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 – 23화


그리고 그녀들이 한 시간 후 각자 가지고 있던 편한 옷(드레스 같은 게 아니다. 모험하는 애들이 그런 걸 가지고 다닐 리가 없다. 각자 편한 옷을 입고 나왔다.)을 입고 식당으로 나왔다.

식당에는 마법사 한 명과 드워프, 엘프 한 명과 붉은 머리를 길게 기른 아름다운 여성 한 명, 또 사제 한 명 그 옆으로 검사 한 명, 또 나이든 노인이 두 명 있었는데 한 명은 마법사로 보였다.

그런 그들의 옆으로 시르피와 한 명의 소년이 보였다. 아직 이드는 나와 있지 않은 듯했다. 시녀들이 그녀들이 들어오자 의자를 빼서 각자 앉을 자리를 정해 주었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하던 그녀들에게는 상당히 다행한 일이었다.

그녀들을 보며 시르피가 먼저 입을 열었다.

“편안해요?”

“네, 감사합니다. 공주님.”

카르디안이 대표격으로 시르피에게 대답했다.

“그럼 내가 사람들을 소개해줄게요. 여기 오빠는 저의 오라버니이신 크라인 드 라트룬 아나크렌, 현 제국의 황제이십니다. 그리고 이분은 이스트로 라 판타로스 공작님이시고, 이분은 궁중 대 마법사이신 아프로 폰 비스탄트 님이시죠. 그리고 저분들은 이드님의 일행으로 검사이신 그래이, 그리고 이리안의 사제인 하엘, 엘프 분은 일리나, 그리고 드워프 아저씨는 라인델프, 그리고 마법사이신 일란과 세레니아예요.”

카르디안은 화려한 인원들의 소개를 받고는 잠시 멍했다. 앞에 있는 네 명은 평생 한 번 볼일도 없는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일행들을 소개했다.

각자 인사가 끝나고 크라인의 편히 하라는 말까지 들었다.

“그런데 이드 오빠는 왜 빨리 안 나오지?”

시르피가 자못 기대된다는 듯이 웃으며 중얼거렸다.

크라인은 그런 웃음을 짓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너, 또 이드에게 장난친 것 아니니?”

“아니야~~”

시르피가 상당히 이상한 어조로 말할 때 식당의 문이 거칠게 열리며 한 사람이 들어섰다.

“누구야…..이런 장난 친 사람이……..”

그렇게 말하며 들어선 이드는 웃다가 이드를 보고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르피를 바라보았다.

“시르피~너~”

요란하게 들어선 이드에게 모두의 시선이 돌려졌는데 모두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이드의 몸 주위에 빛나는 것 때문이었다.

이드의 몸에는 파란색이 은은한 빛이 이드의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것은 은은한 푸른빛과 함께 이드의 몸 주위를 흐르고 있었다. 그에 감싸인 이드는 얼굴과 목 말고는 드러나지도 않았다.

사실 자신의 방으로 들어선 이드는 잠시 앉아 있다가 샤워를 위해 욕실로 들어갔었다. 그때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곧바로 시르피가 잠시 들어왔다며 말하자 안심하고 샤워를 했다.

그리고 샤워를 끝내고 나온 이드는 옷을 찾았으나 하나도 없었다. 옷장에 있던 옷이며 자신이 입었던 옷이며 말이다. 있는 것이라고는 침대 위에 놓여진 드레스뿐이었다.

식사시간이 될 때까지 옷을 찾지 못한 이드는(그래이의 옷은 커서 입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급한 김에 강기로 의형강기(意形降氣)로 주위를 두르고 들어온 것이었다.

그런 이드의 모습에 일행들은 각자의 취향대로 반응했다. 마법사와 마법과 관련된 드래곤은 이드가 두르고 있는 강기의 마나 반응, 그리고 검사들은 저게 뭘까 하는 의문을 가진 반응,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밌어 죽겠다는 시르피의 반응….

“시르피~, 당장 오라버니 옷 좀 돌려주겠니?”

이드의 깔리는 목소리에 시르피가 웃음을 그치고 입을 열었다.

“어머, 오라버니 전 오라버니 방에 분명히 옷을 가져다 드렸어요.”

“시르피. 그건 여자 옷, 드레스란다. 이 오.빠.가 그걸 입을 수는 없는 일 아니니?”

“그래도 시르피가 오빠한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가져다 놓은 건데….”

그때 옆에서 듣고 있던 크라인이 듣다 못해 동생에게 입을 열었다.

