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 5권 11화 – 던전 발굴
던전 발굴
“뭐, 뭐라구요?”
“뭐 그리 떫은 표정인가? 자네는 따로 할 일도 없잖아?”
“나보고 저 ‘애물단지’를 데리고 다니란 말인가요?”
그러자 저쪽에서 식사 중이던 애물단지가 다크를 향해 눈꼬리를 추켜올리며 악을 썼다.
“뭐예요? 이리저리 얘기를 들으니 아저씨도 짐이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요? 같이 좀 있으면 어때서 그래요?”
“뭐야? 말 다했냐? 어른들 얘기에 끼어들고 있어, 버르장머리 없는 계집애가.”
“그러는 아저씨나 예절이란 걸 배워 보라구요. 예절 교육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못 받은 촌놈 주제에……….”
“뭐라고? 이런 싸가지 없는 년…….”
“이봐, 제발 좀 참으라고, 꼬마 애한테 왜 그래?”
급기야는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라나에게 다가가던 다크를 팔시온이 밖으로 끌고 나갔다. 다크도 저런 꼬맹이와 일순 간이지만 아웅거렸다는 게 약간은 자존심이 상해 그냥 마지못해 끌려 나가는 척해 줬다.
“나는 절대 못 해요. 저런 버르장머리 없는 꼬맹이를………….”
“그래도 귀엽게 생겼잖아?”
“그러면 팔시온이 데리고 다니지 그래요? 나는 애나 보자고 따라온 게 아니란 말이에요.”
“돌겠군. 그럼 누구한테 맡긴단 말인가?”
“가스톤한테 맡겨요. 그쪽도 일 안 하기는 마찬가지잖아요.”
“그도 그렇군. 하지만 가스톤은 수련 마법사라서 누군가를 지켜 준다는 게 좀 벅찬 노릇이지. 대신 자네가 그들을 멀찍이서 지켜 준다고 약속한다 면…….”
“약속한다면?”
“가스톤에게 맡기기로 하지.”
그러자 다크가 씨익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좋아요. 절대로 죽지는 않게 해 주죠.”
어떻게 들으면 그 말은 철저히 보호해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중상 정도는 입어도 상관없지만 어쨌든 죽지는 않게 해 주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이때 집 구석구석을 살펴본 가스톤이 다가왔다.
“이 집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가 있어.”
“밑에 내려가 봤어?”
그러자 가스톤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탐지 마법에 따르면, 이 집 지하에 널찍한 공간이 있어. 하지만 입구를 찾지 못해서 한동안 고생을 했는데, 드디어 찾았어. 조금 들어가 봤는데 아 주 깊어. 어쩌면 그냥 지하실이 아니라 던전이 있을지도 몰라.”
던전이란 말이 나오자 무예 수업자들이나 안토니 크로와가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던전이란 것은 마법사의 작업실을 말하는 것으로 그 마법사가 뛰어날수록 던전의 규모는 컸고, 그 마법사가 생전에 모아 놓은 여러 가지 귀중한 것들이 보관되어 있을지도 몰랐다. 보물이라든지 마법 도구 또는 마법 책자 등 어쩌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을 구할 수도 있었다.
안토니 크로와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혹시 밑에 누군가가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교묘하게 위장되어 찾기가 아주 힘든 위치에 있죠. 그리고 딱히 사람이 지나다닌 흔적이 없어요.”
팔시온은 미심쩍은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까? 하지만 그 검은 가죽 갑옷 입은 녀석도 마법사니까 이 밑에 뭐가 있는지 알고 있었을 거 아냐?”
“어쩌면 그는 확인해 보지도 않았는지 모르지. 이 집 지하에 뭐가 있는지……………. 아니면 이 밑의 구멍을 뒤진다고 시간 낭비를 할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르고.
드래곤 하트를 훔쳐 갈 정도라면 그들은 인간의 능력 이상의 마법을 사용할 작정인 게 틀림없어. 그렇다면 그들은 이미 그 정도로 높은 수준의 마법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지. 그런 그가 보통 마법사가 차지하고 앉아 있던 지하실을 뒤지는 수고를 할까?”
“흠, 일리가 있는데? 하지만 그 검은 갑옷 입은 마법사가 언제 이리 올지 모르는데 우리들이 아래로 내려가서는………….” 듣고 있던 시드미안 경이 고민에 잠기자 급히 팔시온이 말했다.
“그럼 저희들이 밑을 탐색하는 동안 시드미안 경께서는 여기 계십시오. 스미온까지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렇게까지 말하자 시드미안 경은 승낙했다.
