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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 2부 – 776화


1211화

검은 무언가를 집어삼킨 구멍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뗐다.

그 모습에 어이가 없는 것도 잠깐.

구멍을 보는 이드의 눈이 대번에 사납게 변했다.

죽여도 죽지 않을 정도로 끈질긴 줄은 알았지만, 죽은 후에까지 뭔가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무언지 모를 것을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분명 기감에 걸리는 건 없었는데…………….”

변명 같지만, 반으로 갈라져 죽은 괴수의 기운이 모두 흩어짐을 확인하고 돌아선 길이었다. 그래서 막지 못했던 것이고.

사실 시야에 든 순간에도 그 형체는 확인했지만, 허상인 듯 아무런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더랬다.

ᅳ아스트랄 바디, 그러니까 염체라서 그래요.

“염체라면 납득. 그럴 수 있지.”

이드는 그 말에 그제야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스트랄 바디도 그 종류가 다양한 만큼, 지금처럼 존재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마나 말고는 어떤 기운도 풍기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찾지 않는 이상 알아차리기 힘들다고 할까.

“그나저나 불길한데.”

-그거야 당연하죠. 설마 괴수를 쓰러트린 선물을 주려고 저러겠어요.

누가 뭐래도 두 사람은 불청객이다.

그것도 집 지키는 개를 반으로 갈라 죽여 버린. 집주인이라면 결코 좋은 말이 나올 수가 없다.

촤르르륵.

아니나 다를까. 불청객을 위해 집주인이 준비한 무언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하늘에 뚫린 구멍이 톱니바퀴처럼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거 지금 이 공간에 있는 기운을 먹고 있는 거 아냐?”

염체와 달리 구멍의 움직임이 가져온 기운의 흐름은 확연히 드러났다. 회전하는 구멍을 향해 사방의 기운이 흡입되고 있었던 것. 

“위험해 보이는데?”

ᅳ엄청 위험하죠. 돌아가는 모습이 아무래도 시한폭탄의 바늘 같네요. 이드, 빨리 구멍을 노려요!

“어쩌라고?”

ᅳ던져요! 저대로 두면 아까 이드가 파괴하려고 했을 때보다 두 배는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거예요.

“미친!”

이드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욕설과 함께 라미아를 냅다 던져 냈다.

자신이 힘 밀기로 구멍을 파괴했을 경우의 두 배가 넘는 피해란다. 그 속에서 죽어 나갈 사람들을 생각하니 아찔할 정도다. 동시에 혼돈의 파편에게 황제나 귀족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무가치한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그들을 어떻게든 이용하고자 했다면 이런 폭탄을 심어 두는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뿌앙!

이드의 손을 떠난 라미아가 구멍 입구에 닿았다. 그러자 아지랑이 같은 힘의 장막이 일어나 라미아의 침입을 막아 내더니, 폭음과는 다른 먹먹한 소리를 냈다.

두 힘이 마주친 지점에서 강력한 반탄력이 발생했지만, 라미아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금씩이지만 검극이 구멍 속으로 파고들었다.

삐기긱!

마치 유리를 갈아 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라미아의 검신이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파고들었을 때, 라미아의 검신이 번쩍 빛을 발하며 구멍 속으로 그 빛을 쏘아 냈다.

그야말로 일순간에 일어난 일. 하지만 이드는 분명히 보았다. 일순 넓게 번지다 한 줄기로 모여든 빛이, 실제로는 커다란 마법진의 뭉치라는 사실을.

팅!

그렇게 마법을 완성한 직후, 볼일을 다 봤다는 듯 라미아가 튕겨 나왔다. 이드가 뛰어올라 그녀를 받아 냈다.

“끝난 거야?”

-일단 응급조치는 됐는데, 워낙 촉박해서 완전하게 막진 못했어요.

“잘했어. 당장 터지는 건 막았잖아. 그러니 준비해서 다시 하면…”

-아깝지만 그럴 시간이 없네요. 응급조치라고 했잖아요. 재정비할 시간 같은 건 없어요. 바로 움직여야 해요.

이드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과연 라미아가 완전하지 못하다 아쉬워한 이유가 있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되는데?”