“시르피 그만하고 이드에게 옷을 가져다 드려라. 늘 널 돌봐주시는데 그렇게 장난을 치면 쓰겠니….”

“칫, 알았어요.”

시르피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옆에 서 있는 시녀를 바라보았다. 시르피의 시선을 받은 그녀는 곧 이드가 가지고 있던 옷을 가져왔다. 모두 가져온 것이 아니라 한 벌만 가지고 온 것이었다.

“다른 옷들은 방으로 옮겨 놓았습니다.”

옷을 받아든 이드는 시르피를 한 번 보고는 한숨을 쉰 후 옷을 들고 밖으로 나가서 옷을 걸쳤다. 아무리 강기로 두르고 있다지만 사람들 앞에서 옷 입는 건 좀 흉하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겉옷을 걸친 이드가 자신의 몸에 두른 의형강기(意形降氣)를 풀었다. 그러자 의형강기에 떠있던 옷이 이드의 몸으로 내려앉았다. 옷을 걸친 이드는 다시 식당으로 들어가서 하나 남은 자리에 앉았다.

그가 자리에 앉자 크라인이 말했다.

“이드, 미안하군요, 이 녀석이 장난이 심해서…”

“괜찮습니다. 한두 번도 아닌데….”

사실 그랬다. 시르피가 몇 번인가 이드를 놀리기 위해 장난을 쳤었다. 그러나 보통 상황에서 이드가 당할 리가 있겠는가? 그래서 그녀가 했던 일은 성공 전에 실패. 그런데 드디어 그녀의 장난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있겠는가? (이럴 때 쓰는 것 맞나?^^;;;)

그리고 이어지는 마법사들의 의문. 그 대표로 궁정 대마법사인 아프르가 물어왔다.

“이드, 아까 그 것은 뭔가? 마나가 느껴지던데 자네가 마법을 쓸 줄 알 리는 없고….”

“간단히 말해서 마나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마법을 쓰듯이 다만 저는 소드마스터가 가지는 그런 몸에 축척된 마나를 의형화한 거죠.”

“하지만, 그게…”

그가 더 말을 꺼내기 전에 이드가 말을 자르고 대답했다.

“보통은 잘 못하지만 전 가능합니다. 특이한 방법으로 마나를 움직임으로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설명을 부탁하신다면 거절합니다. 그걸 설명하려면 며칠이 걸릴지 모릅니다.”

그런 이드의 말에 아프르가 입을 다물었다. 사실 의형강기라는 건 강호에서도 보기 힘든 것이다. 우선 5갑자 이상의 내공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상승내공심법(內功心法)으로 내공을 다스려야 하고 그다음 강기신공(剛氣神功)을 익혀 완전히 그 오의(悟意)를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이드 이 녀석에게만은 예외다. 이 녀석은 무학을 접할 때부터 보통 방법으로 접한 것이 아니다.

그렇게 말을 마친 후 식탁에 앉은 인물들은 모두 식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식사를 하던 중에 이드가 말을 꺼냈다.

“크라인님(황제의 윤허로 이렇게 부름),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모르지만 기사들 중에 이상한 놈들이 있더군요.”

“이야기는 시르피에게 들었지, 어떻게 그런 녀석들이 기사가 됐는지…… 이번 기회에 군기를 확실히 잡을 거야.”

“그런데 이스트로 공작님, 기사들의 훈련이 더딘 것 같던데요.”

“맞아, 모두가 자네가 가르친 자들만큼 뛰어나진 않거든. 그리고 자네가 가르친 것들이 보통 어려워야지.”

“맞습니다. 거기다 훈련에 마법사까지 동원되니 마법사들도 하루 종일 마법을 시행하고 나면 피곤해서 말이 아니더군요. 뭐, 다른 마법사들이 그들에게 회복마법을 걸어주니 크게 지장은 없지만 말일세.”

‘그렇긴 하지. 내가 제시한 방법이 좀 과격하니까…. 하지만 빠른 시간에 훈련시키려니 별 수 있어야지.’

“그런데 아직 저쪽에서는 그대로인가요?”

이드가 입에 고기를 썰어 넣으며 물었다.

“그렇다네… 그대로야. 더 움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않고…. 골치 아파. 뭘 꾸미는지….”

공작의 대꾸에 한쪽에서 묵묵히 식사를 하고 있던 카르디안 일행들이 궁금해했다.

