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3권 – 8화 : 쌍룡무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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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왕전생 3권 – 8화 : 쌍룡무회 (1)



쌍룡무회 (1)

“아니, 저 자식이.”

황보군천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 다. 당장에라도 달려들어 주먹을 휘 두를 기세였다.

바로 그때 북리환의 손이 그의 어 깨를 지그시 눌렀다.

-참아, 여기서 소란을 일으켜 봐야 너만 손해야.

-하, 하지만.

-녀석에게 앙갚음할 기회는 얼마 든지 있어. 경거망동하지 말고 때를 기다려.

북리환의 설득에 황보군천은 다시 제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흥분을 채 가라앉히기도 전 에 남궁벽을 능가하는 후배가 청월 관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일품점에서 일을 끝내고 곧장 학관 으로 달려온 설우진이었다.

모두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에게 집중됐다. 그를 알고 있는 당세기와 소예상은 서로 상반된 반응을 보였 다. 당세기는 노골적으로 이맛살을 찌푸렸고 소예상은 입가에 가는 미 소를 그렸다.

“소 선배, 오랜만이네요.”

설우진이 소예상에게 먼저 다가가 알은척했다. 물론 다른 선배들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동안 많이 바빴나 봐? 후배랑 한잔하려고 상사주도 집에서 공수해 놨는데.”

“상사주라면 주선으로 유명한 화설 이 떠나간 임을 그리워하며 만들었 다는 그 전설의 명주?”

“맞아, 후배 생각해서 어렵게 구한 거야. 오늘은 날이 아닌 것 같으니 까 시간 날 때 남천회로 찾아와. 그 때처럼 분위기 좋은 곳에서 한잔 걸 치자고.”

“미녀와 함께하는 술자리라면 거부 할 이유가 없지요. 조만간 한번 찾 아갈게요.”

두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서 담소를 나눴다. 그런데 둘의 분 위기가 좋아질수록 주변 공기는 더욱 냉각됐다.

-저 철모르는 후배 놈, 누군지 알아?

황보군천이 당세기를 쳐다봤다. -이름은 설우진, 일전에 백무영이 주최했던 입관 환영연에서 남궁벽을 때려눕힌 놈이다.

-남궁벽을 때려눕혔다고?

-그래, 한데 더 놀라운 건 놈이 적 사호의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그럼 남궁벽 저놈보다 더 대단한 놈인 거잖아?

-냉정히 말하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남궁벽을 때려눕힌 건 방심을 노린 기습이라 가능했던 거고 적사 호의 인정을 받은 것도 무재가 뛰어 나서라기보다는 타고난 배짱 때문이 다. 그리고 무엇보다 놈은 무가가 아닌 상가 출신이다.

당세기는 설우진에 대해 자신이 아 는 바를 자세히 전했다. 황보군천에 게 전해진 정보는 자연스럽게 북리 환에게 옮겨졌고 어느 틈엔가 참석 한 이 모두가 알게 됐다.

그리고 다들 비슷한 정의를 내렸다.

건방지지만 탐나는 후배.


“모두들 주목해라. 너희들 열 명은 본 학관을 대표해 쌍룡무회에 참여하게 된다. 물론 나이가 어린 만큼 신인전에 나서게 될 거다.”

쌍룡회는 신인전과 명인전으로 나뉘어 치러졌다.

여물지 않은 신인들이 경험 많은 무사들과 싸우기엔 역부족이란 판단 에서 신인전은 명인전보다 하루 앞 서 치러졌다.

언뜻 곁가지 행사처럼 생각되지만 의외로 신인전 경기가 명인전 경기 보다 더 큰 인기를 누렸다. 그도 그 럴 게 신인들은 앞뒤 재지 않고 저 돌적으로 상대에게 달려들기 때문이다.

“이번 신인전 경기에는 앞서 졸업한 너희 선배들도 상당수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쉽지 않은 대결 이 되겠지만 최선을 다해 너희들의 실력을 증명토록 해라.”

‘쉽지 않겠군.’

모두의 머릿속에 떠오른 공통된 생 각이었다.

사실 재학생과 졸업생의 실력 차이 는 크지 않았다. 삼 년 정도의 차이 는 재능과 노력으로 극복이 가능하 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두 가지로 도 메울 수 없는 게 있었다. 바로 실전 경험이다.

학관 안에서의 수련은 실전과는 거 리가 멀다.

아무리 전력으로 맞붙는다고 해도 목숨이 내걸린 싸움과는 큰 괴리가 있어서다.

하지만 모두가 실전 경험을 두고 걱정을 하는 건 아니었다. 전생의 삶 속에서 수없이 많은 싸움을 치렀 던 설우진은 졸업생들과 붙는다는 얘기에도 태연자약했다.

‘졸업생이고 나발이고 과연 날 흥 분케 할 상대가 있을까? 맘 같아선 명인전에서 뛰고 싶지만 그건 현실 적으로 불가능할 테고.’

설우진은 명인전에서 뛰지 못하는 게 못내 아쉬웠다.

“신인전은 내일 오시부터 태평장에 서 열린다. 정해진 시간까지 무대로 나서지 않으면 기권으로 치부해 자동 탈락되니 다들 시간을 엄수하기 바란다.”

당규철은 지시 사항을 모두 전달하 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가 떠나고 난 뒤 방 안에는 묘 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 중심에는 설우진이 있었다.

“반갑다, 천자 조의 북리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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