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146화 : 늑대와 함께 춤을. (1)
6. 늑대와 함께 춤을. (1)
요몽의 저주?
그럴 리는 없겠지만, 어쨌든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었다. 귀염둥이(?) 천음마군을 놓고 은사마군과 지나의 유혈갈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는 요몽과 대교까지 ‘혹시나’라는 말로 예언(?)한 바 있으나, 그게 현실화되는 거라고 쳐도, 이건 너무 빠른 것이다. 설마, 아니,겠지? 그리고 만의 하나, 은사마군이 지금 정말 일을 저지를 생각으로 오는 거라 해도, 기껏해야 탐색전 정도겠지? 은사마군은 본래 정면대결 전문도 아니고, 아직 늑대 인간용 무기도 지급받지 못한 모양이니, 무모한 싸움을 벌이지는 않겠……………
「주인님!」
응? 몽몽? 요몽이 삐쳐서 안 나온다고, 이 녀석이 대신 연애 사건 탐구에 나선 건 아니겠지?
「요몽의 정보 제공에 오해의 여지가 있었다고 판단됩니다. 요몽이 언급한 미지급 장비, ‘은 나노 단검’은 은사마군 전용 장비를 의미하며, 은사마군을 포함한 어사조 전원에게는 이미 ‘기본 은 코팅 장비’가 지급된 상태임을 알려드립니다.」
뭐시라? 이런 젠장!
-은사마군!
일단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전음을 날렸고, 은사마군은 즉각 걸음을 멈추었다.
-예, 천주! 하명하십시오.
-으, 응?
에고, 막상 불러놓고 보니, 딱히 하명할 것이 없네. 은사마군은 지금,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특별한 위협행동 없이, 그냥 걸어오고 있었을 뿐인데, 여기다 대고 뭐라고 해야 하지?
‘은사마군! 당신 지금, 천음마군 때문에 지나의 털 끄댕이 잡고 싸우려는 거지? 그만둬! 지금 보스들끼리 러브러브하는 거 안보여?’
이렇게 지레 야단칠 수도 없고, 어쩐다?
천주?
-어, 그게.
다급하게 할 말을 검색하던 나의 시야에, 우리 패밀리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영이 보였다. 그는 소미령이와 함께 있으면서도 이쪽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쩌다보니, 장인어른께 호크 웨인을 소개시키지 못하고 있게 되었네. 은사마군이 가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해주겠어?
-복명!
그래. 은사마군은 사영의 총애(?)를 받는 편이니까, 장인어른 삐침 방지 특사(?)로 선택되어도 어색하지 않아. 적당한 명분을 잘 찾아서 다행.. -아, 그런데, 저도 마침 그쪽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응? 이건 또 뭔 얘기?
-하명하신 바를 시행 후, 다른 지시 사항이 없으시다면, ‘혈의문의 홍’과 시간을 가져도 되겠습니까?
-홍? 저 아가씨를 알고 있었나?
-예, 천주. 이번 작전 파견에서 알게 되어 몇 번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오늘 혼자 심심한듯하여.
-어~ 다른 일은 없을 거 같아. 안 그래도 앞으로는 우리 측과 저 아가씨가 좀 더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할 거 같은데, 이런 자리에서 사적으로도 친해지면 더 좋지, 뭐.
-알겠습니다. 그럼,
은사마군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녀가 사영과 홍에게 가려면, 어차피 지나가 서있는 곳을 지나가야하는 상황이었다.
뭐,야? 은사마군은 최근 안면 튼 홍과 한잔하러 가는 거였는데, 마침 가는 방향에 지나가 있었던 것뿐이었던 건가? 은사마군은 지나를 지나치려 했을 뿐인데, 내가 지나친 오해로 지나치게 참견을… 아, 아니, 아직 지나를 지나친 것은 아니니까, 지나를 지나치기 전에 지레 지나쳤다고, 지나치게 지나친 반성을 지나치게… 에구! 나 또 왜 이러니? 정신 챙기자!
나름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으나, 말장난 무한 루프를 즐길 때가 아닌 것 같았다. 은사마군은 그 사이 지나와의 거리를 3, 4미터 정도로 좁힌 상황이었고, 다른 곳을 두리번거리던 지나가 때마침(?) 꽤 먼 거리의 테이블에서 술을 푸고 있는 천음마군을 발견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아이고야! 지나, 저 여자! 하필 이런 순간에 천음마군을 향해 새액- 쪼개네!
