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드 – 33화


여관의 뒤쪽에는 잔디가 깔린 넓이가 약 7m가량의 뒤뜰이었다.

벨레포씨는 그 뒤뜰의 중앙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테스트한다고 너무 신경 쓰지 말게나 그리고 테스트 내용은 검사들에게만 적용되는거 지…사실 검사말고는 마법사나 정령마법사의 능력을 측정할 방법이 내게 없으니까 말이야”

그의 말에 따라 우선 타키난이 먼저 검을 빼들고 나섰다. 벨레포씨 역시 타키난과 같은 롱소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가볍게 시작하자구.”

그 말과 함께 검이 오갔다. 우선 공격의 스타트는 타키난이 끊었다. 타키난은 롱소드로 곧바로 찌르기로 들어가 벨레포씨의 가슴을 노렸다. 벨레포씨는 다가오는 검을 그대로 처내며 그 속도로 한바퀴 돈 후 타키난의 허리를 쓸어갔다. 타키난은 빠르게 다가오는 검을 뒤로 뛰면서 피한 후 검을 휘두르느라 비어버린 발레포의 가슴을 노리고 다시 찔러 들어왔다. 그 검에 발레포씨는 급히 검을 휘둘러 타키난의 검을 쳐냈다. 그러나 타키난은 검을 쳐낸 방향으로 회전하며 검을 휘둘렀다. 그에 다시 벨레포씨가 아래에서 위로 올려쳐버리고 비어버린 타키난의 가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타키난은 그걸 보며 그대로 검이 올라가는 것과 같이 몸을 한바퀴 뒤로 회전시켜 물러섰다. 그리고 다시 검을 제대로 잡으며 검을 잡는 타키난을 보며 발레포가 말했다.

“됐어, 자네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 것 같아 상당하군.”

“발레포씨도 상당 하신데요. 저도 검술엔 어느 정도 자신 있었는데…”

“허허 이 사람이 나이를 생각해야지 내가 이 나이에 자네에게 검술에서 자네에게 밀리면 지난날에 회의가 들걸세.”

“하하 어찌했든 검술 실력이 뛰어나십니다.”

그 모습을 보며 이드는 둘의 검 쓰는 방식을 알았다. 타키난은 주로 기술과 빠르기를 위주로 하는 검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발레포씨는 나이에 맞게 힘과 기술이 적절히 혼합된 안정된 검을 쓰고 있었다. 더 싸웠다면 발레포씨의 승리가 확실했으리라.. 발레포씨가 별로 지친 기색이 없었기에 (당연하다. 앞에서 약 5분 정도 밖에는 움직이지 않았으니) 곧바로 나르노의 테스트에 들어갔다. 나르노의 검은 바스타드 소드로 꽤 무거운 검이었다.

“….검술보다는 힘으로 밀고 나갈 것 같은데….”

이드의 중얼거림이었지만 이 중얼거림은 잠시 후 실현되었다.

“하압!!”

“핫!!”

바우우웅…….후우우웅

나르노는 엄청난 힘으로 검을 휘둘러 발레포씨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그 엄청난 힘에 발레포씨는 다가가지 않았다. 굳이 싸우자면 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게 되면 테스트가 아니라 결투가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방금 발레포씨가 검을 맞대다가 검이 뒤로 튕겨져 버렸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공격할 만한 틈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잘못해서 저 검에 검이 퉁기기라도 한다면 상당한 허점이 나타난다.

“후~ 됐네, 자네도 실력이 좋군 아니 힘이 좋군”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희 테스트는…..”

“아. 걱정 말게. 자네들은 통과야 그 정도 실력이라면 걱정 없어”

그러면서 검을 거두려 할 때였다.

“저기 저도 검을 쓸 줄 아는데…”

그렇게 말하는 이드였다. 사실 이드도 이 기회에 내공이 사라진 지금 어느 정도까지 상대할 수 있을지 대충이라도 비무 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모두들 그런 이드를 한번 보고는 시선을 돌리고 무시해버렸다. 겉으로 봐서도 도저히 검을 쓸 것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드의 몸은 상당했다. 이미 탈퇴환골(脫退換骨)한 몸이라 상당한 힘이 실려있었다. 물론 외형은 전혀 아니올시다 지만 말이다. 이드는 자신의 말을 싸그리 무시하고 다시 여관으로 들어가는 일행을 보며 얼굴이 발그래(!;;;) 달아올랐다.

‘무시당하다니…..’

그리고 그런 이드에게 가이스가 다가왔다.

“우와! 이드 얼굴 빨간 게 귀엽다. 너무 그러지마 그리고 저 사람들도 니가 크면 상대해 줄 거야. 어서 들어가자.”

그렇게 말하며 이드의 손을 잡아 이끄는 가이스를 따라 이드 역시 들어갔다. 가이스 때문에 참기로 한 것이다.

‘참나….내가 클 때가 언제? 몇 달 있으면 내공이 회복되는데….’

다시 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더운 날씨에 다시 미지근해져버린 음료를 다시 시켰다.

“우선 자네들이 할 일은 사람을 보호하는 일이네, 목적지는 수도인 가일라까지 인원수는 꽤 될 거야.”

“그럼 출발은 언제…..”

“내일이나 모래쯤이야. 그동안 필요한 용병이 다 차서 자네들로 더 이상 모으지 않을 거야. 생각해 보니 자네들 운이 좋았어.”

“하하 그렇네요, 좀만 늦었어도 일거리 하나 놓칠 뻔 했으니….”

“우선 숙식은 여기서 하게나, 우리 측에서 고용한 용병들이 다 여기 있거든. 시간 나거든 서로 인사라도 하든가 하고 말이네. 여길 얼마간 빌렸기에 다른 사람은 없어.”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고는 밖으로 발길을 돌려 나갔다. 잠시 후 앞에 놓인 각자의 잔이 다 비었을 무렵 아까 그 아주머니가 다가와 각자의 방을 안내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