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펴내는 세계편」에 부쳐
「퇴마록 세계편이 발간된 지도 햇수로 어언 18년이 흘렀습니다. 그 간 독자 여러분께서 솜씨 없고 미숙한 점투성이인 글을 변함없이 성원 해 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바입니다. 출판사를 옮기게 되 면서 부득이하게 구판을 절판시키고 다시 출간을 하게 된 점은 국내 편재출간 서문에 이미 밝힌 것과 동일합니다.
다만 약간 다듬은 정도에 그쳤던 국내편과는 달리, 이번에는 일부 분을 전면적으로 개정하였습니다. 『세계편』 뒷부분은 상당히 급하게 써서 제 스스로도 바라던 만큼 내용을 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이 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마음의 앙금으로 남을 정도였습니 다. 그때 이후, 저는 빨리 쓰던 당시의 글쓰기 습관을 버리고 아무리 오 랜 시간이 걸려도 마음에 흡족하지 않으면 출간하지 않겠다고 마음먹 었던 바 있습니다. 덕분에 출간 간격이 많이 벌어져서 독자들의 원성도 샀고 질타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 제가 모자라고 글쓰 기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탓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것이 맞는 길이라 생각하였기에 힘들지만 현재까지 흔들리지 않고 그렇게 해 나가고 있 습니다.
그때를 전환점으로 삼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처음부터 해 나가는 식으로 조금씩 연마하고 고민하여 조금은 나아진 현재에 이를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과거에 쓴 제 글의 문제점도 한눈에 알아보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으니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감개무량한 면도 있 군요. 『국내편』 서문에서 저는 이미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 글이기에 모조리 고치는 것은 경우가 아니라 생각한다 밝혔습니다. 허나 이 세 계편』 뒷부분은 다시 보아도 단순히 글쓰기의 기교가 모자라서가 아니 라. 내용이나 줄거리의 흐름 자체가 분명 덜 된 면이 있습니다. 그렇기 에 이번 기회에 손을 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했고, 거의 전면적인 개정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계편은 다음과 같이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앞의 1, 2권은 『국내편처럼 개성 부각이나 어색한 문맥 다듬기 등 잘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을 중점적으로 손본 반면, 3권에서는 내용적으 로도 상당히 많은 부분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몇몇 등장인물을 없애 고 새 등장인물을 추가했으며 (ex: 탐정 더글러스) 기존의 일부 등장 인물들도 성격을 부각시키고 개성을 살리도록 노력했습니다(ex: 코제 트, 젠킨스, 마스터). 3권의 「왈라키아의 밤부터 개정이 많이 이루어졌 고, 그다음 「얼음의 악령」은 완전히 새로 썼으며, 마지막 편인 아스타 로트의 약속도 이전 판본과는 전혀 다르게 블랙서클 전체가 꾸몄던 음 모와 그 파국 등을 새롭게 고쳤습니다. 일부는 제가 앞으로 선보일 거 •대한 세계관의 요소를 삽입하기도 했으며 『세계편의 대미를 장식하기 에 부족함이 없는 방향으로 새로 썼으니 독자분들도 새로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보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2011년 11월 이우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