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20권 1화 – 양양성의 밤

양양성의 밤

전략적인 요충지에 세워진 양양성인 만큼 그 성벽은 대단히 높았다. 높은 지점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자면 유리함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어둑할 때는 접근하고 있는 자들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인식하기가 곤란하기도 하다. 성문 위 망루에서 경계를 서던 병사들은 1백여 기에 달하는 인마가 양양성으로 접근해 오자 바짝 경계하며 외쳤다.

“누구냐?”

“황룡문에서 지원차 왔소!”

황룡문이라는 문파는 잘 모르지만, 어찌 되었건 무림의 문파 이름인 듯했기에 병사는 아래쪽을 향해 공손하게 외쳤다.

“자,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성문 위에서 파수를 보던 병사들 중 한 명이 다급히 무림인을 부르기 위해 달려갔다. 한눈에 척 보기에도 상대가 금나라 병사들이 아닌 것 같기는 했지만, 그래도 성문을 열어 주려면 그들의 정체를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군문에 몸담은 장교가 아닌 무림인을 찾아 달려간 것이다.

잠시 후, 경공술을 발휘하며 몇몇 무림인들이 달려왔다. 곧이어 그들은 황룡문의 복색을 하고 있는 무사들 앞에 서 있는 황룡무제를 발견하고 놀라는 표정이 역력 했다.

“어서 문을 열어 주도록 하시오. 그리고 자네는 태상문주님께 황룡문주께서 도착하셨다고 전하게나.”

빠르게 지시를 내린 한 무인이 뒤에 서 있던 무사가 황룡문주의 도착을 전하기 위해 몸을 날린 순간, 그 또한 성문이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고 성벽 아래로 몸을 날 렸다. 몸을 몇 바퀴나 회전시키는 화려한 몸놀림을 선보이며 착지한 그는 그대로 허리를 깊숙이 조아리며 포권했다.

“무림말학 이청중이 황룡문주님을 뵙습니다.”

그 모습을 본 황룡무제는 상대의 매끄러운 신법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어, 대진검 소협의 신법만으로도 서문세가의 저력을 능히 짐작할 수 있겠군.”

황룡문주 같은 대단한 인물이 자신의 명호를 알고 있다는 것이 매우 기쁜 듯 이청중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

“원로에 여기까지 오시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습니까? 자, 안으로 드시지요. 이미 기별을 넣었으니 태상문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그러면서 이청중은 이제야 서서히 열리고 있는 성문 안쪽을 가리켰다. 황룡무제는 흡족한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세나.”

앞장서서 길을 인도하는 이청중의 뒤를 따라 양양성 내로 들어선 묵향은 황룡무제에게 슬며시 말했다.

“이제 여기서 헤어져야겠군.”

“아니, 숙소도 정하지 않으셨을 텐데, 어디 가실 곳이 있으십니까? 여기에 집결한 무사들을 이끄시는 분은 수라도제 어르신입니다. 저는 지금 그분을 뵈러 갈 건 데, 노야께서도 함께 가시도록 하시죠.”

“아닐세. 수라도제는 다음에 만나기로 하지. 그 전에 만나 볼 사람이 있어.”

“노야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어쩔 수가 없군요. 그럼 다음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황룡무제와 헤어진 묵향은 곧바로 만통음제를 찾기 시작했다. 만통음제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처음에는 개방의 거지들을 족쳐 만통음제의 위치를 알려 했으나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만통음제가 이곳에 와서 매일 밤 금을 탔는지, 개방의 거지를 찾아 두리번거리는 묵향의 귀에 지나가는 행인들의 목 소리가 들려왔던 것이다.

“허어, 오늘은 아직 금음이 들려오지 않는군.”

“조금 기다려야 할 걸세. 아직 해가 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았잖은가.”

“그런가? 나는 그 금음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마치 신선이 타는 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네. 자네는 그렇게 안 느꼈는가?”

“맞아, 천상의 음률이지.”

