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 국내편 2권 11화 – 초치검의 비밀 1 : 특종을 찾아서
특종을 찾아서
안재민 기자는 오늘도 편집장에게 모진 소리를 듣고 풀이 죽 어서 앉아 있었다. 도대체 요즘은 왜 이리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지 알 수 없었다. 제보 전화를 받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가 보면, 다른 언론사 기자들은 고도의 기동성(노트북에 무선 전화기와 연결한 모뎀으로 바로 원고를 보내는 친구도 있었다)을 살려 이 미 원고를 송부하고 있었다. 가끔 덜렁대기도 했지만 워낙 바탕 이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을 지닌 안 기자인지라 기사를 작성해 도두 번 세 번 내용을 검토하여 마음에 들 때까지 원고를 내밀 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시간을 생명으로 여기는 편집국에서는 안 기자를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안 기자는 제정신이 아니거나 편협한 증인의 말만 믿고 방향이 빗나간 기사를 내는 중 죄도 몇 번 저지른 일이 있었다. 지금도 안 기자는 편집장에게 ‘보릿자루’니 ‘돌하르방’ 같은 욕을 실컷 먹고 난 뒤였다.
‘이거 원 더럽고 치사해서 때려치우든지 해야지.’
애꿎은 담배만 뻑뻑 빨아 대고 있는 안 기자의 옆으로 스크립 터 김자영이 일부러 들으라는 듯 캑캑거리며 지나갔다. 심보가 고약했지만, 이 판에 뭐라고 했다가는 괜히 혹을 하나 더 붙이는 꼴이 될 것 같아 안 기자는 좋아하던 담배만 장초인 채로 억울하 게 요절을 냈다.
‘어디 두고 보자. 내 진짜 특종 하나 잡아 올리고 말 거다.’ 그의 머릿속에서 “안 기자는 느리지? 그러니 천천히 특집물 이나 준비하든지…”라던 편집장의 말이 머릿속에서 뱅뱅 돌 았다. 특집이라. 납량 특집이겠지, 뭐. 이번에는 독특한 기획으 로 오 회에 걸쳐 납량 특집을 한다고 했다. 이미 몇 명의 기자들 이 뛰고 있는데, 그러면 나는 부록으로 따라다니라는 건가? 가만 있자. 납량특집 그러면 귀신 얘기란 말이지? 안 기자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그래, 내겐 거기에 딱 알맞은 친구가 있지. 안 기자는 자신감이 가득한 눈으로 편집장을 돌아보았다.
“뭐? 너, 제정신이야?”
현암은 전화기에 대고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나 안 기자의 목 소리가 축 처져 있는 게, 농담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가 없었다.
“그래, 나 제정신 아니다. 제정신이면 이런 부탁하겠니?”
“원 참. 그게 말이 되냐?”
“넌 그런 쪽과 관련 있댔잖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안 돼. 못해.”
“아냐, 넌 할 수 있어. 원래 그런 쪽에 관심도 많았잖냐.”
“이봐, 안재민! 귀신 많이 나오는 곳 같은 거. 난 몰라.”
현암은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아무리 안 기자가 자신의 몇 안 되는 절친한 친구라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 지면 곤란했다.
“거짓말하지 마라. 너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어. 그동안 이 상한 사건이 생기면 꼭 나한테 물어보고 자료도 달라고 했지? 그 것들 중 상식적으로 해결된 사건은 하나도 없었어. 통 알 수 없 는 일만 잔뜩 일어나고 말이야.”
“조금만 더하면 사람 잡겠다? 그럼 네 눈엔 내가 무당으로 보 이냐? 훠이훠이, 잡귀야 물러가라! 이러면 어울리겠냐?”
“발뺌해 봐야 내 눈, 못 속인다. 분명 뭔가 있어. 초자연현상이 나 귀신에 대해 아는 것도 많고, 너, 남들 모르는 능력 있지? 초 능력 같은 거. 그치?”
“돌아가시겠네. 그런 거 있으면 내가 이렇게 지내겠냐?”
“아냐. 지난번 현웅 화백 사건도 그렇고.”
“나 미치네. 내가 그런 게 있음 은행이라도 털지, 이렇게 방구석에서 빈둥거리겠어?”
“원 참. 그게 말이 되냐?”
“넌 그런 쪽과 관련 있댔잖아.”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안 돼. 못해.”
“아냐, 넌 할 수 있어. 원래 그런 쪽에 관심도 많았잖냐.”
