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17권 21화 – 아르티어스, 사고 치다

아르티어스, 사고 치다

묵향은 몇 가지 서류를 검토하다가 문득 생각이 떠올랐는지 군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군사, 절강성에 만들고 있는 비밀 분타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묵향의 질문에 군사는 재빨리 대답했다.

“예, 아무래도 배가 정박할 만한 선착장을 포함해야 하기에, 장소 물색에 애를 먹었습니다만 일단 쓸 만한 곳을 찾아냈습니다.”

“흐음, 잘되었군.”

“그런데, 모든 무역을 고려가 독점하고 있기에, 고려에서 수입한 상품들 중에서 어떤 것들이 왜국으로 보내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조사하는 데 아무래 도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왜 조사해야 하는데?”

“그야 당연히 이쪽에서 그들이 원하는 상품을 가지고 가야 거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쪽에 주문하고, 그에 맞춰서 물건을 장만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물론 고정적인 거래선을 마련한다면, 나중에는 주문을 받은 물건을 나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쉬운 대로 왜구들이 약탈하는 물건들도 조사하라고 홍진 장로에게 일러뒀습니다.”

“아아, 그건 군사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묵향은 뒤쪽에 시립하고 서 있던 마사코를 불렀다.

“마사코.”

“옛..”

“군사에게 후지와라 영주가 필요로 하는 목록을 작성해 줘라.”

“옛.”

““마사코가 주는 자료를 가지고 물품을 장만하게 본좌는 후지와라라는 영주와 거래를 할 거야. 그 영주의 영지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마사코가 잘 알 테니 그녀에게 물어보도록.”

“오오, 벌써 거래 대상까지 물색해 놓으셨습니까? 가장 좋은 물품만을 골라서 준비하라 이르겠습니다.”

“군사가 잘 알아서 하게.”

“예, 거래 대상이 벌써 정해져 있다면, 계획보다 빨리 첫 번째 무역선을 보낼 수 있겠군요. 그럼 속하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군사는 신이 나서 나갔다. 왜국과 직거래를 할 수만 있다면 그 수입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 분명했다. 게다가 관에 세금도 안 내는 밀무역이 아닌가? 어쩌면 밀무역 만으로도 현재 마교 총 수입에 맞먹는 액수를 벌어들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요즘 들어 철영 부교주는 아주 기분이 좋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묵향을 없애 버리겠다고 큰소리는 쳤지만, 사실 그게 가능이나 한 일인가? 설혹 기회가 왔 다손 치더라도 감히 출수할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단 한 번의 실수는 곧바로 자신의 죽음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그건 당연했다.

“암습을 하는 데 좀 더 적합한 무공이 있는지 한번 알아 봐야겠군.”

그는 마교 서열 1백 위 안의 고수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천마보고(天摩寶庫)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으로 가던 도중 재미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바로 아르티어스가 무공을 수련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젠장. 그래, 요렇게 하면 되나?”

그가 익히고 있는 것은 마교의 하급 고수들이 수련할 비급들이 보관되어 있는 천동무고(天東武庫)에서 가져온, 가장 익히기 쉬운 초보자들을 위한 무공입문서들 중의 하나였다. 이런 식으로 기초부터 시작하면 언젠가는 자신의 구미에 맞는 흥미로운 무공들을 익힐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아예 기초부터 익히기 시작한 아르 티어스였다.

약간 어설픈 자세였기는 하지만, 찌르기와 발차기, 정권 등 가장 초보적이기 그지없는 권법을 수련하고 있었다.

“역시 외가무공(外家武功)이라는 게 딱 체질에 맞는군. 쉽기도 하고 말이야.”

한참 동안 권법을 수련하던 아르티어스는 잠시 쉬면서 고민에 빠져 들었다.

“그런데, 그 녀석에게 조만간에 무공을 익히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그걸 어떻게 만회한다? 예전에 둥루젠에서 했던 것처럼 마법으로 살짝 눈가림을 하면서 권법 을 쓰면 속지 않을까?”

잠시 궁리해 보던 아르티어스는 손가락을 딱 튕기며 말했다.

“그래, 그거야. 나는 왜 이렇게 머리가 좋지? 흐흐흐.”