나와 저 만만찮은 아가씨들의 거리는 6, 7미터 정도. 만약의 경우에 끼어들어 막기에 약간 빡빡… 웃! 은사마군의 저 표정과 눈빛! 마, 막아야, 아,
아니, 그냥 지나쳐간다?
은사마군의 ‘저승꽃 모드’는 찰나적으로 떠올랐다 사라졌고, 그녀는 계속 ‘별 의미 없이 스쳐가는 행인 모드’로 지나 옆을 통과해갔다. 지나는 문득, 섬뜩함을 느낀 표정으로 주변을 살폈지만, 이미 멀어지고 있는 은사마군의 뒷모습만을 보았을 뿐이었다.
「유우~」
한숨인지 탄성인지 모를 소리를 낸 것은 요몽이었다.
「뭔가 조마조마하고 아슬아슬한 상황을 본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왠지 재미는 있었어염!」
훗. 이 녀석이 상황을 잘 본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군.
-요몽, 넌 정신적 충격이 꽤 큰 거 같더니, 그런 것치곤 빨리 돌아왔다?
「그야 뭐, ‘스페셜 삼각관계’가 제 바람대로, 아, 아니, 혹시나 하고 걱정했던 대로, 일이 정말 그렇게 진행되는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헤헤~ 그래도 이렇게 별일없이 넘어가서 다행이네요.」
별일이 없어서 아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만, 일단 그건 어쨌든.
「근데, 지나가 쎄긴 쌘가봐요. 우리의 은사마군이 저렇게 소극적으로 탐색만하고 넘어갔으니 말예요.」
이 녀석, 아무래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거 같군. 은사마군 같은 전문 살수가 목표물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모르고 ‘소극적 탐색’ 운운하다니!
「역시, 은사마군에게는 최신 은 나노 장비 보급을 서둘러야겠어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전투력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아요.」
역시나 이 녀석의 관심은 연적들 간의 팽팽한 격전에 쏠려있군. 은사마군과 지나는 전문 분야와 성격이 너무 달라서, 이 녀석이 구경하고 싶어 하는 양상의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지금 그걸 굳이 알려 줄 필요는 없으려나? 은 나노 장비같은 건 지나를 상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어차피 지급되어야 할 테고 말이지.
이 시점에서 요몽에게 해주고 싶은 잔소리가 꽤 많이 입안에서 맴돌았으나, 꾸욱~ 눌러 참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번에도, 나 자신의 반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에효~ 그래. 기본적으로, 은사마군이 이런 자리에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을 아가씨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부정적인 상황만 앞서 떠올리고 걱정하면서 요몽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야. 요몽과 대교의 그노무 ‘혹시나’에, 나까지 이렇게 쉽게 말려들다니, 이건 무조건 반성을 해야 해. 아무리 꿀 잼 보장의 연애질 사건이라도 그렇지가 아니라, 이런 의식 자체를 반성해야 한 대두, 진유준!
「아, 주인님! 지나가 살리나에게 ‘나도 파티에 왔으니 이제 적당한 남자와 한잔하러 가야겠어.’라고 말했어요! 천음마군에게 본격적으로 대쉬할
생각인가 봐요!」
-뭐? 진짜? 아, 아니, 그건, 그러니까, 그게 나랑 뭔상관이냐. 난 더 이상 그런 일에 신경쓸 틈 없어. 니나 실컷 보든가 말든가.
「어? 지나가 정말로 천음마군쪽으로 가기 시작하는데요? 아! 은사마군도 눈치까는 거 같아요. 홍과의 대화를 멈추고 지나쪽을 노려보기
시작……………..
-돼, 됐어, 임마! 중계방송 꺼!
-저어, 오라버니.
-대교, 너도 쫌!
-아이, 그게 아니어요!
응?
약간 민망해하는 대교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천우신과 호크가 나를 바라보며 피식거리고 있었다.
“어, 내가 잠깐, 좀, 하핫~ 둘이 중요한 대화를 하는 거 같더니, 이제 끝난 거요?”
내가 어색한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묻자, 천우신이 먼저 입을 열었다.
“또 뭔가 자네만의 생각에 빠졌었던 모양이군. 하지만 이제 사영 어르신께도, 호크씨를 소개해 드려야 하지 않겠나.”
“어, 그야 물론, 그래야지.”
나는 좀 더 애써 정신을 챙기며 앞서 걷기 시작했고, 대교가 전음으로, 내가 정신줄 놓고 있는 동안의 상황을 알려주었다.