그 외에 어쩌구저쩌구 하는 소리를 들어 보니 만통음제가 타는 금음에 대한 대화임에 틀림없었다. 묵향은 그들에게 금음이 들려오는 방향을 물은 뒤 그곳으로 달 려갔다. 그리고 그 근처에 도착한 묵향은 가만히 눈을 감고 만통음제가 뿜어내고 있는 존재감을 찾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뿜어내는 기의 성질은 조금씩 다르다. 더군다나 내공을 연성한 무인이라면 각자 익힌 무공의 성질에 따라 그 차이는 더욱 커지기 시작한다. 물론 절정의 무공을 익힌 자들이라면 몸속에 자신의 기운을 갈무리하여 숨기기에 그것을 포착하기는 아주 힘들어진다. 더군다나 묵향이 찾고 있는 상대는 반박귀진의 경지에 들어서 있는 만통음제였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뛰어난 고수라 해도 묵향보다는 급이 떨어지지 않는가. 동급만 되어도 찾아내기 힘들겠지만 묵향은 만통음제에 비 해 한 차원 높은 고수였다.

잠시 후 눈을 뜬 묵향의 입가에는 만통음제의 기를 찾았는지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수라도제와 황룡무제는 거의 친분이 없는 사이였다. 같은 정파 무림 소속이라는 점만 빼면 문파 간의 교류도 없었고, 또 서로를 필요로 하는 입장도 아니었다. 수 라도제가 봤을 때 황룡문은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신흥 방파일 뿐이었고, 큰 야망이 없는 황룡무제의 입장에서는 구태여 멀리 떨어져 있는 서문세가라 는 거대 방파와 친분을 맺기 위해 노력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만남은 지극히 의례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었다. 간단하게 수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잠시 양양성의 정세에 대한 토론을 나눈 뒤 헤어졌다.

황룡무제가 돌아간 후, 수라도제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밤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새벽이 되면 칠흑과도 같은 어둠도 떠오르는 태양에 흩어져 버리듯, 욱일승천 하는 듯하던 금의 성세(盛世)도 이제 그 끝이 멀지 않은 듯 느껴졌다. 수라도제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현 무림 최강의 고수들 가운데 무려 네 명 이나 이곳 양양성에 와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뒤에서 지원하고 있는 무림맹주와 옥화무제까지 합하면 여섯 명이 된다.

미쳐 버린 만사불황과 은거 중인 곤륜무황을 제외한다면 현 무림의 모든 초고수들이 금과의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무림의 다른 고수들도 조만간에 금과의 전쟁에 뛰어들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대세를 따라가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 무인들을 총괄 지휘하게 될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수라도제 자신이 아니던가. 그렇게 되면 자신은 엄청난 명예를 얻게 될 것이고, 모든 무림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랬기에 수라도제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다.

“허헛, 참. 현천검제가 죽은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로구먼. 화산파가 건재했었다면 큰 힘이 되어 줬을 것인데…….’

바로 이때, 문밖에서 경비 무사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밤중에 태상문주의 휴식을 방해한 것이 죄송한 듯 그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태상문주님. 태상문주님을 뵙기를 청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어찌 처리하면 되겠습니까?”

황룡무제를 만난 뒤 무림에서의 높아진 자신의 위상에 흐뭇해하던 수라도제는 갑작스러운 경비 무사의 말에 그 흥이 깨지자 짜증이 밀려왔다. 그렇기에 수하에게 질문을 던지는 수라도제의 음성은 중후하기는 했으나 언짢은 기색이 역력했다.

“누군데 그러느냐?”

“예, 매화검 옥대진 소협과 그분의 친구들입니다.”

“옥대진이라고?”

수라도제의 안색이 조금 더 찌푸려들었다. 그가 자신을 찾아올 이유가 없는 것이다. 수라도제가 기억하고 있는 옥대진이라는 녀석은 제법 뛰어난 후기지수라고 칭 해지는 놈이었다. 그리고 그가 지니고 있는 배경 또한 화려했다. 아마도 자신의 배경을 믿고 까부는 모양인데, 감히 노부가 누군 줄 알고…….