-대나무관이 막혔으면 쪼개 봐야겠죠?

“알았어. 그럼 게르만은 네가 책임지라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 뒤에 있던 게르만이 빛에 둘러싸여 날아왔다. 그냥 두었다가는 공간이 무너지며 어디로 날아가 버릴지 모르니, 미리미리 챙겨야 했다.

-제가 신호할게요.

“복잡하네.”

이드는 한숨을 푹 쉬었다. 괴수부터 머리 위 구멍까지, 제대로 되어 먹은 것들이 없었다. 이럴 때일수록 잘 모르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옳다. 괜히 천지 분간 못하고 나섰다가는 수습 불가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는 일.

이드는 차분하게 무극신기를 가다듬었다.

머리 위에 있는 구멍은 보통 물건이 아니다. 외계로 통하는 통로. 그 의미를 떠나 크기부터 어마어마하다. 저런 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파괴가 불가능하다.

그러니 특별한 놈에겐 특별한 걸 준비할 필요가 있다.

12대식 천황천신검.

부부부부-

라미아의 검신에 말간 기운이 방울방울 맺히기 시작했다. 이내 터질 듯한 기운을 꾹꾹 눌러 담은 이드가 신호를 기다리며 하늘에 있는 구멍을 올려다보았다.

쿠르르릉!

그 순간에도 구멍의 상태는 계속해서 변하고 있었다.

회전은 점점 빨라지고, 뻥 뚫려 있는 구멍으로 어둠은 물론 바닥 저 깊은 곳에 박혀 있는 별빛까지 빨려 들어갔다.

그 흡입력은 이드에게도 손을 뻗고 있었지만, 구멍을 올려다보는 그의 몸은 작은 흔들림도 없었다. 대지에 깊이 뿌리내린 나무처럼 단단히 버티고 선 것이다.

이렇게 강해진 흡입력이 절정에 도달할 때, 라미아가 신호를 보내는 게 아닐까.

내심 그렇게 짐작하는 순간이었다.

배수구처럼 모든 걸 빨아들이던 구멍의 중간이 아주 작게 빼꼼하고 열리며, 그 사이로 황금색 빛이 비집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어디서 오는 빛일까.

“네가 말한 신호가 저거야?”

-아니에요. 저건・・・・・・ 외계와의 연결 통로가 열리는 중이에요. 아무래도 마법에 오류가 있었나 봐요.

“오류라니, 왜 그런 불길한 소리를 하는 건데.”

빛이 새어 들어오는 공간이 점점 넓어지자 떨떠름한 얼굴을 한 이드가 말했다.

ᅳ급히 박아 넣은 마법진이 이상 반응을 한 모양이에요. 어쩌면

라미아는 무언가 말하려다 급히 말을 줄였다.

열리던 공간 사이로 빛과 함께 강렬한 마나 파동이 해일처럼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서로 다른 두 마나의 충돌로 인해 일어나는 충격파였는데.

이드에겐 그 속에 섞인 두 기운의 주인이 모두 기억에 있었다.

“하나는 드래곤이고, 다른 하나는 혼돈의 파편? 그럼 저 너머에?” 

말이 씨가 되었다고 할까.

이드는 망설이지 않고 허공을 밟고 날아올랐다. 그 목표는 구멍. 지금 상황으로 보아 저 너머에 혼돈의 파편과 드래곤이 있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매우 공교롭게도 양측이 싸우는 중이고,

어쩌면, 정말 운이 좋다면, 오늘 최소 하나의 혼돈의 파편을 정리함은 물론이고, 외계에서 고생하고 있을 드래곤을 그레센으로 복귀시킬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런 기대감에 구멍 입구까지 날아오른 이드는 라미아를 막아섰던 벽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어느새 아래에서 볼 때보다 더 크게 열려 버린 구멍 너머에 온 정신을 쏟았다.

그러자 까마득한 거리를 두고 서로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두 존재가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건 손톱만 한 크기로 보이는 드래곤과, 모래알보다 약간 커 보이는 인간 형태를 한 무언가였다. 당연히 그 무언가는 혼돈의 파편 중 하나일 것이다.

