. 그럼 이번엔 어떤 방법으로?”
“내 얘기는 꼭 윤준호의 과민증을 해결하려는 쪽으로 문제 해결의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
“어째서? 그렇지 않으면 윤준호는 절대로 매화 검법을 펼치지 못하잖아. 그럼 영원히 놈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말걸.”
“바로 그거야!”
“뭐가?”
여전히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아리송한 얼굴로 효룡이 말했다.
“꼭 검향의 경지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얘기지. 문제는 바로 향기잖아? 매화 향기만 없다면 준호가 검법을 펼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얘기야. 그렇지?”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며 확인하듯 비류연이 물었다.
“그거야 그렇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효룡은 아직도 납득을 못 하겠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아직도 모르겠어? 정말 둔하기는.”
효룡의 단아한 양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네가 나의 지적 수준을 곡해하는 건 슬픈 일이지만 용서해 줄게. 그러니 빨리 말해 봐.”
자신을 바보라고 낮춘다고 해도 이번만은 참아 줄 테니 빨리 얘기해 보라는 말이었다.
“그러니깐 그의 검법에서 향기라는 것 자체를 아예 없애 버리면 되지.”
“무슨 수로?”
“그의 검법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는 검향이라는 바라지도 않던 요상한 경지에서 비롯된 거잖아. 그러니깐 그 검향의 경지를 뛰어넘어 버리면 돼. 그럼 모든 문 제가 간단히 해결되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하고 궁리해 봐도 절대 간단하지 않은 일이었다. 하나의 경지를 뛰어넘어 새로운 경지로 들어서는 게 어찌 말처럼 간단한 일일 수 있겠는가. 그 런 장벽을 넘기 위해 평생을 몸바친 이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곳이 바로 이곳 무림이었다. 그 어렵고 고된 일 – 어쩌면 평생을 바쳐야 될지도 모르는 일을 애들 장난 수준으로 강등시켜 버릴 수 있겠는가.
“그게 말이나 돼?”
차라리 인간 개조론 쪽이 훨씬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정도였다.
“물론 말이 되지. 그 검향이라는 경지, 보기에는 굉장해 보여도 상식적으로 판단해 봤을 때 향기가 뿜어져 나간다는 것은 일종의 기의 발산으로, 다시 말해 쓸데없 는 기의 소모를 의미하지. 그 향기가 독향이 아닌 다음에야 검법의 위력 증강에 별 소용이 없지. 그러니 나의 이 비상한 머리로 판단할 때 아마 그 검향의 경지라는 것은 매화 검법의 완성 단계 바로 직전의 과도기 상태일 거라고 추측돼. 아직 기가 완전히 제어되지 않는 상태지. 게다가 현재 일반적으로 알려진 무공 경지 중에서 특정한 경지를 넘으면 오히려 평범해져 보인다는 반박귀진의 경지도 있잖아. 그러니, 그 검향이란 경지를 뛰어넘으면 아마 매화 향기는 더 이상 나지 않을 거야. 그 럼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검법은 더 강해지고 향기는 나지 않고, 일석이조의 해결법 아니겠어, 어때?”
비류연은 한껏 득의양양한 표정이 되어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비류연의 이 어처구니없는 발상에 과연 맞장구를 쳐 주어야 될지 고민하고 있는 중 이라 보기에도 매우 심각했다.
검향의 경지만으로도 화산파에서는 그 성공 사례가 드물다는 지고의 경지였다. 그런데 그 검향의 경지를 뛰어넘는 절대의 검경(劍境 : 검의 경지)이라니! 정말 무 지막지하게 어렵고 실현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비록 그 실현 가능성이 좁쌀 반 톨보다 희박하다 해도 비류연의 말이 논리적으로 틀린 건 아니었다. 물론 밤하늘의 별을 모두 세는 것만큼 불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효룡이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황당함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무슨 방법으로 그 경지에 올라간단 말인가? 검법도 제대로 못 펼치는데?”
“꼭 몸으로 검을 휘둘러야만 수련인가? 그렇지 않아. 일정 수준 이상의 경지에 다다르면 가상의 검법 수련과 명상으로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지. 잘 알면서 왜 그 래? 그러니 그쪽으로 해결책을 찾아 보자구.”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무공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간 고수들은 육체의 혹독한 수련보다는 명상을 통한 깨달음을 통해 더 높은 경지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든다. 어느 특정 수준의 경지를 벗어나면 이미 육체의 연마 상태에 더 이상 구애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만일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늪지에 고인 웅덩이처럼 정
체된 채 비참하게 썩어 들어갈 뿐이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쪽이야말로 정말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처럼 들리는 건 내 귀의 착각만은 아닌 것 같은데…….”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효룡이었다. 옆에서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보아 그런 심정은 장홍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나만 믿어. 겨우 검법의 단계 향상 정도 가지고 뭘 그렇게 겁을 먹고 그래. 걱정 마, 그 정도쯤이야 식후에 마시는 차 한 잔 거리도 안 되는 일이지.”
큰소리치며 자신만만해 하는 비류연이었지만 그게 어디 큰소리만으로 될 일이었던가. 안절부절못하며 앉아 있는 윤준호를 지그시 바라보던 효룡이 현 상황을 정 리해야 한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의 어조에는 회의와 망설임이 가득했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떡잎은 고사하고 씨앗의 부패 유무부터 의심해 봐야 될 일이었다.