사실 그녀들은 앞에 있는 엄청난 지위의 네 명의 인물들 때문에 아까부터 입을 다물고 있었다. 물론 이쉬하일즈야 그 성격에 맞게 입을 열려 했으나 그 옆에 있는 마법사 세인트가 말렸다.

그런 그녀들을 보며 이드가 말을 꺼냈다.

“우프르, 여기 세인트가 5클래스 마스터라던데요. 이 정도면 굉장한 실력인 거죠?”

“5클래스? 자네 진짠가? 나이가…..?”

“19살입니다.”

“음, 19살에 5클래스 마스터라…. 굉장한 실력이군. 자네 스승이 누구인가?”

“이쉬카나라고 하시는 분으로 저희 아버님의 친구 분이십니다. 엘프이시죠.”

“그런가? 허긴 엘프 분이라면 자네 정도의 자질을 가진 사람에게 잘 가르칠 수 있을 거야. 어떤가, 자네 여기서 일해볼 생각 없나?”

우프르의 질문에 그녀와 일행들은 어리둥절해했다.

본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같이 일해보지 않겠느냐니…..

“왜 그러나? 자네들…… 아나크렌 사람 아닌가?”

“예, 저는 일리나스 사람입니다.”

“일리나스?”

“………예. 거기다 갑자기 ……”

“맞아요, 우프르. 갑자기 그렇게 물으면 당황하잖아요. 얼마간 시간을 주고 생각해보라고 해야죠.”

“허허, 그렇군. 이드, 하지만 자질이 뛰어난 사람을 보다 보니….. 어떤가 생각해 보는 게..”

“…예.”

“그럼 다른 사람들은 어디 출신이지?”

이스트로 공작이 카르디안 일행에게 물어왔다.

그 대답은 역시 리더인 카르디안이 했다.
“저희는 모두 아나크렌 사람입니다.”

그렇게 서서히 이야기가 오갔다.

카르디안과 레나하인은 같은 마을 출신으로 두 집안 모두 아버지가 뛰어난 검사였다. 그래서 두 분에게 같이 검을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이쉬하일즈는 카르디안과 레나하인이 어떤 숲에 위치한 마을에서 만났다고 한다. 이쉬하일즈는 활달한 성격답게 외지에서 온 두 사람을 보고 같이 가고 싶어 했었다.

그러나 집에서도 그렇고 두 사람도 모두 반대해서 참고 있었다고 그녀들이 출발한 후 몰래 따라온 것이다.

이틀 정도 따라가다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때는 그 마을과 꽤 떨어진 후라 어떻게 할 수도 없어서 같이 다니게 되었단다.

그리고 세인트와 크라네는 숲에서 몬스터와 부딪힌 걸 세 사람이 구해줌으로 해서 같이 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며 기사 한 명이 뛰어 들어왔다.

“전하, 국경선에 있는 카논이 움직임을 보였다 하옵니다.”

뛰어들어와 외치는 기사의 말에 식사를 하던 사람들의 손이 멈추어졌다.

“무슨 움직임이냐? 국경선에 있던 녀석들이 움직였단 말이냐?”

이스트로 공작이 급하게 물어왔다.

“전선에 대치 중이던 적이 밀고 들어오고 있다고 하옵니다. 전선에 대기하고 있던 저희 진형이 막고는 있으나 힘들다고 합니다.”

“힘들다니….. 적의 수가 많기라도 하단 말이냐?”

“그것이….. 아니오라, 적 중에 소드마스터가 한둘이 아니라 하옵니다…..”

“….뭐?!!”

그 기사의 말에 공작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옆에 있는 우프르와 크라인의 얼굴 역시 좋지 않았다.

저번의 일로 인해 카논이 어떻게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많은 수의 소드마스터를 데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 그 일이 사실로 나타난 것이다.

“지금 당장 장군들과 공작과 후작들을 소집하라!!”

공작이 급하게 달려온 기사에게 다시 명을 내렸다.
“전하, 우선 제 연구실로 가셔서 전투 현황을 훑어보심이….”

“그렇게 하죠. 우프르, 갑시다. 이드와 다른 분들도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그리고 시르피, 너는 이분들과 식사를 마친 후 방으로 돌아가거라. 여러분들은 쉬십시오.”

그렇게 말을 마친 크라인이 앞장서서 나섰고 그 뒤를 따라 공작과 우프르, 그리고 이드 일행이 따라나섰다.

