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1부 – 62화
저기- 외박은 곤란한데..라고 무심결에 말할 뻔했다.
“음- 소소매?”
“후훗~! 한 번 더…”
“커흠, 소소매-!”
일단 요구대로 하긴 했지만, 느닷없이 자신의 본명인지 애칭인지를 불러 달라고 하고는 내가 불러주자 말할 수 없이 황홀한 표정이 되는 여자라니…
“그럼 이제부터 저는 대가를 소가가라고 부르겠어요. 괜찮죠..?”
이거 어째..
“소가가~”
“….”
“..소가가?”
우이쒸- 장난치냐? 이거 너무 어색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 여자 옛날 애인 대용품(?)이 되는 기분이 들어서 조금 불쾌해진다.
“어찌 대답이 없으신지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음성과 표정..
“그래, 나 여기 있어. 소소매..”
맘 약해져서 대답해 주었더니 오히려 갑자기 눈물 한 방울을 똑, 떨군다. 이 여자 진짜 왜 이래?
“소가가~ 소소매는.. 소소매는….”
“이, 이봐 도대체…”
슬며시 건너편 자리에서 내 옆으로 이동하는 이화, 그녀에게서 언제인가 맡아 본 적이 있는 향기가 풍기고 있다.
그래, 지하 성지에서 대교가 사용했던 그 ‘사향’..
후- 대교 생각이 떠오르니 웬지 몸이 경직되는군.
분명히 난 대교 그 아이에게 남다른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번 수로의 탈출구 탐사 때 그걸 확실히 알게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도 그 아이를 ‘여인’으로 본다고 하기는 좀..
그리고 대교가 날 따르고 좋아하는 듯.. 보이는.. 그런 건 내가 그 아이의 ‘주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까 내가 돌아가게 되었을 때의 문제가 떠올랐을 때, 가장 난감하고 또 서글퍼졌던 이유는 대교와 현재까지의 관계 이상이 될 수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내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지금, ‘극악..’이란 존재이기 때문에 그 아이를 얻는 건 나 자신 너무 비참한 기분이 들고 또 언젠가 사라질 거면서 더 이상 대교가 나에 대해 깊은 감정이 생기게 하는 것도 잔인한 노릇이고…. 후~ 또 기분 꿀꿀해지는군.
“소가가.. 왜 그렇게 슬픈 표정으로 술만 드시는지… 소소매가 무슨 잘못이라도 했나요?”
“..당신이 무슨 잘못이 있겠소. 웬지 현재의 내 처지가 서글퍼져서… 한 소녀를 마음에 두었지만 사랑해선 안 되는 내 처지가….”
제기.. 취했나? 이 여자에게 무슨 넋두리 람.
“아….! 소가가!”
웃-! 이 여자 왜 이래? 갑자기 왜 손을 뻗어 내 얼굴을 매만지고 난리야?
“소가가! 소가가!!”
이거 어째 ‘오해’를 산 듯한…. 오옷~! 갑작스런 입술 박치기! 어어… 소프트에서 점점 프렌치로..
어느 순간 스륵, 흐르듯 아래로 떨어져 내리는 이화의 옷… 입고 있던 백의보다도 더 하얗고 탐스러운 가슴이 드러나더니 이내 내 눈앞으로 다가온다.
심란해졌던 기분이 순식간에 멀어져 가는 느낌이 들면서 난 어찌 어찌 이화의 손에 이끌려 침상 위에 눕게 됐었다.
내 위에 올라탄(?) 이화의 입술이 다시 내 입술을 찾고 다시 진한 프렌치 키스-
이쯤에서 남자가 주도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지만 이화는 그럴 틈을 주지 않는다.
정열적인 키스 세례를 내 입술에서 목으로 다시 가슴으로 그리고 또….
어… 어랏-? 으으~ 우웃~! 허억-! 으으읍~! 이, 이 여자, 어디서 이따위 훌륭한 기술을… 허거걱-!!