“그건 시간이 너무 걸리는 일이야. 성공 가능성도 희박하고…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가 매우 빈약하지.”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었지만 고작 그 정도로는 비류연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불가능 따위는 지나가는 개에게나 줘 버려라. 만일 어느 시건방진 똥개가 받아먹으려 하지 않는다면 죽지 않을 만큼 패서라도 강제로 먹여 버려.”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처럼 비류연이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사문의 신조지. 걱정 마,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게 내 특기니깐. 우리 사문 사람들이 그쪽으로 재능과 ‘노하우(勞何祐)’가 많거든. 기대하라고, 흐흐..”
비류연의 괴상한 웃음 소리를 듣자 윤준호는 자신이 마치 범에게 쫓기는 사냥감 같다는 불길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비류연의 웃음 소리는 그만큼 그를 불안하게 만드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었다. 더불어 자신의 미래가 그믐밤처럼 한 치 앞도 내다 보지 못할 만큼 어두운 게 아닌가 하는 불안과 공포가 그의 전신을 감 싸안았다. 훗날 증명되리라. 이날의 불길한 느낌이 결코 단순한 우려만은 아니었음을..
아무래도 이번 일은 다소 시간을 써 가며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장홍은 안달하지 않고 마음을 느긋하게 먹기로 했다. 그것이 윤준호에게도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하지만 되도록 빨리 해결책은 찾지 못한다면 그 방법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윤준호의 실력이 종리학과 추가연을 압도하여 그들에게 패배의 쓰디쓴 독잔을 안 겨 주며, 절망의 무저갱(無底坑 : 밑바닥이 없는 구덩이)으로 밀어 넣기 전에 비류연의 손에 박살이 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었다.
비류연의 식판이 피를 머금는 게 빠를지, 아니면 윤준호가 새로운 검경에 오르는 게 빠를지, 아니면 신체가 어떤 방식으로든 개조되는 게 빠를지, 그도 저도 아니 면 장홍의 포기가 빠를지 그건 더 두고 봐야 알 일이었다.
화산 부진아, 또는 화산 열등생, 지진아, 그 외 숱한 악명으로 불리며 주위의 온갖 멸시와 조롱을 받아 왔던 윤준호. 주위의 이런 환경과 소심하고 여린 마음 덕분에 그는 모든 자신감을 깡그리 상실하고 말았다.
자기 자신 스스로 자괴감에 빠져 정신을 파괴시키고, 주위에서 열심히 거들어 준 덕분에 열등감과 자학은 더욱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말았다. 그런 열등감이 그의 실력을 채 반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는 족쇄가 되어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물론 가장 치명적인 것은 그의 매화 과민증이지만….
사실 비류연이 그 무례하기 짝이 없으면서 동시에 싸가지도 없는 놀라운 인격의 소유자, 종리학과 추가연을 골탕먹이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내일 당장이라도 실행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너무 간단하고 시시하고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해 버린 게 바로 오늘 일의 발단이었다.
게다가 비류연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윤준호의 숨겨진 진짜 실력과 잠재력, 그리고 보석 같은 재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직은 투박한 원석에 불과하지만 갈고 닦기에 따라서 엄청난 가치를 지닌 보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히 내재되어 있었다. 그의 숨겨진 잠재적인 내적 경지를 알아 준 건 아마 태사부 매화 검선 이 후 비류연이 처음일 것이다.
게다가 그가 처한 상황도 묘하고 재미있는 상황이라 비류연은 문득 흥미를 느꼈다. 원래 성격이 자유분방하다 못해 도가 지나친 그의 행동 철학은 순간의 기분 변 화와 흥미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이번에도 그는 장난감을 새로 받은 어린애 마냥 눈빛을 빛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이런 흥미와 무책임한 행동이 자신에게는 이익과 기쁨을, 타인에 겐 막대한 손해와 슬픔 – 그것도 거의 절망에 가까운 을 안겨 주었던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무튼 비류연이 그에게 흥미를 가진 이상 윤준호의 앞날도 이 제 절대 평탄하다 말할 수 없었다.
아직 윤준호의 미래를 향한 운명의 길은 신과 운명의 여신의 게으름으로 인해 공사가 진행 도중에 방치되어 있어 울퉁불퉁 거칠고 험난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를 담당하고 있는 운명의 여신은 당분간 도로 공사 재개 예정이 없는 모양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비류연과의 만남은 운명 도로 공사 부실 시공의 극치가 될지도 모를 일 이었다. 만일 그렇다면, 윤준호는 한평생 운명의 여신을 저주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일단 앞으로의 행동 방침과 지침을 작게나마 정한 그들은 일단 해결책 강구를 위한 의견 교환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 다.
내일은 천무학관에서의 반 년 수련 생활을 결정 짓는 중요한 무공 강의 수강 신청이 있는 날이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았기 때문이었다. 내일 어느 노사의 어떤 분야의 무슨 강의를 골라 듣는가에 따라 수많은 변화가 생길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어 힘을 축적하기로 했다. 수강 신청 당일 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매우 진이 빠진다는 장홍의 충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홍은 그 모종의 무슨 이유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는 것을 회피했다.
내일 닥쳐 보면 어차피 모두들 질릴 정도로 알게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