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란종결자 4권 – 23화 : 전라좌수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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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란종결자 4권 – 23화 : 전라좌수영에서


 전라좌수영에서

순식간에 세월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 새 또 며칠이 지나갔다. 호유화는무사히 법력을 다시 회복하고는 기나긴 무아지경의 상태에서 눈을 떴다.

눈을 뜨자 새소리가 들리고 밝은 태양빛이 비춰오는 것이 느껴졌다.

‘휴.. 이제야 되었구나. 그런데 며칠이나 지났을까? 설마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것은 아닐테지?’

호유화는 자신이 며칠동안이나 무아지경으로 있었는 지 알 수가 없었다.

법력을 회복하는 것은 거의 무아지경으로 자신을 잊 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시간을 셈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공력소모는 생각보다 많이 되지 않아 반 정도 밖에 회복되지 못한 듯 싶었다. 그러나 지금 날짜가 언제인지알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자 호유화는 조금 불안해졌다. 혹시 생각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지나서 은동이가 이미 나아버렸다면? 이 순신이 해전을 치르다가 죽어버리기라도 했다면? 조선이 벌써 망하고 왜병들의 천지가 되었다면?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쓰잘데 없는 생각이 한꺼번에 밀 려드는듯 했다.

‘에잇. 방정맞은 생각 하지 말자.’

호유화는 벌떡 일어나서 휙하고 한바퀴를 옆으로 돌 며 다시 익숙한 승아의 모양으로 변했다. 어린 여자 아이로 변하면 인간들은 거의 꺼리낌없이 대해주는 것을 지난번 표훈사에서의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 다. 그리고 다시 돌산도의 바닷가로 나가보니 자신 이 건너왔던 쇠사슬 다리 부근에는 군사들 몇이 오 락가락하고 있었고 그것을 손보는 듯한 목수며 잡부 들도 보였다. 다시 쇠사슬을 타고 지나가기는 조 금 어려울 것 같아서 호유화는 다시 휙 둔갑술을 펼쳐서 삽시간에 300장 가량 되는 바다를 건너 맞은 편 언덕배기로 뛰어 올랐다. 비록 절반 정도일지언 정 법력이 다시 회복되었으니 그런 정도는 어려운 일도 아니었던 것이다. 그리고보니 이순신을다시 한 번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호유화는 다시 휙 둔갑술 을 펼쳐서 전라좌수영 내로 숨어 들어갔다. 좌수영 부근은 병사들이며 군관들, 그리고노군 들과 잡부 들, 백성들까지 얽혀서 모두 나름대로 일들을 척척 해나가고 있었다. 포구 부근에서는 전선을 건조하고 있었으며 한쪽에서는 고약한 냄새와 함께 무엇인가 를 계속 큰 솥에 끓여대고 있었다. 냄새를 조금맡아 보니 화약냄새와 흡사하면서도 아릿한 유황내는 나 지 않는 것 같았다.

호유화는 화약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지라 그냥 지 나치고, 건조되고 있는배의 숫자를 세어 보았다. 놀 랍게도 건조중인 배의 숫자는 여섯 척이나 되었으며 그 부근에는 백성들이 빽빽하게 몰려 작업을 하고 있었다. 병사들은 하나도 작업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작업 중인 백성들 중에는 장정만이아니라 아낙네들과 심지어 아이들과 할머니까지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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