“괜찮은 생각이군.”
“꺅! 지금부터 던전을 탐험하는 거예요?”
라나가 좋아서 팔짝팔짝 뛰며 비명을 질렀다. 던전 탐색, 이 얼마나 근사한 소리냐, 음………………
“너는 안 돼!”
다크가 싸늘한 목소리로 딱 잘라 말하자 라나가 대들었다.
“뭐예요? 왜 안 돼요? 나도 들어갈 자유가 있다구요.”
“위험해.”
“흥! 그러는 아저씨나 몸조심하라구요. 나는 아데나 님을 모시는 수련생. 신의 축복이 함께 한다구요.”
“헛소리하지 마, 이 꼬맹아.”
“꼬맹이라니 말 다 했어요? 나도 조금 더 있으면 늘씬하게 커진다구요. 별 볼일 없는 검객 주제에 누구보고………….”
“뭐야? 지 주제를 파악해야지.”
“아저씨 도움 따위 필요 없다구요. 그리고 나를 보호해 주는 건 가스톤 아저씨지 당신 같은 멍청이가 아니란 말이에요.” “으이그, 이걸 그냥………….”
급기야 다크의 주먹이 날아가려는 찰나 팔시온이 제지했다.
“자네가 참게나. 너, 꼭 내려가고 싶냐?”
“예.”
“으휴, 할 수 없지. 너는 꼭 내 옆에 붙어 있어야 한다. 알겠냐?”
그러자 라나가 방긋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예.”
그러자 다크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저 꼬맹이가 가면 난 안 가겠어요.”
그러자 가스톤이 재빨리 사태를 마무리 지었다.
“좋을 대로 하게. 별로 어려운 것은 없을 거야. 만약 자네가 필요하면 부르지.”
팔시온은 못마땅한 시선을 애써 라나에게서 돌렸다.
“그럼 내려가 보기로 하죠. 지미, 식량은?”
“지금 우리가 가져온 게 일주일치 정도 돼요.”
“말에 실려 있는 짐들을 모두 가져오게. 그리고 횃불도 많이 만들어. 안은 엄청나게 깜깜하니까………….”
“그럼, 저도 가죠.”
“저도 도와 드릴게요.”
팔시온의 말에 라빈하고 라나까지 신이 나서 밖으로 달려갔다. 던전을 탐색하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릴지 모르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마법 사의 던전은 그냥 마법사 한 사람이 땅굴을 야트막하게 파 놓은 거라고 생각했다간 목숨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는 게 정설이었다. 전설이나 옛 이야기 에 따르면 마법사는 자신이 부릴 수 있는 하급 마물이나 마법을 통해 던전을 구축하기에 그 규모는 엄청났다.
“자, 이제 내려가자구.”
지하실의 문을 열고 롱 소드와 방패를 든 미카엘을 선두로 무예 수업자 패거리가 앞장섰고, 그 뒤를 마법사 두 사람과 라나가 따라갔다. 그다음은 팔 시온이 후방을 호위하며 들어갔다.
동굴 속은 완전히 암흑의 세계였다. 모두들 옛 전설 속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던전을 생각하고 ‘대략 던전이란 이런 것이다’하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 었기에 뭔가가 튀어나올까 천천히 발밑을 확인하면서 걸어갔고, 그러다 보니 몇 걸음을 전진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한참 밑으로 내려가던 지미가 투덜거렸다.
“제길, 뭐가 이렇게 깊어?”
그러자 가스톤이 말했다.
“원래 던전은 다 그래. 오히려 깊으면 깊을수록 좋은 거라구. 하지만 지금 아주 조심해서 내려왔기에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렇지 별로 깊이 내려오 지도 못했어. 아마 지하 5미터 정도 내려왔으려나?”
“그런데 왜……….”
힉!”
“뭐냐?”
“앞에 발을 딛자마자 푹 꺼졌어요. 앞발에 별로 힘을 안 주고 확인하면서 갔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빠졌을 거라구요.”
약간 뒤쪽에서 방패를 앞세워 걷던 미카엘이 밑을 툭툭 쳐 보자 흙들이 와르르 쏟아지며 아래로 떨어졌다.
“함정이군.”
“어디 통로가 있는지 한번 때려 봐.”
“이쪽 벽 가장자리로 길이 있습니다.”
지미가 왼쪽 벽에 붙어 있는 폭 40센티미터 정도의 공간을 찾아났다.
