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4권 6화 – 또 한 걸음의 전진
또 한 걸음의 전진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대주(隊主)의 손에 전서구에 다는 작은 종이쪽지가 들려 있는 것을 보고 장지가 물었다.
“이번 임무는 뭡니까?”
“뭐 별 임무는 아닌 것 같군. 요즘 패진문(覇晉門)에서 용병을 모으고 있는데, 그들을 도와주라는 지시야.”
패진문이라는 시골 문파 이름이 나오자 장지는 궁금한 듯 물었다. 패진문은 원체 구석에 처박힌 문파라서 아무런 가치도 없었기 때문이다.
“패진문이라고요? 패진문은 별로 대단한 문파도 아닌데, 거기를 왜?”
“우리가 의문을 제기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인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 내 생각에는 패진문하고 싸우는 천마문(天魔門)을 약화시키는 게 목적인 모양이야.” “천마문이라면 8천의 문도를 거느리는 대 문파인데, 그들과 싸운다구요?”
“과거에는 강대했지만 권력 다툼으로 쓸 만한 상층부 인물들이 대거 물갈이되어 요즘은 별 볼일 없는 모양이야. 하지만 이번에 새로 권력을 확실히 잡은 호진이란 인물이 대단히 뛰어난 모양이더군. 그자가 천마문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날뛰는 모양인데, 우리는 거기 가서 천마문의 세력 강화를 방해하기만 하면 되는 거야.” 장지는 상대를 향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흐음, 떡잎부터 자르자는 말이군요.”
“그런 셈이지.”
“수하들에게 준비하라 이르겠습니다.”
“내일 출발할 테니까 천천히 차근차근 준비하라 이르게.”
“예.”
패력검(覇力劍) 막야(幕焄)는 맹호대(猛虎隊)라 불리는 강력한 용병대의 대장이다. 사실 그도 과거에는 공동파의 뛰어난 후기지수로서 존경과 찬탄을 받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용병이라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무림에는 수많은 용병대와 용병들이 있었다. 용병이란 자신의 목숨을 바쳐 일해 주고 돈 받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용 병은 인간 시장 같은 곳을 통해 자신을 원하는 일자리를 찾거나, 어딘가 난리가 난 곳에 가서 자신을 쓰려는지 스스로 타진하기도 한다.
용병대는 그와 좀 다르다.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씩 뭉쳐 다니며 일거리를 찾는 것이다. 물론 자신들을 다 고용하지 못할 때는 일정 수 만 고용되기도 한다. 유명한 용병대에 소속되어 있다면 꽤나 높은 값을 받을 수 있고, 용병대의 대장들은 대단히 뛰어난 무공을 지닌 인물들이 많았기에 그 수하들 이 살아남을 가능성도 높았다.
맹호대는 꽤나 이름난 실력 있는 용병대였다. 그 수는 2백여 명이지만 개개인의 실력은 대단했고, 무공이 별 볼일 없는 자는 아예 받아 주지도 않는 뼈대 있는 용병 대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 용병대를 9파1방의 하나이자, 현 무림맹주 옥청학을 배출한 이름 있는 명문인 공동파가 만들었다는 것은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과거에 공동파를 위협하는 문파와 또 다른 문파가 대결을 벌인 적이 있었다. 공동파에서 상대를 드러나게 도울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일종의 지원병 같은 역할을 하도록 몰래 이들을 보냈다. 하지만 공동파에서 무림맹을 차지한 이래 이들은 공동파를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무림을 위해 움직였다. 어쨌든 천마문 같은 사파 계열의 문파가 팽창하는 것은 별로 좋은 현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각 무림의 거대 명가들은 이런 이름난 용병대를 소유하고 있거나 끈이 닿아 있었다. 과거 사천성에서 태원문(太元門)이란 문파가 일어났다. 태원문은 뛰어난 상인 으로서 넓은 상권을 차지하고 있던 혁련의 아들 혁소가 세운 문파였다. 혁소는 소림 외가의 인물로, 태원문은 소림을 등에 업고 급속도로 팽창했다.
