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서 작성
시험까지 앞으로 3일!
세 번의 낮과 세 번의 밤만 지나면 환마동 시험이 시작되는 것이다.
노점상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화려한 축제 분위기의 떠들썩한 전야제는 없었다.
비류연은 내심 그런 것을 바란 것 같지만 이것은 봄꽃 축제 같은 놀이가 아니라 생사가 갈릴지도 모르는 시련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었다. 다들 각오를 다지며 자신들의 무기를 손질하고 내일을 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돌아온 탕아 비류연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결코 곱지 않았다. 다들 비류연이 없는 동안 엄청난 수련을 해야 했다. 고약한은 늑기한에게 이기기 위한 각오를 보 여 줄 요량이었던지 흑검조들을 마치 지옥의 마귀처럼 닦달했던 것이다.
“저 녀석은 뭐 하러 돌아왔어? 계속해서 병상에나 쓰러져 있지… 에이, 눈에 거슬리게!”
한 관도가 투덜거렸다. 그러자 또 다른 관도가 곧장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일세. 저 녀석이 없는 동안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는가? 그동안 우리가 당한 시련을 저 녀석이 감히 어찌 알겠는가. 그 지옥은 겪어본 사람만이 느껴볼 수 있을걸세! 저 녀석은 이미 이곳에 있을 자격이 없어!”
그의 말에는 적의가 가득했다. 그동안 그들이 치러 왔던 수련은 눈물 없이는 말할 수 없는 힘든 수련의 나날이었다. 매일매일 땀을 한 양동이씩 쏟으며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검을 휘둘러야 했다. 입 안에 소금이 버석버석 씹힐 정도로 훈련은 고되고 악랄했다. 하지만 고약한 노사는 멈추지 않았다. 수련 중에 부상은 예사였 다.
‘무공은 장난이 아니다. 그러므로 훈련 또한 실전처럼 해야 한다!’
…라는 것이 고약한의 지론이었던 것이다. 일단 그의 밑에 들어간 이상 하라면 군말 없이 해야 했다. 결코 반항은 있을 수 없었다.
검을 만 번 휘둘렀는지 아니면 십만 번 휘둘렀는지 셀 수도 없었다. 고약한의 혹독한 수련을 제대로 따라가는 사람은 주작단과 나예린과 독고령과 효룡과 윤준호 와 장홍뿐이었다. 주작단을 제외한 다섯 명은 다들 무당산에서 혹독한 수련을 겪은 경험이 있었기에 그나마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주작단은 이 정도 수련도 웃으면서 해냈다. 그들은 혹독함과 지독함과는 매우 친숙한 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비류연과 얽힌 이후 그들이 치러 온 훈련 중에 지옥 훈련 아닌 훈련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제 주작단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괴물 소리를 듣 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에게 그들은 지치지 않는 초인(超人)처럼 보였던 것이다.
주작단은 예외로 치더라도 다른 관도들은 소위 말하는 지옥 수련의 혹독함을 맛보았던 것이다. 비류연이 팔자 좋게 병상에서 뒹굴거리는 동안에!
물론 중상을 입고 병상에서 병치레하는 것도 무척이나 고역이었지만 지금 이들에게 그런 사정까지 신경 써줄 온정은 남아 있지 않았다. 혹독한 수련은 그들에게 악과 깡만 남아 있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러니 줄곧 병상 위에서 뒹굴다가 시험 기간이 다가오자 슬그머니 병상에서 내려온 비류연이 눈에 거슬리는 것은 당연했다. 그만큼 그는 수련 또한 게을리 하지 않았던가. 모두들 협심 합동하여 그의 시험 참가 불가를 외치고 싶었으나 애석하게도 삼성무제 우승경력을 가진 그는 참가 자격이 충분했다.
“할 수 있겠느냐?”
“물론이죠.”
“넌 그동안 있었던 모든 수련을 빼먹었다. 그런데도 상관없다는 것이냐?”
“물론입니다. 그런 것에 연연했다가는 이 험한 강호에서 못 살아남죠.”
“좋다. 참가해라!”
흑검조의 담당 사부인 고약한 노사 또한 대부분의 수련에 불참한 비류연이 무척이나 미덥지 못했지만 빙검 총노사의 요청이 있어 가타부타 말을 하지 않고 그의 시험 참가를 허락했다. 그래서 비류연은 아무런 장애 없이 환마동 시험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리고 3일 후 있을 미확인 부분인 시험의 생사 문제에 대해 노사들도 할 일이 있었다.