내가 거꾸로 당하는 느낌이라 좀 그렇지만 하여간 이 여자.. 웃-! 이, 이봐. 너무, 집요… 이제 나..
쾅-!
뭐, 뭐냐 갑자기 들려오는 이 소리는..?
우당탕! 쾅! 으악~!
문 바깥에서 들려오는 무언가 부서지는 요란한 소음과 사람들의 비명소리들이 우리 사이의 열기를 깨어 버렸다.
이화는 눈살을 찌푸리며 모종의 장소(?)로부터 입을 떼며 고개를 들었고, 나는 상체를 일으켜 문 쪽에 의아한 시선을 던졌다.
콰앙-!
직접적인 굉음과 함께 문짝이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방안으로 뛰어드는 한 사나이.. 패권웅 왕정이었다.
“이화~!!”
절규하듯 그는 이화의 이름을 외쳤다.
팬티조차 걸치지 않은 현재의 상황이 쪽팔리기도 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방해를 받아 광분한 나는 그만 마주 외치고 말았다.
“저 새끼, 죽여!”
아차차-!
“아, 아냐. 아냐! 최소, 죽이지 마!”
에구구…. 늦었나?
벌써 천장 한 쪽이 갈라지며 튀어 나와 덮치는 검은 그림자에 의해 왕정은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문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나 정말 순간적으로 돌았나? 내 입으로 누굴 죽이라고 하다니, 으으…
“소가가, 신경 쓰지 마세요. 소소매는 저런 하찮은 자는 애당초 염두에 두지도 않았어요.”
지금 그게 문제인 줄 알아? 어, 어-? 이봐, 당신.. 도대체 이 상황에서 계속 그럴 마음이 생겨? 또 어딜 혀로 핥고 그래. 정말 미치겠네.
“자, 잠깐. 이봐, 무슨 일인지는 알아야지.”
나는 억지로 이화를 옆으로 밀어내고 앉아 흑주에게 물었다.
“진짜.. 죽였..니?”
웬일로 고개를 가로 저어 대답하는 흑주.
휴우~ 다행이다.
그 찰나의 순간에 내 외침 소리를 듣고 행동을 바꾸다니 별안간 무지하게 멋진 놈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서 치료해주고, 그리고 혈랑들 도와서 바깥 정리 한 다음… 왕정을 이리 데려와.”
그런 명령에도 불구하고 흑주는 바깥으로 나가지 않으면서 무슨 약 같은 것을 품에서 꺼내 문 밖으로 던지고는 휘릭, 천장으로 복귀했다.
깜박했군. 비화곡에서 유일하게 내 말을 씹는 저 놈은 딴 건 몰라도 자기 사정거리 넘어 내 곁에서 벗어나라는 얘기는 결코 듣지 않는다.
어쨌거나 제기- 산통 다 깨졌군. 이런 소동을 무시하고 계속 진도를 나갈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 옆에서 삐친 얼굴로 눈 흘기고 있는 이화는 원판 못지 않은 변태 옹녀라 상관없을지 몰라도 사실 나 진유준은 ‘정상인’이므로…
나는 바지만 일단 챙겨 입고 바깥으로 나가 봤는데, 예상대로 소호루는 그 사이 개판 오 분전으로 바뀌어 있었다.
황성과 백상은 잠깐 방어가 뚫려 왕정을 막지 못했지만 다시 분발했는지 내가 나왔을 때는 이미 침입자들을 모두 제압한 상태였다.
그러나 적어도 열 명이 넘는 인원의 사내들과 혈랑 두 명이 싸우느라 이미 탁자 같은 기물은 기본이고, 일부 벽이며 기둥까지 부서져 있는 상태였다.
견적 꽤나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혈랑들에게 명령했다.
“백상은 그 놈들 모두 한쪽으로 정리하고, 황성은 저기 왕정에게 옆에 떨어져 있는 약 먹이고 치료한 다음 나에게 데려와.”
“존명!”