“내일 날이 밝으면 찾아오라 일러라.”

그러자 문밖에서 경비 무사가 아닌 다른 젊은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라도제 대협! 마교에 대한 일입니다. 제발 저희들을 만나 주시기를 청합니다.”

마교라는 말에 수라도제의 눈썹이 꿈틀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동맹을 맺고 있으나 그는 평생 동안 마교와 싸워 온 사람이 아닌가. 결코 마교와 감정이 좋을 수 가 없었다. 마교에 대한 급한 일이라는 말에 옥대진에 대한 불쾌함도 잊을 만큼 마교에 대한 원한이 큰 수라도제였다.

“뭣이, 마교라고? 들라고 해라.”

“예.”

곧이어 문이 열리며 젊은이들이 우루루 들어왔다. 모두 다 옥대진과 같은 7룡4봉에 꼽히는 젊은이들이었다. 각 대문파의 신진기수라 말해도 충분한 7룡4봉이 한 꺼번에 자신을 찾아오자 수라도제는 흥미를 느끼며 질문을 던졌다.

“마교에 대한 일이라고? 그래, 무슨 일인데 그러느냐.”

“저희들은 방금 전에 황룡무제 대협과 함께 양양성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수라도제의 질문에 대답을 하는 옥대진은 마음이 조급한지 입술이 바싹 말라 있었다.

“저희 일행 중에는 마교 교주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뭣이!”

그 말은 정말이지 수라도제의 예상을 한참 벗어난 것이었기에 아무리 노회한 그라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그 말이 사실이냐? 정말 마교 교주가 양양성에 들어왔단 말이냐?”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아뢰겠습니까?”

“허어, 참.”

혀를 차는 수라도제의 마음은 불쾌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곳 양양성에 배치된 모든 정파의 고수들을 지휘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 아닌가. 아무리 상대가 마교 교 주라 해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이곳에 도착한 즉시 자신을 찾아오거나, 적어도 자신이 도착했다는 전갈이라도 보내 주는 것이 예의였다.

그런데 마교 교주 놈은 자신이 거느리고 온 세력이 얼마나 대단하다고 이토록 정파 무인들을 총괄하는 자신을 업신여긴단 말인가. 설마 자신의 세력이 더 크니 나 보고 알아서 인사하러 오라는 뜻인가? 수라도제로서는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수라도제는 마음을 바꿨다. 자신이 좀 더 대범하게 보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이곳에서 정파 무림인들을 총괄 하는 것은 자신이니까 말이다. 언짢은 기분은 여전했지만 그렇다고 동맹 상대인 마교도들을 모른 척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총관을 불러라! 빨리.”

잠시 후 총관이 헐레벌떡 도착했다. 자다가 일어났는지 차림새가 영 말이 아니었지만, 그는 공손하게 고개를 조아리며 수라도제에게 말했다.

“무슨 일로 속하를 급히 찾으셨습니까? 태상문주님.”

“마교도들이 도착했다고 한다. 특히 교주까지 온 모양이니 그들에게 최대한 좋은 거처를 마련해 주도록 해라. 지금은 동맹자의 입장인 만큼 지원을 아끼지 말도 록!”

“예, 태상문주님.”

총관이 밖으로 뛰어나가려고 할 때, 옥대진이 그것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며 급하게 입을 열었다.

“그게 아닙니다, 수라도제 대협. 마교의 정예 세력들이 도착한 것이 아니라 교주 한 명만 저희들과 같이 동행한 것입니다.”

“뭐?”

그 말에 수라도제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놈이 지금 제정신이라는 말인가? 물론 옥대진 한 놈이 와서 이따위 헛소리를 했다면 반쯤 죽여 놨겠지만, 여럿의 동 료들과 함께 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을 보니 옥대진의 말은 사실인 듯했다.

“호위하는 무사들도 없이 말이냐?”

“그렇습니다, 교주 단 한 명뿐입니다.”

