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29권 –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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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도 29권 –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비류연과 그 일당들의 좌담회

장홍:기… 길었다.

남궁상:정말…… 길었네요.

모용휘:참으로 길었습니다.

비류연:아, 다들 오랜만이야! 그동안 잘 지냈어?

장홍:그럭저럭.

모용휘:별로…….

남궁상:이번엔 제 활약이 너무 적어요. 하는 거라곤 웃는 거밖에 없고…..

장홍:으하하하하하하! 이번 권은 이 나를 위한 권이라고 할 수 있지! 대체 이게 몇 권 만의 활약인지! 요즘 자꾸 주변으로부터 아저씨 개그의 원천이라 불리면서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지만, 드디어 나도 제대로 된 활약을 하게 되었단 말일세! 오랫동안 베일 속에 감춰뒀던 나의 멋지고 화려한 기술도 드디어 선을 보였고 말 이야. 아무리 숨기고 감추는 게 일이라지만, 참으로 긴 인고의 시간이었지.

비류연:아, 그 ‘Made in Japan’ 무공 말이죠? 무슨 ‘카미카쿠시의 술’이라고 하던가? 차라리 말끝에 ‘닌! 닌!’ 같은 걸 붙이는 건 어때요?

장홍:뭐라고! 지금 외국산이라고 무시하는 건가? 내 비록 해외 유학파라 오랜 시간 그곳에서 인술을 배웠지만, 신은술은 충분히 국산화를 거친 무공일세, 닌! 닌! 앗, 이게 아닌데! 상대의 장기를 배워 자신이 가진 지식과 합쳐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낸다는 창조 정신이 중요한 거야.

비류연:그럼 이름부터 바꿔요, 국산화된 이름으로.

장홍원천 기술을 존중하자는 의미일세. 자넨 내가 실생활에서도 아무 때나 외래어를 쓰는 사람 같나?

비류연: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응. 아저씨잖아?

장홍:틀려! 그렇게 따지면 천축유가신공도 외국 무공이잖아!

비류연: (궁상의 귀에다 대고) 지난번에 고무대야를 보고 ‘고무다라’라고 하지 않았어? 그러고 보니 손톱깎이도 찾으면서 뭐라더라, ‘시메키리’라고 하더라. 남궁상: (고개를 끄덕이며) 그러게요. 저도 들었던 것 같아요.

장홍:그럴 리가! 최소한 손톱깎이는 ‘쯔메키리’라고 했겠지! ‘시메키리’는 마감이란 뜻이라네. 앗, 이게 아닌가!

작가M: (어두운 얼굴로 구석에 있다가 흠칫하며) 마ᅳ가ᅳ암! 마ᅳ가ᅳ암! 마ᅳ가ᅳ암!

비류연…….왜 저래?

장홍:(고개를 가로저으며) 냅두게. 오랜 시간 마감을 늦추면 생기게 되는 일종의 마감 노이로제일세. 눈가가 판다처럼 된 걸 보니 오랫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잔 것 같네.

모용휘:상당히 중증이군. 다음 권은 무사히 나올 수 있나?

비류연:글쎄, 본인 말로는 이미 이월된 한 권 분량 더 있다는데 모르지. 고치는 데 워낙 시간을 많이 잡아먹잖아?

장홍:세금인가, 이월이 되게?

비류연:그보단 대출 이자 같은 거지. 근데 룡룡이 안 보이네? 내내 어딜 간 거야?

모용휘:그 친구, 방구석에 틀어박혀 있던데?

비류연:뭔 일이래? 이번 권에 계속 안 보이더니, 그 녀석 다음 권부터 영영 안 보이는 거 아냐?

장홍:그럼 곤란한데…….

비류연:그럼 일단 작가M이나 심문하도록 할까?

장홍:살살 하게, 살살.

비류연:우와, 이번에 드디어 활약시켜 줬다고 감싸고도는 거예요, 장 아저씨?

장홍:아니, 그게 아니라 알고 보면 괜찮은 사람 같아서. 아니, 꼭 다음 권에도 많이 활약시켜 달라고 이러는 건 절대 아니야. 내 맘 알지?

비류연:알고 싶지 않으니 패스. 그냥 작가 말이나 듣죠.