방으로 돌아와 보니 이화는 아직도 옷을 걸치지 않은 채 침상에 비스듬히 누워 날 기다리고 있었다.
웃..! 여자를 보더니 다시 육체가 반란을.. 새꺄, 오늘은 진짜 미안하다만 좀 참아다오. 지금 주인은 정상적인 사고 방식의 남자라니까..?
“소가가~!”
이화가 다시 애타는 음성으로 날 부르며 손을 뻗었지만 나는 어색하게 한 번 웃어 주고는 이불을 끌어다 덮어 주고 나서 침상 옆 술상 앞에 앉았다.
“왕정.. 그 남자 아무래도 진심으로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군.”
내 말에 침상 위의 이화가 뾰족한 음성으로 대꾸했다.
“흥-! 저 따위 하찮은 자가 누굴 좋아하건 말건. 무슨 상관이에요? 게다가 저와의 시간을 방해받고도 화를 내지 않다니, 그 동안 소가가는 정말 이상해지셨군요!”
응..? 이건 또 뭔 소리야. 아무래도 전부터 날(원판) 알고 있는 말투인 걸?
아니, 그러고 보니 내가 잿밥(?)에 눈이 멀어 눈치를 채지 못했을 뿐, 그 동안 이화의 언행에는 어딘지 이상한 구석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요. 소소매는 알고 있었어요. 처음엔 설마 했지만, 소가가 직속 혈랑대의 무공을 제가 어떻게 몰라 봤겠어요.”
이론, 제기랄! 역시 나 진유준의 매력(?)이 아니었단 말이지? 우이쒸-! 신분을 감춘 채의 로맨스는 나 혼자의 망상이었군.
“후후- 역시 소소매는 바보인가 봐요. 5년 만에야 나타난 정인이 인피면구를 쓰고 장난을 하는 것도 좋다고 받아 주다니…”
자기 혐오감 + 쪽팔림. 으으.. 술, 술-!
“소가가-“
이화는 다정하게 날(?) 부르며 일어나 술상 앞에 섰다.
그리고는 자랑하듯 자신의 나신을 내 보이며 웃는다.
“어때요? 소소매는 그 동안 이렇게 많이 변했어요. 하지만 소가가께서 처음 저를 소소매(素少妹)라고 칭하게 되었던 이 흰 피부는 여전하답니다.”
그랬었나? 하얀 피부의 작은 동생.. 아니 연인이라는 별명이었단 말이지?
그럼 혹시 나(원판)을 부르는 호칭의 ‘소’자도 희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원판도 만만치 않게 창백한(?) 피부를 가지고 있으니….
어쨌거나 나는 말없이 그냥 웃기만 했다.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하겠는가.
“후우.. 소가가는 여전히 어린 소녀들에게만 관심이 있는 것 같군요. 5년 전에는 그렇게도 저를 칭찬하며 귀여워 해 주시더니, 이젠 지난번의 그 작은 아가씨 밖에 관심이 없나 보군요.”
“이봐..! 내가 그런 일 숨기고 그럴 사람인가? 그 아인은 정말 그런 아이가 아니야.”
“후후- 여전히 거짓말 장이. 하지만 소소매는 그런 것 상관없어요. 소가가가 오늘 이렇게 찾아와 준 것 만이 중요할 뿐.”
원판과의 사연이라던가 궁금한 점은 많았지만 어떻게, 어디서부터 물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이봐, 이화인지 소소매인지 제발 옷이나 좀 걸쳐라. 정신 사납게….
음, 마침 황성과 백상이 왕정을 끌고 들어온다. 왕정은 입가에 흐른 피도 닦지 못한 채 매우 처연한 표정으로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왕정을 대령했습니다. 좀 전에는 저희들이 무능하여 그만…”
“괜찮아, 황성. 두 사람으로 그 많은 인원을 동시에 막아내기는 어려웠겠지, 그보다…”
나는 아무리 품질이 좋아도 그 동안 조금은 갑갑했던 인피면구를 훌렁 벗어 버렸다.