너무나 빠른 세력 팽창에 놀란 몇몇 문파에서 그의 세력을 줄이기 위해 사령방이란 작은 문파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정면 대결을 붙였다. 이때 사령방은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 용병을 대대적으로 사용했고, 그때 그 문파들의 비밀 용병대들이 가담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대규모 결전 끝에 태원문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보유하고 있던 고수들의 8할을 잃은 후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크지는 않지만 강력한 고수들을 다수 보유한 용병대는 아마도 어떤 문파와 줄이 닿아 있으리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드물었지만, 어떤 용병대가 어떤 문파 와 관계있는지는 철저한 비밀이었다.
2주일 후 맹호대는 패진문에 도착했다. 맹호대의 대원들이 짐을 풀고 숙소를 배정받는 동안 패력검 막야는 패진문의 문주와 함께 제반 사항을 의논했다.
“어서 오게. 뭐 필요한 게 있다면 말해 주게나.”
반갑게 맞아 주는 패진문주에게 막야는 너무나 친절한 환영에 황송하다는 듯 예의 바르게 말했다.
“별 필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분께서 문주를 도와 드리라고 특별히 당부를 하셔서 도와 드리는 것이지요. 저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모두 그분께서 해결해 주시 니 문주께서는 그런 작은 일에 신경 쓰실 필요 없습니다.”
“총관에게 지시해서 신선한 고기와 술을 보내겠네. 오느라 수고했을 테니 그걸로 피로나 푸시게.”
“감사합니다.”
“이리 앉게.”
“예, 전황은 어떻습니까?”
“어떻고 말고가 있겠나? 원체 천마문이 강대한 문파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을 뿐이지. 며칠 후에는 대영산 부근에 천마문이 구축해 놓은 분타를 공격할 예정일세. 그때 도와주게나.”
“여부가 있겠습니까? 분타의 전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1천5백여 명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걸로 아네. 그들도 반수 정도는 용병이야.”
“이쪽은?”
“그대들 외에 파황대(破荒隊)와 본문의 진령대를 보낼 생각이네. 나머지 상세한 작전 지시는 갈조(葛鳥)에게 듣게나.”
“알겠습니다.”
천마문과 전쟁이 시작된 후 패진문에는 현무단(玄武團)이라는 단체가 급조되었다. 패진문의 뛰어난 고수인 갈조가 그 단장이었다. 현무단은 단장과 부단장 두 명 을 제외하고 전원 용병으로 구성되었으며, 파황대나 맹호대 같은 용병대들도 원칙상 현무단에 포함되어 현무단장의 지휘를 받게 되어 있었다.
그로부터 3일 후 패진문은 천마문 분타를 공격하기 위해 무사들을 출동시켰다. 말은 패진문의 세 개 단 중 하나인 현무단이라 하지만 현무단의 구성원은 모두 다 용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주력은 맹호대와 파황대였다. 파황대도 역시 맹호대와 같이 어떤 문파와 뒷줄이 닿아 있는, 2백여 명으로 구성된 용 병대로, 무림맹에서 슬며시 요청한 덕분에 맹호대와 함께 파견되었다.
새벽에 기습으로 시작된 전투는 강력한 고수들을 거느린 맹호대와 파황대가 상대의 후방을 포위, 공격함으로써 대단히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적들도 죽자 고 저항했기에 현무단의 피해 또한 컸다. 그날 저녁때쯤에야 상대가 분타를 포기하고 도주하면서 전투가 일단락되었다. 현무단의 단장은 이번에 얻은 승리에 대단 히 만족한 듯했다. 이 분타를 차지함으로써 분타 부근 30리 내의 천마문 세력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천마문의 분타를 격멸한 후 모두 희희낙락하고 있을 때 전령이 도착했다. 특급 서신을 지참한 그는 현무단장 갈조에게 그 서신을 전달했다. 갈조는 서신 내용에 이 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휘하의 대장들을 집합시켰다.
“무슨 일입니까?”
파황대장 공륜의 질문에 갈조는 씁쓸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본문으로 회군하라는 지시야.”
공륜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이곳은 아주 중요한 위치입니다. 여기를 포기한다면 천마문을 공격하기가 아주 힘들..
“누가 그걸 모르나? 이번 일에 마교가 개입했으니, 곧 돌아오라는 문주님의 지시일세.”
“마교라구요?”
“그렇네. 오늘 아침, 마교에서 자신들의 일에 동참하라는 서신을 문주에게 보냈다는군. 곧 돌아가야겠네.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놈들이니까…….” “거절한 겁니까?”