작가M:안녕하세요, 작가M입니다. 이제야 겨우 여러분 앞에 비뢰도 29권을 보여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더 빨리 보여 드리고 싶었지만, 완성되지 않은 것 을 보여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세상이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비뢰도 안의 이야기도 거대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앞으로 그 이야기를 써나가 기 위해서는 저 자신부터 바꿔야 할 것 같았습니다. 어떤 글이든 그 글은 제 안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그것은 더 큰 걸 움직이기 위한 몸부 림이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류연:그런 거였어?

작가M: (고개를 끄덕이며) 변화의 움직임이란 것은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마찰계수 같은 것이지요. 무언가가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더 큰 마찰계수를 가지듯, 혼신을 다해 움직이려 해도 잘 움직이지 않을 때 그 뒤에 는 더 큰 무언가가 움직일 준비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포기하지 말고 전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류연:말로는 뭔들 못해? 진짜 실천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지.

작가M:그렇습니다. 저 얄미운 녀석 말대로, 그걸 실천한다는 건 참 어렵습니다. 그 마찰계수가 얼마인지, 언제까지, 얼마나 힘을 주어야 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으 니까요. 움직인 후에야 비로소 움직였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바뀐 후에야 자신이 바뀐 걸 자각할 수 있다는 게 참 맹점입니다. 불투명한 미래만큼 불안한 것도 없으 니까요.

비류연:훗, 난 그런 미래 하나도 안 불안한데.

작가M: 난 네 미래가 걱정된다.

장홍:저랑 의견이 같군요.

남궁상:그게 어디 장형 마음만 그렇겠습니까?

모용휘:나도…….

작가M: 역시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바로 자기를 바꾸는 것인 듯합니다. 자신이 바뀌면 이 세상도 바뀌는 거겠지요. 세상을 보는 시각이 바뀌니까요. 이제 다시 새로운 스타트 지점에 선 기분입니다.

이번 권은 앞으로 나가는 권들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신경을 쏟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점에 선 것은 비뢰도뿐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세상이,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시장 확장과 함께, 이북 리더기들이 속속 나오면서 전자책이 활성화되는 것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저희 노블코어 작가들은 이번에 교보문고와 협력해서 장르소설 이북 브랜드를 런칭하려 합니다. 작 품은 종이책이 아닌 전자책으로 먼저 나오는 완전한 전자출판의 형태로 서비스됩니다.

머지않아, 과거 예기치 못했던 출판사 사정으로 인해 중단되었던 저의 작품 ‘머메이드 사가’를 완전히 새롭게 개작해서 출판하게 됩니다. 머메이드 사가 리버스 (Mermaid SaGa R)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한 저희 노블코어의 다른 멤버인 방지나님의 ‘천사는 죽었다’, 가온비 방지연님의 ‘N.D(나이트 딜리버리)’, 백서현님의 ‘데이 브레이커’, 자야님의 ‘악처’, 박 지훈님의 ‘여신창립학원 엘스라드’, 니힐님의 ‘테그라’, 박우진님의 ‘I.B.M’, 최재형님의 ‘슬레어즈 스타’ 등등도 함께 노블코어라는 이름을 걸고 나가게 될 예정이 라고 들었습니다. 책으로 볼 수 없던 뒷부분들, 그리고 작품에 따라서는 새로이 바뀐 앞부분들까지도 교보이북에서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작년 말부터 모두들 비밀리에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여름방학 전에는 아마도 여러분을 뵐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6월 안에 만날 수 있으면 정말 좋고요.

또한 영챔프에서 인기리에 연재 중인 ‘심연의 카발리어’의 작화를 담당하고 계신 쥬더님께서 멋진 비뢰도 4컷 만화를 그려주셨습니다.

감각 넘치는 4컷 만화, 감사합니다.

덕분에 비뢰도의 ‘Supplement’가 더욱 풍성해졌습니다. 후후후.

모든 건 계획대로다!

다음 권에도 꼭 쥬더님의 4컷을 넣을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그럼, 다음에도 보다 두툼하고 알찬 내용으로 뵙겠습니다.

그리고 끝내 효룡은 나타나지 않았다.

효룡:자, 잠깐.. 나 진짜 자리 없는 거야?

효룡:어이, 여보세요.

효룡: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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