“암행은 이 것으로 끝낸다. 이미 알아보는 사람도 너무 많고…”
“으으~ 역시 당신이었군. 5년 동안이나 그녀를 버려 두었다가 이제 와서 무슨 염치로…”
신음하며 입을 연 왕정의 등을 황성의 발이 무자비하게 밟아 버린다.
“곡주님을 알아보고도 헛소리라니, 편하게 죽고 싶지 않은 모양이구나?”
“아, 됐어. 말하게 놔둬.”
“으흑-! 고, 곡주… 6년 전 이 왕정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소. 그 때 내 실수로 하오문(下午門)의 수많은 형제들을 잃어 놓고 이제 와서 무슨 염치로 살길을 도모하겠소.”
6년 전.. 하오문.. 이거 어째 불길한(?) 기분이 드는 걸?
“흥-! 애당초 그 때 당신이 나와 어머니를 납치하지 않았다면 내 인생도 이런 식으로 흘러가진 않았어요.”
이화와 그 어머니를 왕정이 납치…?
“그, 그 일을 아직까지 원망하고 있었구려. 그래서 난 5년 동안 한 마음으로 당신을 지키고 섬겨 왔는 데…”
“그런데 어째서 이제 와서 내 발목을 잡는 거죠? 후후- 당신 설마 그 동안 내가 몇 번 놀아 줬다고 해서 내가 당신 여자라고 착각했나요?
“이, 이화 그 동안 당신도 날 좋다고 하지 않았소.”
“호호호! 정말이지 사내들이란..! 충직한 개에게 한 말을 어찌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도 불쌍한 표정이 되어 말문이 막힌 왕정. 이 여자 보기보다 성격에 문제가 있구만.
“소가가.. 설마 화를 내는 건 아니시겠지요? 저를 이렇게 만든 것은 바로 소가가인 것을.. 아-! 그 동안 얼마나 당신의 손길이 그리웠는지..!”
그러면서 내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으로 이끈다. 이런 제기, 세 명이나 빤히 보고 있는데.. 이봐 나 변태 아니라니까~!
“내 이 곳도, 그리고 이곳도 모두 당신의 것이에요. 생각나세요? 어느 날인가 소가가는 내 여기에…”
“잠깐,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아.”
내 손을 자신의 아랫도리에까지 이끄는 바람에 나는 손을 잡아 뺐다. 당황한 티가 안 나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소소매.. 난 그 동안 성격이 좀 바뀌었어. 옛날의 나를 생각하지 마.”
“호홋! 최근 무슨 이상한 종교에 심취하셨다는 소문이 돌더니 사실인 모양이군요.”
“그래, ‘코리아 교’라고 하는데 본래 여색도 멀리해야 하거늘, 오랜만에 소소매를 보니 그만 참지 못한 모양이야.”
정말이지 훌륭한 코리아 교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변명거리가 되니 말이다.
“옷부터 걸쳐, 추울 텐데.”
“알겠어요. 하지만 어째서 이 쓸모 없는 자를 데려오게 하신 거죠?”
“음.. 그냥, 이 자의 이야기도 좀 듣고 싶어서. 넌 언제부터 이화..를 좋아하게 된 거지?”
“처음부터였소. 그렇지 않다면 6년 전 그 때, 어떡게 하오문을 이끌던 내가 화산파의 귀한 아가씨를 납치할 생각을 할 수 있었겠소.”
오, 마이 갓!
역시 그 거였어? 화산파 모녀 납치 사건..!
화산파 장문인의 딸과 손녀가 처음엔 하오문에 납치되었다가 나중엔 원판 놈에게 넘겨지고 그리고.. 딸은 나중 자살했다고 들었으니 이화는 당시 12살 이었던 화산파 장문인의 손녀겠지?
당시 12살이었으면 지금은 18살. 맙소사.. 하도 성숙해 보여서 적어도 20세는 넘었으리라 생각했는데 대교보다 고작 한 살 많은 소녀란 말야?