“아닐세. 아직 거절하지는 않았어. 우리들이 돌아간 후 거절할 모양이야. 그동안 시간을 끌어야 할 것 아닌가?”
“이곳은 마교 총단에서 1천5백여 리(약 6백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외지입니다. 그런데 왜?”
“난들 알겠나? 천마문이나 마교 모두 사파니까, 천마문에서 지원을 요청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건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천마문은 마교의 꼭두각시가 아닙니다. 왜 늑대를 물리치는 데 호랑이를 불러들여 호위병을 삼겠습니까? 여기도 천마문이 총력을 다하지 못해서 그렇지, 그들이 총력을 기울인다면 곧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요.”
“글쎄……. 이론상으로는 자네의 의견이 맞는데, 뭔가 다른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 빨리 수하들에게 지시하게. 회군한다고.”
“알겠습니다.”
“놈들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놈은 뭐라던가?”
“패진문주는 그런 사안을 자신이 독자적으로 처리할 수는 없으니 장로급들과 의논하도록 시간을 조금 더 달라고 했습니다.” “흐흐흐, 시간을 달라고 해 놓고는 병력을 모으고 있었다는 말이군.”
정찰 나갔던 수하도 분개한 듯 약간 노기를 띤 어조로 말했다.
“예, 아주 치졸한 놈입니다.”
“좋아, 먼저 돌아오는 그놈들부터 박살 낸다. 이쪽에서 힘을 보여 주면 그 능구렁이의 생각이 조금 바뀌지 않겠나?”
“하지만 놈들을 완전히 전멸시켜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비밀이 누설될지도……?”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니겠냐? 단 한 놈도 살아서 도망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존명!”
마교도들은 정파의 인물들과 달리 특이한 마기라는 걸 풍기기에 매복 공격이 매우 힘들다. 아무리 잘 숨어 있어도 그 기운을 숨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 교는 매복보다는 기습을 선호한다. 멀리서 집결해 상대의 동향을 파악하다가 최고 속도로 적에게 접근해서 박살 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 마기를 걱정할 필요 도 없다.
마교도들이 감시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현무단은 길을 재촉했다. 낮의 격전(戰)에도 불구하고 긴급 회군 지시 때문에 쉬지도 못하고 바로 출발하여 이동해 왔기에 모두 피로한 표정들이었다.
그들은 전쟁을 마치고 곧바로 이동하리라고는 상대가 예측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었지만, 마교가 그걸 알아냈기에 오히려 자기 무덤을 판 꼴이 되 어 버리고 말았다.
염왕적자는 거의 1천5백 명에 달하는 상대방을 지그시 바라봤다. 이제 어슴푸레 하늘이 밝아 왔다. 그 하늘 아래 밤새 행군해 와서 피곤에 찌든 목표물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 뒤에는 부상자들이 절뚝거리며 따라왔고, 가장 뒤에는 우마차(牛馬車)에 실린 중상자들이 있었다.
염왕적자의 손짓에 따라 4백여 명의 흑의인들이 상대를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2백 명은 사방에 흩어진 채 포위망을 구축하고는 도망치는 녀석들을 도륙할 준비 를 하고 있었다. 수하들이 달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염왕적자도 적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그의 경공술은 수하들보다 훨씬 더 빨랐기에 곧 선두에 설 수 있었다. 마교 시절에는 고수들이 하수들을 상대하기 위해 직접 뛰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한 명이라도 무사가 필요한 때였다. 자신이 나서서 싸우면 한 명이라도 부상자를 줄일 수 있기에 염왕적자 한중평은 요즘 들어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곧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병장기 부딪치는 요란한 소리가 핏빛여명을 열기 시작했다. 아침노을이 붉게 물드는 그때 대지 또한 피로 붉게 물들었다. 강력한 용 병대들은 그들끼리 뭉쳐서 꽤나 강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그들 사이로 백인대장급 실력을 가진 뛰어난 마인들이 파고들어 칼부림을 일으키자 그들의 진세도 금세 뭉개졌다.