그다음은 연습만이 남아 있었다. 아르티어스가 주먹을 쭉 뻗자, 은근한 푸른빛이 뿜어져 나왔다. 몇 번을 하면서 빛을 가감한 후, 아르티어스는 바로 이거라는 듯 즐거운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제법 그럴듯하잖아. 아무리 아들놈이라도 속을 수밖에 없겠어.”

아르티어스가 이러고 있을 때, 철영 부교주가 그 근처를 지나가게 된 것이다.

“저런 형편없는 무공을 펼치는 놈이 감히 어디서……?”

원래 이곳은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장소였다. 그렇기에 철영은 그런 말을 했던 것인데, 가만히 보니 무공을 펼치는 자의 낯이 익었다.

“누구지? 참, 그러고 보니 교주와 함께 들어온 녀석이로군.”

철영이 옆에서 주의 깊게 살펴본 결과, 무공 수위는 형편없음이 분명했다. 뭔가 번쩍번쩍하면서 강기인지 검기인지 발산하는 것 같기는 한데, 그 힘이 집중적으로 터져 나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펼치는 권법 자체도 하급 무사들이나 익히는 것인 데다가, 그 자세 또한 영 어설프지 않은가.

그리고 권법을 펼치는 자는 일흔은 족히 넘어 보이는 노인이었다. 주안술을 익혀 젊게 보이는 방법도 있긴 했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아주 뛰어난 고수라면 육신 의 노화를 억제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것만 봐도 상대는 형편없는 실력을 갖춘 자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교주는 힘들고, 저놈이나 괴롭혀야겠군. 흐흐흐.”

원래 주인이 미우면, 그가 기르는 개도 밉게 보이는 것이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철영은 슬그머니 아르티어스에게로 다가갔다.

“그것도 지금 무공이라고 펼치는 것인가? 그것도 사람의 출입이 많은 이곳에서……. 창피한 줄을 알아야지, 쯧쯧.”

은근히 속을 긁는 말에 아르티어스는 한술 더 떠서 떠들어 댔다.

“뭐야? 남이야 무공연습을 하든, 달밤에 물구나무를 서든 네놈이 뭔 상관인데 그러냐?”

철영이 누군가. 마교의 부교주다. 그런 그에게 아무리 교주와 친분이 있는 놈이라고 해도 이런 돼먹지 못한 폭언을 내뱉을 수는 절대로 없었다. 철영은 발끈해서 외쳤다.

“뭣이? 네놈이 정녕 죽으려고 작정을 했단 말이냐? 감히 본좌가 누군 줄 알고 그딴 망발을 내뱉는다는 말이냐.”

“이런 제기랄. 안 그래도 되는 일이 없는데, 별 시답잖은 새끼까지 와서 시비를 걸어? 너 한번 죽어 볼래?”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철영은 아직까지 손을 쓰지 않고 있었다. 왜냐하면 상대는 교주와 친분이 있는 자였다. 그를 건드린 것을 교주가 문책한다면 고 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먼저 손을 쓴다면? 그때는 반쯤 죽여 놓고 교주에게 보고하면 끝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철영은 상대를 향해 욕설만을 날릴 뿐이었다.

“감히 교주의 위세를 믿고 본좌 앞에서 까불다니…, 네놈이 오늘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로구나.”

“이런 젠장. 너 오늘 한번 죽어 봐라. 아들놈 수하라서 그냥 놔둘까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아르티어스는 곧장 자신의 주특기인 마법을 사용했다.

마법을 사용하는 상대와 싸우려면 상대가 마법을 쓸 시간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이 그 대결에 있어 핵심이 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마법을 사용하는 자와 싸워 본 경험이 전무했던 철영은 그것을 몰랐다.

“라이팅! (Lighting!)”

그와 동시에 엄청나게 밝은 빛이 확 뿜어져 나오며, 순간적으로 철영의 시야를 막아 버렸다. 그리고 사방에서 터져 나오는 대책이 안 서는 마법 공격들. 불덩어리 가 날아오기도 했고, 뇌전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아르티어스가 가하는 주된 공격은 풍계 마법이었다.