수라도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교주 혼자 이곳에 오겠는가. 거대 세력의 수장인 교주라면 몇십 명의 호위 무사들을 거느리고 움직이는 것이 당연 하다. 그가 움직인 곳이 마교의 세력권 내라고 하더라도 믿기기 힘든 일인데, 이곳은 얼마 전까지 원수같이 지냈던 정파의 핵심 전력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닌가? 그 렇기에 수라도제는 다시 한 번 옥대진을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

“자네 지금 노부에게 농을 하자는 것인가?”

“어찌 제가 감히 수라도제 대협께 허언을 아뢸 수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저희와 함께 도착한 황룡무제 대협께 여쭤 보십시오. 제 말이 거짓인지.”

그 말에 수라도제는 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간덩이가 얼마나 큰 자이기에 이토록 대범한 행동을 한단 말인가. 그리고 그가 그런 행동을 할 수 있 는 것도 자신이 지닌 무공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무림역사상 최초로 탈마(脫魔)를 이룩한 자라더니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로다. 강호에 그 누가 있어서 이토록 대범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이 아닙니다, 수라도제 대협.”

“뭣이 말이냐?”

인근에서 저희들과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저

“저희들이 수라도제 대협을 이렇게 한밤중에 찾아뵌 것은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교주는 양반 희들과 합류한 후, 교주는 외부와 그 어떤 연락도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교주와 연락하기 위해 접근해 왔었다면 먼저 황룡무제 대협의 눈에 띄지 않 았겠습니까? 그분의 이목을 속이며 접근할 수 있는 고수의 수가 결코 많은 것이 아닐 테니 말입니다.”

이리저리 말이 늘어지는 것 같았기에 수라도제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흠, 그래서 자네가 노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이 기회에 그자를 제거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수라도제의 안색이 확 일그러졌다.

“뭣이? 그런 망발을 노부에게 하다니, 네놈이 제정신이라는 말이냐? 그가 단신으로 이곳에 온 것은 그만큼 무림맹을 신뢰한다는 것을 과시하는 행동이 아니더냐. 그런 그에게 위해를 가한다면 무림맹의 위신이 어떻게 되겠느냐?”

수라도제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옥대진은 전혀 기죽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단신으로 왔다고 말입니다. 이곳에서 그를 없앤다고 하더라도 이쪽과 무관하다면서 시치미를 뚝 떼면 그만입니다. 안 그렇 습니까?”

물론 그럴지도 모른다. 수라도제의 머릿속은 그게 과연 가능한지에 맞춰져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교도들이 말하는 탈마급의 고수라면, 정파에서 말하는 현경급의 고수라는 말이 된다. 현경이라는 경지의 무예를 지닌 자와 단 한 번도 겨뤄 본 적이 없었기에 화경급 고수보다는 월등하게 강할 것이라는 것만 예측할 수 있을 뿐, 그게 어느 정도인지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그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곳에는 지금 화경급 고수만 네 명이 집결해 있는 것이다. 그 외에 신검합일급 정도의 고수들까지 합한다면 그 수는 엄청나게 늘어난다. 뭔가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 그를 적당한 곳으로 꾀어낸 후 포위하여 공격한다면 충분히 없앨 수도 있을 것이다.

수라도제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앉아 있자, 다급해진 옥대진은 마교 교주를 신랄하게 헐뜯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이라는 적이 사라졌을 때, 결국 마교와 정파는 또다시 대결하지 않을 수 없는 구도가 된다. 기왕 그렇게 될 것이 확실한데 이 기회를 빌려 사파의 최강자를 이곳에서 없애 버린다면 정도 무림은 찬란한 미래를 보 장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말도 덧붙였다.

거기에다가 옥대진 외에 다른 후기지수들도 앞 다투어 교주에 대한 악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직접 당한 것이 있는 만큼 그들의 말은 다분히 감 정이 서려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말이, 과연 교주를 없애는 것이 가능한가를 따지고 있는 수라도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움직인 것 또한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