3일 후 시험에 참가할 관도들을 일제히 불러 모은 고약한이 날카롭고 뾰족한 쇠작살 같은 시선으로 관도 하나하나의 심장을 꿰뚫었다. 그 시선에 담긴 힘이 너무 나 강렬해 개중에는 그 기운에 반응해 움찔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의 눈빛은 왠지 사람들에게 방어 본능을 가동케 하는 묘한 힘이 있었다.
고약한은 귀찮은지 아무런 말도, 그 어떤 부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그저 개인당 종이 두 장씩을 일일이 나누어 주었다.
“으잉?”
“어라?”
“뭐지?”
“얼레?”
종이를 받아든 관도들 입에서 의아함이 연속적으로 터져 나왔다. 현재 자신들이 받아든 그것은 단순한 종이가 아닌 게 분명했다. 이 종이는 매우 불쾌하고 음산한 기운을 내포하고 있었다. 종이 주제에… 왠지 모를 불길함이 배어 있는 느낌이었다. 분명 모종의 용도가 있는 게 분명했다.
“이게 뭡니까, 노사님?”
개방 출신답게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개방 방도의 방규 중 하나가 바로 맞을 때 맞더라도 알건 알고 죽자였다 – 노학이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용기를 내어 물었 다. 돌아오는 말은 싸늘했다.
“써라!”
고약한 노사의 말은 그게 다였다. 평소 고약한의 짧은 말에 불만이 많았던 노학은 기어이 오늘을 길일(吉日)로 잡아 폭발하고야 말았다.
“뭔지 알아야 쓸 것 아닙니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면서 도대체 무엇을 쓰란 말입니까?”
고약한 노사가 고개를 홱 돌려 휘번뜩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노학은 순간 찔끔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배짱을 튕겼다. 이미 돌 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말해 주지 않으시면 못 쓰겠습니다. 아니 안 씁니다!”
등이 뒤로 굽어질 정도로 배를 내밀며, 완전한 배 째라 자세를 완벽히 갖춘 노학이 말했다. 고약한의 눈매가 더욱 가늘어졌다. 그에 반비례해 그 눈에 맺힌 기세는 더욱더 막강해졌다.
흑검조 사람들은 다들 긴장된 시선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가며 보았다. 그 중에서도 비류연은 꽤나 흥미진진한 시선이었다.
“쓸데없는 일에 목숨 거는 것은 여전하군. 저 녀석은 저러다가 항상 본전도 못 건지지.’
당장이라도 고약한이 노학의 배를 반으로 가를 것만 같은 흉험한 기운이 흘렀다.
잠시 뒤 고약한은 단 두 글자를 내뱉었다.
“각서!”
이 말을 내뱉을 때 고약한의 얼굴 상처 몇 개가 동시에 꿈틀거리며 사람들에게 더욱더 괴기스런 인상을 심어 주었다. 각서라는 말이 고약한 노사의 입에서 나오자 더욱더 불길함을 내포하고 있었다.
“무슨 각서요?”
노학은 어리둥절했다.
“이번 시험 도중 만일에 사고로 죽더라도 천무학관을 향해 불평불만하지 않고 조용히 성불하겠다는 내용의 각서지, 흐흐흐.”
갑자기 찬물을 끼얹은 듯 강론실 안이 조용해졌다.
노학은 갑자기 피가 차갑게 식는 느낌이었다.
“노… 농담이시겠죠?”
그렇게 말하는 노학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오늘 처음 고약한의 농담을 들었다고 노학은 자조했다. 그것은 무척이나 생경한 경험이었다. 그 러나 차마 입 밖에 내지는 못하지만 재미없는 농담이었다. 아마 이곳 강론실 전체의 관도들이 자신의 의견에 동의할 것이다.
“그럼 그 다음 종이는요?”
나눠 준 종이는 전부 두 장이었다.
“흐흐흐, 그건 유언장이다. 혹시 죽을지도 모르는데 아무 말 없이 죽으면 부모님들이 얼마나 슬퍼하시겠느냐. 자식된 도리로서 마지막 말은 남기고 가야지, 안 그 러냐?”