“자네가 한번 가 봐. 아니, 내가 가는 게 낫겠군.”
미카엘은 방패로 자신의 몸을 조심스럽게 가리면서 앞으로 나갔다. 그러면서 옆쪽에 만들어져 있는 함정의 폭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작업도 잊 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다리를 굽히고 걸어가는 편이 언제 이 발판이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아주 효과적이었다. 곧장 다리를 뻗으면서 뛰어 오르면 될 테니까 말이다.
“이제 함정은 끝이야. 다리는 안전해. 가면서도 삐걱거리는 소리 하나 안 났으니까. 함정의 폭은 5미터 정도. 한 명씩 조심해서 건너와.”
먼저 무예 수련자 패거리가 한 명씩 다리를 건너간 다음, 방패를 이용해 앞에서 날아올지도 모를 뭔가를 방어하며 다리를 건널 동료들을 보호했다. 모두들 무예 수련자 패거리의 보호 아래 손쉽게 다리를 건넌 후 앞으로 2미터 정도 갔을까, 앞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쿵! 퍽!
“이봐! 무슨 일이야?”
팔시온의 물음에 미카엘이 간단히 답했다.
“제길……. 저쪽 어두운 쪽에서 화살이 날아왔어.”
“뭐, 화살이야 보통이지. 방패로 잘 가리라구. 어쩌면 마물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마물이라고는 보이지도 않는데? 아, 막다른 골목이다.”
조금 더 걸어가자 구멍이 몇 개 뚫린 벽이 그들을 가로막았다. 아마도 그 구멍에서 화살이 튀어 나온 모양이었다. 벽 오른편에 폭 2미터 정도의 문이 달려 있었다. 미카엘은 문을 잡고 흔들어 봤다.
“이거 문이 안 열리는데?”
“뭐야? 뒤로 좀 물러서 봐.”
주위를 살펴보던 가스톤이 나섰다.
“이거 마법이 걸린 문이야.”
그러자 지미가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마법이요? 그럼 어떻게 열어요?”
“뭐, 별로 어려울 건 없지. 여길 파라구. 문으로만 안 들어가면 되지.”
그러면서 가스톤은 문 옆의 벽을 가리켰다.
“어딘가 이 문에 마나를 공급해 주고 있는 마법진이 있을 거야. 그걸 찾아서 부숴 버리면 간단하게 열리겠지만 어느 세월에 그걸 찾겠나? 게다가 그 건 문 뒤에 있을 가능성이 제일 커. 어쨌든 옆의 벽을 뚫고 들어가는 게 빠르지.”
“저, 연장이 없는데요? 조금 기다리실래요? 가서 곡괭이하고 삽 가지고 올게요.”
“에잉? 그도 그렇군. 비켜 봐. 참, 저 구멍 앞을 방패로 막고 있어. 혹시 벽을 부수면 그 충격으로 저기서 또다시 화살이 튀어나올지도 모르니까.”
라빈과 지미가 주춤주춤 벽 쪽으로 다가가서는 방패로 구멍을 가리자 가스톤은 안토니에게 히죽 미소 지으며 말했다.
“힘 좀 써 보시죠.”
“그럴까? 모두 조심하게.”
안토니 크로와는 룬어로 된 복잡한 주문을 떠들어 댔다. 역시 가스톤하고는 레벨이 다른 만큼 그 주문을 외우는 속도는 더욱 빨랐다.
“오브젝트 리미테이션(Object Limitation:목표 제한). 파이어… 볼!”
꽝!
엄청난 불덩어리가 날아가서 벽에 부딪치며 작렬했고, 그 벽에는 엄청나게 큰 구멍이 뚫렸다. 그 불꽃은 벽만을 완전히 박살 냈을 뿐 불꽃이 안으로 도 들어가지 않았고, 옆으로도 새지 않았다. 그걸 본 가스톤이 박수를 치면서 외쳤다.
“우와, 대단한 실력이십니다.”
딴 인물들도 한 방에 벽이 묵사발 나는 걸 보고 그 파괴력에 놀랐다.
“엄청나군요.”
“4사이클의 마나를 집어넣은 파이어 볼이니까 그렇지. 하지만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오브젝트 리미테이션을 걸어 놓지 않으면 좌우로 뿜어 나오는 열기에 모두들 통구이가 되기 딱 좋지. 그리고 안으로 불길이 들어가면 귀중한 게 불타 버릴지도 모르고. 그러니 이런 좁은 공간에서는 목표 제한을 확실히 해 놓고 마법을 써야 한다네.”
