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2권 – 28화 : 만시지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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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왕전생 2권 – 28화 : 만시지탄(1)


만시지탄(1)

부들부들 떨리는 주먹.

눈앞에 보이는 광경은 그야말로 지 옥도를 연상케 했다. 막사 안팎으로 칼날에 찢긴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 었다. 그중에는 아직 젖도 못 뗀 갓 난아이도 있었다.

“교야, 교야!”

설우진이 막사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손을 쓰다가 나중에는 마음 이 급해졌는지 천뢰도까지 휘둘렀다. 그러길 한참 한 막사 앞에서 설우진의 몸이 석 상처럼 굳어졌다. 그 안에는 소교 남매가 나란히 쓰러져 있었다. 마지 막 순간까지 동생을 지키려 했던 것 인지 가녀린 소교의 몸이 소상의 등 을 감싸고 있었다.

“교야, 눈 좀 떠 봐. 네가 그렇게 노래 불렀던 당과 사 왔어.”

설우진이 차갑게 굳어 버린 소교의 몸을 껴안고 애타게 그 이름을 불렀 다. 하지만 딱딱하게 굳어 버린 소 교의 입에선 아무런 말도 흘러나오 지 않았다.

“미안하다.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왔어도. 아니, 혈옥불 따위에 욕심만 내지 않았어도 너희들이 이렇게 허 무하게 죽는 일은 없었을 텐데.” 

설우진은 스스로를 책망하며 주먹 을 움켜쥐었다. 얼마나 세게 쥐었는 지 손가락 사이로 핏물이 새어 나올 정도였다.

그렇게 한참을 괴로워하던 설우진 은 남매를 안아 들고 뒷산으로 향했 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함이었다. 부지런히 발품을 판 끝 에 시원하게 전망이 트인 자리를 찾 았다.

설우진은 남매를 바닥에 조심스럽 게 내려놓고 천뢰도로 땅을 파냈다. 한 번 칼을 꽂을 때마다 흙더미가 큼지막하게 그 속살을 드러냈다. 

잠시 후.

남매가 편안히 누울 수 있는 공간 이 마련됐다.

설우진은 죽어서도 남매가 함께할 수 있도록 서로 얼굴을 마주 보게 눕혔다.

“이건 오빠가 너희 남매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야. 넉넉하게 샀으니 까 질릴 때까지 실컷 먹어.”

설우진이 당과를 둘 사이에 가지런 히 놨다. 당과에서 풍기는 단내가 오늘따라 유난히 진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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