바쁜 걸음으로 우프르의 연구실에 도착한 사람들은 한쪽에 있는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그리고 우프르는 사일이 건네주는 투명한 수정구를 테이블의 중앙에 놓고 통신에 들어갔다.

“론느 102, 통신을 요청한다.”

우프르가 그렇게 말하자 수정구가 한번 울리더니 은은한 빛을 띠었다.

그렇게 잠시 후 수정구 위로 입체적으로 한 사람의 마법사가 떠올랐다.

“안녕하십니까! 우프르님.”

“음~ 그런데 호른, 그쪽 상황은 어떻지? 보고받기로는 상당히 좋지 않다고 하던데….”

“예, 적군의 수요는 저희 측과 비슷하지만 적군에 상당수의 소드마스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확실한 수요는 알 수 없습니다만 초급이 대다수이고 중급 역시 소드마스터 중 3헐 정도를 차지할 만큼 많습니다.”

그때 호른이라는 마법사의 손에 종이가 들려졌다.
“아! 방금 적군의 확실한 소드마스터의 현황이 나왔습니다. 총인원 3천 중 소드마스터 300 정도인 것 같습니다. 교전 중이라 세네 명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 아직도 교전 중이라면 영상으로 전달해 줄 수 있겠는가?”

“예, 가능합니다. 그러나 제가 있는 위치가 상당히 멀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보실 수 없고 대충의 것만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이 있은 후 수정구슬 위로 비춰지던 영상이 사라졌다.

“소드 마스터가 전력의 10%나 차지한단 말인가? 어떻게 된 거지?”

“이상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카논이나 다른 나라나 제국들 역시 그런 전력을 가진 나라는 없습니다. 도대체 무슨 방법을 사용한 것인지…”

우프르와 공작이 그렇게 말하고 있을 때 다시 영상이 생성되었다.
영상은 멀리서 교전 현장을 지켜보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호른이라는 마법사의 눈으로 자세히 보기에는 교전 중인 전장이 먼 듯 확실히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적 중에 밝은 색으로 빛나는 검기에 싸인 검이 보였다.

빛의 개수는 대략 200여 개로 여기저기에 흩어져 본진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지나간 혼란스러운 곳으로 일단의 카논 병사들이 들어와 공격….

“저번에 라스피로 공작의 저택에서의 전투와 비슷한 양상이군.”

입체적인 그 영상을 바라보며 이드가 말했다.

“저 정도라면 오래가지 못하겠는데…….”

“이스트로 공작, 지원병의 도착은 언제입니까?”

크라인이 영상을 바라보다가 옆에 있는 공작에게 물어왔다.
보고를 받은 공작은 침중한 얼굴로 대답했다.

“아무리 빨라도 하루 정도는 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보아하니 도저히 하루 정도나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 아니지 않소!”

크라인의 말대로였다.
저대로라면 아마 오늘 밤이 가기 전에 패할 것이다.

“우프르, 마법으로 텔레포트시키는 것은?”

“곤란합니다, 폐하. 거리가 먼 데다 정확한 좌표가 필요하므로 준비하는 데만도 5시간 정도는 걸릴 것이고, 그리고 한 번에 이동시킬 수 있는 인원도 50여 명 정도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거기다 2차 이동까지 1시간 이상의 마나 보충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단 말입니까…. 그렇다면 저 인원을 살릴 방법은요?”

“그것 역시 어느 정도의 피해는 각오해야 합니다. 퇴각하더라도 적과 아군의 수가 비슷한 이상 추격을 쉽게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세 명이 그렇게 논의하고 있는 말을 들으며 그래이가 한마디 했다.

“그런데 저 녀석들, 어떻게 저렇게 많은 소드 마스터를 구한 거야?”

뜻밖에 이드가 그의 말을 받았다.

“구한 게 아니라 강제로 만든 것 같은데……!”

이드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이드를 향하며 설명을 요구했다.

“보세요, 자세히는 안 보이지만 검기를 사용하고 있는 녀석들 검을 휘두르는 게 어설퍼요. 보통 검을 수련해 소드 마스터에 든 사람이라면 저렇게 검을 사용하진 않죠. 저건 어디까지나 엄청난 힘을 갑자기 소유하게 됨으로써 힘의 응용과 사용법을 똑바로 모르는 그런 사람들이 휘두르는 것 같거든요.”

“갑작스런 힘? 하지만 저렇게 소드 마스터를 찍어내듯 만들어낼 만한 방법이라는 건….?”

궁정 대마법사인 우프르가 말했다.

