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 랩소디 1권 – 1장 : 제국의 공적 – 프롤로그

폴라리스 랩소디 1권 – 1장 : 제국의 공적 – 프롤로그


프롤로그


나는 돛대에 매달린 평수부.

선장님의 파이를 훔쳤다네.

노발대발한 선장님은 매달린 나에게 외쳤지.

이놈! 이놈! 키 드레이번에게 잡혀갈 놈!

키 드레이번이 우리 배를 덮쳤다네.

키 드레이번은 현상 붙은 대해적.

바다 위에 떠다니는 모든 것을 훔친다네.

대해적 키 드레이번은 붙잡힌 선장님에게 외쳤지.

하! 히! 호! 널빤지를 가져와 뱃전에 걸어라!

불쌍한 선장님은 새파래졌다네.

갑판에 길쭉이 놓인 널빤지.

선장님, 주춤주춤. 그러나 키 드레이번이 등을 쿡 찔렀지.

비명 소리만 남기고 선장님은 바다에 빠졌네.

하! 히! 호! 배는 선장을 따라가라!

가련한 우리 배

바닥에 구멍이 뚫렸지.

나는 돛대 덕분에 살아난 평수부.

부러진 돛대에 매달려 바다를 표류했지.

수평선 위에 돛이 나타났을 때 나는 외쳤지.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젖고 불쌍한 평수부 살려!

자마쉬행 화물선에 실려 땅을 밟았네.

구름을 바라보고 바람을 가늠하는 

뱃사람의 생활 멋지다고 말하지.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겠어.

주점에 앉아

뱃노래를 부르는 편이 훨씬 낫지!

돛대에 매달려 살아나 보겠나?


제국력 1024년.

1000년제를 지난 지도 4반세기가 지난 이 해는 제국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많은 기억을 남긴 해이기도 하고 동시에 많은 것이 불확실한 해이기도 했다. 대마법사 하이낙스와의 오랜 전쟁을 끝낸 직후의 제국에게 있어 이 시기는 부흥의 손길로 분주한 희망 찬 시기였다. 하지만 각국의 함대가 파 괴되어 권력 공백 상태가 된 바다에서는 대해적 키 ‘노스윈드’ 드레이번이 제국의 배들을 무차별적으로 사냥하여 제국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었다. 키 드레이번의 행패는 이제 아무도 손을 댈 수 없을 지경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수부의 임금과 화물선의 운임이 폭등하여 뱃사람들에게는 좋은 시절이기도 했다. 잘 알려져 있듯 뼛속 깊이 미신적인 수부들은 오 히려 정체가 확실한 위험, 즉 태풍이나 해적 등에 대해서는 겁내지 않는다. 수부들을 겁나게 하려면 수천 척의 군함을 끌고 가기보다는 뒤집어쓸 하 얀 시트 한 장을 가져가는 편이 훨씬 낫다는 농담처럼. 이상한 일이지만, 키 드레이번의 행패 때문에 남양 항로는 그 이전에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1024년 봄. 아름다운 공주가 먼 나라의 기사단장에게 시집가기 위해 이 황금의 항로를 항해하고 있었다. 여성으로 불리기조차 쑥스러운 나이였을 때부터 그 아름다운 용모 때문에 제국 각국의 사교계에 파다한 소문을 퍼뜨리고 있던 공주의 이름은 율리아나 카밀카르, 카밀카르 왕국의 국왕 라힘 턴 3세의 셋째 공주였다. 그녀가 마침내 결혼한다는 소문은, 그것도 신성 필마온 기사단의 기사단장에게 시집간다는 소문은 전대미문의 뉴스 거리가 되어 제국 전체에 파다하게 퍼졌다. 그리고 그 소문은 어떤 사나이의 귀에도 당연하다는 것처럼 들어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