“이봐, 안재민! 귀신 많이 나오는 곳 같은 거. 난 몰라.”
현암은 조금 긴장하고 있었다. 아무리 안 기자가 자신의 몇 안 되는 절친한 친구라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 지면 곤란했다.
“거짓말하지 마라. 너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어. 그동안 이 상한 사건이 생기면 꼭 나한테 물어보고 자료도 달라고 했지? 그 것들 중 상식적으로 해결된 사건은 하나도 없었어. 통 알 수 없 는 일만 잔뜩 일어나고 말이야.”
“조금만 더하면 사람 잡겠다? 그럼 네 눈엔 내가 무당으로 보 이냐? 훠이훠이, 잡귀야 물러가라! 이러면 어울리겠냐?”
“발뺌해 봐야 내 눈, 못 속인다. 분명 뭔가 있어. 초자연현상이 나 귀신에 대해 아는 것도 많고, 너, 남들 모르는 능력 있지? 초 능력 같은 거. 그치?”
“돌아가시겠네. 그런 거 있으면 내가 이렇게 지내겠냐?”
“아냐. 지난번 현웅 화백 사건도 그렇고.”
“나 미치네. 내가 그런 게 있음 은행이라도 털지, 이렇게 방구석에서 빈둥거리겠어?”
“흥! 두고 보자. 얘가 언제부터 이리 치사해졌지? 친구의 부탁 을 콧방귀로 흘려?”
안 기자는 공중전화 부스를 나서며 문을 쾅 닫고 싶었지만 닫 을 문이 없었다. 욕설을 중얼거리면서 터미널로 발길을 옮겼다. 중요한 일이 있으니 닷새만 기다리라고 편집장 책상까지 치고 나왔는데, 처음부터 일이 꼬였다. 믿었던 현암을 들쑤셔서 엄청 나게 무서운 납량 특집 기사를 특종으로 실어 보겠다는 야무진 꿈(편집장이 딱지 놓을 것에 대비하여 감동적인 연설문까지 준 비해 놓았다)은 이제 어떻게 하라고…………..
매표소에는 여기저기 실어다 준다는 곳이 많이도 씌어 있었지 만 정작 안 기자가 갈 곳은 없었다. 터벅터벅 신경질적인 발걸음 을 놀리고 있는 안 기자를 사람들은 슬금슬금 쳐다보면서 길을 비켜 주었다. 안 기자가 험악하게 생겨서 그렇다기보다는 등에 멘 카메라와 녹음 장비 등이 왠지 거리낌을 주었기 때문이리라. 한참 돌아다니던 안 기자의 눈에 잡지와 신문 등이 꽂혀 있는 진 열대가 보였다.
‘그렇지! 때는 바야흐로 한여름. 그런 기사들이 많이 나와 있겠지? 일단 거기서 단서를 찾은 다음 더 깊이 들어가자. 재탕이 되더라도 잘만 캐내면 그럴듯해질 거야!’
마음을 굳힌 안 기자는 여자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박힌 잡지 나부랭이를 한 아름 사들고 대합실 벤치에 앉아 뒤적이기 시작했다. 화를 가라앉히지 못해 씩씩대면서 잡지를 뒤적거리는 그 의 모습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거다!”
안 기자는 사진에서조차 퀴퀴한 냄새가 나는 듯한, 백골 무더 기가 나온 페이지에 눈을 고정시켰다.
강화도 상방리에서 공사중에 우연히 발굴된 이 백골 무더기는 수효가 오백이 넘으며 같이 묻혀 있던 병장기와 갑옷 등으로 볼 때, 아마도 고려조 때 침범했던 왜구들이 집단으로 매장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그래, 이거다. 오백 명이 넘는 왜구의 죽음. 역시 인과응보는 존재한다 이거지? 그놈들이 우리나라를 침범했다가 산신령 같은 초자연적인 힘으로 몰살당했다는 증거라도 나온다면………….’
안 기자의 머릿속에 시나리오가 짜여 갔다. 어차피 아는 사람 은 없을 것이고 적절히 스토리에 맞도록 증거를 수집하면 멋진 기사가 될 수도 있다.
안 기자는 나머지 잡지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는 강화도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낡은 버스 안에서 안재민 기자는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잡지 의 기사를 읽었다. 기사에 따르면 발굴된 백골들의 옆에는 병장 기와 갑옷들이 널려 있는데 복식으로 보아 왜구일 것이라 했다. 그리고 시기는 ‘고려조 때’라고만 되어 있었다. 고려조? 고려조 무슨 왕인지도 써 놓았어야지. 보아하니 고증도 하지 않고 급하 게 되는 대로 기사를 작성한 모양이었다.