둘은 이드의 예상대로 싸우는 중이었는데, 현재 드래곤이 많이 밀리고 있었다. 변수가 없다면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저 드래곤은 죽는다. 

“저대로는 위험하겠는데.”

ᅳ하지만 당장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돕고 싶어도 지금은 기다려요.

“쯧.”

혀를 찬 이드는 앞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쳤다. 그러자 쿵 하고 앞을 가로막고 있는 벽이 진동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앞서 라미아가 충돌했을 때보다 작은 힘.

그러나 변수로 작용하기에는 충분했다. 저 멀리서 계속해서 쫓고 쫓기기를 반복하던 두 존재가 일순 그 움직임을 멈추고 이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기 때문이다.

이드가 저들을 보듯, 저들도 이드를 보고 있음이 분명했다.

먼저 움직인 건 더 작은 형체를 한 혼돈의 파편이었다. 혼돈의 파편은 당장 드래곤을 공격하던 것을 멈추고는, 구멍을 향해 전력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에 달려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기에는 풍기는 기운이 너무 흉흉하다.

“저 자식, 설마 이 구멍을 닫으려는 건 아니겠지?”

-왜 아니겠어요? 가장 쉬운 해결 방법일 텐데.

“그럼 곤란하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냐?”

ᅳ현재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늦지 않게 마법이 발동만 된다면 구멍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저쪽으로 넘어가는 것도 가능해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혼돈의 파편이 손을 쓰기 전에 앞을 막고 있는 이 벽부터 치워야겠지만 말이다.

그야말로 속도 싸움.

그리고 이런 사정을 한발 늦게 파악한 것일까. 혼돈의 파편이 이쪽으로 달린 덕에 한숨을 돌리고 있던 드래곤이 뒤늦게 전력을 다한 날갯짓으로 혼돈의 파편을 쫓기 시작했다.

과연 날개가 있는 쪽이 아무래도 비행에 익숙하기 때문일까. 몸체 뒤쪽으로 무언가를 분사하며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드래곤과 혼돈의 파편이 어지럽게 얽히다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추격전.

이드는 그 모습을 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나저나 외계라고 하더니, 정말 우주와 같은 공간인 모양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거리가 더 먼 것 같았다.

“드래곤의 자존심이 있지, 공중전이라고! 좀 더 힘을 내!”

이드는 그 모습에 열심히 열을 냈다. 자칫 수초 차이로 적을 처리하고 아군을 늘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혼돈의 파편과 드래곤이 금방이라도 손에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드래곤의 표정은 물론, 혼돈의 파편의 얼굴도 정확히 보였다. 

“외계에서 드래곤을 막고 있는 파편이 저놈이었구나!”

그리고 얼굴을 알아본 건 상대편 역시 마찬가지.

“……!!”

무어라 크게 소리치던 혼돈의 파편이 갑자기 비행 방향을 홱 하고 돌려 드래곤의 날갯죽지를 잡아채더니, 구멍을 향해 던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에 딱 맞춰 이드를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사라졌다. 그와 함께 라미아가 외쳤다.

-젠장! 움직이면 안 돼요, 이드!

“뭐? 왜!”

이드 역시 벽이 사라졌음을 알고 곧장 구멍 안으로 몸을 날리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라미아의 목소리가 그런 이드의 발을 잡았다.

이드는 망설이지 않고 허공을 밟고 날아올랐다. 그 목표는 구멍. 지금 상황으로 보아 저 너머에 혼돈의 파편과 드래곤이 있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매우 공교롭게도 양측이 싸우는 중이고,

어쩌면, 정말 운이 좋다면, 오늘 최소 하나의 혼돈의 파편을 정리함은 물론이고, 외계에서 고생하고 있을 드래곤을 그레센으로 복귀시킬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런 기대감에 구멍 입구까지 날아오른 이드는 라미아를 막아섰던 벽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고 어느새 아래에서 볼 때보다 더 크게 열려 버린 구멍 너머에 온 정신을 쏟았다.

그러자 까마득한 거리를 두고 서로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두 존재가 서서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건 손톱만 한 크기로 보이는 드래곤과, 모래알보다 약간 커 보이는 인간 형태를 한 무언가였다. 당연히 그 무언가는 혼돈의 파편 중 하나일 것이다.