‘하지만 저 말이 진실이라면 이번 전쟁은 패한 것이다.’

그것이 우프르뿐만 아니라 모두의 마음에 있는 말이었다.

물론 여기서 이렇게 마음먹는 사람들 중에 몇은 빠진다.
이드는 그렇게 고민에 빠진 인물들을 내버려 두고 세레니아에게 고개를 돌렸다.

“저기까지의 이동 가능하지?”

“물론이죠!”

“좋아, 그럼 가볼까? 우프르, 기다려 봐요. 내가 가서 한 명 산 채로 잡아오죠.”

그런 이드의 말에 일행들은 당황했다.
아무리 그가 소드 마스터 최상급에 올라있다 하나 저렇게 많은 인원의 소드 마스터를 상대하는 것은 어렵다.

“이드, 위험하네. 자네 실력이 강하다는 것은 아나 저들도 소드 마스터일세. 자네 역시 소드 마스터 최상급이긴 하나 저렇게 많은 인원은…..”

“야! 이드, 그런 나도 같이 가자….”

이스트로 공작의 말에 이드는 세레니아와 연구실의 중앙에 서면서 말했다.

“그래이, 넌 여기 있는 게 좋아.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공작님, 제가 언제 소드 마스터 최상급이라고 했습니까?”

“이동!!”

이드의 말을 끝으로 이드와 세레니아는 곧바로 사라져 버렸다.

“무슨…….”

“최상급의 실력이 아니란 말인가?”

그때 문이 열리며 기사가 들어왔다.

“전하, 여러 공작님과 후작님들이 작전실에 모이셨습니다.”

“기다려라 하라!”

크라인은 그렇게 한마디를 하고는 영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호른은 자신의 옆으로 갑자기 나타난 두 명의 여인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다시 시선을 전장으로 옮겼다.
자신이 보는 것이 영상으로 옮겨지는 것이므로 한눈을 팔아선 안 되는 것이다.

이드는 전장을 바라보며 서 있는 그 젊은 마법사를 한번 바라보고는 전장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는 호른에게 물었다.

“저는 이드라고 수도에서 왔습니다. 이곳의 지휘관은 어디에 계십니까?”

“아! 그러십니까! 지금 마법을 시전 중이라 고개를 돌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차스텔 후작께서는 전장에서 직접 지휘 중이십니다.”

그의 말에 시선을 돌린 이드의 눈에 여럿의 기사들과 함께 전장의 후방에 말을 타고 있는 일단의 무리들이 보였다.

“히야~ 그런데 상당히 밝군….”

“그렇습니다. 상대방 측에서 자신 있는지 대형 라이트 마법을 시전해서……”

“그런가? 세레니아는 여기 있어. 저건 네가 맞지?”

“알았어요.”

이드는 세레니아를 남겨두고 전장 쪽으로 발을 내디딘 뒤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 나갔다.
이것은 빠름을 위주로 한 경공으로 뇌전전궁보(雷電前弓步)였다.

거기다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인 이드가 펼치는 것이라 그 속도는 어마어마했다.
쏘아져 가는 이드의 몸 주위로 은은한 푸른색이 돌고 있어서 하나의 푸른색 줄 같았다.

엄청난 속도로 쏘아져 나간 이드는 지휘관이 있는 곳으로 짐작되는 곳에서 멈추어 섰다.
거기 있던 기사들은 한차례 돌풍과 함께 나타난 이드를 바라보며 검을 뽑았다.

“아~~ 너무 경계하지 마십시오. 차스텔 후작은 어디 계십니까?”

“이드의 물음에 이드와 1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검은색 흑마를 타고 있던 중년의 기사가 대답했다.

“내가 차스텔이네만, 자네는 누군가?”

그가 전쟁 중에 소리도 없이 나타난 이드를 보며 긴장하며 물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이드, 그래이드론 백작이라고 합니다. 뭐, 말뿐인 백작이죠…^^”

“처음 들어보는군… 그래, 지원군인가?”

차스텔 후작은 귀엽게 웃는 이드를 바라보며 그의 뒤를 바라보았다.

“뭐… 지원군이라면 지원군이죠. 제가 도울까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요청할 것이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혼자서 지원이라니… 자네 지금…”

“진정하십시오. 제가 혼자 지원 나온 것은 지켜보면 이유를 아실 것이고, 제 부탁은 제가 말할 때 즉시 물러나 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싸움을 중단하고 즉시 말입니다.”

