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103화 : 웨인 직속 친위대. (3)
1. 웨인 직속 친위대. (3)
자연스럽게 웨인 놈부터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프리메이슨 놈들은, 이미 나를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 새삼 털 것도 없으니 말이다.
-요몽! 정신 챙겨!
「아, 네! 죄송해요!」
-괜찮아, 임마. 괜찮으니까 진정하고, 추가 해킹부터 막고 보고를, 아니, 그냥 역추적이나 해.
「아, 알겠어요. 우띠! 대체 어떤 놈잇!」
요몽은 이를 악물고 사라졌고, 몽몽이 대신 나타났다.
「주인님.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하지 못하여, 죄송합니다.」
-너도 됐고, 상황 보고나 해봐.
「좀 더 확인해 봐야겠으나, 국내 관공소를 통한 공식 정보 유출까지는 확인됩니다.」
-뭐, 거긴 어차피 ‘열람 경보’만 설치해 두었었다며, 그럼 뭐, 니들이 제대로 털린 것도 아니네.
국내 관공서에 있는 데이터는, 관공서 자체에서 언제고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니 우리가 맘대로 막아 두어서는 안 되는 거다. 그래서 누군가 열람하는 걸 체크하기만 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 관공서가 외부에 너무 쉽게 털리는 건 싫어서 보안망의 허점을 암중에 보강해 주라고 했었는데, 지금 그게 뚫린 모양이었다.
「확인된 사항만으로는 그런 판단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전시에서는 추가 방어 시스템을 가동했어야 했습니다. 대처의 미비를
인정합니다.」
물론, 그렇기는 했다. 서로 실체를 잘 모르고 탐색하는 시점에서, 나의 신상정보가 적에게 알려진 건, 자칫 치명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뭐, 그래봐야, 이제 겨우 평수가 된 거 이상은 아니지. 우린 처음부터 웨인 놈을 알고 시작한 거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너희들은 흔들리지 말고, 현재까지의 포맷을 유지해
「아, 계속 요몽에게 부여된 임무와 권한을 유지하는 것입니까?」
-그래. 이번 기회에 요몽을 팍팍 키워보자.
「감사합니다, 주인님.」
몽몽까지 다시 사라지고 나서, 나는 얼마간 빡시게 머릿속 맷돌을 굴려야했다.
이게 웨인놈 쪽 해커의 짓이 맞다면, 우리 가족과 현재 주소까지는 확실하게 들킨 거야. 당장 급한 것은 내일 온천 여행을 떠나시게 된 부모님의 일정 문제! 안전을 위해서 어떻게든 취소해? 으음. 아니야, 그건 정답이 아니야.
나의 천지파멸식(天地破滅式) 발동을 걱정하여 내 주변인들을 손대지 못하고 있는 프리메이슨과 달리, 웨인 쥐시키는 개념 없이 내 가족까지 물어뜯으려 할 놈이라고 봐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족들 경호를 티 나게 보강하고, 나까지 표면에 나서서 여기를 지키려고 들면, 그야말로 죽도 밥도 안될 거 같았다.
웨인놈의 조직은 현재 우리쪽 해커 팀의 추적을 받고 있어. 첨단 과학력까지 갖춘걸 알면서도 그쪽으로 찔러본 건, 그래, 날 흔들려는 수작이야. 여기선 그야말로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오히려 어설픈 도발을 막을 수가 있을 거야.
기본 방침은 비교적 쉽게 결정할 수 있었지만, 구체적인 진행이 문제였다. 나는 부모님께서 잠이 드신 것을 확인하고 나서, 대교를 불렀다. 대교도 보고를 받았는지, 안색이 어두웠다.
-어쩌죠? 여행이 취소되면, 두 분이 무척 실망하실 텐데요.
-훗. 누가 여행을 취소한데? 그런 쥐시키 때문에, 우리 부모님의 즐거운 일정을 망칠 수는 없지.
-아, 그러 누구를… 음. 제가 모시고 갈까요?
역시 모범 며느리감. 자기 낭군님을 탐내고 있는(?) 여자 뱀프 척살 욕구를 참고, 시부모님 안전에 올인하는구먼.
-후후. 대교, 네가 우리 부모님을 지켜드린다면, 그게 가장 확실하겠지. 하지만 나는, 웨인 놈에게 노출된 우리측 병력, 나와 너까지 포함한 모두의 배치를 바꾸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기존의 가족 경호에 큰 변동이 없어 보이면서도 확실하게, 그 어떤 적이라도 해치워 줄 수 있는 녀석을 불러야지. 여행 가이드로 말야.
내가 말하는, ‘어떤 적이라도 해치울 수 있는 녀석’을 떠올린 대교의 안색이 다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한 시간 정도 후.