맹호대장 패력검 막야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갑자기 나타난 거의 4백여 명의 흑의괴한들… 그들의 공격을 정면으로 맞받은 파황대는 거의 전멸한 상태였 고, 파황대를 뭉갠 흑의인들은 이제 맹호대로 달려들고 있었다. 온몸에 짙은 마기를 풍기는 인물들.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는 따로 알아보지 않아도 뻔했다. 저 정도 마기를 뿜을 만큼 수련한 인물들을 키울 단체는 마교 외에는 없었다. 그 마교에서도 저 정도 고수들이라면 아마도 윗줄에 놓이는 실력자들일 것이다.
옆에서 부대장 장지가 부하들을 다그치는 모습을 보면서 막야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의문뿐이었다. 이런 시골 문파들 사이의 격전에 왜 마교의 정예가 가담했 느냐 하는 것이었다. 천마문을 돕기 위해 파견된 고수들이라면 너무 실력이 뛰어났다. 웬만한 고수들을 1천여 명 정도 보내어 지원해 줘도 패진문이 이길 가능성은 아예 없었다. 사실 싸움의 목적이 천마문의 멸망이 아닌 세력 감소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왜 마교가 이렇듯 천마문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인가? 왜?
막야는 부하들에게 호령하고 있는 장지에게 전음을 날렸다.
<아무래도 여기서 살아 돌아가기는 힘들다. 우리는 수하들의 진세 속에 있으니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을 거야. 귀식대법을 사용하게. 자네만이라도 살아서 돌아가 야지. 돌아가면 맹주께 이번 일을 잘 보고해 주기 바라네. 알겠나?>
막야는 장지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잠깐 주고는 그대로 자신의 검으로 장지의 몸을 꿰뚫었다. 매우 치명적인 상처처럼 보이게, 상처가 깊긴 하지만 출혈이 적게 주요 혈도를 비켜서 베는 그의 솜씨는 정말 대단했다. 장지는 대장의 말대로 귀식대법을 시전하며 쓰러졌다.
“한 놈이라도 더 죽여랏!”
막야는 부하들을 이끌고 죽자고 저항했지만 한 흑의인이 단신으로 30여 명의 수하들을 베면서 접근해 들어왔고, 곧 그의 검에 목이 잘리고 말았다. 막야를 베어 버 린 상대는 곧장 사방으로 검을 날려갔다. 피를 흠뻑 뒤집어써서 흑의가 이제는 검붉게 보이는 이들은 악귀와 같이 사람을 죽이고, 또 죽여 나갔다.
“부상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마지막 한 녀석의 목이 잘려 나가는 걸 보고 있던 염왕적자의 뒤에서 수하가 물었다. 염왕적자나 그나 둘 다 피로 목욕하고 있기는 매한가지였다.
“몰라서 묻냐, 이 멍청아?”
“예? 그럼 죽이라는 말씀?”
“부상당한 포로들을 데려다가 어디다 쓸 거냐? 모두 죽여 버렷!”
“존명!”
피의 축제는 해가 완전히 떠올랐을 때 이미 끝이 나 버렸고, 1천여 명이 넘는 시체가 즐비하게 깔렸다. 염왕적자는 검에 묻은 피를 시체의 옷깃에 닦아 검집에 넣고 있는 수하들을 향해 외쳤다.
“죽은 척하고 있는 놈이 없나 철저히 확인하라. 한 놈도 살아 있어서는 안 돼!”
염왕적자와 그의 졸개들이 이름하여 확인 사살이라는 귀찮은 작업까지 마치고 난 그곳에는 시체 냄새를 맡은 까마귀들과 까치들이 모여들어 오랜만에 배터지게 먹어 대기 시작했다. 염왕적자가 새들에게 푸짐한 식사거리를 제공한 그날 저녁 패진문은 봉문(封門)을 선언했고, 천마문주에게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고 푸짐 한 예물을 바치는 것으로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
사람들은 왜 천마문의 분타를 성공적으로 박살 내며 기세를 올렸던 패진문이 오히려 저자세로 나가는지 궁금해했지만, 당사자인 패진문주가 조개처럼 입을 꽉 다 물고 있으니 알 도리가 없었다. 그저 소문만이 무성했으나 시일이 지나면서 그 소문마저도 사그라들었다.
구사일생으로 살아서 돌아온 맹호대 부대장 장지의 보고로 무림맹만은 그 진실을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을 알 수 없었기에 패진문 주위에 첩 자들을 배치하여 감시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