강화도는 일본에서 보면 상당히 먼 거리를 여행해야 하는 곳 이었다. 따라서 그들이 단순한 해적이었다면 그렇게 먼 거리를 돌아서 강화도로 쳐들어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안 기자는 희미하게 보이는 흑백 사진에 초점을 모아 백골 옆 으로 살짝 삐져나온 칼의 모양새를 살폈다. 양날이면 검(劍)이라 하고 외날이면 도(刀)라 한다. 사진에 나온 칼은 끝이 둥그스름 하고 가운데가 아닌 한쪽 귀퉁이가 뾰족하게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일본도였다. 우리나라는 도보다는 검을 주로 사용했 고, 중국은 모양이 크고 투박한 도를 사용했으므로 백골들의 정 체가 왜구라는 잡지의 주장은 옳은 듯했다. 그러나 고려조 때라 는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왜구의 침략은 고려 말에 시작되어 조선조의 임진왜란으로 이 어지고 있다는 것은 상식이었고, 고려의 붕괴 원인 가운데 큰 비 중을 차지하는 것이 왜구의 잦은 습격으로 인한 사회의 피폐였 다는 것도 안 기자 역시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특히 고려-원나라 연합군이 일본을 공격하다가 소위 가미카제(神風)라는 태풍을 만나 괴멸된 일은 일본인에게 자부심을 안겨 줄 정도였 다. 그 이후 왜구의 침입은 부쩍 증가되어 교동과 강화도까지 침 노한 적이 있다는 내용이 기억났다. 아마 공민왕 때의 일이었을 것이다.
이 글을 쓴 기자도 제대로 추리를 한 셈이군. 하지만…………….. 안 기자는 왠지 그것만으로는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밑에 나온 구절 때문이었다.
500구가 넘는 백골들은 모두 온전한 상태로 동쪽을 향해 머리 를 두고 있었으며 보존 상태도 좋아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 것이라 예상된다.
백골들이 온전한 상태고 보존 상태도 좋다? 칼과 창과 돌로 부 수고 때리는 전쟁에서 모든 유해가 온전하다는 것은 이해가 가 지 않는 일이었다. 이들은 전투를 하다 죽은 것이 아니란 말인 가? 그러면 오백 명이나 되는 난폭한 왜구를, 그것도 먼 길을 돌 아 강화도까지 올 만큼 능수능란한 기술을 가진 자들을 뼈에 흠 집 하나 내지 않고 몰살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독살? 분 노한 민간인들이 음식이나 물에 독을 풀어 원수인 왜구를 몰살 시킨다? 그것도 괜찮은 추리다. 하지만 그들이 어떻게 해서 한데 묻히게 되었는지, 더구나 동쪽으로 가지런히 머리를 두고 매장된 이유가 궁금했다. 더구나 민간인들이 매장했다면 칼이나 갑 옷처럼 귀한 쇠붙이 전리품을 그냥 같이 묻어 주었을 리가 없었 다. 옛날에는 쇠붙이가 귀했으니까.
안 기자는 상상의 나래를 펴 보았다. 일단의 왜구가 몰려온다. 주민들은 그들에게 복종하는 척하고는 접대하는 음식에 독을 탄 다. 속아 넘어간 왜구들은 모조리 피를 토하며 죽는다. 그런 그 들을 주민들은 가엾게 여겨서 죽은 그대로 머리를 동쪽으로 향 하게 하고 매장했다면…………….
“아냐, 아냐.”
너무 낭만적이다. 아니, 말도 되지 않는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이르기까지, 왜구의 약탈로 입은 우리나라 백성의 피해는 가히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마당에 왜구에게 좋은 감정을 품을 리 없었다. 더군다나 당시의 백성들은 궁핍 때문에 라도 칼이나 갑옷 같은 귀중한 기물들을 단지 연민의 감정만으 로 무덤에 안장했을 리 없다. 공민왕 때는 외환이 극심하여 나라 가 극도로 피폐해진 시기였다. ‘인상식(人相)’. 사람이 굶주림 에 못 이겨 서로를 잡아먹고, 어린 자식을 차마 죽일 수 없어서 옆집 자식과 바꾸어 잡아먹었다는 기록까지 있지 않은가? 아니 지, 그건 삼국 시대 이야기던가? 아무튼 곤궁이라는 인류의 적은 시대를 막론하고 비슷한 양상을 띤다. 그런데 그 비싼 칼과 갑옷을 묻어 준다? 침략자에게 연민을 품는다?