우리는 서울의 우리 집에서 미국의 보스턴이 아닌, 같은 한국의 ‘신불산’으로 워프했다. 서울 근교 산에서 수련 중이던, 대교의 ‘연대’ 대원들도 이곳으로 이동 중이었다.
“산드라 우린 여기서 얼마간 있을 거니까, 당신도 이제 좀 쉬지?”
“알겠습니다, 로드. 이곳은 어쩐지 저의 고향땅과 같은 흙냄새가 나서 더욱 편안히 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드라는, 정말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내가 이곳에 오면, 늘 애용하는 바위 위에 대교와 함께 결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대교. 또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겠네. 여긴 이제 정말 편안한 데이트 코스로 왔어야 했는데 말야.
-그런 말씀마세요. 오라버니 잘못도 아니고, 후움~ 그래요. 이곳은 어떤 이유로 찾는다 해도, 역시 심신을 맑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렇기는 해. 우린 여기서 기력을 보충하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가, 쥐시키 꼬리를 잡는 순간에 날아가서, 아작을 내주자고.
-후후, 그래요.
대교의 고운 미소는 눈을 감고 운기조식에 들어가서도 변함이 없었지만, 내 입가의 미소는 어느 사이에 살짝 비틀어지고 있었다. 아직 대교에게 알리지 않았으나,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요몽. 너희들을 잠깐이지만 놀라게 했던, 그 해커의 집에서 희생자가 몇 명이나 나왔다고?
「세 명이요.」
요몽은, 침울한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보고를 이어갔다.
「역추적 결과, ‘디스’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던, 22세의 청년 해커였어요. 그를 고용하고 집에서 우리쪽을 해킹하게 한 다음에 어디론가 데려갔나 봐요. 그전에 그의 가족들을 모두… 우이~ 정말 나빠욧!」
-진정해라, 요몽, 우리가 동요할수록 놈의 의도대로 되는 거야.
「아, 알지만, 그래두 이건, 이건 너무……………」
‘디스’라는 해커의 집에서 벌어진, 참상을 본 충격이 큰 모야이군. 요몽에게 인명에 대한 감성이 더 커진 것이라도, 일단은 확인하게 되어 기뻐해야하나? 그래, 그런 거라도 붙잡고 마음을 다스려야지. 지금의 이 기분, 이 빌어먹을 살기는, 그 쥐시키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후하아아아~ 그래. 참자. 지금은 모두 마음 깊숙한 곳에 밀어 넣어두자.
-요몽. 그 디스라는 해커는, 혼자 활동하던 녀석이냐?
「아뇨. 함께 활동하던 해커 그룹이 있는데, 그들 중 다섯 명이 더 사라졌어요. 다행히 이 사람들은, 주변인들이 희생되지는 않았어요.」 더 이상의 희생자가 없는 건 다행인데, 뭔가 좀 찜찜하기도 하군.
「아직 사라지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미국내 지하무림인들이 급파되었고, 아직까지는 무사한 상태예요.」
몽몽과 소령이는, 웨인 놈의 사업체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네트워크 보안 전문집단도 상당한 수준인거 같다고 했지. 아마도 프리메이슨에서 기술 협조를 받아서 양성된 자들이겠지만, 그런 그들도 지금 우리측 해커 드림팀을 방어하기 급급한 상황이니까, 급히 용병들을 추가 확보한 거로군. 한 번의 해킹에 곧바로 역추적 당한 것에 놀라기는 했겠지만, 그래도 그들을 끌고 갔어. 어떻게든 다시 우리쪽 방어망의 허점을 찾아보겠다는 거라고 봐야해. 물론 그래봤자, 제대로 발동 걸린, 몽몽 남매들을 상대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고, 몽몽과 소령이가 그들쪽 시스템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도 시간문제일거야. 그렇지만! 그전에 놈들이 또 이번과 같은 짓을 하지 못하게 하려면, 뭔가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의 ‘무력시위’가 필요해. 우리에게는 적어도 네트워크상에서는 그만큼의 화력전을 펼 수 있는 전력이 있지!
-요몽. 구중천의 ‘소승룡대’도 지금 스탠바이 상태라고 했지?
소승룡대! ‘승룡대’의 뛰어난 후기지수들로 구성되어, 몽몽 남매의 해킹 특강까지 이수한, 차기 세계 최고 해커팀을 예약해 놓은(아마도) 녀석들이지.
「옙! 오늘부터 얼마간 밤샐 각오해두라고 단단히 일러 뒀습죠!」
훗. 지가 키웠다고, 자기 직속 쫄따구들처럼 생각하는군.
-걔들은 팀을 둘로 나눠서 몽몽과 소령이를 지원한다.