으- 본 게임에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그런.. 그런 짓(?)까지는 해버렸는데 우째 이런 일이~!
“..그랬었군.”
결국 ‘로리 변태’의 강을 건너고 말았다는 생각에 나는 허탈하게 말을 이었다.
“당시 12살 짜리 소녀를.. 자네도 참 취향이.. 하하! 난 남의 말 할 처지가 아니었던가..?”
“소가가.. 새삼스럽게 왜 옛일을 따지십니까. 소소매는 결코 그 때의 일로 소가가를 원망하지 않습니다. 소가가는 저에게 인생의 기쁨을 알게 해 주셨는 걸요. 제가 원망하는 것은 오히려 가문의 명예만을 중히 여겨 어머니를 죽게 하고 아버지를 내친 ‘악정보’라는 인간입니다.”
이화가 입술을 깨물며 살기 띤 음성으로 말한 이름은 그녀의 할아버지인 화산파 장문인 ‘추상검(秋霜劍) 악정보’를 말하는 것이다. 원판 녀석 도대체 애를 어떻게 길들였기에 명문 정파의 소녀가 이렇게 음란한 여인(소녀)이 되어 가문도 가족도 버리고 비화곡에서 살게 만들었을까?
“나 역시 지난번에 어찌 혈랑대의 무공을 몰라봤겠소. 우리 하오문 형제들을 도살했던 그 살인귀들을… 이화, 아니 악소연! 곡주를 알아보고도 내가 오늘 나선 것이 무슨 뜻이겠소. 당신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면 난 목숨이라도 내놓을 수 있소.”
“흥~! 무슨 염치로 나의 옛 이름.. 당신 때문에 버리게 된 그 이름을..!”
이화, 아닌 화산파의 악소연은 분을 참지 못하고 일어서더니 왕정의 뺨을 철썩! 철썩! 연이어 갈긴다.
“더, 더 때려 주시오. 아니 차라리 당신 손에 죽고 싶소.”
“흥, 내가 못 할 줄 알아요?”
이화는 표독스럽게 외치더니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내려치려고 한다. 에너지(내공)가 그녀의 손에 응집되고 있음을 몽몽이 알려왔다. 이걸 말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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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미성년자 탐독 금지….라는 말씀드렸죠?
몇몇 분이 미성년자인 우리도 알건 다 안다,라고 항변(?) 하셨는데… 그래요, 사실 저도 그 나이 때 야한 소설이며 기타 등등 무지하게 봤습니다. ^ ^;;
하지만 현재 어른 된 입장에서, 그것 두 자신이 쓰는 글을 보라고 부추길 수는 없고… ‘미성년자 탐독 금지’라는 조항(?)을 뺄 수는 없습니다.
물론.. 통신에 무슨 검열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막을 힘은 없지만서도… – -;;
등장인물 중 혈랑대 소속의 황성과 백상의 이름이 현 무협만화 작가와 무협지 작가 이름에서 따온 거 아니냐고 하신 분이 계셨는데, 한 명은 맞고 한 명은 그냥 우연의 일치였답니다. ^ ^;;
그리고 최근 컨디션이 좋지 못해 그런지 갈수록 오타나 버그가 느는 듯하여 죄송하네요. 좀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가차없이(?) 알려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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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전 – 패러디 글
< 대교의 업그레이드 >
얼마 전 나는 배수구 탐색에 들어갔었다.
축골신공으로 어찌어찌 끝 부분에 이르렀을 때 말로만 듣던 이무기를 만났다.
어릴 적 이야기들을 적엔 얼마나 무서워했던가..?
하지만 곡주님이 보우하사..
그 동안 늘린 무술과 내공..
몸에는 천잠의, 손에는 교룡장갑, 발에는 백원가죽..
마음엔 곡주님의 사랑이 가득~ ♥ 한..