“생각 좀 해 보자.”
공민왕 시대에 홍건적의 1차 침입으로 서경이 함락되었을 때, 홍건적의 수는 물경 사만을 헤아렸다고 한다. 명장 이방실의 지 휘로 서경이 탈환되고, 쫓겨서 도망가는 그들을 고려군이 끈질 기게 추격하여 복수전을 벌인 결과, 사만의 홍건적은 거의 주살 되어 삼백 명도 채 남지 않았다. 그만큼 외적에 대한 고려인의 복수심은 강했다. 안 기자는 대학 시절에 역사 강의를 듣다가 이 처럼 외적을 섬멸한 내용이 나오면 통쾌한 기분이 들곤 했다. 어 쨌건 몰살된 왜구들을 정성들여 장사 지내 줬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면 도대체 어떤 이유로 그들은 전멸하게 되었을까? 어떻게 깊은 땅속에 파묻히게 된 것일까?
그럴듯한 스토리를 만들어 보려던 생각은 이제 까마득히 지워 지고 있었다. 안 기자는 역사의 실마리를 뒤쫓는다는 기분에 젖 어 자신도 모르게 흥분했다.
뭔가 비밀이 있을 거야. 납량 특집이 아니면 어때?’
안 기자는 고개를 들어 좌우로 흔들었다. 오랫동안 숙이고 있 어서였는지 목에서 우두둑 하는 뼈 소리가 났다. 차 안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순간, 안 기자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두 자 리 앞에 앉아 있는 네 사람의 행색이 다소 기이했기 때문이었다. 뒷머리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남자가 분명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흰 광목천을 머리에 두르고 있었고 머리카락이 치렁치렁했다.
뭐 하는 사람들이지? 무슨도 닦는 사람들인가?’
넷은 꼼짝도 않고 앉아 있었다. 안 기자는 궁금하여 앞으로 가 서 자세히 볼까 하고 엉덩이를 들려다가 왠지 쑥스러운 생각이 들어서 도로 제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뒤를 둘러보는데 거기에 도 역시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다.
여자였다. 그녀는 버스의 맨 뒷좌석 가운데에 앉아 있어서 발 끝까지 다 보였다. 인상은 싸늘해 보이지만 예쁜 얼굴에 작고 호 리호리한 키가 소녀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조용 히 눈을 감고 있는 얼굴은 자못 엄숙했다. 문득 안 기자의 자칭 ‘예리한 눈’에 희한한 것이 포착되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자고 있는 듯했으나 고개를 뻣뻣이 세우고 있었고, 자세히 보니 등도 기대지 않았다. 꼿꼿하게 몸을 곧추세우고 있었는데 차가 덜컹 거려도 신기하게 상반신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눈을 돌린 안 기자는 앞에 앉은 네 사람의 머리도 전혀 흔들 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안 기자는 그들이 보통 사람들 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뒤에 앉은 여자는 족히 일 미터는 넘을 직한 길쭉한 보따리를 몸에 기대어 놓고 있었다. 저게 뭘 까? 예쁘고 젊은 여자가 들고 다닐 만한 저렇게 생긴 물건이라 면・・・・・・ . 얼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가만, 지팡이? 말도 안 된다.
몽둥이? 엽총? 엽총이라면 개머리판이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저것보다는 두툼해야 한다. 그렇다면?
안 기자의 상상 속에 떠오르는 물건은 하나밖에 없었다. 안기 자는 까닭 모를 두려움을 품으며 그 여자에게 기대어 있는 보따 리 속 물건의 생김새를 찬찬히 응시하기 시작했다.
틀림없었다. 사각형에 가까운 단면에 가느다란 두께, 일 미터 가 넘는 길이, 그리고 위에서 한 자가 안 되는 곳에 불쑥 튀어나 온 돌기. 그것은 사극이나 무협지에서나 보던 장검이 틀림없었 다. 저 가냘프고 호리호리한, 예쁜 투피스를 입은 여자가 장검을 들고 있다니………….
안 기자는 떨리는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다른 사람들은 안중 에도 없었다. 안 기자는 불현듯 이들도 자기와 같은 목적지를 향 해가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차는 이제 굽이를 돌아 안 기자의 목적지인 상방리에 다가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