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172=794화 : 날마다 파티? (3)

극악서생 4부 – 172화 : 날마다 파티? (3)


4. 날마다 파티? (3)

물론 나의 상식(?)선에서 보자면, ‘말이 그렇지, 가능한 일일까?’라는 의문이 따라붙는 일이긴 했다. 특정 여성 집단의 전투력을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일도 쉽지는 않겠지만, 같은 조건에서 비취각의 특성을 부여하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서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으으음. 그렇지만, 우리 대교의 ‘천년 저력’을 생각하면, 아주 불가능하진 않았을 거 같기도 해. 만약 대교가 정말 천 년 전 비취각의 비전까지 부활시켜서 비연대원들에게 전수한 것이라면, 그런 거라면 훗~!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비취각의 소위 ‘남자를 홀리는 비전술’은 부정적인 측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걸 대교가 매우 요긴한(?) ‘배신자 방지법’으로 채택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천 년 전의 비연대는 ‘황실 속의 궁녀처럼 비화곡주만을 위한 존재로서 만들어졌지.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한 명이 남자에게 유혹당하여 모두를 배신했어. 대교는 그 원인을 ‘남자에 대한 면역력 부족’으로 진단하고, 그래서 역으로 개방형 정책을 선택한 모양이야. 물론 그전에 ‘남자들의 속성을 알아도 너어무 잘 아는 비취각주의 비전술’을 예방 주사로 놔주고 말이지.

대충 그런 결론을 내리려니까, 다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만약 나의 추측이 맞을 경우, 요몽 녀석이 아주 헛다리를 짚은 것은 아닌 셈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대교가 아무리 비연대를 개방형으로 운용한다고 해도, 요몽 녀석이 기대하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관리하진 않을 테지만 말이다. -몽몽. 아무래도 요몽을 풀어주어야겠다.

「아, 벌써 그러셔도 되겠습니까?」

-너무 이른 것 같긴 한데, 몽몽, 넌 지금 뭔가 중요한 체크 사항이 있어서 바쁘다며?

몽몽은 오늘 아침 식사 전에 그런 보고를 했었고, 그래서 요몽 관리에 소홀할지도 모른다는 양해의 말도 했었다.

-마침 명분도 생겼으니까, 풀어주지 뭐.

나는, 아직도 여전히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비연대와 호른족 남녀를 턱짓해 보였고, 몽몽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모범 인공지능 몽몽이 인사를 남기고 사라지자, 불량(?) 인공지능 요몽이 헤헤거리며 돌아왔다.

「헤헤~ 제가 뭔가 잘해서 풀어주시는 거라니까 좋긴 한데, 제가 대체 뭘 잘한 건지는 모르겠네염. 잠시만용~」

요몽은 외부 정보를 차단당하는 형태로 감금되었었던 건지, 정보를 재빨리 체크 해 보고 나서야 더욱 환하게 웃으며 기뻐했다.

「와아~ 저의 ‘촉’이 맞았던 거네요? 호른족의 통신 수단이 정말로 저 깃털일 줄이야!」

훗. 그래. 요몽은 아까 내가 호른족들 간의 통신 수단을 물었을 때, 저 호른족 머리 장식의 깃털을 지목했었어. 근거는 단지, ‘깃털이 꼭 안테나 같다’는 것뿐이었지만, 그게 정말 사실이었던 거지.

「그리고, 우히히~ 울 이쁜 비연대원들이 ‘마타하리’ 모드로 저의 우수한 정보 분석력을 증명해 주었네염!」

-훗. 그래. 은수 분대장은 첩보 활동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심심해서 말을 걸어 본 것뿐인지도 모르지만, 어쨌거나 호른족들은 자기들 깃털의 비밀까지 떠벌여 버렸네. 아직 마타하리 급이라고 하긴 이르다만, 그래도 첩보 능력까지 우수한 부대인 건 맞는 거 같다.

「그쵸? 그쵸? 울 비연대는 정말 이래저래 짱이죠?」

-요몽, 너! 비연대를 이렇게 애정하면서도 용케 티를 안냈다?

「그야, 그동안은 대교님께서 비연대 관련 정보 발설을 철저히 금지시키셔서리! 그치만 전 정말 입이 근질거려서 혼났었어염!」

그럴만도 했겠고, 요몽이 이럴 정도인데 대교 본인은 더더욱 비연대를 나와 세상에 선보이고 싶었겠어. 다시 말해, 내가 계속 눈치 없이 비연대 출동을 미뤘다면 만수무강에 지장이 생겼을, 큼. 설마 그 정도는 아니겠지? 뭐, 어쨌거나.

-요몽. 아직 작설팀의 전투가 끝나지 않아서 통화하긴 쫌 그렇고, 일단 첫 출전과 승전 모두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줘.