구멍이 뚫리자 미카엘이 구멍 안에 횃불을 집어넣어 안쪽을 세심히 살펴본 다음 지미, 라빈과 함께 들어갔다. 그들만이 방패를 가지고 있어 불시의 기습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미디아도 방패는 가지고 있었지만 위험한 장소에 여자를 먼저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긴장하며 주위를 살펴보 던 라빈이 김빠진 음성으로 말했다.
“위험한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모두들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마법사가 오랜 시간 뭔 짓거리를 하고 있었는지 곰팡이 냄새가 나는 여러 권의 책이 쌓여 있었고, 몇 가지 용도 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한쪽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저쪽에 가스톤이 이미 말한, 문에 마나를 공급하는 큼직한 마법진이 하나 있었다.
일단 어느 정도 안전하다고 느낀 가스톤은 뭔가 주문을 외우고 시동어를 외쳤다.
“문라이트(Moonlight)!”
그러자 조그마한 원구가 하나 가스톤의 손에서 튀어나오더니 보름달 정도 밝기의 빛을 뿜어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지미가 투덜거렸다. “좀 더 빨리 꺼냈으면 이놈의 횃불은 안 만들어도 좋았잖아요.”
“이봐. 이거 만드는 마나는 거저 생기는 줄 알아? 나도 꽤 신경 쓰면서 만들어 낸 빛이라구. 자, 나중에 쓸지도 모르니까 모두들 횃불 끄고, 뭔가 쓸 만한 거 있는지 뒤져 봐.”
가스톤의 말에 모두들 이리저리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혹시 보물은 없을까? 하는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이때 지미가 사람들을 불렀다.
“여기 책장 뒤로 문이 하나 있는데요?”
“한번 열어 보게.”
“어? 이건 그냥 열리네, 열리는데요?”
“몇 사람 밑으로 내려가 보게나.”
가스톤과 알렉스는 이 책 저 책 뒤져 본다고 정신이 없었다. 혹시나 자기가 모르는 어떤 마법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서…… 무예 수행자들과 팔시온, 그리고 라나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밑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그들은 한참 지나서 올라오더니 투덜거렸다. “밑에는 그냥 넓은 공간만 하나 있을 뿐이에요. 그 외에는 아무것도……”
“밑으로 어느 정도 내려갔나?”
“한 20미터 정도?”
마법서들을 읽어 보던 가스톤이 놀랍다는 듯 말했다.
“역시 짐작이 맞았군요. 상당한 마법사가 여기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건 꽤나 차원이 높은 마법서입니다. 아무래도 여기 있는 마법서들의 일부는 6사이클 정도까지도 올라가는 것 같은데요?”
그러자 안토니 크로와도 가스톤의 말에 찬성했다.
“맞아. 대단한 마법사가 살고 있었던 곳이야. 아무래도 연락해서 이 책들을 성으로 운반하라고 해야겠군. 돈으로 액수를 따지기 힘들 만큼 상당한 재산이니까………….”
마법사들끼리 두런두런 대단한 성과라고 떠들어 대자 열 받은 지미가 소리쳤다.
“아니, 겨우 이따위가 던전입니까?”
“이게 던전이지. 그럼, 자네는 뭘 바랐나?”
“그래도 마법사의 던전이라고 해서… 엄청난 규모에 마수들도 돌아다니고, 또 수많은 기기묘묘한 함정… 뭐 그런 걸 생각했죠.”
“쯧쯧, 그건 전설에나 나오는 엉터리야. 마법사 한 사람이 던전 하나를 파는데 무슨 힘으로 그렇게 엄청난 규모를 만든다는 건가? 마법서를 수집하 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각 마법사는 자신이 장기로 연구하는 마법들이 있기 마련이고, 여기 모여 있는 1천여 권의 책이라면 정말 엄청나게 많은 거 야.
그리고 깊숙하게 동굴 하나 파서 거기에 넓은 공간을 만들어 마법 실험실 하나 만들어 놓고, 그럼 끝이지. 뭘 더 바라나? 여기저기 잘 뒤져 보면 몇 가지 건질지도 몰라. 한번 뒤져 보게.”
그러자 모두들 신이 나서 다시 동굴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 시간이 지난 후 그들은 아무리 털어도 책이나 쓸모없는 고물들뿐이라는 데 의
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렇지만 그 고물들과 책들은 마법사의 입장에서 보면 꽤나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다음 날 아침 일찍 통신 비둘기를 날려 책을 왕성으 로 옮길 사람들을 부르고, 그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