골드 드래곤은 원래 바람의 정령력을 지닌다. 그런 만큼 아르티어스가 가장 능숙하게 사용하는 마법 또한 바람과 관련이 있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압축 된 공기 덩어리는 쇳덩어리까지 잘라 버리는 가공할 만한 위력까지 지니고 있었다. 당연히 상대하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었다.

철영은 자신이 지닌 모든 능력을 동원하여, 이 해괴하기 그지없는 수많은 공격들을 막아 내고 있었다. 아르티어스가 가한 대부분의 공격이 눈에 보이지도 않는 것 이었지만, 그것을 다 막아 내고 있는 것을 보면 철영이 얼마나 뛰어난 고수인지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연속적으로 가한 수많은 공격을 상대가 깨끗이 막아 냈지만, 아르티어스는 그것이 오히려 재미있는지 웃음을 터뜨렸다.

“제법이로군. 흐흐흐, 역시 아들놈의 부하라면 그 정도는 돼야지.”

아르티어스는 순식간에 하늘 위로 치솟아 올랐다. 이제 막 반격을 시작하려던 철영의 두 눈은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만큼 부릅떠졌다.

“무, 무슨 경공술이 저런 것도 가능하단 말이냐?”

철영이 알고 있는 한 저렇게 사람이 하늘 위로 수직 상승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것만 봐도 상대는 결코 만만한 자가 아니었다. 그런 자와 전력을 다해 싸우 다 보면 누군가는 큰 부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상대는 교주의 손님이다. 그를 적당히 손봐 주는 것이라면 모르지만, 큰 상처를 입게 만든다면 교주에게 문책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가 도망치는 것 이라면 그것은 철영도 바라는 바였다.

문득 철영은 자신이 이렇게 넋 놓고 구경하고 있을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상대가 도망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상대의 몸을 중심으로 폭발 적으로 흐르고 있는 엄청난 기운을 감지한 것이다. 상대는 뭔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공격을 준비하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젠장! 어쩔 수 없구만. 죽어랏!”

철영의 검이 기괴한 초식을 그리며 움직이자, 그에 맞춰 그의 검에서 붉은빛줄기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그 엄청난 빛 다발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뻗어가 상대 를 향해 직격했다.

쾅!

커다란 폭발이 있었지만, 그것은 상대의 몸 근처에도 닿지 못했다. 상대의 몸 주변에 다가가자 무슨 벽에라도 막힌 듯 폭발을 일으킨 것이다. 철영은 이빨을 갈며 외쳤다.

“으드드득! 이판사판이다.”

철영의 검이 부르르 떤다 싶은 순간, 그의 몸이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올랐다. 그가 시전하는 것은 전설적인 무공들 중의 하나인 어검비행(御劍飛行)! 어기동검(御 動劍)의 원리를 이용해, 먼저 기를 이용해서 검을 날리고 그 검을 시전자가 잡고 날아가는 비행술이다. 답설무흔(踏雪無痕)이라는 전설적인 경공술을 시전할 수 있 을 정도는 되어야 익힐 수 있는 상승무공이었다.

하지만 철영의 몸이 3장 정도 떠올랐을 때, 철영은 자신을 향해 덮쳐 오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붉은빛을 뿜는 덩어리를 보고 대경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으악! 저, 저건 뭐냐?”

그 순간 철영은 어검비행을 포기하고, 호신강기를 극도로 끌어올려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쿠쾅!

그 순간 마교 전체를 뒤흔들 정도의 대 폭발이 일어났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알 수 없었기에 사방에서 수많은 마교의 고수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 혹여 정파 놈들이 침입한 것일 수도 있기에, 그들은 지체할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온 것은 묵향이었다. 시커먼 먼지가 가라앉으며, 대 폭발이 휩쓸고 지나간 잔해가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주변의 전각은 폭발의 충격으로 반 쯤 허물어져 있었고, 엄청난 구덩이가 파여 있었다. 그리고 그 구덩이의 한가운데에는 철영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었다.

“무, 무슨 일이에요?”

묵향은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그제야 마교의 고수들은 하늘 위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천천히 하늘 위에서 내려오고 있는 노인이 있었다. 그 노인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약간은 겸연쩍은 듯 말했다.

“그, 그게 말이지. 원래 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거든.”

