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3권 – 18화 : 나찰요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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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왕전생 3권 – 18화 : 나찰요귀 (1)


나찰요귀 (1)

쌍룡무회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조기에 막을 내리게 되면서 설우진 이 참가했던 신인전도 흐지부지 끝 이 나 버렸다. 당연히 우승자는 뽑 지 못했다.

신인전에 참가했던 설우진과 남궁 벽은 팔 강 진출이라는 최종 성적표 를 손에 쥐고 학관으로 돌아왔다. 쌍룡무회의 영향인지 학관 분위기 는 꽤나 어수선했다.

곳곳에서 출신 성분이 다른 관도들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언성이 높아지고 심한 경 우에는 주먹이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설우진은 평 온한 일상을 보냈다.

상가 출신이다 보니 아무래도 시비 에 휘말릴 일이 거의 없었다. 그에 반해 조인창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시비에 휘말렸다. 협사를 꿈꾸 는 사파인이라는 소문이 학관 전체 에 널리 퍼진 탓이었다.

오늘도 조인창은 수업이 끝나고 집 으로 돌아가는 길에 정파 출신의 관 도들에게 붙들렸다.

그 무리의 중심에는 황보궁이 있었다.

황보궁은 황보진천의 손자로 어린나이답지 않게 제법 주먹이 매섭다 는 평을 받고 있었다.

“어딜 그리 급히 가시나?”

황보궁이 조인창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을 걸어왔다.

“집에 손님이 와 있어서.”

“어떤 손님인데?”

“여동생.”

순간 황보궁의 두 눈에 탐욕의 빛이 스쳐 갔다.

“그럼 우리도 함께 가자. 네 동생 이면 우리한테도 소중한 동생이니 까.”

황보궁이 반강제로 조인창을 따라 갔다. 조인창은 몇 번이나 안 된다고 확실한 의사를 밝혔지만 황보궁은 막무가내였고 결국 집까지 오고 야 말았다.

그런데 때마침 집에서 기다리고 있 던 조인창의 여동생이 인기척을 듣 고 마중을 나왔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로 향했 다.

한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다들 똥 씹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아, 인창아, 저게 사람 얼굴이 냐, 짐승 얼굴이냐? 코는 들창코에 두 눈은 쫙 찢어졌고. 게다가 피부 는 전염병에라도 걸린 것처럼 우둘 투둘하잖아.”

“함부로 말하지 마.”

조인창이 정색하며 소리쳤다.

평소에는 못 보던 생경한 모습이었다.

“오호, 꼴에 오빠라 이거지. 근데 저따위로 생겨 먹어서 평생 시집이 나가겠냐? 다리 밑의 거지도 저 얼굴에는 질색 팔색을 할 텐데.” 

황보궁의 말은 점점 도를 더해 갔 다.

이에 격분한 조인창이 다짜고짜 그 에게 달려들었다. 눈시울이 붉어진 여동생의 모습에 이성을 잃은 것이 다.

“용서 못 해.”

분노가 실린 주먹은 제법 매서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조인창과 황보궁 사이에는 건너기 힘든 힘의 간극 이 존재했다.

“지금 그걸 주먹이라고 휘두르는 거냐? 간지러워 몸 둘 바를 모르겠 다.”

황보궁은 황보가 비전의 철사신공 을 활용해 맨몸으로 조인창의 주먹 을 받아 냈다.

철사신공은 내·외공이 조화를 이룬 무공 중 하나로 오 성 이상의 경지 에 오르면 신체의 일부분을 강철처 럼 단단하게 만들 수 있었다. 

“오라버니, 그만해요!”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조예진이 애 타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흉측하게 생긴 얼굴과 달리 그녀의 목소리는 꾀꼬리가 우는 듯 청아하고 맑았다. 

“궁아, 저 계집! 얼굴만 빼면 제법 쓸 만한데. 저 몸매를 봐. 아까는 얼굴 때문에 제대로 못 봤는데 들어 갈 데는 들어가고 나올 데는 제대로 나왔어.”

황보궁의 무리 중 하나가 그녀의 몸매를 평가했다.

“호오, 정말이네. 얼굴만 가리면 품 에 안을 만하겠는걸.”

황보궁의 시선이 그녀의 몸을 훑었다.

그런데 잠깐 그의 시선이 돌아간 사이 조인창의 주먹이 그의 턱으로 파고들었다.방심한 틈을 노린 절묘한 한 수였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황보궁의 머리 가 뒤로 젖혀졌다. 제대로 한 방 먹 은 것이다.

“구, 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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