둘은 이드의 예상대로 싸우는 중이었는데, 현재 드래곤이 많이 밀리고 있었다. 변수가 없다면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저 드래곤은 죽는다.

“저대로는 위험하겠는데.”

ᅳ하지만 당장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요. 돕고 싶어도 지금은 기다려요.

“쯧.”

혀를 찬 이드는 앞을 가로막고 있는 벽을 쳤다. 그러자 쿵 하고 앞을 가로막고 있는 벽이 진동했다.

하지만 그래 봤자 앞서 라미아가 충돌했을 때보다 작은 힘.

그러나 변수로 작용하기에는 충분했다. 저 멀리서 계속해서 쫓고 쫓기기를 반복하던 두 존재가 일순 그 움직임을 멈추고 이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기 때문이다.

이드가 저들을 보듯, 저들도 이드를 보고 있음이 분명했다.

먼저 움직인 건 더 작은 형체를 한 혼돈의 파편이었다. 혼돈의 파편은 당장 드래곤을 공격하던 것을 멈추고는, 구멍을 향해 전력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오랜만에 만나는 반가움에 달려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기에는 풍기는 기운이 너무 흉흉하다.

“저 자식, 설마 이 구멍을 닫으려는 건 아니겠지?”

-왜 아니겠어요? 가장 쉬운 해결 방법일 텐데.

“그럼 곤란하지! 어떻게 해야 하는 거 아냐?”

ᅳ현재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요. 늦지 않게 마법이 발동만 된다면 구멍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저쪽으로 넘어가는 것도 가능해요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혼돈의 파편이 손을 쓰기 전에 앞을 막고 있는 이 벽부터 치워야겠지만 말이다.

그야말로 속도 싸움.

그리고 이런 사정을 한발 늦게 파악한 것일까. 혼돈의 파편이 이쪽으로 달린 덕에 한숨을 돌리고 있던 드래곤이 뒤늦게 전력을 다한 날갯짓으로 혼돈의 파편을 쫓기 시작했다.

과연 날개가 있는 쪽이 아무래도 비행에 익숙하기 때문일까. 몸체 뒤쪽으로 무언가를 분사하며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드래곤과 혼돈의 파편이 어지럽게 얽히다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추격전.

이드는 그 모습을 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나저나 외계라고 하더니, 정말 우주와 같은 공간인 모양이다.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거리가 더 먼 것 같았다.

“드래곤의 자존심이 있지, 공중전이라고! 좀 더 힘을 내!”

이드는 그 모습에 열심히 열을 냈다. 자칫 수초 차이로 적을 처리하고 아군을 늘릴 좋은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혼돈의 파편과 드래곤이 금방이라도 손에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드래곤의 표정은 물론, 혼돈의 파편의 얼굴도 정확히 보였다. “외계에서 드래곤을 막고 있는 파편이 저놈이었구나!”

그리고 얼굴을 알아본 건 상대편 역시 마찬가지.

“……!!”

무어라 크게 소리치던 혼돈의 파편이 갑자기 비행 방향을 홱 하고 돌려 드래곤의 날갯죽지를 잡아채더니, 구멍을 향해 던지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에 딱 맞춰 이드를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사라졌다. 그와 함께 라미아가 외쳤다.

-젠장! 움직이면 안 돼요, 이드!

“뭐? 왜!”

이드 역시 벽이 사라졌음을 알고 곧장 구멍 안으로 몸을 날리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라미아의 목소리가 그런 이드의 발을 잡았다.

-교차점에 드래곤이 먼저 들어왔어요. 한쪽이 먼저 들어선 이상, 대상이 이쪽으로 완전히 넘어오기 전에는 이쪽에서 구멍을 쓸 수가 없어요! 

“그런 게 어딨어!”

이드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게 라미아에게 화를 낸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눈앞이 캄캄했다.

그 압도적인 크기 차이를 넘어 드래곤을 던져 버린 혼돈의 파편 놈이 번개처럼 구멍 앞에 자리를 잡더니 무언가를 조정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드는 봤다.

놈이 이쪽을 향해 한쪽 입꼬리를 말아 올리고 있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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