노학의 얼굴이 휴지통에 버려진 종이 쓰레기처럼 구겨졌다. 차라리 안 들으니만 못한 말이었다. 그들을 놀리며 그것을 즐기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정말 성질 고 약한 영감탱이라고 노학은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그 정도로 위험한 곳이란 말입니까? 이 환마동이란 곳이? 그렇게 젠장맞을 곳이라면 생각을 달리 해야겠는데요.”
물건을 함부로 여기는 것은 거지 된 도리가 아니었다. 목숨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도 모른다!”
고약한이 대답했다.
“그럼 누가 압니까?”
노학은 기가 막혔다.
“노부도 들어가 보지 못한 곳인데 내가 어찌 안다고 말하겠느냐. 직접 겪어 보면 알게 되겠지. 내가 알 바는 아니다. 시험 문제를 미리 가르쳐 주는 선생도 있다더냐?”
“없죠!”
어디다 대고 감히 화를 내냐는 투였다. 사실 고약한은 정말로 그것을 소문으로만 접했을 뿐 그 실체를 경험한 적은 없었다. 더 이상 할 말도 없었다.
“그럼 3일 간 시간을 줄 테니 무서운 놈은 포기해라! 포기 신청도 받아준다. 겁쟁이는 포기해도 좋다.”
최고 명문명가의 자손들과 제자들만 엄선해서 모아 놓은 곳이었다. 감히 낯부끄러워 포기한다는 사람은 없었다.
이들은 알고 있었다. 만일 여기서 포기하면 환마동에서가 아니라 가문이나 사문의 불같은 아버지나 사부 손에 맞아 죽으리란 것을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명성 에 먹칠이 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후대책(死後對策)이란 살아 있는 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 중 하나이다. 한정된 시간을 사는 자는 자신의 죽음 그 뒤를 항상 생각해야만 한다. 그러니… 잔말 말고 써라!”
그리고 고약한은 애들이 못 미더운 듯 한마디 더 덧붙였다.
“이번이 마지막 휴식이 될지 모르니… 제군들의 생애에 있어서 충분히, 그리고 천천히 즐기도록.”
정말 농담이라면 상당히 악질적인 농담이었다. 사람들을 약 오르게 하는 가장 효과적인 말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사람을 약 오르게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을 터득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3일 간의 휴식이 정해졌다. 아주아주 운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마지막 휴식이 될지도 모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사망자가 드물다는 말로 주위에서는 안심시키려 하였지만 드물다는 것은 있다는 말과 동일한 말이었다. 게다가 18년 동안 폐쇄되어 있었던 것을 보면 충분히 그 내포된 위험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마천각을 이기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는 이곳 천무학관에서도 그 위험성 때문에 봉인을 결정한 것이었다. 그 봉인이 지금 18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풀리려 하고 있었다.
달이 휘영청 밝은 밤, 바람이 쓸쓸하게 불어오고 있었다.
“오래간만이군, 천!”
“그래, 오래간만이네, 청흔! 저번에 만난 이후로 반년 만인가?”
청흔이 위지천의 방을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것은 오래전 일이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의 침묵이 이어졌다.
청흔이 그답지 않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위지천을 쏘아보았다. 그는 점점 더 타락해 가는 자신의 친구를 보는 게 너무나 싫었다. 그리고 화가 났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건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군.”
“정말 모른단 말인가? 정말로?”
청흔이 버럭 언성을 높였다. 그는 친구로서 위지천에게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그에게 예전의 총기(聰氣)와 예기(銳氣)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제 그만 잊고 포기하게.”
청흔은 차마 그 대상을 정확하게 지칭할 수가 없었다.
“ᄒᄒᄒ 죽여 버릴 거야! 그 자식을 반드시 죽여 버릴 거야! 그런 해충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세상과 그녀에 대한 해악이야! 반드시… 반드시… 죽여 버 릴 거야.”
위지천의 눈에 광기가 일렁거렸다. 비류연을 당장이라도 씹어 먹을 기세였다.
“이 정도일 줄이야…….’
청흔은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
위지천의 정신은 지금 너무나도 황폐하게 망가져 있었다. 그는 마음이 아려 왔지만 이 순간 더 이상 대화를 진전시킬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사람은 어떤 하나에 집착하게 되면 주위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위지천의 경우도 그러했다.