「에? 왜요? 걔들은 어디까지나 저의 쫄따구이자, 수제자들이라구욧!」
-요몽 선생, 제자들이 다 크면 놓아 줄 줄도 알아야지.
「그, 그래도.」
-대신 너에게는, 당장 소승룡대의 대장을 맡겨도, 잘 해낼 법한 녀석을 지원해 주마.
「옴마? 우리쪽에 그런 인재가 있는데도 제가 몰랐다고요?」
-그래. 지금 한창 즐거운 유학 생활 중인 녀석, ‘윈드S 샌더스!”
「와앗! 내가 왜 윈드군을 잊고 있었지?」
그야, 그동안 내가 너와 윈드의 접촉을 금지해두고 있었으니 그렇지. 화이트 판타지아의 대표로 세상을 배우기 위해서 나온 녀석이 ‘꽃요정 요몽의 작살애교에 홀려서 유학생활에 소홀할까봐서 말야.
그건 물론 한시적이고, 쬐금만 강압적인 권고사항이었기에, 곧 해금해줄 생각이었다. 윈드가 지난 한 달여 동안, 바깥세상의 시스템에 얼마나 적응했는지 몰라도, 녀석은 원판까지 인정한 천재 꼬마 녀석이다. 지금쯤은 정말로 소승룡대 전원과 맞짱떠도 지지 않을 수준일지도 모른다. -근데, 요몽. 생각해 보니까, 윈드는 나의 수하가 아니네. 넌 당장 녀석과 접속해서, 너의 필살애교로 녀석을 고용해라!
「넵! 맡겨주삼!」
다시 밝아진 요몽이 신나는 날갯짓과 함께 사라지고, 나는 비로소 눈을 감았다. 당연히 정신적으로 피곤한 일은 하나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요몽 앞에서 ‘밝은 주인님’을 보여주기 위해서, 내 마음속의 어두운 열기를 억누르는 것이 더 힘들었다.
운기조식을 시작하고, 얼마가 지났을까? 나는 어느 사이에 거짓말처럼 평정심을 되찾은 상태였다. 오랜만에 온몸 구석구석 채워진 산의 정기덕분인 것 같았다.
흐으음. 이정도면 적이 어떻게 나와도 차분하게 대응할 수가 있겠….
「주인님! 대교님! 비상이에요, 비상!」
염병! 말, 아니 생각을 끝내기도 전에 뭔 일이야?
요몽은 소리치며 나타나자마자, 허공에 커다란 영상 창부터 띄웠고, 영상 속의 건물은 서울의 우리 집이었다.
우리집 옥상에 나타난, 저 인간인지 괴물인지 모를 것은 뭐지? 설마 벌써 웨인의 친위대가 뜬 거라고? 우리집 주소가 노출된 후로 네 시간 정도밖에 안 지난 거 같은데, 미국에서 서울까지 날아오는 것이 가능하다고?
“이, 무엄한 자들이, 기어이!”
노기 띤 음성을 흘려낸 대교가 청명검을 움켜쥐고 있었다.
“오라버니! 당장 산드라를 불러서…………”
“잠깐, 대교! 진정해!”
나는, 청명검과 대교의 손을 동시에 부드럽게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우린 계속 나서지 않는 거라고 했잖아.”
“아, 하지만, 그렇지만.”
입술을 꼬옥- 깨물고 격동했으나, 결국 얌전히 몸에 힘을 빼고 있었다. 내가 누구보다 더 당장 부모님께 달려가고 싶은 것을, 참고 있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일 것이다.
-산드라!
일단 산드라를 부르기는 했다. 하지만 나는 이미 선언했듯, 산드라를 대기만 시켜놓고, 우리 집으로 날아가지 않았다.
-요몽! 저 한 놈뿐이냐?
「아뇨. 수상한 자들이 몇 명 더 있어요. 저렇게 모두 같은 ‘가면’과 복장이고요.」
그러군. 우리집 주변의 옥상들 세 곳에 각각 한 놈씩이 더 있어. 그런데 저 기괴한 가면과 복장이 왜 이렇게 낯익은 거지?
「팬텀 오브 오페라! 오페라의 유령!」
아, 그렇구나. 그거였어. 딱 그거야. 근데 오페라의 유령은 진짜 유령이 아니잖아. 분위기만 그럴듯했지, 결국 사람이 가면 쓴 건데, 웨인 놈의 친위대중에서 그 오페라의 팬이 있었던・・・ 으음. 아니지. 아니야, 진유준. 지금 저 놈들을 어설프게 분석하느라 시간 낭비할 때가 아니야. -요몽! 우리집 쪽 상황 체크는 패티에게 맡기고, 넌 미국쪽에 집중해.
