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36권 9화 – 제자와의 모험을 꿈꾸는 노마법사

제자와의 모험을 꿈꾸는 노마법사

아르티어스가 스승이라는 노마법사와 함께 영내를 돌아다니는 것을 확인한 용병단 수석마법사는 재빨리 단장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보고했다.

“놀랍게도 디겔 본인이 맞는 모양입니다. 스승이라는 늙은 마법사를 안내하며 여기저기 구경시켜주고 있답니다.”

뜻밖의 보고에 용병단 단장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예상과는 달리 전혀 의외의 상황이었으니까.

“늙은 마법사를 협박하거나 포섭했을 가능성은?”

수석마법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대답했다.

“두 사람의 분위기로 봤을 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듯합니다. 저도 도저히 믿겨지지가 않아 직접 가서 살펴봤는데, 노마법사가 디겔을 보는 눈빛에 아주 꿀이 뚝뚝 떨어지던데요.”

수석마법사의 말에 용병단 단장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가짜인 줄 알았는데…………”

보기 드물 정도의 미남인 건 그렇다 치고, 불타오르듯 새빨간 머리카락은 너무 눈에 띄었다.

신분증과 지금의 얼굴 모습이 너무 다르지 않냐는 추궁에 여자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 마법으로 좀 바꿨다는 뻔뻔한 변명은 아무리 생각해도 첩자나 도망자가 할 행동은 아니었다.

그리고 용병단에 입단하자마자 저렇게까지 두각을 드러낸다는 것도 이상하다.

하지만 용병단 단장은 거칠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수많은 용병들을 부리며 살아왔던 그였기에 말로 설명하기 힘든 소위 「」이라는 게 발동한 것이다. 뭔가 상당히 수상쩍다는.

“어쩌면 그 스승이라는 노마법사조차 우리를 현혹시키려는 수작일 수도 있지 않나? 분명 어딘가에서 보낸 첩자일 게 분명해.” “아직까지 디겔을 수상쩍다 생각하고 계신 모양이군요.”

단장이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본 수석마법사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에혀, 저 정도 실력자를 투입해 공을 들여야 할 만큼 그런 엄청난 정보를 우리 용병단이 가지고 있는 지가 더 의심스럽습니다. 솔직히 말이 좋아 십대용병단이라 불리지, 요즘은 용병단장이 촌구석 영주조차 되기 힘든 세상 아닙니까?”

과거처럼 용병단이 반란이라도 일으켜 왕실을 전복시킬 만한 힘이라도 지니고 있다면 혹 모르겠지만, 지금은 합법적인 일을 주로 하는 깡패집단과 별로 다를 것도 없는 상태였다.

만약 디겔 정도의 실력 있는 마법사를 첩자로 침투시킬 생각이라면 이런 용병단보다는 원로원 직속의 연구소에 침투시키는 쪽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정보를 빼낼 수 있을 건 자명한 사실이 아니겠는가.

잠시 생각해보던 단장은 마지못해 수긍했다.

“자네 말이 옳은 듯 하이.”

“그렇다면 이젠 대책을 생각해둬야 하지 않을까요?”

“무슨 대책?”

“스승 살해를 빌미로 협박하려던 게 무산됐으니, 이젠 어떻게 디겔을 붙잡으실 생각이신 거죠? 저 정도 능력이라면 사방에서 군침을 흘리며 자기들 용병단으로 오라며 달려들 게 뻔한데…………”

“크음……….”

처음과는 달리 상황이 너무 바뀐 게 문제였다.

만약 그저 그런 마법사였다면 신경조차 쓰지 않았겠지만, 그가 예상치도 못했던 엄청난 마법으로 고블린 둥지를 궤멸시켜줌으로 인해 그곳에 얽매여 있던 많은 부하들이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그는 모든 용병단이 원하는 보물과도 같은 존재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만큼 용병단에게 고블린 토벌은 골칫거리였기 때문이다.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기 전에 일단 무역로를 평정하는 임무에 그를 동참시키는 건 어떻겠습니까?”

수석마법사의 제안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단장은 인상을 찡그리며 되물었다.

“그곳에는 왜?”