“그런데요? 왜 저렇게 되어 버린 거죠?”

아르티어스는 뒤통수를 매만지며 겸연쩍게 말을 했다.

“그게 저놈이 옆에 와서 시비를 걸잖아. 나도 될 수 있으면 너를 봐서 참고 넘어가 주려고 했었지. 그런데 그만…….”

묵향은 아르티어스를 째려보며 이죽거렸다.

“그으·마·안?”

“싸우다 보니 신이 나잖아. 웬만한 거 가지고는 통하지도 않고, 그래서 그냥 한 방 날려 버렸지. 그래도 너 같으면 끄떡없었을 텐데, 쯧쯧.

묵향은 거의 반쯤 기절해 있는 철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따졌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애를 저 모양으로 만들면 어떻게 해요? 저러다가 죽으면 아버지가 책임질 거예요?”

갑자기 교주의 입에서 아버지라는 말이 나오자, 주위에 모여들었던 고수들은 경악했다. 그들은 지금까지 저 노인이 묵향의 손님 정도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쨌 건 그 아버지도 보통 고수는 아닌 모양이다. 철영 부교주가 완전히 박살이 난 것을 보면 말이다.

마교 고수들은 모두 다 새삼스레 노인을 쳐다봤다. 그리고 저마다 노인의 얼굴을 자세히 바라봤다. 철영 부교주처럼 멋도 모르고 까불다가 저 꼴이 되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아르티어스는 묵향을 향해 겸연쩍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헤헤, 무슨 책임은…, 그냥 팔자려니 해야지.”

“어이구! 내가 못살아. 빨리 치료나 해 줘요.”

“보아하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 같은데, 귀찮게 치료는 무슨….

그 순간 묵향이 확 째려보자, 아르티어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엉거주춤 철영에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아르티어스의 머릿속에 기가 막힌 생각이 떠올랐다. 한번 붙어 본 결과 아들놈보다는 격이 한참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엄청난 실력의 고수 였다. 게다가 아르티어스가 낑낑거리며 해독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각종 수련법을 직접 익힌 놈이 아니겠는가? 저놈의 기억만 읽어 버린다면…….

 “으흐흐흐흐…….”

자신도 모르게 음흉스런 웃음이 새어 나온 아르티어스, 찔끔하며 묵향의 눈치를 봤다. 다행히 아들놈은 웃음소리를 듣지 못한 듯했다.

아르티어스는 재빨리 철영에게 다가가서 치료 마법을 걸며, 한편으로는 철영의 기억을 마법으로 읽어 들였다. 이해가 가지 않던 수없이 많은 부분들이 한꺼번에 이해가 되었다. 각종 혈도라든지, 운기조식을 통해 내공을 수련하는 방법, 무공비급에 나와 있던 복잡하기 그지없던 수많은 도식이 한 번에 풀리는 것을 느끼며 아 르티어스는 광소라도 터뜨리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느라 혼이 났다.

아르티어스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마화를 불러냈다.

“무슨 일이십니까?”

“연공실이 하나 필요한데 말이야. 조용하고 커다란 곳이면 더욱 좋겠어.”

철영의 기억을 읽은 후라서, 대화하기가 매우 용이했다. 그렇지 않다면 수련을 할 만한 비밀스런 넓은 공간을 한번 찾아보라고 해야 했을 텐데, 연공실이라고 하니 까 상대도 바로 알아듣지 않는가. 처음부터 아무나 잡고 기억을 읽어 버렸어야 했다고 생각해 보는 아르티어스였다.

마화는 잠시 궁리해 본 다음 입을 열었다.

“연공실이라면…, 교주님 전용의 연공실이 있는데, 그걸 쓰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교주님께서는 지금까지 그곳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으셨으니까, 문제될 것 도 없을 겁니다.”

그 말에 아르티어스는 매우 기분이 좋은지 손바닥을 슬슬 비비며 히죽거렸다.

“호오, 그래? 지금 바로 쓸 수 있나?”

“아닙니다. 먼저 수석장로님께 허락을 구해야 합니다.”

“그래그래, 빨리 좀 해 주게.”

“예.”

마화는 수석장로를 찾아 총총히 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