「네엡!」

으으음. 그나저나, 우리 작설팀과 환타팀의 승부는 대체 언제쯤 끝이 나려나? 내가 다시 보기 시작한 후로도 1시간 정도가 더 지났으니까, 이제 2시간 30분가량 짱박힌 채 움직이지 않고 기회만 노리고 있는 중인건데 말이지.

그동안은 요몽과 노닥거리며 비연대 분석도 해보고, 그 와중에 비연대원과 호르족 전사들의 미팅(?) 현장도 구경하느라 별로 심심하진 않았다. 물론, 저격수들의 싸움은 때로 몇 시간 정도가 아니라, 몇날 며칠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작설팀과 환타팀의 현재와 같은 형태의 싸움은, 처음부터 그렇게까지 길게 진행하기는 어렵게 시작되었었다.

그건, 양측이 짱박힌 지점들이 서로 너무 가까웠기 때문이지. 작설과 환타는 물론이고, 양측 병력들 모두가 각자 맡은 상대와의 거리가 평균적으로 3, 40미터밖에 안돼. 양측의 활과 암기 실력을 봤을 때, 저건 바로 앞에서 상대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봐야겠지? 게다가 각자의 제공권에 한 명 이상의 적이 걸려 있기도 하니, 각자 목에 칼이 한 개 이상 겨누어진 상태인 건데, 저렇게 피말리는 상태로 두 시간 이상 버티고 있는 거니, 양측 다 대단하긴 한 거야.

양측 다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으며 날씨는 약간 쌀쌀한 정도였다. 그럼에도 양측은 모두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혀있었고, 그만큼 극도의 긴장 상태로 상대의 기척을 놓치지 않으려고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었다.

으으음. 어느 사이 분위기가 꽤 심각해져 버린 거 같군. 현장에 나가 있는 은수 분대장과 조언이 불현듯 호른족 신상털기(?)를 멈추고 처음의 대기 위치로 돌아가는데, 저들의 표정도 심상치가 않네. 이거 아무래도·

「저기요, 주인님. 아까까진 분명 재미없고 지루하기만 했는데, 다시 보니까 왠지, 뭔가 싸~한 것이, 조마조마한 기분이 들기 시작하네요? 이제야 재미있어지긴 했는데, 조금 무서워지고 있어요.」

이런, 요몽까지 이럴 정도면 더욱 확실하네. 작설과 환타, 저 아가씨들이 승부에 너무 몰입해서 소위 선을 넘을 상태가 되어버린 거야.

-요몽. 사실, 오늘 저들은 목숨까지 걸고 생사결을 시작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어.

그래. 지난밤에 나와 싸웠던 ‘자인 매퍼’ 놈과 달리, 오늘 온 웅카스와 호른족은 어쩐지 우릴 꼭 죽이겠다고 쳐들어온 분위기가 아니었지. 그래서 내가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전투를 지켜봤었던 거고 말이지.

-그런데 지금은 아무래도, 진짜 끝장을 볼 마음이 된 거 같아.

「에? 그런 거예요? 그, 그럼 어떻게요? 마, 말려야 하지 않을까요?」

끄으음. 나도 그러고 싶어지긴 했지만, 전사들의 진지한 생사결에 아무 명분도 없이 끼어들 수는 없잖아.

「주인님! 저것 좀 보세요! 울 작설 분대장의 고운 이마에 땀이 맺혀서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어쩜 좋아!」

요몽은 자기편이 안쓰러워 어쩔 줄 몰라 했지만, 그런 사정은 환타쪽도 비슷했고, 그녀 이마의 땀방울도 금방이라도 주르르 흘러내릴 것 같았다. -요몽! 저 땀방울들이 흘러내리는 패턴, 계산 가능하겠냐?

「예? 모하러 그런 거까지, 아! 땀방울이 눈으로 들어가기라도 하면, 그러면 그런 쪽에 빈틈이 생기는 거죠?」

-그래. 그러니까 언능 계산이나 뽑아 봐!

누구나 알고 있듯, 땀에는 소금기가 많아서 눈에 들어가면 꽤 따갑지. 물론, 보통은 서로 가까이 마주보고 있는 싸움에서나 영향을 줄 변수지만, 저들의 기본 실력과 현재의 장난 아닌 집중력을 봐선, 상대의 아무리 작은 동요라도 놓치지 않을 거 같아.

「그, 그게, 땀방울이 하필 눈으로 흘러 들어갈 확률은 양측 다, 90프로가 넘어요. 게다가 땀방울의 낙하 타이밍까지 오차 범위 내에서 거의 같아요!」

이런 젠장! 별게 다 호각을 이루네.