천하무적 대교에게 이무기 따윈 본전 전에 뛰는 스파링 상대정도도 못되었던 것이다.
그 동안 스트레스도 풀 겸..
청명검으로 여기저기 푹푹~ 찔러보고 찌익~ 갈라보고 하다가
곡주님 생각에 서둘러 돌아가 보니…
술 먹고 꼬장 부리고 있었다.
“대교야~ 사랑해~~! 나 너 없인 못 살어.. ㅜ_ㅜ “
대충 이런 뜻이었던 듯….
그리곤 날 꼭 껴안고 놓질 않는 것이었다.
……….
으메… 좋은 거..!! \^^/ 하늘에 계신 어머니!! 해냈어요~!! 곡주부인 자리는 제껍니다!
저, 봉 잡았어요~~!!
한참 만에 일어난 그는 겸연쩍은 듯 딴청을 부렸다.
어머,, 귀여워~ ♥
다음에 물에 들어갈 땐 하루쯤 지나 돌아와 봐야겠다. <- 사악.
곡주님은 한참 생각을 하시며 코리아교의 주문을 외우시다가 이무기 속에 내단이 있으니 가져오라고 하셨다.
역시 해박하고 모르는 게 없는 분이시다..
만약을 대비해 무장한 채 되돌아 가보니 내가 죽였던 이무기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전설로만 듣던 이무기를…
이렇게 시체로 만들어 버리다니..
난 어쩌면 천재가 아닐까? 너무 멋진 거 같아~!!
이렇게 가다보면 하늘도 날아다니고 불도 뿜고..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하며 이무기 해체작업을 하다 보니 곡주님이 말씀하신 내단 같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이것이 곡주님이 말씀하신…?!”
“이, 이것이 내가 말한…?!”
곡주님은 생각보다 놀라신 듯했다.
그리고 이리저리 돌려보시곤 한참 궁리하시더니..
한숨을 푸욱~ 내쉬며 말씀하셨다.
“이걸 먹으면 내력이 증진된단 말이지..? 다.. 먹으면..”
“곡.. 곡주님..?”
“좋아~! 대교, 숟가락 가지고 오너라!”
….존명,
받힘 수건을 목에 두르고 탁자에 앉아있자 곡주님께서 함지박 안에 ‘그것’을 든 채 걸어오시는 게 보였다.
“좀 크긴 하지만 오래 묵고 약효가 좋아서 일 거야. 다 먹어야 돼~”
“예에에… T_T”
난 거의 내 머리통만한 ‘내단’을 내려다보았다. 옆을 보니 곡주님께서 자상한 눈으로 내려다보고 계신다.
- 꿀꺽~
한 숟갈 큼지막하게 떠서 입에 넣었다.
“!!!!!!!”
“대.. 대교야-!! 왜 그러니?!”
쓰고 역겹고 맵고 짜고 맹숭맹숭 찝찌름하니 올라오고 있었다.
안돼, 대교..! 곡주님을 위해서라면 이정도쯤..
“대교야-!!”
“고..괜찮습니다, 곡주님.. 맛있군요.. 한 숟갈 더 먹겠습니다… 우웁~!!”
“돼..됐다-!! 오늘은 됐고 내일부터!!”
“아닙니다! 소녀, 곡주님을 위해서라면~”
“아니다! 내가 잘못했으니-!!”
………………
결국 다 먹었다.
…..
….
…
..
.
“으.. 과연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소녀의 몸에 서 내공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끄윽~)”
“…..저.. 그럼, 난 이만 갈 테니까.. 소화 잘 시키고 있거라.. ^^;”
“예.. 조심해서…”
곡주님은 인사도 받는둥 마는둥 하시고 바삐 나가셨다.
“휴우 ~”
천장의 야광주가 반짝인다..
배가 볼록~하니 삼일은 버틸 것 같다.
성분이 단약 인만큼 소화가 안 돼는 편이니까 일주일은 버틸지도..
이것과 똑같은 내단이 10개 정도 더 있다는 건 비밀로 해야겠다..