“지금 모든 용병단의 이목이 디겔을 향해 있지 않습니까. 그들의 관심에서 디겔을 잠시라도 떨어뜨려 놓을 필요가 있다는 거죠.” 디겔의 활약상이 외부로 알려지게 된 건 순전히 용병길드 탓이었다.

페가수스 용병단에서도 디겔의 존재가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그를 중심으로 한 독립부대까지 편성한 후 마법통신으로 직접 지시를 내렸었다.

하지만 고블린 사냥에 발목이 잡혀있던 많은 부대들이 요 근래 임무를 완료하고 새로운 임무를 하달받는 특이상황이 벌어진 걸 길드가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마법사가 파견되어 있지 않은 휘하부대들에 보내는 지시들은 모두 용병길드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보니 그건 당연한 결과였다. 수석마법사의 의중은 디겔을 일단 전쟁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에 합류시켜 놓으면 디겔을 포섭하려는 타 용병단의 접근을 수월하게 차단할 수 있을 거라는 뜻이었다.

“그건 자네 말이 맞는 것 같군.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해.”

“예, 단장님.”

지시를 내린 단장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려던 수석마법사를 불러 세웠다.

“잠깐만.”

“옛, 다른 지시 사항이라도 있으십니까?”

“디겔을 홉킨스의 직속으로 넣지는 말게.”

수석마법사는 단장이 왜 그런 지시를 내린 것인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음흉스런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가 공을 세워 이목이 더 집중되지 않도록 하라는 말씀이시죠? 제가 잘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부탁하네.”

“예, 단장님.”

제자와의 모험이라는 오랜 꿈을 말했을 뿐인데, 뻣뻣하게 굴던 사람이 갑자기 태도가 급변해 자신을 스승이라 부르며 대접을 해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뭔가에 홀린 것처럼 그 사내를 따라 용병단 본부로 들어가 호위 조원들에게 인사도 받고 주위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밤이 되어 홀로 남겨지자 노마법사로서는 아무래도 사내의 행동이 수상쩍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죽은 제자의 신분증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자신이 진짜 스승이라도 되는 것 마냥 너무 극진하게 대해 주니 오히려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진실은 아르티어스가 지극히 단순한 의도로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었지만, 이 모든 게 드래곤의 유희라는 걸 알지 못하는 노마법사로서는 덜컥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수상하다. 이런 경우, 뭔가 사고를 치고는 자신에게 옴팡 뒤집어씌우려고 저러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가장 먼저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록 이 나이가 되도록 사회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살아오며 이것저것 주워들은 게 있다.

노마법사의 머리는 아직까지는 정상적으로 잘 움직이고 있었다.

‘그가 내 제자의 신분증을 도용하고 있다는 걸 이곳 용병단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게 좋지 않을까?’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지금껏 제대로 된 모험이라고는 해보지도 못하고 폭삭 늙어버린 노마법사로서는 자신이 지금 음모의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밀고한다면 가슴을 뛰게 만들고 있는 이 짜릿한 모험 또한 끝이 난다는 게 문제였다.

“어떻게 해야 할까?’

밤늦게까지 잠 못 이루고 고민하던 노마법사는 밀고를 할 때 하더라도 조금은 모험을 즐긴 후에 하기로 했다.

지금껏 상상 속으로만 그려왔던 모험이 이제 막 시작됐는데 벌써 끝내기에는 너무 아쉬웠던 것이다.

게다가 모험의 시작이 왠지 음모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진짜배기인데 그냥 이대로 포기하기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제자를 자처하는 사내가 자신을 어떻게 함정으로 밀어 넣으려고 음모를 꾸미는지 지켜본 후 차분히 대처해도 늦지 않으리라. 지금껏 읽은 영웅담 속에 자신이 들어온 듯한 기분에 노마법사의 기분은 한껏 고양되어 있었다.

수수께끼의 괴인이 무슨 함정을 팔까? 영웅담 속의 갖가지 함정들을 떠올리며 그 대비책을 궁리해보는 노마법사였다.

오랜 산책으로 피곤해하는 스승을 쉬라고 한 후, 아르티어스는 브로마네스에게 신호를 보냈다.