「에? 진짜요? 저보다 패티를 더 믿으시는 건 아닌거죠? 미국쪽이 더 중요한 상황이, 아니, 주인님의 부모님 안전보다 중요한 일이 있을 수가… -야! 정신 안 챙길래? 지금 내 서포트 팀장은 너야!
「죄, 죄송해요. 정신, 바짝 챙길게요. 그런데 어떤 상황에 초점을 맞춰야… 아! 이건가 봐요! 보세요!」
요몽이 새롭게 띄워주는 영상은, 캔들 리의 일정표였다. 거기에는 분명 ‘오페라의 유령 관람’이 적혀있었다.
유인? 어느 쪽이? 누굴? 나? S? 아니면……………
순간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게 얽혀 돌았다. 그 어떤 요소보다도 이성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것은 역시 ‘그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부모님이 우선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의식이었다.
-산드라! 미국으로 간다!
파아아앗~!
기분 탓일까? 한국의 우리집을 등지고, 미국의 전장으로 향한 워프가 어느 때보다 길게 느껴졌다. 그러나 나는 정글도를 더욱 굳게 움켜쥐며, 서울 우리집의 영상 중계 창을 아예 끄게 했다.
-장인어른! 상황은요?
캔들 리 경호팀 건물 내의 게이트에서 나오며 다짜고짜 물었다. 게이트 앞에 서있던 사영은 전에 없이 긴장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조금 전 연락받고, 캔들 리의 일정을 잠정 중단시켰네. 본래 필수 일정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즉흥적으로 추가된 일정도 아니야. 구체적으로 날자가 잡힌 것은 한 달 전이지.
미리 의심하고 변경할 일정은 아니었단 얘기군.
-상세 일정은요?
-약 삼십 분후, 극장에 도착 예정. 그 한 시간 후, 공연 개시.
어쩐,다? 의심되는 매복 형태는 극단 공연 배우들과 관객들 다수, 싸움이 벌어지게 되면, 꼭 캔들 리가 아니더라도 엄한 희생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야. 다수의 불특정 인질들로 내 발목을 잡겠다는 건가? 아, 아니야. 놈들이야말로 어둠속에서 숨어 살던 존재, 막판에 몰리기 전까지는 세상의 주목을 받고 싶지는 않을 거야. 그렇다면, 여기까지도 아직은 초대 과정?
-장인어른 캔들 리 일정은, 그냥 다시 예정대로 진행해 주세요.
-흠. 그래도 되겠나?
-예. 만일을 대비해서 아침에 ‘신입 여사원’도 채용되었을 텐데, 그녀를 잘 활용해주세요.
-겨울의 여왕이라는, 그 아가씨말이로군. 알겠네.
사영은 천우신에게 연락하기 위해서 돌아섰고, 나는 캔들 리와 천우신이 있는 건물을 바라보며 잠시 더 전체 상황을 가늠해 보았다.
-요몽. 해커들끼리의 연락망이랄지, 공유되는 게시판 같은 거 있지 않냐?
「아, 예. 있어요. 운영 형태가 다양해서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디스가 애용하던 공간은 알고 있습죠.」
-거기에 내 메시지 올려봐. ‘초대장이 허접하다. 다시 제대로 보내면, 이쪽에선 두 명이 응하겠다.’
「어, 그거, ‘허접’은 번역할 때 감칠맛이 떨어지는데, 한글 원문으로 올릴까요?」
-얌마! 대충 그냥 대충 번역해서 올려!
「넵, 움, 근데요. 정말 캔들 리를 저렇게 보내도 되는 걸까요? 아무리 나타샤가 밀착 경호를 한다 해도 그렇게 사람 많은 장소에서 완벽한 경호를 하는 것은… 엄맛? 벌써 답신이 떴어요!」
요몽이 바로 띄운 영상은, 크고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진, 말 그대로 초대장이었다.
디스라는 해커 놈, 내 메시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건가? 초대장 디자인만 그럴듯했지, 내용은 단출하군. 장소 하나만 달랑 써 있어.
「오페라 극장에서는 5km, 여기서는 13km정도 되는 지점이네요. 웨인 소유의 실내 체육관이구요.」
역시, 진짜 초대장소는 따로 있었어. 이쯤에서 친위대 놈들 전원이 기다리고 있는 건지가 궁금해지긴 한데, 싸우러 가면서 너무 시시콜콜 묻는 것도 좀 그렇지?
「에고, 추가 메시지도 떴는데, 이건 쫌.」
-뭔데 그래? 보여 봐라.
‘주가혜는 내 꺼.’
핫~! 이거야 참! 흔한 말로, 아주 죽으려고 용을 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