훗,
——————————
< 비밀 여행은 이렇게…. >
“일전 곡주께 올린 서안은 뜻대로 하십시오. 친히 써주신다면 저로선 무한한 영광이옵니다. 다만 민망하게도 오자가 있사오니 쓰시기 전에 고치지 않으시면 낭패를 볼 것입니다.”
“..알겠네. 잘 수렴하도록 하지.”
상좌에 앉은 곡주님은 흡족한 표정으로 대답하셨다. 나는 단상 아래 앉아 다음 꺼낼 말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왔다!.. 드디어..
“예! 얼마 전 곡주께서 당주님들께 일러두신 비무 장소에 가신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저에게 갑자기 떠오른 묘안이 있습니다!”
“오호~ 자네가 말인가..?”
자, 힘내자! 일 계급 특진이다. 잘하면 당주까지~~
“이봐… 그만 실실대고 말해보게.”
“핫, 예, 옛! 이것은 굉장한 것으로 아무도 곡주님을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까.. 변장을 하란 말인가..?”
“엇, 그걸 어떻게..?! 과연 대단하십니다. 곡주님의 능력은 하늘을 찌르고 바다를 뒤덮어..”
“됐네, 이사람아, 이제 본론을 말하게.”
“예! 이것은 실로 굉장한 것으로 아무도 곡주님을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본론을 말하라니까-!!”
“….여장을 하십시오.”
“응?”
“곡주님의 외모는 만인이 인정하는 것처럼 수려하십니다. 피부도 하야시고 인상도 새침한~틱 한 것이 영락없는 여인네입니다. 지금 외모에 화장발 조금 더하고 나풀거리는 옷을 입으시면 지나가던 남정네들도 눈이 돌아갈 미인일 뿐 아니라 천하제오미는 당장에 천하제육미로 바뀔 것입니다.”
“어, 어이..”
“그런 다음, 뒤에 계시는 대교자매들을 줄줄이 동생으로 거느리고 마차 하나 거느리시고 호젓하게 떠나시는 겁니다. 남자는.. 백상과 황성.. 두 명 정도라면 나쁘지 않을 듯 합니다만 ‘완벽한 미’를 위해서라면 미녀들만의 여행이 제격 아니겠습니까?”
“이봐…”
“아예 미녀 기예단을 만드는 것도 좋겠군요. 대교자매들이나 곡주님이나 한 ‘끼’ 하잖습니까? 그러면 벌레가 꼬이니까 위의 두 명을 거느리는 것도. 아니지, 대교는 한 끝발하고 다른 얘들도 한 무술 하니까. 정 불안하시다면 멀찍이 떨어뜨려 쫓아오게 하는 것도 좋겠군요. 그렇지.. 곡주님이 여자일 때 이름도 생각해 봤습니다. ‘진하미 25세’ 어떻습니까? 기예단 이름은 ‘진하미와 자매들’로 하죠.”
“..-_-+”
“그렇게 가다보면 어느 무술고수와의 썸씽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의문의 적에게 혈랑들도 쓰러진 위기에 처한 기예단.
홀연히 나타나는 전설의 고수.
적을 깨끗이 물리치는 전설의 고수.
기예단 주인에게 홀랑 반하는 전설의 고수.
어느 홀연한 달밤,
전설의 고수는 ‘진하미’의 손을 살포시 잡고
“아내를 잃은 지 3년. 내 후처로 들어오지 않겠소?”
“어머.. 저에겐 이미 찍어놓은 사람이..”
그때 일제히 동생들은 반대하고 ‘전설의 고수’는 곡주님을 납치해가고 대교자매들은 곡주님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겁니다-!!”
“………얘기는 끝났는가..?”
“예!” ( 헉헉- )
“소교, 소령, 미령.”
“옙!” (-살기등등- )
“없애.”
“존-명-!!!”
“으아아아악~!!”
………………..
……………
비명에 가다..
명복을 빌어 주십시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