곧이어 브로마네스의 시큰둥한 목소리가 작은 수정구를 통해 들려왔다.

「무슨 일이냐?」

“오늘 한가해?”

「한가하기는 개뿔이…………… 바빠 죽겠다.」

“바쁘긴 뭐가 바빠?”

「새로운 임무가 하달됐거든. 친구, 자네와 달리 난 밑에 돌봐줘야 할 부하들이 잔뜩 있으니 말이야. 이틀 후에 출발이니, 부하 놈들 챙겨주려면 바쁠…」

여기까지 말하던 브로마네스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너도 간다고 들었는데, 왜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고 있냐?」

그 말에 아르티어스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틀 후 출발이라는데, 정작 자신은 그런 얘기를 들은 적도 없었으니까.

“나도 간다고? 난 아직 그런 얘기 못 들었는데………”

「이상하네? 이번 임무에 마법사가 여섯 명 투입되는데, 그중에 너도 포함되어 있다고 미하엘한테서 들었거든. 참, 미하엘이란 호비트는 내가 속해 있는 35대대 대대장이야.」

“그래? 행정부에서 깜빡하고 내게 연락을 안해 준 건가. 그런데 그거 무슨 임무인데?”

노마법사를 데리고 영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녔기에 길이 엇갈려 말을 못 들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아르티어스는 자신이 맡게 될 임무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수정구로 이런 얘기하기엔 좀 그런데……………. 가능하면 만나서 얘기하자. 시간 좀 낼 수 있냐?」

요즘 들어 둘 다 저마다 바빴기에 좀처럼 함께 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이지. 나 지금 본부에 돌아와 있거든.”

아르티어스의 말에 브로마네스가 그거 보라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본부에 도착해 있는 거 보면 네가 가는 게 확실하네. 여태까지 계속 고블린만 잡으러 다녔었잖아? 그러니 이제 굵직한 임무를 맡을 때도 됐지.」

“네 말이 맞는 거 같긴 한데. 그런데 이놈들은 왜 이틀 후 출발이면 아직까지도 나한테 통지를 안 하고 있는 거지?”

「뭐,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어쨌거나 그딴 건 만나서 얘기하자. 술 한잔 하면서 말이야. 내 레어에서 만날까?」 “그러자.”

1시간쯤 후, 두 드래곤은 브로마네스의 레어에서 만났다.

“어서 오게나, 친구. 오랜만일세.”

“오랜만은 무슨……”

아르티어스가 아무런 무장도 하고 있지 않은 데 반해 브로마네스는 허리에 애검을 차고 있다.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아르티어스는 브로마네스의 옷깃에 달린 계급장이 소대장에서 중대장으로 바뀌어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눈치챘다.

브로마네스는 자신이 적 연대장을 베어, 그 공으로 일 계급 진급했다는 걸 자랑하기 위해서 걸리적거리는 장검을 일부러 허리에 차고 아르티어스를 맞이했던 것이다.

“어? 너 언제 중대장으로 진급한 거냐?”

중대장이라는 말에 일부러 지금껏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의 계급장을 아르티어스가 보기 좋게 자세를 잡고 있던 브로마네스의 입이 함지박만 하게 벌어진다.

“눈썰미가 참 좋구먼, 친구, 일주일 전에 승진했지.”

아르티어스는 짜증이 왈칵 치솟았다. 자신은 하찮은 고블린이나 잡는다고 개고생을 하고 있는데, 저놈은 제대로 된 유희를 즐기고 있으니 성질이 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런 젠장!”

“부러운가? 친구, 그래서 내가 뭐라고 했나. 마법사처럼 눈에 띄는 직업 말고 검사를 하라고 했잖아.”

아르티어스는 짜증 난다는 듯 손을 휘휘 내저으며 슬쩍 말을 돌렸다.

“그 얘기는 됐고, 어디로 간다고 하던데?”

자신도 차출되어 함께 가야 한다고 하니,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기에 묻는 것이다.

“확실한 건 잘 모르겠고, 사막이라고 들었어. 「고블린 킬러라 불리는 네가 차출된 걸 보면 사막에 서식하는 몬스터라도 잡으러 가는 거겠지.”