“하지만 그건…”

그러나 그가 더 이상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드는 앞으로 쏘아져 나가고 있었다.

“뭐… 뭐야… 저건…….”

차스텔은 이드의 움직임에 넋을 놓고 있었다.

쏘아지듯 나아가는 이드의 눈에 제일 앞으로 들어와 있는 몇몇의 적 소드 마스터가 보였다.

“좋아, 우선 조사해야 하니 두세 명 정도는 사로잡아야겠지…”

그리고는 전음으로 뒤쪽에 있는 세레니아에게 말했다.

“-세레니아, 지금부터 내가 두세 명 정도를 기절시킬 건데, 그들을 그쪽으로 이동시켜요-“

-알았어요, 걱정 말마세요-

세레니아가 곧바로 마법으로 이드의 머리속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 후 이드는 제일 앞에 있는 소드 마스터에게로 달려나갔다.

“취을난지(就乙亂指)”

이드는 지공(指功)으로 그의 마혈(痲穴)과 아혈(啞穴), 연마혈(煉痲穴)의 세 혈도(血道)를 동시에 점해 버렸다.

그러자 그 기사는 앞으로 나가다가 그대로 뒹굴어버렸다.

그런 그를 향해 주위에 병사들이 달려들려고 할 때 그는 사라져 버렸다.

이드가 안력을 높여 뒤돌아보니 세레니아 옆으로 한 인형이 누워 있었다.

“좋아! 이제 한두 명만 더”

그러면서 자신의 왼편에서 검을 휘두르는 인물의 세 혈도와 그 뒤쪽에 있던 인물의 세 혈도를 점했고, 세레니아가 점혈된 인물들을 이동시켰다.

‘조사에 필요한 인원은 다 챙겼고, 나머지는…’

이드는 주위를 둘러보고 곧바로 곤륜(崑崙)의 운룡대팔식(雲龍大八式)으로 날아올라 눈에 보이는 기사들을 향해 구음빙백천강지(九陰氷白穿强指)를 그들의 목 뒤의 인후혈(咽喉穴)과 머리의 천령개(天靈蓋)인 사혈을 향해 난사했다.

허공에서 자세를 바꾸며 난사하는 지공을 피할 수는 없는지라, 아군 속에 파묻혀 있던 소드 마스터들은 곧바로 넘어가고 말았다.

몇 기사들은 투구를 쓰고 있었으나 지강(指剛)이 뚫고 들어오거나 인후혈을 뚫어버림으로 방법이 없는 것이다.

아군 측으로 깊이 들어온 인물들 30~40명 가량을 처리한 이드는 뒤쪽에 있는 소드 마스터들에게로 나아갔다.

“우선 최대한 엎어버리면 되다, 이거야! 나에게 이목을 전부 집중시키도록!!!”

이드는 빠른 속도로 그들에게 다가간 후 그들 가운데로 낙하했다.

주위에 있던 기사들은 갑자기 나타난 이드를 보며 어리둥절해 하다가 곧바로 검을 들었다.

“늦어!”

그들보다 빨리 라미아를 뽑아든 이드는 곧바로 그들을 향해 그어 버렸다.

그런 후 파괴신법(破怪身法)인 선풍보(詵風步)와 파괴력이 광범위한 검강을 펼치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곽…….

이드가 빠르게 지나가는 자리로 파괴강살(破怪剛殺)이 바람처럼 주위를 휘돌았고, 이드가 휘두르는 라미아의 검신을 따라 검강이 회오리쳐 나갔다.

“철혈패극류(鐵血覇極流)!! 묵광혈풍류(墨光血風流)!!”

이드의 첫 검의 파괴력에 의해 주의 10여 미터가 엉망이 되어 버렸고, 두 번째 검의 검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검기에 의해 몸의 한 부분이 날아가 버린 병사들이 생겨났다.

“수라 삼도(壽羅三刀)!! 수라섬광류(壽羅閃光流)!, 수라만화류(壽羅萬花舞)!, 수라혈참인(壽羅血斬刃)!!”

슈가가가각

“으극…..”

“객…………….”

“악………내 팔………”

“괴………괴물이다……”

수라삼도를 펼친 이드의 주위로 비명과 괴성이 울려나왔다.

그때 상공으로부터 불덩어리가 떨어져왔다. 전장을 헤집고 다니는 이드를 향해 급하게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한 듯했다.

“이 정도로……. 되돌려주지…. 분합인(分合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