“정신 차리게! 여자에 미쳐 있는 자네의 모습이 결코 보기 좋지는 않군!”
“뭐라고? 지금 뭐라고 했나? 내가 누구에게 미쳐 있다고?”
위지천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다시 한 번 그의 눈에 광기가 번뜩였다. 청흔은 더 이상 소모적인 말싸움으로 의를 상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현실은 오늘의 방문 으로 충분히 절감할 수 있었다.
“내가 말을 심하게 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겠네. 하지만 여전히 자네의 말에 동조할 수 없으며 자네의 행동을 지지할 수 없음도 잊지 말아주게나. 이것이 친구로 서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충고일세. 달라진 자네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네!”
청흔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쾅! 쾅! 쾅!
위지천이 탁상을 거칠게 두들겼다.
“그만! 이제 그만해! 그마아아안!”
그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고함을 질렀다. 더 이상 듣기 싫다는 듯 귀를 틀어막았다. 청흔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셋이서 강호를 풍미하고 다니던 때가 그립군. 하루 빨리 예전의 자네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겠네. 한 명의 여자 때문에 자네의 모든 인생을 내버리는 어리석은 행 동은 하지 말게. 그럼 난 이만 가보겠네. 내일 시험에서는 서로 최선을 다해 보세나.”
그렇게 말을 마친 청흔은 방문을 열고 나갔지만, 자신의 말이 실현될 가능성이 무척이나 미미하다는 사실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사랑이란 게 무엇이기에….. 그 사랑 중에서도 짝사랑만큼 서글픈 것도 없었다. 대답 없는 메아리를 기다린다는 것은 엄청난 인내심을 요하는 고약한 일이기 때 문이다. 개중에는 그 때문에 산을 뒤엎으려는 자까지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메아리가 되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산만 황폐해질 뿐!
청흔의 기척이 멀리 사라진 것을 확인하자, 위지천은 조그맣게 흔들리는 불빛에 의지해 품속에 고이 모셔 놓은 한 가지 물건을 꺼내 불빛 아래에 비추어 보았다. 귀한 도자기를 만지는 것처럼 그의 손은 조심스럽기 짝이 없었다.
‘힘을 원하는가??
아직도 귓속을 생생히 울리는 그날의 목소리! 그의 간절한 소망에 응답한 목소리의 주인이 자신에게 준 물건이었다.
“이것이라면 반드시!’
그는 그 물건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다 다시 품속으로 조심스럽게 옮겼다.
“죽일 거야……. 반드시 죽여 버릴 거야!”
눈엣가시는 빼서 완전히 소멸시켜 버릴 때만이 안전할 수 있다.
“반드시!”
시퍼런 안광을 빛내며 위지천은 그 사람으로부터 받은 물건을 손에 꽉 쥐었다.
“드디어 시작이군요.”
대공자가 하늘의 바람을 타고 날아온 보고서를 보며 말했다.
“네! 드디어 내일입니다.”
허리를 거의 직각에 가깝게 굽히며 치사한이 대답했다.
그들이 지금 나누고 있는 대화의 주제는 바로 정파 화산규약지회 대표 선발 시험인 환마동 시험에 관한 것이었다. 이들의 관심이 그것에 쏠려 있는 게 당연했다. “그렇다면 축하 선물로 관(棺)이라도 보내야겠군요.”
너무나 섬뜩한 말이었다. 장례식 때나 필요한 관이란 물건은 절대 추천할 만한 선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치사한은 야비한 미소를 머금었다.
“케헤헤헤헤. 그러는 게 좋겠군요. 아무래도 내일 그들은 많은 수의 시체를 치워야 할지도 모를 테니……. 인간 된 도리상 관이라도 보내주는 게 사람의 정이라는 것이겠지요. 크크큭.”
그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음을 터뜨렸다.
“일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겠지요?”
“물론입니다. 모든 안배가 완벽히 끝났습니다. 모든 것은 그분의 뜻에 따라…….”
“좋군요! 그럼 내일의 희소식을 기대하지요.”
치시한은 다시 절하고는 조용히 물러갔다. 그에게는 아직도 처리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었다.
“앞으로 들어올 소식이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군. 과연 얼마나 이 몸을 즐겁게 해줄 것인가……. 후후후.”
그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대전(大殿)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