-천우신님과 호크씨도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아요. 계속 술잔을 나누면서 캔들 리 진영과 웨인가에 대한 덕담까지 나누고 있었어요. 천우신님이 무슨 얘기끝엔가, 오라버니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 오라버니께 말을 걸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으으음. 약간(?)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긴 해도, 내가 꽤 길게 딴청을 피웠던 것에 비해, 비교적 무난하게 본래의 흐름으로 복귀하는 셈이군. 나는, 호크를 우리 패밀리 자리로 안내하여 사영과 인사를 나누게 했고, 이 자리의 최고 어르신까지 함께하게 되니, 우리 마군황가와 웨인가의 공식적인 화합의 장이 시작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 같았다.
흐음. 어르신이 한 분 중심을 잡아주는 것만으로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하는군. 내가 주최자이고, 나는 격식 없이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장인어른의 존재를 좀 더 신경 쓰긴 해야겠어.
나는, 버릇없는 사윗감 때문에 왕따당했던 사영이 삐칠 걱정만 잠시 했었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새삼 점잖고 너그러운 포스를 풍기고 계신 사영을 보았다. 그리고 아까 그에게 ‘삐침 예방 특사’로 파견했던 은사마군을 자연스럽게 돌아보았다.
이런 젠장! 뭐가 자연스럽게냐, 진유준! 틈만 나면, 아니, 없는 틈을 만들어서 또 딴 길로 새려고 하면 어떡하냐!
-저어, 오라버니.
-으, 응? 왜, 대교?
-아버지와 천우신님은, 호크씨와 웨인가의 미래에 대해 기대가 크신 것 같아요.
-그야 당연히 그렇겠지. 호크에 의해 웨인가의 부정적인 면이 사라지게 되면, 캔들 리도 웨인가의 후원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될 테니 말야. 아, 물론, 두 사람 다, 호크를 좋은 친구로서 환영하는 마음이 더 큰 것도 알지.
-후후, 그렇죠?
솔직히, 사영은 흑심쪽이 더 클 거 같기도 하지만, 그런 속내까지 밝히면 가정의 평화가… 크흠. 어쨌든, 그보다! 대교는 지금 왜 새삼스럽게 캔들 리 진영의 대표자들과 호크의 훈훈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는 걸까?
-으음. 그런데 어쩐지, 대화 분위기가 오라버니를 소외시키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요. 조금 지루하시겠어요.
으~ 이 앙큼한 아가씨 같으니. 이럴 때 안심하고 아까처럼 아줌마군황 모드로 들어가라고 부추기고 있는 거구나. 나도 지금 은사마군이 홍과의 대화를 아예 끝내고 일어나는 이유가 엄청 궁금.. 우쒸! 모르겠다. 그냥 아줌마군황 하자!
나는, 결국 순전히 대교 때문에(?) 아줌마군황 모드 탈피 노력을 포기하게 되었다. 그래도 맥없이 항복하긴 싫다는 일념으로, 먼저 자리의 분위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끄음. 천우신은, 현재 웨인가의 주력 사업체의 현황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하고, 호크는 당연히 귀담아 듣는 분위기로군. 이거 진짜, 다들 왜 이렇게 협조를 잘해주는 거야? 하는 수없이(?) 대세를 따르는 수밖에!
-요몽! 중계방송 재개해라! 은사마군, 천음마군, 지나, 동시 중계!
「옛썰!」
요몽은 갑자기 신이 나서 재빨리 영상 창을 띄웠다. 그런데 막상 본격적으로 시청을 시작하니 기대했던 분위기와 많이 다른 것 같았다.
-뭐,냐. 너의 설레발과는 달리, 별다른 상황은 없어 보이는데?
「어, 그, 그게, 우째 아직은 그런 것도 같네요.」
조금 전, 자리에서 일어난 은사마군이 향한 곳은 뜻밖에도, ‘거북 요괴 두목, 오겡키’와 ‘호박 귀신, 프로스트’가 있는 자리였다. 아무래도 귀문 출신인 홍이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자, 소위 다리를 놔주기 위해서 가는 거지 싶었다.
쭛. 천음마군 쪽은 더하군. 지나가 온 것을 아예 잊은 듯, 친한 어사조들과 퍼마시기에만 바쁜 모습이야. 그리고 문제의 지나, 이 여자의 움직임도 낚시였나? 아깐 천음마군에게 가는 것 같다더니, 도중에 같은 웨어울프 대장인 ‘크루버’에게 가서, 그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요몽이 증폭해주는 대화를 들어보니, 둘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주인이었던 도널드 놈을 안주삼아 씹고 있었다.