「환타쪽 데이터가 부족해서 확실하진 않지만, 제가 보기에는 우리 작설 분대장의 피부가 더 곱고 매끄러워요. 이럴 때는 그게 더 불리할지도 모르는데, 어쩌죠?」

으~ 그런 걸 나보고 어쩌라고!

「그게, 확실하게 불리하면 이쯤에서 싸움을 중단시켜 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에? 아주 말이 안 되는 얘기는 아니었네? 하, 하지만 대뜸 ‘네 피부가 더 고와서 질 거 같아. 그만둬!’라고 하기는 쫌!

「어쩜 좋아! 기어이 작설 분대장의 땀방울이 먼저 흐를 것 같은, 아앗!」

이, 이런 빌어먹을!

야! 나까지 괜히 놀랐잖아.

「죄, 죄송! 그치만 전 정말 큰일 나는 줄 알았어요.」

사실 작설의 위기 상황이긴 했었어. 요몽과 나까지 예상 못 한 이유로 위기가 넘어갔지만 말이지.

「우리 작설 분대장의 짙은 쌍꺼풀과 속눈썹이 땀방울을 막아줬네요. 앞으로는 전황 분석 항목에 쌍꺼풀과 속눈썹도 넣어야 겠어요!」

거참. 맞는 얘기긴 한데, 왠지 쫌.

「아! 이번에는 환타쪽 땀방울이! 에? 환타도 속눈썹은 만만치 않네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 엄청 긴장되는 싸움 중계가 맞긴 한데 말이지.

「옴마? 이제 보니 다른 전사들 땀방울 상태도 심상치 않아요! 호른족 전사3과 비연대 조원2의 땀방울이 특히 위태로운데, 저들의 쌍꺼풀과 속눈썹, 피부 상태까지 비교 분석한 결과, 비연대 조원 3의 땀방울 방어력이 가장 우수

-저기, 요몽. 우리 이제 대충 보자.

「예? 왜요? 땀방울 변수는 주인님께서 먼저 알려주신 거잖아요.」

-그러긴 했는데, 그게, 끄음. 알긋다. 그냥 계속해봐라.

「넵!」

요몽은 다시 충실하게 싸움 중계인지 땀방울 중계인지를 이어갔고,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들어줘야했다.

「어? 주인님! 저것도 전황의 중요 변수 아닌가요?」

현장 카메라에 잡히기 시작한 것은, 뜬금없이 날아든 ‘새’ 몇 마리였다.

-뭐, 그럴 수도 있지만, 보통은 저렇게 대치중인 이들의 주변 가까이 날아들어서, 그들의 ‘자연체 상태’를 알려주는 소품이랄지, 그런 용도로

활용되는 녀석들이지 아마.

으음. 나도 모르게 현실 상황이라기보다, 영화 속 장면 연출 기법을 알려주는 표현이 된 거 같군. 그거야 어쨌든.

-보통 저런 새들은 눈앞으로 날면서 시야를 가리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지금 저들은 어차피 서로를 직접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런 패턴은 의미 없겠다. 그러니까, 저 새들은 승부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요소라기보다, 양측의 상태를 알려주는 ‘알람’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거 같다. 「아, 알겠어염. 민감한 새들이 놀라서 달아나게 되는 쪽이 먼저 한계를 드러낸 거라는 말씀이시죠?」

그런 거지. ‘영화감독 오우삼의 영화였다면, 장소가 어디든 그노무 ‘비둘기’들이 떼 지어 날아들었겠지만, 타임씨는 그냥 이름 모를 산새들을 보냈구먼. 그래봤자 상황 연출의 기본 패턴 자체가 식상, 응? 가, 가만?

환타의 주변에 날아든 새 중에서 한 마리는 그녀의 어깨 위에 앉아있기까지 했는데, 어느 순간 환타의 얼굴에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가 그려져 있었다. 문득, 아까 환타가 자기 화살의 깃털에 마법을 거는 듯 했던 모습을 보였던 장면이 떠올랐다.

환타의 마법력은 혹시 ‘새의 영혼’에서 온 것이 아닐까? 어떤 형태로든 ‘친한 존재’, 새와의 접촉이 환타에게 평온함을 주고 있는, 그런 거 같지? 이런 제기! 그렇다면 저 새는 단순한 알람 소품이 아니었잖아! 윽! 저건 또 뭐야?

「꺅~! 저게 지금 왜 나와!」

요몽이 질겁을 한 것은, 작설 분대장의 발밑으로 스르르~ 등장한 ‘뱀’ 때문이었다. ‘타임씨의 식상하고 사악한 연출이 우리 편 작설 분대장을 위기로 몰아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사실, 작설 분대장의 팔에도 작은 새가 한 마리 앉아있었고, 저 징글맞은 뱀은 그 새를 노리고 나타난 것이라는, 그런 자연 과학적(?) 상황 해석이 떠오르기도 했다.