때는 이때다 생각했는지 열심히 아르티어스를 놀리는 것에만 정신이 팔린 브로마네스의 대답에 아르티어스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에휴,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거긴 실버 새끼들 작업구역이잖아. 최소한의 정보라도…………”

“쯧쯧, 걱정도 팔자네. 그렇게 시시콜콜 다 알아보고 가면 유희하는 재미가 뚝 떨어진다니깐. 미지(未知)의 세계를 모험하는 쾌감, 몰라?”

순간 아르티어스의 얼굴이 짜증으로 왈칵 일그러졌다.

“이런 젠장, 이놈이고 저놈이고 모험은 개뿔이! 한 번 호되게 당해봐야 모험 같은 헛소리를 안 하지!”

“에이, 소심한 짜식. 어지간한 건 내가 다 해결해 줄 테니 너무 걱정 마. 이런 놈이 뭔 유희를 즐기겠다고, 쯧.”

그러면서 자신의 애검을 툭툭 치는 브로마네스. 이번 유희를 위해 특별히 장만한 검이다.

얼마 전 모험에서 상대편 연대장을 필마단기로 돌격해 베어버린 후, 검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져 있는 상태였다.

잠시 꿀이 흐를 만큼 애정 어린 눈으로 검을 바라보던 브로마네스는 여전히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아르티어스를 보자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 목걸이가 있는데, 설마 우리를 알아볼 수 있는 놈이 있으려고. 너무 걱정 말게나 친구.”

“뭐, 목걸이가 있긴 하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걱정이 되는구만.”

상대는 동족인 드래곤이다. 그것도 강력하기로는 첫손가락에 꼽힌다는 실버 일족.

더군다나 실버 일족의 수장인 쟈크레아는 아르티어스를 손보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상태였다.

아르티어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목숨의 위협을 받으며 유희를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대적이 불가능한 상대와 맞닥트릴 수 있었다.

아버지가 없는 지금, 기댈 구석이라고는 단 한 군데도 없었다. 뭔가 심장이 쫀득해진 상태……………

어쩌면 아르티어스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유희를 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심각하게 고민하던 아르티어스가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보험을 하나 들어놓을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보험이라니?”

“팔시온을 불러서 후방지원을 하라고 해야겠어.”

그 말에 브로마네스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팔시온? 팔시온이 누구지?”

“팔시온 몰라? 치레아의 팔시온 말이야. 호비트 치고는 제법 강한 놈이니 여차하면 써먹기에 좋잖아.”

브로마네스가 아무리 세상사에 관심이 없다 해도 「치레아」라는 성을 쓰는 호비트가 어떤 존재인지는 안다. 예전에 한번 치레아에 찾아가서 난장판을 벌이기까지 했었으니까.

“설마…, 치레아 대공을 말하는 겐가?”

“자네도 알고 있는 모양이군. 바로 그놈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놈은 보험으로 써먹기에는 너무 유명한 놈이야.”

“유명하다고? 흥!”

아르티어스에게 팔시온이라는 존재는 허구헌날 자신에게 줘터지면서도 개기던 꽤 재미있는 호비트로 기억되고 있을 뿐이었다. 팔시온이 웬만한 국가의 국왕급에 필적하는 지위와 권세를 지니고 있건, 마스터가 됐건 그런 건 아르티어스에게 있어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팔시온은 그저 아들놈의 부하일 뿐이었다.

이때, 브로마네스가 뭔가 떠올랐다는 듯 손가락을 딱 튕기며 말했다.

“그래! 아무래도 그 녀석을 쓰는 게 좋겠군.”

“별 볼 일 없는 놈이라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

“걱정하지 말게, 친구. 이럴 때를 위해서 내가 포섭해 둔 호비트가 하나 있다네. 강철 장난감도 가지고 있지. 어때? 이만하면 훌륭한 보험이 되지 않을까?”

브로마네스의 제안에 아르티어스는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다.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팔시온을 끌고 오면 될 테니까.

미래를 생각하는 자신의 안목에 스스로 만족스러워진 브로마네스는 브랜디를 쭉 들이켠 후,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녀석을 거둬두길 아주 잘했어. 이렇게 써먹게 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