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9권 – 3화 : 절반의 성공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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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왕전생 9권 – 3화 : 절반의 성공 (3)


절반의 성공(3)

위태성이 조사를 명했다.

부대주 조인출의 지휘하에 조사는 빠르게 이뤄졌다.

“천도대 사망자 열다섯, 부상자 스 물일곱. 진혼대 사망자 없고 부상자 다섯입니다.”

확실히 처음 싸움에 나섰던 천도대 의 피해가 컸다.

하지만 위태성은 그 정도에서 끝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상 대가 상대였기에.

한데 진짜 문제는 그 둘이 아닌 염궁대에 발생했다.

보고가 끝나갈 무렵 고월장 안쪽 에서 염사독이 창백한 얼굴로 걸어 나왔다.

“자네, 그 손…?”

위태성의 시선이 무명천으로 돌돌 감겨 있는 염사독의 오른손으로 향 했다.

염사독은 씁쓸한 표정으로 안쪽에 서 있었던 일을 그에게 전했다.

쾅.

순간적으로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한 위태성의 주먹이 담벼락을 거칠게 후려쳤다.

“적사호,이자가 정말………… 놈들은 지금 어디로 갔는가?”

분노를 가까스로 잠재우며 위태성 이 설우진과 비검대의 위치를 물었 다.

“싸움이 끝난 걸 눈치챘는지 방금 전에 후원 쪽으로 빠져나갔습니다.”

“미행은?”

“부대주를 은밀히 딸려 보냈습니 다. 길목마다 표식을 남겨 두라고 했으니 지금이라도 그 뒤를 쫓는다 면 꼬리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염사독은 설우진을 그냥 돌려보낼 생각이 없었다.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오른손을 앗 아 간 자인데 어찌 그냥 보내겠는 가.

위태성은 염사독의 얘길 듣고 급하게 추격대를 선발했다.

천도대와 염궁대는 그 피해가 크기 에 제외하고 진혼대 내에서 발이 날 랜 자를 선별해 뽑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놈들을 잡아야 한다. 이대로 살려 보내면 앞으로 두고두고 후환이 될 것이다.”

“염려 마십시오. 제가 책임지고 악 대주님의 손목을 앗아 간 그 악적의 목을 베어 오겠습니다.”

추적대를 맡게 된 진혼대의 부대주 오낙성이 강한 결의를 다지며 염사 독이 알려 준 방향으로 수하들을 이 끌었다.

발이 날랜 자들답게 순식간에 시야에서 멀어졌다.


“다들 내 말 잘 들어. 예상대로 싸 움이 생각보다 일찍 끝난다면 분명 추격대가 따라붙을 거야.”

“그럼 어찌해야 합니까?”

“놈들도 많은 인원을 빼내진 못할 테니 지금부터 쪼개서 움직이도록 한다. 짝을 이룰 때는 부상이 경미 한 자가 중한 자를 업는다.”

설우진은 작전이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을 때를 상정해 비검대의 인원 을 두 명씩 쪼갰다.

그 결과 설우진은 유건호와 한 조 가 됐다.

유건호는 한 팔이 떨어져 있었다.

위기에 처한 대원을 구하려다 흑랑대가 휘두른 검에 왼팔이 잘린 것이 다.

“업혀라.”

설우진이 등을 내밀었다.

“굳이 저 때문에 무리할 필요 없습 니다. 어차피 이 팔로는 비검대에 짐만 될 것입니다.”

유건호의 얼굴은 실의에 잠겨 있었 다. 검수가 한 팔을 잃었으니 그 상 실감이 오죽할까.

그런데 바로 그때 그의 뺨에서 불 이 났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설우 진이 뺨을 후려갈긴 것이다.

“이럴 거였으면 뭐 하러 구했냐?”

“……?”

“지금 그 자식이 네 모습을 본다고 생각해 봐. 퍽이나 자신을 구해 줬 다고 고마워하겠다. 스스로 살아갈 용기가 안 난다면 그 자식을 위해서 라도 살아. 그리고 팔 하나 잃었다 고 네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야. 유 구한 강호의 역사 속에서 외검수로 명성을 날린 이는 수도 없이 많다 고.”

설우진은 거침없이 독설을 날렸다. 그 말이 효과가 있었는지 한참을 망설이던 유건호는 오른팔로 설우진 의 목을 감싸며 등에 올라탔다. 

“놈, 절대 놓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떠난 직후, 염궁대 부대주 사일한이 그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전방을 바라본 후 눈에 잘 띄는 위치에 역 천회의 표식을 새겨 넣었다.

사일한이 후미에서 쫓아오는 추격 대와 합류한 것은 그로부터 이각여 의 시간이 흐른 뒤였다.

“저놈입니다.”

우거진 수풀 속에서 몸을 그린 채사일한이 오른손 검지로 공터에 서 쉬고 있는 설우진을 가리켰다. “무리해서 움직이다 상처가 터졌나 보군.” 

오낙성이 두 눈을 크게 치켜뜨고 설우진의 옆구리를 주목했다.

설우진의 옆구리는 붉은 피로 얼룩 져 있었다.

지혈을 했다곤 하나 지속적으로 몸 을 움직이다 보니 상처가 다시 벌어 진 것이다.

“어떻게 할까요?”

사일한이 왼손에 활을 움켜쥐고 물었다.

그는 추격대를 기다리는 내내 끓어 오르는 살심을 애써 억눌러야만 했 다.

자신의 우상이었던 염사독의 손목 이 설우진에 의해 잘렸다.

다른 무기를 쓰는 이라면 남은 한 손으로 재기를 꿈꿔 볼 수 있겠지만 활은 그 무기의 특성상 재기가 불가능하다.

같은 궁사로서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는 몇 번이고 설우진의 등판에 대고 화살을 쏘고픈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애써 그 마음을 억눌렀다, 자신의 설익은 감정으로 일을 그르 칠 수는 없기에.

‘완전히 몸이 달아올랐군. 하기야 내가 저 입장이었어도 그랬을 테 지.’

오낙성은 사일한의 마음을 십분 이 해했다. 해서 그에게 선공을 맡기기 로 했다.

“감사합니다. 오늘의 이 빚은 차후 에 꼭 갚겠습니다.”

사일한은 오낙성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활대를 바닥에 고정한 채로 시위에 세 발의 철시를 함께 걸었 다.

주작문이 자랑하는 연환시였다. 그가 공격을 준비하는 동안 오낙성 은 진혼대의 무사들을 분산시켜 넓 게 포위망을 구축케 했다.

‘이 연환시로 네놈의 발을 묶어 산 채로 대주님 앞에 데려가마.’

살심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사일한이 팽팽하게 당겨진 시위를 살짝 비틀었다가 놨다.

피류류륭.

세 발의 철시가 동시에 시위를 떠났다.

회전이 걸린 철시는 사나운 파공성 을 내며 무방비로 노출된 설우진의 정면으로 날아갔다.

기감이 뛰어난 설우진이라도 피하 기 어려워 보이는 공격이었다.

그런데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설우 진은 화살이 날아든 시점에 사일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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