아냐! 자연과학적은 개뿔! 이건 무조건 또 타임씨의 농간이야! 못 참겠다! 당장 나도 개입을 해야겠어!

-요몽! 당장…….

-옴마야! 어떻게! 어떻게! 뱀이 작설의 다리를 타고 올라가요!」

-얌마! 그러니까 빨리·

「꺄악! 뱀이 옷 속으로 들어갈 거 같아욧!

야! 너 정신 안 챙길래? 빨리, 응? 웃!

작설은 더 참지 못했고, 그녀가 발작적으로 움직임을 시작한 직후, 환타쪽의 새도 날아올랐다.

쐐액! 카악! 쒸이익!

소름끼치는 파공성과 함께 쏘아진 화살과 암기들이 각자의 적을 엄습해 들어갔다.

동귀어진? 설마?

콰우우우우~!

나의 방정맞은 생각부터 날려 버리며 몰아친 폭풍(?)이 모두의 화살과 암기까지 날려 버리고 있었다. 그건 울 이쁜, 이쁘고, 정말이지 울트라 짱 쎈, 우리 대교 마님의 검풍이었다. 나는 대교가 도착하기 직전에 그녀의 강림을 알았지만, 아무리 그녀라도 팔방에서 동시에 쏘아진 공격을 전부 막아내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한쌍(?) 정도는 동귀어진 꼴이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던 건데, 나의 대교 마님께서는 역시 무섭, 아, 아니, 하여간 짱이야!

대교가 일으킨 검풍에 휘날렸던 나뭇가지와 잎새들까지 겨우 안정을 되찾는 가운데, 나의 대교는 여신 강림 모드의 고아한 자태로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양측 궁사팀 사이의 가장 높은 나무 위에 서 있는 그녀 주위로 다른 비연대원들이 속속 도착하며 하얀 꽃송이처럼 내려앉고 있었다. 「와우우~ 역시 울 대교님과 비연대는 비주얼부터 환상! 어쨌든 이제 끝난건데, 이렇게 되면, 움~ 무승부인 건가요?」

응? 어, 뭐, 대충 그렇다고 쳐야겠지?

사실은 다른 판정을 내리고 싶지만, 그보다 우리 비연대원들은 전원 무사한 거겠지? 어디, 훗. 살짝(?) 안 좋은 상태이긴 해도, 무사하면 된 거지 뭐. 작설 분대장과 그녀의 팀원들은 땀과 피로감에 절어있었지만, 그래도 다들 자신들의 싸움에 만족하고 있는지,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나는 그런 작설 팀 중에서도 분대장 작설을 좀 더 주목해 보았다. 조금 전까지 감히, 그녀의 몸을 더듬었던(?) 징글 뱀 총각(?)은 그녀가 서 있는 나무 옆에 매달린 상태였는데, 머리에 그녀의 단검이 살포시(?) 박혀있었다.

성추행범(?)은 극형에 처했지만, 아무래도 그런 이유로만 해치운 건, 아닌 거 같군. 지금 작설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으로 날아간 작은 새, 고 녀석은 오늘 내려앉았던 나뭇가지(?)가 작설이었던 것이 행운이었던 거야.

작설은 그렇게 새를 살리기 위해서 자연체를 깼고, 그럼으로써 불리한 처지가 되었음에도 최종 순간에는 거의 평수였다. 나로서는 작설의 우세승을 선언하고 싶기도 했으나 그냥 참았고, 그건 대교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웅카스!”

대교는 웅카스를 불렀고, 그는 자신의 다섯 번째 딸래미라는 환타가 멍하니 앉아있는 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

“당신의 딸, 호른족의 다섯 번째 공주는, 우리 비연대의 분대장을 상대로 정말 멋진 싸움을 보여주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오늘의 승부를 오래도록 기억할 거예요.”

역시 어느 쪽이 승자인지 규정하지 않고 넘어가는군. 뭐, 그거야 어쨌든!

「주인님! 방금은 무승부라고 쳐도, 전체적으로 확실한 승전인 건 틀림없겠죠?」

-당근이쥐.

「이렇게 좋은 날, 파티가 없으면 섭하겠죠?」

-역쉬, 당근 말밥!

-우히히~ 역시! 그럼 오늘도 파뤼~ 고! 고우~」

요몽은 신이 나서 자룡대주에게 알리겠다며 사라졌고, 나도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었다.

그래. 아무리 그 어떤 적들이 오늘처럼, 아니, 오늘보다 더 엄청나게 몰려온다 해도, 뭐, 그까이꺼, 어찌 되겠지. 날마다 승전하고 날마다 파티하면 되는 거 아니겠어? 그래, 날마다 파뤼, 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