저 둘은 도널드 놈의 ‘친위대 꼭꼭 숨겨놓기’ 정책 때문에, 오늘 처음 만나는 사이라는데, 도널드 놈에 대한 악감정이 비슷해서 그런가? 꽤 분위기가 좋네 그려. 당연히, 크루버의 애인(?) ‘리버’ 녀석이 옆에서 인상을 긁고 있는데, 이거 이거, 저 쪽에도 또 다른 삼각관계가 탄생하는 거 아냐?
-요몽. 분위기가 왜 이런 다냐?
「그, 그러게요? 지나가 의외로 바람둥녀였나 봐요.」
-그게 아닐 거야, 요몽.
대교였다. 대교는 빙긋이 웃으며 지나를 보고 있었다.
-지나가 생각보다 수줍음을 타는 건지도 몰라. 잘 보렴. 지나는 계속 틈틈이 천음마군쪽을 살피고 있잖니.
「옴마나!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그럼 바로 천음마군에게 말 걸기 쑥스럽고, 질투 작전도 펼겸 해서 저러고 있는 건가 봐요!」
-내가 보기에는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을 거야.
남녀 관계 분석의 달인, 대교 선생의 시선은 은사마군쪽으로 옮겨졌다.
-아까 은사마군에게 느꼈던 ‘조용하지만 무서운 위협’을 경계하고 있는 거야. 여자의 직감으로, 은사마군과 천음마군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었겠지.
「오호라~ 그런 이유도 있었군요. 그리고 전 아까 은사마군이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군요. 제가 은사마군을 너무 띄엄띄엄 봤나봐요.」
-어쨌든, 요몽. 내가 보기에는 이제 곧, 지나가 어떤 식으로든 천음마군과 자연스럽게 얽힐 일을 벌일 거 같구나.
「헤헤~ 역시 그렇겠죠?」
대교와 요몽은 갈수록 더 눈빛을 초롱대며 흥미진진해하는 기색이었지만, 나는 왠지 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나름 재미있는 드라마 영상을 구해서,
이번 편에서는 곧바로 사건이 터질 것을 기대하며 시청을 시작했는데, 전편 복습과 사건 배경 설명을 한참 봐야하는 상황 같다고 할까?
쯧. 그러고 보니, 난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장편 드라마는 안 좋아 했지. 매편 에피소드가 마무리되는 시리즈가 취향에 맞고, 너무 전개가 늘어지는 드라마는 틀어놓고 딴짓하다가 중간 중간 체크만하는 식으로 보기도… 응?
시청자의 지루해하는 기운을 느끼기라도 한 것처럼, 천음마군 쪽에서 뭔가 상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와장창~!
천음마군이 별안간 자리에서 일어나며, 술 항아리를 떨어뜨려 박살내는 소리였다. 일부로 그런 것은 아니고, 너무 취해서 실수를 한듯했으나, 요란한 소음 때문에 많은 이들의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었다.
“아, 이런, 이러언. 미안해! 화장실 좀 다녀오면서, 새 항아리를 가져오지.”
천음마군은 그렇게 말하며 돌아섰는데, 그 뒤로 지나의 비웃음 소리가 이어졌다.
“훗~! 싸움에도, 술에도 약한 남자였군.”
혼자 중얼거리는 투로 다 들리게 말하는 전형적인 시비걸기 수법이로군.
“뭐?”
천음마군은 발끈하여, 지나 쪽으로 돌아섰고, 그의 풀린 동공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뭐야, 이거. 어디서 암캐 한 마리가 와 있었던 건가?”
끄음. 그래, 저 인간의 저런 말투 때문에 다들 저 인간이 여자에게 약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던 거였어.
“지금, 뭐라고 했지? 잡종 개 양반!”
맞대응하는 지나의 손아귀에서 유리 술잔이 빠직 부서졌다.
-우리 대교 마님의 예언대로 시작되는구먼.
「그러게요. 대교님 짱!」
-아이 참. 예언은 무슨.
우리 아줌마군황 삼인조(?)가 눈빛을 반짝이며 주목하는 가운데, 천음마군이 먼저 으르렁거리는 기세와 함께 지나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지나 역시 송곳니를 드러내며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